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에 해당되는 글 353건

  1. 박근혜와 문재인의 눈물 (9)
  2. 아쉬운 영화, 택시운전사 (54)
  3. 외유와 재수 (8)
  4. 서울로와 청계천 (7)
  5. 5대비리 배제공약 재고하자 (18)
  6. 자유한국당의 마지막 의인 (9)
  7. 대통령님, 70대의 투표를 재고해 주십시오 (86)
  8. 아내의 김치찌개 (37)
  9. 박근혜와 진돗개 (9)
  10. 고마워요 박근혜 (11)
  11. 저질극화: 근혜의 여자 1편 (6)
  12. 박근혜는 새를 어떻게 울릴까? (10)
  13. 7시간의 비밀이 밝혀지다 (54)
  14. 반어법 전문가가 본 안희정의 선의 (40)
  15. 쇼생크교도소만도 못한 (30)
  16. 오리와 정신 (15)
  17. 김장수가 보여주는 선진 대한민국 (27)
  18. 정연국 대변인과 김영재 원장님께 (11)
  19. 그것이 정말 알고 싶다 (13)
  20. 구라의 향연이 펼쳐진다 (7)
  21. 박사모도 비웃는 야당 (29)
  22. 서창석 병원장에게 요구한다 (24)
  23. 박대통령이 하야해야 할 다섯가지 이유 (31)
  24. 참 언론인과 내시 (43)
  25. 창조경제가 주는 감동 (16)
  26.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된 비결 (18)
  27. 개. 돼지가 안되려면 (13)
  28. 강남역 살인은 여혐범죄가 아니다 (73)
  29. 반박문 잘 쓰는 법 특강 (20)
  30. 외모와 범죄 (8)

 

네 살 때,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무릎이 까진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었는데,
지금도 그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으로 보아 많이 아팠나보다.
내 몸이 아파서 우는 것, 이건 아이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육체적 고통 이외에도 아이들은 자주 운다.
과자를 땅에 떨어뜨린 게 아까워서 울고,
잘못해서 혼났다고 울고, 무서워서 운다.
간혹 억울해서 울기도 하며, 부모에게 내 요구를 관철시키는 수단으로 우는 애도 있다.

어른이 되면 우는 이유가 좀 더 다양해지는데,
아이와 다른 점은 타인의 고통 때문에 운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잃는 것에 슬픔을 느끼는 건 아이들에서도 나타나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친구 배우자의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건
주로 어른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이건 그 친구에게 감정이입을 한 결과로,
‘내가 저 상황이면 정말 슬프겠구나’라며 역지사지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같은 이치로 어른들은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의 비극에 울기도 한다.
TV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미증유의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억울하게 죽어간 그들을 생각하며 울기도 한다.

 

 

 

세월호 사건 당시 진도체육관을 찾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 (이하 박근혜)은 울지 않았다.
비극 앞에서 대통령이 꼭 울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관점에서 본다면 냉정을 유지한 채 사태를 조속히 수습하는 것이
대통령에게 더 필요한 덕목일 수 있다.
하지만 정치 지도자에게 눈물이 필요한 이유는
그게 타인의 슬픔에 깊이 공감한다는 신호이며,
바로 그 지점에서 문제해결이 시작될 수 있어서다.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자기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유족들의 요구가 짜증이 나겠지만,
그 반대라면 만사 제쳐두고 유족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사태의 진정한 수습이 가능해진다

.
세월호와 관련된 대국민 담화 때 박근혜가 눈물을 흘리긴 했다.
하지만 그게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감정이입을 한 결과가 아니라는 건
그 후의 행보에서 드러난다.
만나달라는 유족들의 거듭된 요구를 대통령은 거부했고,
원래 약속했던 세월호특별법과 진상조사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건 대국민 담화 때의 눈물이 눈을 깜빡이지 않은 결과물이라는 시중의 낭설이
사실일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물론 눈물이 별로 없는 사람도 있고, 박근혜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
하지만 박근혜는 가끔씩 눈물을 흘렸다.
최순실 사태가 터진 뒤 2차 대국민 담화 때,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이 든다,는 명언을 남기면서
박근혜는 눈물을 보였다.
그 눈물은 자신이 당하고 있는 일들이 억울해 죽겠다는 뜻이거나,
아니면 눈물을 이용해 당장의 위기를 타개해 보려는 수단이었을 텐데,
이런 눈물은 전형적으로 어린이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이외에도 박근혜가 눈물을 보인 적이 몇 번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04년으로, 당시 한나라당은 탄핵 역풍을 맞고 총선에서 전멸할 위기였다.
그때 박근혜는 TV에 나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도와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는데,
그 덕분에 한나라당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다.
이것 역시 “나 이거 사줘!”라며 칭얼대는 어린아이의 눈물과 같은 맥락이었으니,
박근혜의 눈물은 어린이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눈물이 많은 분이다.
내가 별로라고 평했던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도 우셨다니,
정말이지 시도 때도 없이 우는 것 같다.
내가 주목한 장면은 세월호 유족들을 만났을 때 문대통령이 보인 눈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눈물을 보이며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정부 차원의 사과를 했다.”1)
참사 직후에도 울지 않는 분이 있는 반면
3년이나 지난 일에 대통령이 울 수 있었던 것은 유족들의 감정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 아닐까.
세월호의 진실이 제대로 규명돼야 이 눈물이 의미있는 것이 되겠지만,
정치 지도자의 눈물은 그 자체로 문제해결의 시작이 될 수 있는지라
이전 정권에서 눈의 가시같은 존재 취급을 받았던 유족들이 이제야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전혀 몰랐던 남의 슬픔에 공감하는 능력,
박근혜에겐 없고 문재인에겐 있는 이 능력이
앞으로도 대통령으로 하여금 ‘어른의 눈물’을 흘리게 하고
억울해서 잠 못 이루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기를 빈다.

 

1) 文대통령, 눈물 속 '세월호 진상규명-미수습자 수색' 약속, 머니투데이 2017-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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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봐야 할 것 같아서 어젯밤 혼자 나가서 보고 온 영화.

송강호가 나오고 또 광주 이야기니 엄청난 대작이 탄생할 것 같았지만

보고 난 느낌은 '기대이하'였다.

송강호가 독일에서 온 기자를 택시에 태워 광주까지 태워다 주고,

다시 김포공항까지 태워다 준다는 게 스토리의 전부다.

물론 그 중간에 광주민주화운동 (이하 광주) 현장이 나오긴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2시간이 넘는 영화를 만든다는 건 무리였다.  

영화는 이게 실화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화'가 의미를 갖는 건 실화가 영화보다 더 훨씬 영화같을 때에 국한된다.

감독도 스토리의 빈약함을 만회하기 위해 여러 픽션을 배치하는데,

그 픽션들이 스토리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줄 정도는 아니다. 

특히 뜬금없이 등장한, 택시들을 이용한 카체이싱은 스토리에 녹아들어가는 대신

이게 뭔가 싶은, 이질감을 줬다.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26년을 보자.

거기 나온 주인공들은 다 광주와 관련된 하나의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들이 결국 광주라는 거대한 물줄기로 이어져 영화 내내 긴장감을 선사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그런 스토리가 전혀 없다.

독일인 기자는 왜 그리 광주에 집착하는지 전혀 나오지 않고,

송강호의 스토리도 그 당시로선 그리 특별할 게 없어 보인다.

게다가 갑자기 나온 유해진은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게 이상한 사람이었다.

감독으로선 광주시민이 폭도가 아니고, 아주 순박한 사람들인데 억울하게 당했다는 걸 말하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어야 했다. 

<디워>와 비슷하게 개봉했던 <화려한 휴가>가 갑자기 생각나는데,

평론가들은 광주를 일회성으로 소비하느니 뭐니 비판했지만

개인적으론 그 영화가 광주를 훨씬 더 잘 알려주는 듯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별점 10점을 주는 건 광주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일 것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그 당시 아무것도 안한 것에 대한 부채의식이 있고,

젊은 사람들은 광주가 있었기에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리라.

(심지어 평론가들조차 6.1이라는 파격적인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별점을 낮게 주는 게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하하는 게 아니다 (물론 그 목적으로 1점을 주는 분들도 있다).

소재가 아무리 숭고한 것일지언정, 영화는 기본적으로 대중을 상대로 하는 예술이며,

당연히 재미도 있어야 한다.

내가 <변호인>을 높게 평가하는 건 그게 꼭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주제로 한 영화라서가 아니라,

영화 자체가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문재인이 하면 무조건 박수받는 시대에 문재인의 정치적 고향이라 할 광주가 상영되니

누가 이 영화에 딴지를 걸겠느냐만,

이 영화를 보고나니 노무현을 능청스럽게 연기했던 송강호의 연기력과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광주라는 소재가 아쉽게 느껴진다.

이미 4백만을 돌파했으니 이 영화가 천만을 넘기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난 이 영화가 성공한 영화라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

흥행의 이유가 영화를 잘 만들어서가 아니라, 영화외적인 이유이기 때문에.


* 광주가 청산되지 못했다는 건 보상 차원이 아니다.

인터넷만 쳐보면 광주는 빨갱이와 간첩이 일으켰다는 주장이 판을 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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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와 재수

 

 

김학철, 박한범, 박봉순, 최병윤. 요즘 억세게 재수없는 분들이다.
이들에게 재수가 없다고 하는 건 너무 이분들 편에 서는 게 아닌가 싶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재수가 없는 건 사실이다.

지난 7월 16일, 충청도 지역에는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
내가 사는 천안은 원래 자연재해가 없어서 ‘하늘 아래 안전한 곳’이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이번엔 지하차도가 다 잠길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다.
청주 역시 기상청 관측 이래 2번째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하니,
그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8박10일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구경하러 갈 생각에 한껏 들떠 있는데,
왜 하필 이 시기에 맞춰 물난리가 났는지,
이분들은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하늘을 원망했으리라.
위에 언급한 분들이 재수가 없다고 하는 건 이 대목이다.

