더민주당의 필리버스터가 요즘 주가를 떨치고 있다.

정치학 교과서에서나 들어봤음직한 용어를 직접 체험하니 감개가 무량하긴 한데,

번지수가 틀린 것 같다.




테러방지법은 꼭 통과를 시켜야 하니까.

왜냐.

첫째, 테러방지법이 없으면 테러를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테러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는데 웬 테러방지법이냐고 하시겠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테러방지법이 없는데도 테러가 일어나지 않을 확률은

814만분의 1이라고 하니,

이건 정말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게 다 운만은 아니다.

우리가 훌륭한 대통령을 모시고 있다는 것도 상당부분 작용하는데,

박대통령이 테러방지법에 올인하는 이유는

2년 뒤 박대통령이 물러나면 자신에 필적할 만큼 훌륭한 대통령이 나오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대통령이 불과 7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을 때 세월호 사건이 난 걸 상기하자.

우리나라의 안전은 박대통령에게 상당부분 빚을 지고 있다.




둘째, 테러방지법은 아버지의 마음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해보자.

성적이 떨어지고, 학원에 간다고 했는데 학원에선 결석이라고 전화가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딸에게 직접 물어보기보단 일단 전화기부터 뒤지지 않겠는가?

그러다 딸한테 걸릴 수도 있지만, 

그럴 때 “사실 네가 좀 걱정이 돼서 그랬어”라고 하면 딸이 감격한다.

“아버지! 늘 제 생각뿐이군요. 전 그것도 모르고.”



이 상황을 좀 확대해보자.

국민이 자꾸 자기 말을 안듣고 삐딱한 행동만 한다고 해보자.

아버지 격인 대통령으로서는 국민들한테 직접 물어보기보단 전화기를 뒤지고 싶어진다.

그러면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그들의 고민을 어루만지기가 쉬워지니까.

그래서 테러방지법이 있어야 한다.

삐딱한 행동을 하는 이를 ‘테러위험인물’로 의심하는 척하면서

국민들의 스마트폰을 마음껏 들여다볼 수 있다면

대통령 역할을 더 잘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모르는, 그래서 필리버스터 같은 거나 하는 야당이

대통령으로선 원망스러울 수밖에.



셋째, 의리를 지키려는 대통령의 마음이다.

대통령과 국정원의 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끈끈하다.

대통령 스스로는 “나는 도움받은 적 없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국정원은 대선 때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출했고

댓글부대를 운영하는 등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이런 국정원에게 은혜를 갚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무원 간첩조작사건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때 눈감아 주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보단 국정원을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야말로

국가 장래를 봐서도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예를 들어보자.

수학은 싫어하는데 그림을 아주 잘그리는 학생이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 아이에게 억지로 수학을 가르치기보단

유명한 화가로 뻗어나갈 수 있게 돕는 것도 좋은 선택이 아닐까?

국정원은 그 취지가 무색하게 국제정세에 어둡다.

북한이 로켓을 쏴도 제일 늦게 알고,

김정일이 죽는 사건도 뉴스를 보고서야 알 정도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정원에게 적성에 안맞는 대북관련 업무를 계속 맡겨야 할까?

아니다.

다행히 국정원은 우리 국민들을 상대로 정보를 알아내고,

그 정보로 간첩을 만들어내는 일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테러방지법은 그간 뒤지는 데 제약이 따랐던 우리 국민들의 통신. 금융정보를 마음껏 뒤지게 함으로써 

국정원이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게 만드는, 좋은 법률이다.

이 경우 대통령은 대선 때 졌던 빚도 갚을 수 있으니 서로 윈윈 아니겠는가? 



테러방지법은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그런 것처럼 역사의 순리다.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듯이,

필리버스터가 테러방지법의 통과를 며칠간 지연시킬 수는 있을지언정

그 법의 취지까지 훼손하진 못할 것이다.

가자, 테러방지법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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