 

 

                                                         * 내가 사는 집 바로 옆의 지하차도 2개가 물에 잠겼다 ㅠㅠ

                                  

 

하지만 이분들이 재수는 없었을지언정, 뚝심은 있었던 것 같다.
도의원의 역할이 뭔지 정확히는 모른다만
그래도 자신들의 담당 지역구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물난리가 났다면 외유를 떠나는 걸 한번쯤 고려해봤어야 하건만,
다시금 모여서 회의를 한 결과 3대 2로 강행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한 명 정도는 가자고 우길 수 있다고 쳐도,
그런 정신나간 분들이 셋이나 있다는 건 그 셋이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이라는 걸 감안해도
도대체 이해하기 힘들다.
게다가 강행한 이유가 “이미 두 차례나 연기했던 연수 일정”이고
“민선 6기 임기 중 마지막 기회라는 데 의견을 함께한 것”이라니,
그들의 말과 달리 꼭 가야 할 필요는 없었던 모양이다.
자신들에게만 의미를 가질 외유를 강행하는 그 뚝심을 난 존경하며,
그런 뚝심이라면 지금 쏟아지는 비판도 다 감당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결국 이분들은 구경도 제대로 못한 채 급히 귀국해 기자회견장에 서야 했다.

 

마음에 없을 사과를 하긴 했지만, 이분들을 단죄하고 사태를 마무리짓는 건 좀 허전하다.
업무와 그닥 관계없을 외유로 국고를 탕진하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다.
내가 사는 천안을 예로 들어봐도 여러 건이 나온다.

-2014-10-21; 천안시의회 의원들이 절차를 무시한 해외연수 강행으로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천안시의회에 따르면 천안시의회 의원 21명 가운데 15명이 3개팀으로 나눠 지난 19일 터키, 20일 일본으로 해외 연수를 떠난데 이어 21일 중국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연수 비용은 1인당 140만-180만원이 지원되며, 터키팀은 130만원을 자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아산경실련은 “연수 목적도 명확치 않고, 일반 여행상품과 대동소이한 외유성 관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1)
-2015-11-23; 충남 천안시의회가 고질적인 외유성 국외출장 구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3일 천안시의회에 따르면 복지문화위원회는 지난달 10일간 서유럽을, 건설도시위원회는 9월 하순 7일간 미국과 캐나다를 각각 다녀온 뒤 최근 국외출장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연수단은 계획과 달리 다른 곳을 둘러보고, 보고서의 상당부분도 인터넷에서 검색한 자료를 그대로 옮겨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번 국외출장에서 복지문화위원회는 4,400여만원을 들여 시의원 7명과 의회사무국직원 2명 등 9명, 건설도시위원회는 2,480만원을 들여 시의원 8명과 직원 2명 등 10명이 참여했다.
-2016-11-4; 시의원 2명이 구속된 초유의 사태 속에 천안시의회가 국외출장을 강행했다. 3일 천안시의회에 따르면..12명의 시의원과 의회사무국 직원 2명, 행정부 1명 등 15명은 7박 9일(11월 3일~11일) 일정으로 러시아,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4개국을 방문하는 국외출장을 떠났다. 이번 국외출장에는 시 예산 3499만 원이 투입된다.3)

 

이게 비단 천안과 청주만의 일은 아닌지라,
‘시의원 & 외유’를 넣고 검색해보면 수많은 기사가 나온다.
충북도 의원들이 뭇매를 맞는 걸 지켜본 충주시 의원들이
8박 10일간 뉴질랜드와 호주를 다녀오겠다는 계획을 긴급 취소했다는 미담이 가슴을 훈훈하게 하지만,
그동안 이런 식으로 낭비된 혈세가 도대체 얼마일지 생각하면
그 훈훈함의 수십배에 달하는 분노가 가슴에 회오리친다.
시민단체는 “이런 와중에 뭐하러 가느냐?”고 항의하고,
관련 기사도 죄다 비판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 의원들의 외유는 거의 관행이었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에 비판의 도마위에 오른 충북도의원들이 억울할 수도 있겠다 싶다.
이분들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기 위해
앞으로 자치단체 의원들과 국회의원들의 외유를 제한하는 게 어떨까.
최순실 은닉재산을 찾기 위해 독일에 간 안민석 의원같은 분도 있으니,
전면금지보다는 심사를 엄격히 해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하도록 하자.
그리고 이 규정을 위반한 이들에겐 가차없이 철퇴를 가하자.
우리가 80년에는 들쥐었을지언정, 37년이 지난 지금까지 들쥐일 수는 없으니까.

 

1)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140734

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469&aid=0000108721

3) http://www.cc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01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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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와 청계천

 

 

서울로7017에 관한 기사가 뜰 때마다 네티즌들은 입을 모아 박원순을 욕한다.

"매연 가득한 그곳에 왜 가느냐", "땡볕 피할 곳도 없어 사람들 걷다 쓰러진다"는 댓글을 보고 있노라면,

서울로가 세금낭비고, 엄청난 흉물이 하나 탄생한 것 같다.

 

 

하지만 다녀온 분들이 블로그에 남긴 후기를 보면 정반대의 얘기가 펼쳐진다.

가볼만한 곳이고 또 와야겠다, 밤에 오자, 이런 글들이 대부분이다.

그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개통 한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단다.

서울로가 정말 흉물이라면 지금쯤은 소문이 나서 아무도 걷지 않아야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런 의심을 할만하다.

서울로를 욕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실제 가본 적이 없는 분들이 아니냐는 것이다.

즉 서울로를 만든 이가 박원순이니,

서울로의 실체에 무관하게 욕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서울로는 원래 있던 다리를 보행로로 바꾼 거라, 예산낭비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롭다 (그래도 580억이 들긴 했다).

게다가 서울로의 최대 장점은 신호등과 지하도를 거치지 않고 서울역 인근의 목적지에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역을 뻔질나게 다녀본 경험으로 말씀드리건대,

서울역에서 인근 건물로 가려면 좀 불편하다.

가까운 거리라도 신호등 4-5개를 건너거나 아니면 음침한 지하도를 가야 하는데

서울로를 이용하면 훨씬 간편하다는 거다.

서울역 일대를 오갈 수 있는 17개의 연결망을 갖춘 초대형 육교,

이것만으로도 서울로의 기능은 충분하다고 본다.

어차피 고가도로가 낡아 철거해야 했으니,

그걸 육교로 리모델링한 게 뭐그리 욕먹을 일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공원'으로 보기엔 부족할지언정

족욕탕과 카페, 각종 식물 등 볼거리까지 있다면 600억의 값어치는 충분히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욕하는 분들은 앞으로도 관련기사만 뜨면 거품을 물 테지만,

조형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만든 이를 떠올리며 욕을 하는 그분들이 안스럽기 짝이없다.


이건 비단 박원순의 반대쪽 사람들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을 만들었을 때,

할머니를 모시고 가서 함께 산책을 한 적이 있다.

할머니는 흐르는 물을 보면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셨는데,

당시 내가 다니는 사이트에다 '청계천 참 좋더라'라고 썼더니, 난리가 났다.

청계천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아느냐부터 (인근 상인들의 생계를 박탈하고 만들어졌다고)

그 물을 흐르게 하는데 얼마나 세금이 낭비되는지 (하루 2천만원이란다)

그게 시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MB 자신의 대권욕심 때문에 만든 거라는 얘기까지 (결국 MB는 대통령이 됐다),

어찌나 욕을 먹었는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런 청계천을 보며 좋아하는 내가 순진하고 어리석은 거라는 말도 들었다.

볼 게 그리 많지 않은 서울에서 물이 흐르는 산책로를 보며 좋아한 것이 그리 큰 잘못인지 그때 처음 알았다.

많은 시민들이 즐거워한다면 거기에 돈을 쓰는 게 나쁜 일은 아니며,

그런 업적을 바탕으로 대권에 도전한다면 그걸 천하없는 나쁜 짓이라고 욕할 수는 없지 않을까.


그로부터 십여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은 서울로 2017을 열심히 깐다.

그들의 논리는 십여년 전 청계천을 까는 논리와 판박이처럼 똑같다.

그런데 댓글들 중 신기한 대목이 있다.

매연 마시러 뭐하러 거길 가느냐며 차라리 청계천을 가란다.

이 글에 공감이 많은 걸 보면

개통 초창기 사람들이 그렇게 욕하던 청계천은 이제 서울의 흉물에서 명물로 입지가 바뀐 모양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10년쯤 후, 사람들이 또 다른 욕할 거리를 찾아나설 그때쯤엔

서울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 것 같다.

끝으로 서울로를 욕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드린다.

"죄는 미워도 건축물은 미워하지 말랍니다. 증오의 안경을 벗고 세상을 바라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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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순항하던 문재인 정부가 흔들리고 있다.
이유는 다 알다시피 ‘인사’다.
완전히 깨끗한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도 힘든 탓이다.
제1 야당이 일말의 양심도 없는 자유한국당이라는 것도 슬픈 일이고,
정부를 인수인계할 기간이 없다는 것도 제대로 된 인사를 못하는 이유일 수 있지만,
이 사태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때 스스로 자초한 면도 있다.
그는 5대 비리에 연루된 사람은 고위공직자 인선 때 배제하자고 했다.
다들 알다시피 그 5대 비리는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이다.
새누리당 치하에서 임명되는 공직자 중 5대비리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었기에,
문재인의 ‘5대비리 배제 공약’은 그 당시로서는 대중에게 어필할 멋진 공약이었다.

하지만 내가 만약 문재인 캠프에서 발언할 수 있는 위치였다면
이런 섣부른 공약을 발표하지 못하도록 조언했을 것 같다.
장관급 요직에 임명될 후보들이라면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잘나가는 사람들인데,
위에 언급된 비리와 무관할 수 있을까?


저분들에 비하면 잘나가는 축에도 끼지 못할 내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일단 걸리는 게 논문표절이다.
표절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남의 것을 그대로 베끼는 파렴치한 행위지만,
내가 논문을 쓰기 시작한 90년대와 지금은 표절의 기준 자체가 다르다.
석사과정 때 난 A라는 기생충을 전자현미경으로 찍어 그 구조를 자세히 관찰하는 연구를 했다.
논문을 쓸 때 ‘연구방법’에 A를 전자현미경으로 찍게끔 처리하는 과정을 써야 하고,
전자현미경을 찍는 방법도 자세히 기술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기생충을 전자현미경으로 찍는 건 새로운 연구가 아니다.
이미 수많은 선배들이 여러 기생충을 전자현미경으로 찍었다.
기생충은 달라도 전자현미경을 찍는 과정이 다르지 않은지라,
난 선배들이 쓴 연구방법을 그대로 옮겨적었다.
그 선배들은 그보다 앞선 선배들의 연구방법을 그대로 옮겨적었다.
그땐 그게 당연한 것으로 알았고, 이게 표절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새로 바뀐 표절규정에 따르면 6단어가 연속해서 똑같다면 그건 표절이란다.
내가 만일 공직자 후보가 됐다면 이런 기사가 나갔을 것이다.
“서민교수는 94년에 쓴 석사논문의 한 페이지가 완전히 똑같아, 이건 숫제 복사기 수준이다.
문도리코로 알려진 문대성이 울고 갈 정도다.”
공직자 후보들 중 교수 출신이라면, 그리고 80-90년대에 논문을 쓴 적이 있다면,
표절에서 자유롭기 힘들 것이다.
이이제이라는 팟캐스트로 알려진 이작가의 말을 인용한다.
“그래서 내가 논문을 안쓰는 거야. 논문을 한편도 안썼거든.”
인사원칙 첫 번째. 5대비리를 배제하려면 교수 출신을 멀리해야 한다.

 

 

 

병역문제는 나와 무관하다.
3년 3개월간 공중보건의로 복무했으니 말이다.
다만 내가 근무한 곳이 은평구의 질병관리본부였으니,
‘이거 특혜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 법도 하다.
그 당시 나처럼 기초의학을 전공한 8명 모두가 질병관리본부와 그 맞은편에 위치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근무했지만,
선정적인 언론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사를 쓸지 모르겠다.
“서민 후보자, 황제 군생활..... 서울서 출퇴근하면서 매일 술마셔”

인사원칙 두번째, 5대비리를 배제하려면 남자를 멀리하라.

위장전입도 다행히 나와 상관이 없다.
애가 다섯이긴 하지만 생물학적 종이 ‘개’인지라 교육을 전혀 시키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내게 애가 있다면, 얘기는 좀 달라진다.
지금 사는 곳이 천안이고, 천안보다는 아무래도 서울이 더 교육여건이 좋으니,
고교진학에 맞춰 애를 서울에 사는 어머니 주소로, 혹은 누나 주소로 위장전입을 시켰으리라.
이게 좋은 일은 분명 아니지만,
애 교육을 위해 중남미 국적을 허위취득하는 세상에서,
부동산투기 목적도 아닌 위장전입에 그다지 죄의식을 갖진 않았으리라.
아무튼 내가 공직자 후보가 된다면 언론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사를 쓸지 모르겠다.
“서민 후보자, 위장전입 할까봐 아예 애 안낳았다!”
“인구절벽 헬조선에서 애 안낳는 서민 후보자, 국익보단 사익?”
“안낳은 건가 못낳은 건가? 서민 후보자 의혹”

인사원칙 세번째, 5대비리를 배제하려면 자녀가 있는 자를 멀리하라.

부동산투기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어머니가 현재 사시는 건물의 명의를 나랑 공동명의로 바꾸셨는데,
그게 문제가 될 수 있겠다.
게다가 내가 사는 천안의 집도 아내 명의,
예상되는 언론기사, “이름만 서민이지 사실은 부동산재벌? 서민코스프레 그만하라!”

인사원칙 네번째, 5대비리를 배제하려면 자기 집이 없는 이를 중용하라.

딱 하나 자신있는 건 세금탈루 부분으로,
난 세금을 열심히 납부하고 있다.
월급을 받아서 내는 세금 이외에 과외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많이 냈는데,
역시 이런 기사가 나갈 수 있겠다.
“잦은 외부강연...서민 너는 도대체 직업이 뭐냐?”
이런 이유로 난 고위공직자로 부적격이다.

인사원칙 다섯번째, 5대 비리를 배제하려면 수입이 없는 이를 중용하라.

 


내 주변을 봐도 5대비리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어 보이던데,
이런 추세라면 문재인 정부의 장관 임명이 굉장히 늦게 마무리될 것 같다.

우리나라에선 총리나 장관을 분위기 쇄신용으로 갈아치우는 게 관행이 되다시피 해,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총리와 장관이 인사청문회 대상이 되면서 이젠 함부로 사람을 바꾸지 못하게 돼버렸다.
예컨대 세월호 사건이 나고 난 뒤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표를 제출했지만,
그 뒤 새 총리후보로 임명된 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낙마하는 바람에
사표를 냈던 정홍원은 그 뒤로도 열달 가량 더 총리직에 더 머물러야 했다.
그러니까 총리와 장관의 인사청문회 도입은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공직자마저 경질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하물며 5대비리 연루자를 배제하겠다니, 이러다간 내각 구성 자체가 안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문대통령에게 건의드린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공약이 섣부른 것임을 인정하고,
최소한 위장전입과 논문표절만이라도 철회하는 게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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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있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많은 고민 가운데 던진 소신있는 한 표 기억하겠습니다.”
“이런 분이 정말 보수중의 보수다. 당신을 응원합니다.”
-5월 31일 연합뉴스 기사에 달린 댓글들-

 

어줍잖은 책을 한 권 썼다.
그게 정치에 관한 책이다보니 국회방송에서 운영하는 <TV, 도서관에 가다>에 나가게 됐다.
여느 책프로처럼 MC와 둘이서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줄 알았는데
패널이 두명 더 있었다.
한분은 경남대 김근식 교수님이고 또 한분은, 무려 자유한국당 의원이었다.
책 자체가 아무래도 진보를 지향하다보니,
왜 이런 책을 썼냐고 나를 마구 몰아붙일까봐 걱정이 됐다.
하지만 막상 만난 그 의원은 내가 가진 선입견을 모조리 깨줬다.
건설분야의 전문가인 그분은 2016년 총선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는데
말씀도 잘 하시는데다 매우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분이었다.
방송에서 내가 한 말, “자유한국당 의원이라고 해서 머리에 뿔난 줄 알았는데,
이렇게 훌륭한 분이 계시는지 몰랐습니다.”

어느 집단이나 문제를 일으키는 건 일부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다 나름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집단은 진작 무너졌을 것이다.
이건 정치에도 그대로 적용되며, 자유한국당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이 혐오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뭘까?
김근식 교수가 여기에 대한 답을 준다.
“의원 개개인은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이들이 훌륭하지 않은 정당에 묶여있기 때문이죠.”
맞다.
국회의원은 때때로 개인이 아닌 전체의 일부로만 기능해야 하며,
당론이란 억압은 거기 동원된 의원 전체를 매도하는 근거가 된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해서
이들 모두가 다 한심한 정치인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그 토론 덕분에 난 김현아라는 참 괜찮은 의원이 있다는 걸 알게 됐으니,
방송을 한 보람은 충분했다.

그날 오후, 총리인준에 관한 표결이 있었다.
위장전입과 아들이 군대를 가지 않은 총리에 대해 국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건
너무도 당연했지만,
자유한국당 (이하 한국당)의 반응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총리보다 훨씬 더 중요한 대통령이란 자리에 박근혜를 추대했고,
그것도 모자라 지난 대선 때는 성완종 회장에게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홍준표를 후보로 옹립한 당에서
별로 역할이 없는 총리의 흠결을 붙들고 늘어지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가?
자신들의 잘못으로 인해 새 대통령이 정권을 인수할 기간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면,
돕지는 못한다해도 최소한 훼방은 놓지 말아야 하는 게 최소한의 양심이리라.
하지만 한국당은 그런 정당이 아니었기에,
표결에 불참함으로써 ‘역시!’라는 감탄이 나오게 만들었다.
그런데 전원 퇴장이라는 당론을 거스르고 본회의에 나가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내가 아침에 만났던 김현아 의원이었다.!

 

김의원은 왜 그랬을까.
“이 후보자에 대한 많은 흠결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탄핵정국 이후 그 무엇보다 국정안정이 시급하다는 판단으로 표결에 참여했으며,
같은 이유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네티즌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건 한국당에게도 좋은 일인 것이,
그 당에도 제대로 된 사람이 최소한 한명은 있다는,
어쩌면 더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김의원의 항명에 분노했고,
본인의 동의나 설명 절차 없이 강제로 상임위를 변경하는,
소위 사보임 신청서를 국회에 제출한다.
이 사태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는 아까 했던 생각을 고쳐먹게 만든다.
한국당은 의인을 내쫓는 당이니, 그 안에서 제대로 된 사람을 찾는 건 더 이상 불가능할 거라고.
실제 김현아 의원은 이전에도 당원권 3년 정지라는 징계를 받은 바 있으니,
악의 소굴에 있는 의인에겐 시련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총리인준에 찬성표를 던지자는 결정은 아마 며칠 전에 내렸을 것이다.
그 결정을 실행에 옮기는 날, 김현아 의원은 마음이 편하진 않았으리라.
그럼에도 김의원은 그런 티를 전혀 내지 않고 방송을 했고,
하는 말마다 국민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김의원이 악의 소굴에 있었기 때문에 더 빛이 났을지도 모른다고.
악의 소굴이 천사의 둥지로 거듭나긴 어려울 테니,
김의원이 하루빨리 거기서 벗어나 소신껏 일할 수 있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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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어머니는 스파이입니다.
박사모들한테 둘러싸여 살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수시로 제게 보고합니다.
제가 가끔 글에서 인용하곤 하는, 박사모들의 카톡도 다 어머니가 보내주신 것들입니다.
어제 어머니가 들은 대화내용입니다.
박사모1: 문재인이 되다니 기가 막혀 죽겠어 증말.
박사모2: 박근혜 대통령이 뭐 하려고 하면 지네들이 사사건건 반대만 했잖아?
 이제 우리도 똑같이 해주면 돼. 무조건 반대하는 거야.
박사모3: 좀만 기다려 봐. 노무현처럼 3년 안에 자살할지도 모르잖아.

 

어머니가 78세인지라 이분들 역시 다 비슷한 연배입니다.
40세를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이라고 했고,
60세를 귀가 순해진다고 ‘이순’이라고 했던 공자는
70세를 종심(從心), 즉 마음대로 해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나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종심을 이미 지난 저 박사모들에게
우리나라의 앞날은 그다지 걱정되지 않는가 봅니다.
저희집에서 기르는 개도 달리다가 물그릇을 엎기라도 하면 미안해합니다.
그러니 자신들이 맹목적으로 지지했던 박근혜가 전대미문의 국정농단을 일으켰다면
최소한 미안한 척이라도 해야 맞습니다.
하지만 홍준표가 24%를 얻으며 2위를 차지한 이번 투표결과만 놓고봐도
그들에게 일말의 양심을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 (緣木求魚)인 듯합니다.

 

출구조사에 의하면 이번 대선에서 60대 이상은 45.8%, 70대 이상은 50.9%가 홍준표를 지지했습니다.
이분들은 삶의 전성기를 이미 보낸 분들입니다.
그런데도 이분들은, 젊은 세대가 만들려고 하는 대한민국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면서
이 나라를 산으로 몰고가려고 합니다.
젊은 세대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도 따지고보면 여기에 원인이 있지 않을까요?
그분들은 젊은 세대가 감성적이라 뭘 모른다고 하지만,
문재인이 되면 나라가 북한한테 넘어간다고 주장하는 그분들이야말로
이성과 담을 쌓은 분들인 거죠.
2017년 5월 9일 기준, 60대 이상은 1036만명으로 전체의 24.4%입니다.
게다가 투표를 별로 안하는 20, 30대와 달리
부지런히 투표장에 나가서 몰표를 던집니다.
보수가 아무리 삽질을 해도 제대로 된 심판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무서운 사실은 이분들의 숫자가 선거 때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죠.
2012년 대선 때 60대 이상이 843만명으로 20.8%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대선 때 이분들의 영향력은 훨씬 더 커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세 이상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 이하 연령은 판단력이 떨어져 자기 의사표현을 제대로 못한다는 가정하에서입니다.
그런데 70대의 판단력은 과연 괜찮은 것일까요.
박사모들을 보나, 투표결과로 보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게 이번 정권에서 고령자, 구체적으로 70세 이상 노인의 투표권 제한을 관철시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70대 이상이라고 다 이상하냐는 반론을 제기하겠지만,
19세 미만에도 사리분별이 어른보다 뛰어난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미래의 대한민국을 살아갈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원하는 나라를 만들게끔 어른들은 빠져주는 게 맞지 않을까요?
적폐세력 청산도 매우 중요한 문제겠지만,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을 위해 70세 투표권 제한을 꼭 해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오랫동안 글을 안썼습니다.
제 정치적 동지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가니까 글쓸 건덕지가 없더라고요 ^^
게다가 제가 1번과 3번을 모두 지지하지 않는지라
그냥 글을 안쓰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걱정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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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김치찌개



언젠가 아내가 아침 일찍 서울에 간다고,

햄을 구워놓고 간다고 했다.

이게 좀 의아했던 건 난 평소 아침을 안먹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햄을 보니 갑자기 아침이 댕겼기에,

렌지에 햇반을 돌리기 시작했다.

돌리면서 보니까 냄비에 김치찌개가 들어있다.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아, 내 아내가 나를 위해 찌개를 끓였구나."

좋아하는 햄과 김치찌개에 밥을 맛있게 먹었다.


퇴근 후 만난 아내에게 아침 잘 먹었다고 이야기했다.

"여보가 김치찌개도 끓여 놨더라? 맛있게 잘 먹었어."

아내가 놀란다. "무슨 김치찌개?"

아내는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외친다.

"그거, 오래돼서 버리려고 했는데 그걸 먹었어?"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그 김치찌개는 내가 2주쯤 전에 우리동네 김치찌개집에서

포장을 해온 거였는데

버리는 걸 잘 안하는 아내는 그걸 차일피일 미룬 채 부엌에 방치하고 있었다.

아내 말에 의하면 곰팡이 슬었을까봐 무서워서 못버린 거라나.

그 김치찌개를 난 먹었다.

그것도 한그릇이 아니라, 맛있다며 한그릇을 더 먹었고

그 안의 고기와 김치까지 다 긁어먹었다.

아내는 말한다.

"야, 변한 냄새 안나디?"


자랑은 아니지만 난 십대 후반에 알레르기성 비염에 걸린 후 코로 숨을 쉬지 못했고,

냄새도 맡지 못한다.

그래서 실험할 때 "이게 포르말린인가 알코올인가" 구별을 못해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으니,

설사 그 김치찌개가 변했다고 한들 어떻게 알았겠는가?

사람이란 참 신기한 존재인 게,

아침 든든히 먹었다고 기분좋게 하루를 보냈던 난

변했을지 모른다는 아내의 말에 갑자기 속이 미식거리기 시작했다.

억지로 잠을 청했지만, 엄청난 악몽을 꿨다.

고3이고 입시가 코앞인데, 공부를 하나도 안한 그런 꿈을.

그 꿈을 꾼 덕분인지 미식거림은 다행히 멈췄다.

그래도 난, 여전히 아내가 사랑스럽다.

비록 변한 김치찌개를 먹게 했어도.


* 만우절에 나름대로 멋진 글을 올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친한 친구의 부친상 때문에 3월 31일부터 4월 1일 3시까지 집에 들어오지 못했고,


그 바람에 글쓸 타이밍을 놓쳤습니다ㅠㅠ


할 수 없이 제가 복면가왕에 나왔다는, 평범한 거짓말을 몇몇 분들에게 문자로 전송하는 데 그쳤습니다.


원래 쓰려던 건 이거였어요.


제가 영화에 나온다는 거죠.


[영화 구속, 기생충박사 서민 출연 확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관한 영화가 만들어진다....


영화 '구속'에서 전원주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 역을 맡고


최순실 역에는 박경림 씨, 우병우 전 수석에 정준하 씨 등이 출연한다.


기생충박사 서민은 제대로 말을 못하고 어버버 거리는 박 전 대통령이 혹시 기생충에 걸린 게 아니냐고 병원에 왔을 때


"그럴 가능성이 높다"며 자문하는 역할로 나온다]


뭐 대충 이렇게 거짓말을 하려고 했습니다.


쓰고 보니까 제가 바빴던 게 다행이다 싶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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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진돗개



박근혜가 삼성동 주민에게 선물 받았다는 진돗개 두 마리를 안고 있는 사진을 보면서

마음 한편이 씁쓸했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선물이 돼선 안된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받는 이가 그 동물을 좋아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동물을 주는 건 서로에게 비극이 된다. 

판다 쯤 되는 희귀한 동물이라면 또 모르겠다만,

우리나라에서 개는, 설사 진돗개라 해도, 구하기 어려운 동물은 아니다. 

개를 좋아하는 이는 대부분 개를 기른다.

여건이 안돼 기르지 못하는 사람은 있을지언정, 

구하지 못해서 못기르는 이는 없단 얘기다. 

그럼 박근혜는 개를 좋아할까.

그의 삶을 뒤져봐도 그런 흔적을 찾긴 어렵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주민이 개를 선물한 건, 

박근혜의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한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의 계획이었다. 

박근혜와 그 개의 관계는 출발부터 어긋난 거였다.


개를 싫어하는 사람 중 일부는 개에 대한 편견 때문에 개를 싫어한다.

그랬던 사람이 개와 함께 지내면서 개를 사랑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애교가 뛰어날 뿐 아니라 주인에 대한 충성심도 대단한 개의 본성은

얼음장같이 차가운 사람의 마음도 능히 녹일 수 있으니 말이다. 

기획의 산물이긴 해도 전국민 앞에서 개를 예뻐하는 척 했다면,

박근혜에게는 개를 돌볼 의무도 있다. 

어차피 할 일도 없었으니 관저에서 개를 쓰다듬는 정도는 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박근혜가 “출근할 때마다 반겨준다”며 SNS에 쓴 걸 보면 

그 개는 삶의 주 무대가 관저였던 박근혜 곁이 아닌,

청와대 본관에 있었다.

관저에 주로 머물며 출근도 잘 안했다는 점에서,

박근혜가 개를 만날 일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즉 박근혜는 사진 찍을 때를 제외하면 그 개에 대해 일말의 관심도 없었을 터,

그래서 난 박근혜가 자택으로 가면서 

“진돗개 혈통을 잘 보존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 달라”고 말했다는 걸 믿지 않는다.

그가 진돗개에게 혈통이 있다는 걸 알았을 리도 없고,

설사 알았다해도 파면당해 쫓겨나는 마당에 개를 챙길만큼 우선순위를 높이 두진 않았을 것이다.

측근이 물었다해도 “내가 개까지 신경써야 해?”라며 화를 내는 게 더 박근혜답지 않을까. 

그렇다면 출근할 때마다 개가 반겨줬다는 SNS는 진실일까.

이것 역시, 다른 이가 써준 것일 확률이 높다.

오히려 개들은 박근혜로부터 풍기는 범죄의 냄새 때문에 

그가 나타날 때마다 경계를 했을 것 같다. 

혹시 그 SNS가 진실이라면, 그건 개들이 당장 꺼지라는 의미로 짖는 걸 

박근혜가 반가움의 표시로 착각한 탓이리라.

2017년 3월 10일, 박근혜가 파면당하면서 개와 박근혜의 형식적인 관계는 끝이 난다. 


사람들은 박근혜가 자택으로 가면서 개를 데려가지 않은 걸 욕한다.

박근혜가 최근 4년간 한 모든 일에 대해 욕을 해도 괜찮지만,

개를 놔두고 간 건 백번 잘한 일이다. 

명목상의 주인은 박근혜일지라도,

실제 주인은 박근혜가 아니다. 

개는 자신의 소유권을 가진 이가 아닌,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이를 주인으로 섬기니까. 

박근혜가 자택으로 갈 때 개를 데려갔다면 

그건 그 개를 선물한 삼성동 주민에 대한 예의 때문이거나,

자기가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이기 위함이지,

개 주인의 의무감에서 나온 건 결코 아니었으리라.

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개와 함께 있는 건, 둘 모두에게 비극이니,

차라리 놓고 가는 게 좋았다.

그 개는 지금 혈통보존 단체로 갔다.

박근혜한테 간 것보다야 낫지만, 

거기서 하는 일이 새끼를 많이 낳는 것일 텐데,

그보다는 원래 개를 분양했던 진도주민 김기용 씨에게 돌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거기 가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지금까지 못받은 사랑을 받으며 살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실제로 김기용 씨는 개를 보내달라고 호소하고 있던데,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앞으로는 개가 정치인의 이미지를 위해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개도 하나의 소중한 생명체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주인과 같이 살 권리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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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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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들이 헌법재판소까지 장악했다.”

한 박사모의 말이다.

논리가 딸릴 때 저들이 쓰는 말이 빨갱이기라는 점에서 놀랄 거야 없지만,

들을 때마다 좀 어이없긴 하다.

헌법재판관 중 일부는 박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분들인데다

빨갱이가 노리는 게 자유민주주의를 기치로 내건 대한민국의 혼란과 분열에 있다면,

박근혜의 존재야말로 빨갱이들의 목표에 가장 잘 부합하는 인물이었다.

그들은 또 말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이렇게 쫓아내는 나라가 어디 있냐?”

그런 나라가 그리 많은 건 아닐 것이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가 발각되면 알아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저지른 미국대통령 닉슨은 탄핵안 가결 전 사임했고,

탄핵 추진이 부당하다고 우기던 파키스탄 무샤라프 대통령도 선고 전 사임했다.

페루 대통령이었던 후지모리는 탄핵절차가 시작되자 팩스로 사직서를 제출한 후 일본으로 도피했다.

 

그림설명: 박근혜는 2012년 대선후보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대통령직을 사퇴한다고 했다. 말이 씨된다 ㅋㅋㅋㅋ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 내 걱정은 박근혜가 탄핵선고 이전에 물러나 버리는 것이었다.

박근혜에 대해 무뇌적 지지를 하는 이가 많은데다

초코파이를 많이 먹은 탓인지

정상적으로 보이는 이들도 에 굉장히 취약하다.

검찰, 특검조사를 받겠다면서 눈물연기까지 한 2차담화 직후

사과를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무려 38.4%에 달했다.

그게 구라였기 망정이지,

정말로 사과 후 사임했다면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질 뻔했다.

1) 국정농단에 관한 수사는 중단된다

2) 1억원대의 연금 등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다 받는다

3) 하야한 게 용기있는 결단이라는 칭송이 전국에 울려퍼지고, 결국 박근혜는 성인의 반열에 오른다.

4) 새누리당 계열에서 나온 후보가 당선된다. 김기춘은 총리, 우병우는 법무장관이 되고, 김평우가 공석인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된다.

5) 최순실은 수천억대의 재산과 더불어 잘 먹고 잘 산다. 정유라는 나 이대나온 여자야라고 말하고 다닌다.

 

 

어차피 박근혜는 2017310일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날 터였고,

그 이전의 석달도 탄핵의결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였으니,

몇 달 더 대통령을 하겠다고 버티는 것보다는

먼저 물러나는 게 어떤 관점에서 봐도 이익이었다.

이 경우 우리 사회의 시급한 과제인 부패기득권세력의 청산은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터였다.

다행스럽게도 박근혜는 상황을 제대로 판단할 머리가 없었다.

난 잘못한 게 없다라고 앵무새처럼 말하면

사람들이 다 그 말을 믿고, 헌재 재판관들도 다 믿어줄 줄 알았던 모양이다.

국민의 80%가 탄핵에 찬성하고, 언론에서도 이런 범죄에도 탄핵을 하지 않는다면 탄핵제도가 왜 있어야 하냐?”고 떠들고 있는 판국에

박근혜는 자신이 탄핵될 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하야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탄핵선고 전 하야 가능성은 0%”라고 못박은 것도

그런 한심한 상황인식 때문이었다.

닉슨이나 무샤라프, 후지모리까지 가지 않더라도

박근혜가 최소한 정상적인 머리를 가진 사람이었다면,

그게 아니라도 최소한 남의 조언을 듣는 사람이었다면,

3101122, 전국에서 환호성이 울려퍼질 일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최순실과 김기춘, 조윤선, 안종범 등

국정농단 세력의 주역들은 대부분 구치소에 있고,

수사결과에 따라 나머지 주역들도 감옥에 갈 예정이다.

거센 압력 속에서도 몇 달간 버티며 부패세력을 뿌리뽑을 기회를 준 박근혜,

아무리 그녀가 밉다해도 최소한 이 공로만은 인정하고, 은혜를 갚자.

지금 박근혜가 가장 힘든 점은 당장 갈 곳이 없다는 것인데,

그녀를 위해 하루빨리 적당한 거처를 마련해 주자.

최순실과 김기춘, 조윤선과 만나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그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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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너무 지루해, 장난을 좀 쳐봤습니다.

 

요즘 사정이 좀 어려워 2편은 몇달 걸릴 것 같습니다 ㅋㅋ

 

 

 

다음 시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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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이걸 가지고 글을 쓴 적 있지만,

일본의 세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금 해봅니다.

새가 한 마리가 있는데, 이 새를 어떻게 울리느냐에 대한 내용이죠.

 

한 성격 하는 오다 노부나가는 윽박지릅니다.

이놈, 어서 울지 못할까? 울어! 울란 말야.”

 

교활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새를 구스릅니다.

새야, 울어 주지 않을래? 울면 내가 모이도 줄게.”

 

 

인내심이 강해 결국 최종 승리자가 된 도쿠가와 이에야쓰는

새가 울 때까지 며칠이고 몇 년이고 기다리죠.

 

이 이야기를 응용해 문제를 냅니다.

박근혜 대통령한테 새를 울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요?

 

1) 대포폰으로 전화한다. “순실아, 새 좀 울게 해줘.”

2) 안종범 경제수석을 불러서 호통을 친다.

새 울게 하라고 한 지가 언젠데, 지금까지 뭐한 거야?”

3) 자신의 특기인 거짓말을 한다.

국민여러분, 저는 분명히 저 새가 우는 걸 봤습니다. 꼬끼오 꼬꼬꼬꼬 하고 울었습니다.”

4) 이념타령을 한다.

저 새는 북의 사상에 물든 전형적인 종북조 (從北鳥)입니다.

이런 새를 저한테 울게 하라는 것은 좌파의 음모라고요.”

5) 모르쇠로 일관한다.

국민여러분, 제가 언제 새를 울리겠다고 했습니까?”

6) 동정심에 호소한다.

제가 겨우 새나 울리려고 대통령이 됐는지, 자괴감이 듭니다.”

7) 자신의 특징을 내세운다.

이봐, 새야. 너나 나나 같은 조류인데, 이번 한번만 울어주면 안 되겠니?”

 

어떤 선택을 할지 저도 답이 궁금합니다. 심심풀이로 답 달아주세요! 주관식 환영입니다.

 

* 참고로 조윤선은

의원님, 저는 새를 본 적이 없습니다. 저희 직원이 두 날개로 나는 게 새다, 라고 하기에

그러면 그게 새일 수 있다,고 한 적은 있습니다만,

맹세코 새를 본 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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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 유카와 히데키는 원래 전도유망한 학자였단다.

<천재와 괴짜들의 일본 과학사>에 의하면

졸업 후 오사카 제국대학에 교수로 채용된 그는 기대와 달리 논문을 한 편도 쓰지 못했다.

그와 라이벌이었던 도모나가라는 이는 논문을 여러 편 쓰며 승승장구했으니

유카와가 한결 더 초라해 보인 것은 당연했다.

심지어 그를 뽑은 학과장도 원래 너 안뽑으려고 했는데 이게 뭐냐?”라며 타박을 했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굴욕을 다 참아냈다.

논문을 쓰지 않았을 뿐, 이론물리학자인 그의 머릿속에서는

거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으니까.

결국 그는 중간자의 개념을 도입한 논문을 썼고,

그의 주장이 다른 연구자들의 실험으로 입증되면서 유카와는 결국 194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다.


그 후 그는 연구와 더불어 죽을 때까지 반핵운동에 몸담으며

진정한 지식인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데,

그가 존경받아야 하는 이유는 세간의 평가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연구를 관철시켰다는 점이다.

어려운 중간자 이론을 파고드는 대신

성과를 내기 쉬운 일만 하면서 해마다 열편 이상씩 논문을 써댔다면

석학으로 이름을 날리는 건 일도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그는 당장의 명성 대신 영원히 남을 명성을 택했고,

그 결과는 노벨물리학상으로 돌아왔다.

그 상을 받을 때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나한테 논문 안 쓴다고 했던 사람들, 다 머리박아!”라며

자신을 알아주지 않던 사람들에게 한바탕 퍼붓고 싶지 않았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으로 인해 3년간 갖은 고초를 겪어왔다.

아이들을 포함한 304명의 인명이 희생되는 동안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숱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측은 자신이 그날 뭘 했는지 전혀 밝히지 못했다.

팩트가 없을 때 의혹이 파고드는 법, 곧 여러 가지 주장이 제기됐다.

-정윤회랑 밀회했나요?

-혹시 굿 했나요?

-, 얼굴 리프팅했군요?이 모든 굴욕을 당하면서도 박대통령은 그날의 진실에 입을 다물었다.

심지어 박대통령은 자신이 탄핵을 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도

7시간에 대한 소명자료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결국 포기한 국민들은 우리가 알면 큰일날 그런 일을 한 모양이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직접 말을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의 머릿속에서는

그날의 기억이 선명하게 재생되고 있었다.

그 단서를 처음 대중에게 알린 건 올해 있었던 신년맞이 기습 간담회였다.

거기서 대통령은 중대본에 늦게 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중대본에라도 빨리 가서 현장에서 어떻게 하는지 그걸 해야 되겠다 해 가지고 가려고 그러니까 경호실에서는 제가 어디 간다고 그러면 확 가는 것이 아니고, 적어도 경호하는 데는 요만한 필수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마음대로 움직이지를 못합니다.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중대본에도 조금 무슨 사고가 있었는지, 하여튼 그쪽도 무슨 상황이 생겨서 그렇게 해서 확 떠나지를 못했어요. 그 시간 준비가 다 됐다 할 때 그대로 그냥 달려갔는데.”

헌재에 출석한 이영선 행정관 역시 이 말을 뒷받침했다. 다음은 연합뉴스 기사다.


 

이건 분명 대통령이 중대본에 온다는 걸 알아낸 좌파가 저지른 테러였다.

이제야 세월호 7시간은 베일을 벗었다.

대통령에 대한 테러가 있었다면, 대통령이 중대본에 가지 않고 숨어있는 게 맞지 않은가?

하지만 이 얘기에 주목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좌파에 점령당한 우리 언론들이 이 기사를 외면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탄핵선고를 일주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세월호 사고 당일 대통령이 방문하기 직전에 차량이 중대본 정문으로 돌진해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 당시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수많은 경찰과 견인차가 검은색 차량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특검의 활동이 중단돼 특별한 이슈도 없었기에

이 뉴스는 금방 화제가 됐다.

사람들은 그제서야 탄식했다.

, 바로 저것 때문이었군!”

물론 그 영상은 중대본에 주차된 차를 견인하는 장면이라고 정정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실이 달라진 건 아니다.

정리하면 이렇다.

검은색 승용차가 대통령을 노리고 중대본으로 돌진했는데,

대통령이 도착하지 않아 그냥 주차만 했다.

하지만 그 차가 테러용인 건 알아챈 경찰이 그 차를 견인해 갔다.

대통령을 노린 이 테러로 인해 대통령의 중대본 방문이 2시간이나 늦어졌고,

대통령은 이왕 늦은 거라며 머리 파마를 한 것이다.

 

대통령이 존경받아야 하는 이유는 80%의 국민들이 하야를 외치는데도

그걸 다 뭉개면서 4개월 이상 버티고 있어서가 아니다.

수많은 잘못을 해놓고선 자기가 안그랬다고 우겨서도 아니고,

대국민담화에서마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해서도 아니다.

대통령이 존경받아야 하는 건 중대본 테러를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진작 이 사실을 알림으로써 비난에서 벗어나는 길을 택하는 대신

수많은 매질을 묵묵히 맞았다.

그 차량 주인을 배려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최순실이 시켜서 그랬을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3년이나 지속된 대통령의 침묵은 존경받아야지 않을까?

유카와가 그랬던 것처럼 대통령은

당장의 명성 대신 영원히 남을 명성을 택했고,

그 결과는 다음 주에 발표될 탄핵인용으로 돌아올 것이다.

탄핵이 인용되는 날, 대통령은 자신에게 욕을 하던 사람들에게 이렇게 퍼부어주고 싶지 않을까?

“Ggoggodaik ggoggoggog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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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에 칼럼을 시작할 때, 혹시 잘못돼서 잡혀갈까 두려웠던 난
글 전체를 반어법으로 쓰기 시작한다.
예컨대 윤창중이 성추행을 했을 때는 “윤창중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썼고
박대통령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위대한 지도자’라는 식으로 썼다.
내가 아직 잡혀가지 않은 건 내 반어법을 그대로 믿은 박대통령 덕분인데,
오랜 기간 반어법을 쓴 결과 이 방면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유력 대선후보 안희정 지사는 엊그제 부산대 강연에서 이명박과 박근혜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우리 없는 사람들과 국민들에게 좋은 정치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뜻대로 안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K재단, 미르재단도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사실 대기업들에게서 많은 좋은 후원금을 받아서
동계 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어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박근혜가 재단을 만든 게 선의라고?
문제가 되자 안희정은 반어법이라고 둘러댄다.


과연 그럴까.
반어법 전문가인 내가 보기에 그 말은 반어법이 아니다.
일부에선 그 말을 할 때 청중들이 웃었다며 반어법이 맞다고 우기지만,
청중의 웃음이 반어법의 근거는 될 수 없다 (그들은 박근혜란 단어에 이미 웃기 시작했다).

그게 반어법이 되려면 다음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선한 의지 뒤에 그게 반어법임을 뚜렷이 알 수 있게 만드는 문구가 뒤따라야 한다.
이렇게 말이다.
[박근혜도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어요.
동계올림픽을 빌미로 대기업들에게 돈을 뜯어내
최순실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좋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희정은 ‘선의로 시작했는데 법과 제도를 지키지 않아서 그랬다’라고 결론짓는다.
앞부분이 반어법이라면 이것 역시 그 반어법을 뒷받침해줘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냥 안희정은 박근혜의 선의를 인정한 것이다.
그 뒤에 한 말을 보라.
21세기 지성 운운하면서 선의를 그대로 인정하는 게 새로운 트렌드인 양 말했고,
누구의 주장도 선의로 받아들이는 게 자신의 소신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이런 결론이 나오려면 박근혜의 재단설립도 선의라고 본 게 맞다.


둘째, 평상시 언행이 반어법을 뒷받침해야 한다.
전문가를 참칭하지만, 내가 쓰는 글이 다 반어법이 완벽하게 구사되는 건 아니다.
반어법이 잘 구사되지 않으면 대체로 글이 한심해진다.
내 글에 대해 경향신문에 항의전화를 하는 독자들이 있는 건 그런 이유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내 의도대로 그 글을 이해해 주는데,
그건 내가 평상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주기 때문이다.
안희정의 대선출마 후 언행을 보면, 그가 박근혜를 비꼰 게 맞는지 의심이 든다.
-박근혜 청산에 대해 “해체 수준에 이른 정부를 무슨 청산을 하느냐? 버티는 박 대통령이 신기할 뿐, 박근혜 정부는 이미 끝난 정부다.” <---그럼 박근혜 용서한다고? 무슨 자격으로?
-새누리당도 연정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연정’을 언급하며 “누구든 개혁 과제에 합의한다면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 <---그럴 거면 정권교체는 뭐하러 하는지? 노무현 대통령을 계승한다는 건 국민들 편에 선다는 의미여야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처럼 노무현 대통령이 잘못한 것까지 따라하는 건 계승이 아니다.
-안희정이 아닌 그 대변인의 말이긴 하지만, 이것도 안희정의 뜻으로 봐야지 않을까? “진정 촛불과 태극기로 상징되는 극단의 분열 시기를 치유하고 통합의 대한민국으로 나가길 원한다.” <--- 촛불과 태극기가 과연 동등하게 비교될 만한 것이며, 통합되야 할 것인가?


이랬던 사람이니만큼 재단을 만든 게 선의라는 말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만일 안희정이 노무현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예컨대 이재명이었다면,
저 발언 중 어느 하나만으로도 대선후보에서 탈락했으리라.
안희정은 말한다.
"선의 발언이 논란이 되는 건 선한 의지에 대한 제 이야기를 왜곡했기 때문이다.“라고.
그를 믿고 지지했던 사람에게 논란의 책임을 돌리는 걸 보면
그도 어느새 정치인이 다 된 모양이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이 말을 왜곡해서 듣는다면 그건 말한 사람의 책임이다.
그게 정말 반어법이었고, 선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에게 이렇게 갑질을 하련다.
안지사님, 반어법 함부로 쓰지 마세요. 아무나 쉽게 쓸 수 있는 초식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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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받은 앤디는 재소자에 대해 가혹한 처우로 악명높은 쇼생크 교도소에 갇힌다. 영화 <쇼생크탈출>얘기다. 위대한 작품이 다 그렇듯 이 영화도 우리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데, 이를 위해 줄거리를 조금만 요약해 본다. 은행 부지점장이었던 앤디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간수들의 돈관리를 맡게 되고, 소장의 검은 돈까지 관리하게 된다. 당시 소장은 죄수들을 일터로 내몰고 그 수익금을 착복해 왔는데, 앤디의 등장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된다. 게다가 그 돈의 최종 종착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가공의 인물이니, 혹시 걸려도 쇠고랑을 찰 염려가 없다. 소장으로서는 앤디의 존재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불청객이 끼어든다. 토미라는 이름의 절도범은 감옥에 있을 때 들은 얘기를 앤디에게 해주는데, 같은 감옥에 있던 작자가 앤디의 아내를 살해한 진범이라는 것이다. 정식재판이 열린다면 앤디는 무죄로 풀려날 터였다. 그래서 소장은 상상하기 힘든 방법을 동원하는데, 토미를 으슥한 곳으로 불러내 죽여버린 것이다. 이에 분노한 앤디는 긴 땅굴을 파서 탈옥에 성공하고, 소장 몫으로 돼있던 예금을 찾아 자신이 그리던 곳으로 떠난다. 앤디의 복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앤디는 은행 직원에게 부탁해 소장의 비리가 고스란히 기록된 자료를 신문사에 보낸다. 곧 경찰이 쇼생크교도소에 들이닥치고, 부역자를 체포하는 것은 물론 그 주범인 소장의 방문을 두드린다.


가난하게 살아 돈이 없었던 최태민은 사이비종교를 이용해 대통령의 딸 박근혜에게 접근한다. 사이비종교에 열려있던 박근혜는 최태민을 자신의 구원자로 받아들이고, 그의 딸 최순실까지도 영적 지도자로 여긴다. 결국 그들은 박근혜의 재산을 관리하게 되는데, 최태민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박근혜의 영향력을 이용해 그 재산을 계속 불려나간다. 하지만 뭔가 결정적인 한방이 부족했다. 자신뿐 아니라 후손들이 대대손손 뽑아먹고 살만한 한 방이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돼야 했다. 안타깝게도 최태민은 대업을 보지 못하고 죽지만, 최순실은 아버지의 꿈을 이루어 드린다. 주종목인 문화와 체육은 물론이고 경제와 안보까지, 최순실의 발자취가 닿지 않은 곳은 없었다. 물론 이는 다 박근혜가 대통령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기에 불청객이 끼어든다. 비선실세가 있다는 문건이 외부로 유출돼 세계일보에 보도된 것이다. 여기에 청와대에 파견돼 일하던 박관천 경정이 “우리나라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이라는 천기를 누설하기까지 했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하기보단 최순실과 그의 딸만을 위한 정치를 했다는 게 국민들에게 알려지면 벌려놓은 사업들을 제대로 수확도 못한 채 접는 불상사가 생길 판이었다. 그래서 대통령은 상상하기 힘든 방법을 동원하는데, 세계일보에 제보한 최경위를 자살로 몰아간 것이다. 다행히 수명이 다한 노트북이 JTBC 취재진에게 발각됐고, 이를 계기로 그간 침묵하던 언론과 검찰이 매일같이 후속보도를 쏟아낸다. 결국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국민의 뜻에 밀린 국회는 박근혜를 탄핵했다.


다시 쇼생크탈출. 경찰이 쇼생크 소장의 방문을 두드렸을 때 소장은 방문을 잠그고 열어주지 않는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자 소장은 책상서랍에 넣어 둔 권총의 총구를 자신의 입에 넣고 방아쇠를 당긴다. 최순실게이트는 이와 다르다. 검사가 출석을 요구하자 대통령은 공정성을 문제삼아 거부한다. 특검이 청와대에 들어가겠다고 하자 대통령은 헌법 위반이라며 들여보내지 않는다. 특검이 제시하는 모든 의혹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사실이 아니라며 거부한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억울하다, 엮였다, 라며 언론플레이만 계속하고 있다. 그래도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킨 소장과 달리 대통령의 발버둥은 그저 추하다. 그 광경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는가보다. 그러고보면 자살이란,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 가능한 것 같다. 지금 대통령에게 필요한 건 예의가 아니라 국민의 몽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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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와 정신




새 식구가 생겼다.
우리 집의 다섯 번째 강아지인 ‘오리’는
태어난 지 얼마 안된 녀석이 아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게 귀여워 ‘오리’가 됐다.
원래 난 다른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
오리가 우리집에 온 날이 12월 9일,
대통령의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된 날이다.
게다가 오리가 출생한 날은 10월 29일인데,
그날은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 낸 제1차 촛불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렸던 날이다.
그래서 난 새 식구의 이름을 ‘탄핵’이라 부르자고 했지만
아내의 완강한 반대로 거부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내 말이 맞았다.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녀석에게 왜 ‘탄핵’이라는 굴레를 씌운단 말인가.

게다가 내가 착각한 게 있다.
난 대통령 탄핵이 되면 어느 정도 사건이 일단락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개 이름에 탄핵을 붙이자고 했다)
헌재의 판단도 국민여론에 영향을 받을테니, 그것 역시 시간문제라 생각했고 말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달여 동안 박근혜-최순실과 그 부역자들이 보여준 행태는
그야말로 경이로웠다.





1) 박대통령의 뻔뻔함
국회가 합의하면 물러나겠다고 할 때만 해도 혹시나 했는데
이분은 인간의 밑바닥이 어디까지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렇게 잘못한 게 없으면 대국민 사과는 도대체 왜 한 것일까?
뻔뻔함으로 한시대를 풍미한 전두환이 초라해질 정도인데,
성형시술로 얼굴이 빵빵해지는만큼 뻔뻔함도 커지는가 싶다.


2) 핵심증인들의 거짓말
청문회와 그밖의 신문기사들에서 내가 본 것은 엄청난 양의 거짓말이었다.
“학점 부여라든가 이런 것은 교수 개인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라며
정유라에 대한 특혜를 부인했던 김경숙 전 이대학장을 비롯해서
맹연습 후 귀국해 준비된 거짓말을 읊고 떠난 조여옥 대위,
모른다로 일관한 김기춘과 우병우 등등,
가끔 궁금해진다.
이들을 상대로 거짓말 대회라도 열면 누가 1등할까?


3) 박사모 (꼭 카페에 가입하지 않아도 지금까지 박근혜 편을 들면 박사모라 칭한다)

언제 강의를 갔다가 귀가하려는데, 청중 한 분이 차를 태워달란다.
그분과 나눈 대화.
박사모: 촛불집회 가면 일당 5만원씩 준답니다.
나: 엥? 전 못받았는데요?
박사모: 교수님이야 돈 안줘도 나올 분이니 안준 거죠.


엊그제 60대 여성이 보낸 메일의 일부다.
그때 그분이나 이분이나, 말 그대로 확신범이다.
자신이 틀렸을 수 있다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 것,
이건 사이비종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1992년인가 지구가 망한다며 종말론을 펴던 아이 (10대 초반 추정)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나: 그래, 지구가 안망하면 그때 사과할래요?
그 아이: 지구가 왜 안망해요?
나: 혹시 안망할 수도 있잖아요.
그 아이: 그런 일은 없어요.
그 아이와 박사모가 매우 닮지 않았는가?


4) 법위에 있는 최순실
난 국가기관에서 부르면 일단 쫀다.
죄가 없음에도, 단순히 참고인임에도 그랬다.
다른 일이 있어도 그들이 원하는 날짜에 나갔다.
하지만 최순실. 이영선. 윤전추. 우병우 등등을 보면
나와는 다른 인간이란 걸 알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이 지은 죄 때문에 국가기관의 출석요구를 받으면
일단 안나가는 걸 원칙으로 한다.
그러다 나가는 게 유리하다 싶으면, 그때서야 나간다.
정신적 충격 어쩌고 하면서 특검의 요구에도 불응하는 최순실이
공판에는 모습을 드러내는 게 대표적인 예다.
이영선. 윤전추는 청문회에서 부르니 연가를 내고 안갔고,
이재만과 안봉근은 아예 잠적했다.
그러다보니 엊그제 헌재가 불렀을 때 나와준 윤전추에게 고마운 느낌이 들 정도.

내가 이상한 거였나.



종합
박근혜가 탄핵되면 모든 게 다 끝이라는 착각은 그만해야겠다.
이들의 권력은 아직 잘 작동되고 있고,
그 세력은 언젠가 있을 반격을 준비 중이다.
우리가 눈을 부릅뜨고 그들을 감시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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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 6, 7차례 전화로 사고 상황을 보고하고 지시도 받았다.”
그간 침묵하던 김장수 주중대사가 결정적인 진술을 했다.
그는 대통령이 평소 즐겨하던 서면보고 대신 전화통화를, 무려 6-7차례나 했다!
그의 말을 더 들어보자.
[김 대사는 오전과 오후에 걸쳐 통화하는 동안 대통령의 음성이나 음색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변화가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세월호 참사에 대면 보고가 아닌 서면과 유선 보고를 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청와대 상황실이 너무 복잡해 (대통령이) 와도 설명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2016-11-29 구자룡특파원 보도).]

그의 얘기를 듣고나니 대통령이 프로포폴에 취해 비몽사몽이었다는 세간의 의혹이 말끔히 사라진다.
그의 말에 따르면 청와대 상황실이 복잡해 대통령이 와봤자 방해만 되고,
설명해봤자 알아듣지도 못할테니 그냥 관저에 계시라고 한 듯하다.
주군을 모시는 사무라이의 따뜻한 배려심이 느껴져 나까지 마음이 푸군해진다.

 

그래도 아쉽긴 하다.
그는 이 중요한 사실을 이제야 얘기하는 것일까?
이 사실을 진작 밝혔다면 7시간 의혹을 해명하느라 청와대가 진땀을 흘리지 않아도 됐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추리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그의 마음이 이해될 것이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명탐정 포와로를 보라.
사람들로 하여금 ‘도대체 누가 범인일까?’ 마음껏 잘못된 추리를 하게 한 뒤
짠 하고 나타나 “범인은 운전기사지롱!”이라고 밝힘으로써 존경을 받지 않는가.
그러니까 김장수는 포와로가 되기 위해 무려 2년6개월을 버티며,
굿을 했다느니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등의 설들을 즐겼던 거다.

 

그의 해명 중 가장 놀라운 점은 대통령께서 “유리창을 깨서라도 구하라는 말은 들은 것 같다”는 대목이다.
갇힌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유리창을 아까워하지 말고 그냥 깨라는 것,
이건 보통 사람들은 감히 생각도 못할 놀라운 아이디어가 아닌가!
물론 깨진 유리창을 보상해 줄 수 있는 재력이 있으니까 가능하겠지만,
그래서 김장수의 다음 말은 아쉽다.
[유리창을 깨서라도 구하라는 지시가 현장에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는 “했다면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으로 했을 텐데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지시가 현장에 전달됐다면 갇혀있는 아이들을 상당수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김장수는 왜 이런 중요한 지시를 해경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을까?
너무도 아쉬워 가슴 한구석이 아파온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유리창을 깨라는 얘기를 한 것으로 보아 대통령은 아이들이 갇혀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나본데,
오후 5시가 넘은 시각에 부은 얼굴로 중대본에 나타나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듭니까?”라는 희대의 명언을 한 건 도대체 뭐란 말인가?
세심한 김장수는 여기에 대해서도 막힘없이 답변을 한다.
[김 대사는 “‘이노슨트 와이(innocent why)’ ‘순수하게 왜 그러냐’는 뜻으로 물은 것”이라고 답했다.]
이노슨트 와이, 이 말을 들으니 중학교 때 영어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기억을 더듬어 선생님의 말씀을 옮겨본다.
[우리에겐 낯설지만, 선진국에선 이노슨트 와이가 기본 덕목이야.
예를 들어 경찰이 실종된 남자를 찾고 있었다고 해봐.
그런데 한 경찰이 그 남자의 시체를 발견해 서장에게 신고해.
그럼 그 서장이 ‘시체 찾았으니 이제 수색은 중단해’라고 하면 그는 후진국 서장인 거야.
선진국 서장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아.
7시간 정도 더 수색을 하게 한 뒤 갑자기 현장에 나타나서 이렇게 말하는 거지.
“남자가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듭니까?”
다른 경찰들은 이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지.
‘저, 아까 케빈 경관이 남자의 시체를 찾았잖아요. 서면보고도 몇차례 했는데...’같은 엉뚱한 소리나 해댈 거야.
그러면 서장이 이렇게 답하는 거야.
“나도 알아. 내 질문은, 이노슨트 와이야.”]
그러면서 영어선생은 덧붙였어.
우리나라에서 이노슨트 와이를 들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된다고.
김장수의 말을 들으니 우리나라가 드디어 선진국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김장수는 세월호 사건 당시 국가안보실 실장이었다.
세월호 사건이 났을 때 국가안보실은 정말 중요한 일을 했는데,
VIP에게 보고한답시고 영상을 빨리 보내라고 여러 차례 해경을 독려했다.
이쯤되면 나름 자기 할 일을 다한 것이지만
사고 자체가 워낙 크다보니 김장수는 억울하게 실장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능력은 그를 계속 야인으로 머물게 하지 않았고,
사표 후 일년도 안된 이듬해 3월, 그는 주중대사가 됐다.
이노슨트 와이를 이해하는 몇 안되는 한국인 중 하나인 그가
주중대사라는 자리에 간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가 주중대사로 간 뒤 우리와 중국의 관계가 아주 각별해 진 것도 그에게 감사할 일이지만,
바쁜 와중에 이렇게 대통령을 구하러 와준 것은 더 고맙다.
1948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69세,
그가 더 오래도록 국가를 위해 일해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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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국 대변인님께

요즘 많이 힘드시리라 생각합니다.

하루도 쉬지않고 나오는 의혹들을 괴담으로 치부하며

진실성 없어 보이는 말을 해명이라고 하시는 걸 보면,

말벌집 채집보다 훨씬 더 힘든 극한직업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발기부전제라는 걸 세상이 다 아는 마당에

비아그라를 고산병치료제로 속여야 하고,

잠이 보약” “내가 뭘 잘못했는데요등등

대통령이 한 말을 안했다고 우겨야 하니 말입니다.

 

더 안타까운 건,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만든 그 해명들을

국민들은 전혀 믿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거짓말이라는 것도 상대가 믿기를 바라고 하는 건데,

이런 식으로 죄다 거짓말이라는 걸 들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제가 기생충을 많이 상대하다보니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요령을 좀 아는데요,

걸려도 괜찮은 것들은 좀 인정하시길 바랍니다.

예컨대 길라임이란 닉네임을 대통령이 만들었다는 건 루머고,

해당 병원 간호사가 만들었다고 해명한 적 있지요?

일개 간호사가 감히 대통령의 닉네임을 만든다는 건 상상이 안가고,

대통령께선 드라마 매니아로 알려져 있으니

직접 만들었을 확률이 더 높지 않습니까?

전 길라임을 대통령이 만들었다고 해서 그게 욕먹을 이유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드라마가 하나 뜨면 다들 그런 식으로 닉네임을 만들거든요.

그런데 이런 사소한 것까지 인정을 안하고 거짓말을 해버리면,

대변인님이 하는 모든 말을 안믿을 거 아닙니까?

 

소설가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는 소설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책입니다.

거기 보면 이런 말이 나와요.

자질구레한 모든 요소가 사실적이면, 거짓된 결론을 사람들은 저절로 믿게 된다.” (73)

큰 거짓말을 위해선 자질구레한 것들은 진실이어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비아그라라든지 내가 뭘 잘못했는데요같은 말은 철저히 거짓해명을 하더라도

잠이 보약이라든지 길라임같은 것들은 과감히 인정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이 그래도 이 사람은 거짓말을 하진 않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요.

이렇게 신뢰가 쌓인 뒤 대변인님이

대통령은 세월호의 7시간 동안 프로포폴에 취해 있었다라고 말하면

다들 믿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앞으로는 약간 불리한 사실들은 그대로 인정해 주시거나,

굳이 해명하려고 하지 마세요.

청와대에 새로 만든 팩트체크’, 그것도 당장 없애세요.

다들 구라체크로 아는데 거기에 시간을 쏟을 필요가 뭐가 있나요?


앞으로 사소한 의혹엔 이렇게 대응해 달라고 예를 듭니다.

-길라임 작명; 대통령님이 지은 게 맞습니다. 대통령님이 드라마 매니아거든요. 한번 꽂히면 관저에 틀어박혀 하루종일 본다니까요. 문화를 사랑하는 분이신 거죠.

-비아그라 구입; 대통령님 주변에 죄다 나이든 사람들밖에 없잖아요. 더 묻는 건 사생활 때문에 안됩니다. ,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게 맞아요.

-잠이 보약이란 발언에 대해; 어차피 할 일도 없는데 그럼 뭐합니까? 참고로 대통령님은 자신이 잠자는 관저의 공주인 줄 알아요.

-기업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것에 대해; 대통령님은 돈을 뜯고 나면 이렇게 말씀하셨죠. ‘이래서 내가 대통령이 되려고 했던 거 아닙니까?’


 

이제 김영재 원장님께 한 말씀만 드릴게요.

원장님은 세월호 당일에 골프치러 갔다고 하면서 하이패스 기록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프로포폴을 쓴 기록이 공개되니까 장모님한테 썼다고 했습니다.왜 그때 말하지 않았냐고 하니까 정신이 없어서 그랬다고 했고요.

증거를 들이대면 또 다른 말로 둘러대는 것,

이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프로포롤을 썼는데 10-20분만에 모든 걸 다 끝낼 수 있는지 의문이지만,

장모님이 왜 굳이 휴진하고 골프 가는 사위를 붙잡고

다른 날 해도 되는 시술을 했을지 더욱 의심이 갑니다.

장모님이 간 적이 없다고 부인하시면 또 다른 사람을 언급하겠지요?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온 차움병원 원장은 의료인은 거짓말을 안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의료인이 상대적으로 거짓말을 안하는 건 사실일 겁니다.

거짓말은 필요한 사람이 하는 건데, 의료인에겐 거짓말의 필요성이 별로 없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번에 보세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차움병원 병원장 (내부 제보자에 의해 거짓말인 게 탄로났죠),

그리고 김영재 원장님까지, 막상 일이 터지자 관련된 모든 의료인들이 거짓말을 하죠.

 

지금 국민들이 제일 알고 싶은 건 박대통령의 7시간입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거기에 대해 진실을 얘기하지 않는 게 참 희한합니다.

그날의 진실이 뭐든지간에 이미 대통령은 사실상 끝난 분이거든요.

김무성을 보세요. 침몰하는 배라고 생각하니 잽싸게 탈출하지 않습니까?

사정이 이렇다면, 국민들의 궁금증이나 속시원하게 풀어주십시오.

진실을 알 위치에 있는 의료인이 침묵함으로써

국민들이 화병으로 쓰러지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최순실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지요.

의리 지키니까 내가 이만큼 받고 있잖아.”

혹시 원장님도 박대통령한테 받을 게 더 많아서 거짓말로 감싸주는 건가요.

부탁드립니다.

이미 땅에 떨어진 의료인의 긍지를 원장님이라도 좀 지켜 주십시오.

후배 의료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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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7시간을 밝힐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것이 알고싶다 (그알) 11월 19일 방영분은
실망스러웠다.
차움병원 관계자로부터 제보를 받은 대목에서 ‘이제 뭔가 나오려나보다’ 기대했지만
결국 새로운 얘기는 거의 없다시피 한 채로 끝내 버리고 말았다.
다소 신선한 뉴스가 있었다면 그건 이명박 대통령이 매우 정상적인 것처럼 보였다는 것.
‘그알’ 시청자게시판엔 실망스럽다는 소감이 줄을 잇는다.
아래는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 본 찌라시다.



1) 왜 청와대 관계자들은 7시간에 대해 밝히지 않을까?
-관계자 A씨; 사실 우리는 그날뿐 아니라 평소에도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어차피 하는 일도 없으니 눈에 안보여도 굳이 찾으려 하지 않는 거죠.
-니; 그럼 몰라서 못 밝히는 거네요.
=A씨; 네. 저희야 모르죠.


2) 문제는 김기춘이다
-나;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했는데요.
=관계자 C씨, “다른 사람은 그럴 수 있어도
비서실장이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대통령 혼자 놔두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니 감시 차원에서 비서실장을 임명한 거거든요.
그런데 7시간 동안 대통령을 혼자 방치했다?
이건 비서실장의 직무유기죠.
-나: 왜 방치했다고 생각하나요?
=C씨; 아무래도 나이든 사람을 쓰니 기력이 딸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통령도 감시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지라 나이든 비서실장을 선호합니다.


3) 세월호 당시 대면보고를 안한 이유
=관계자 B씨: 이건 자랑은 아닙니다만 저희 대통령께서는 대면보고를 하나 서면보고를 하나 별 차이가 없어요. 어차피 못 알아들으시거든요.



-나; 세월호 때도 그러셨나요?
=B씨; 그때는 더 그렇죠. 사고 때문에 다들 바빠서, 대면보고할 시간이 없었어요. 어차피 ‘최선을 다하라’ 같은, 도움 안되는 추상적인 지시나 할텐데요 뭐.
-나; 중앙대책본부에 왔을 때 대통령이 사태파악을 전혀 못하고 있었잖아요. 대면은 아니라도 15차례나 보고를 받았는데, 갇혀 있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더군요.
-관계자 B씨;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늘 그러셨으니까요.
-나; 그럼 중대본 가기 직전에 미리 할 말을 만들어줬어야죠.
-관계자 B씨: 당연히 말씀드렸죠. 근데 그 10초 사이에 까먹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4) 지난 행적을 밝혀 달라는데 왜 경호상 문제라고 핑계를 댈까?
-박사모 A씨: 이건 비밀인데요, 우리나라 좌파들에겐 타임머신이 있어요.
그래서 언제 어느 시점에 대통령이 거기 있었다 하면,
종북단체에서 사이보그를 과거로 보내 대통령을 암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쉿, 그들이 와요! 어서....





5) 그날 대통령은 집무실에 있었다?
-나; 오늘 해명한 걸 보니까 그날 대통령은 집무실에 있었다는데
이렇게 떳떳한데 그 동안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이유는 뭔가요?
=관계자 A씨; 박대통령도 대통령이기 이전에 여자입니다. 사생활이 있다고요. 그래서 그간 어떤 정보요청에도 응하지 않은 겁니다.
-나: 근데 집무실에 있던 거 정말 맞아요?
=관계자A씨;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있는 곳이 관저고, 곧 집무실이라고. 가령 대통령이 피부과에서 프로포폴을 맞고 있다면, 피부과가 곧 관저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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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에서 칼럼니스트로 데뷔한 이래 요즘처럼 무력감을 느낀 적이 없는 것 같다.
나름 잘 썼다고 생각한 글마저 보는 이가 거의 없어서다.
사람들은 칼럼을 안보고 뉴스만 본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 역시 뉴스가 재밌다.
다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최순실의 전지전능함을 느낀다.
승마협회, 이화여대, 미르재단, 서울대병원, 독일 비덱에 이어 베트남총영사까지,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어쩜 그리도 많은 분야를 해먹었는지,
혼자서 이 많은 걸 했다는 게 도대체 믿어지지 않는다.
그는 어쩌면 영험한 무당이라 분신술을 행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건 청와대와 그 관련자들의 구라의 향연을 보는 것,
시간순서에 따라 달라지는 그들의 반응은 보는 이에게 큰웃음을 선사한다.
몇 명만 예를 들어보자.

1. 김희정 전 여성부장관.
과거: 정유라는 모든 대회에서 1등만 했습니다! 이런 선수를 부모님이 누구라고 해서 모욕한다면 문체부가 나서야 하는 거 아닙니까?
현재: 혼자 나와서 1등 했는지 내가 알았냐?
* 그럼 알아보지도 않고 옹호했냐?


2. 이원종 전 비서실장
과거: 최순실이 연설문을 고쳐줬다니, 봉건시대에도 없는 노릇. 상식 있는 사람이면 누가 그 말을 믿겠냐?
현재: 몰랐다. 내가 그걸 알았다면 그런 말을 했겠냐?
* 그럼 알아보지도 않고 반박했냐?


3. 정호성 전 비서관
과거: 최씨에게 대통령 보고자료를 전달한 적이 없으며, 최씨 사무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현재: “검찰이 확보한 정호성 전 비서관의 통화 녹음 파일에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에게 연설문 초안을 전달하라는 지시 사항도 녹음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순실 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내용도 있다고 전해지는데, 검찰도 깜짝 놀랄 정도의 말투였다고 합니다.”
* 사무실을 모른다면서 보고자료는 어디로 전달했을까? 설마 최순실이 매번 와서 받아간 것?




4. 박대통령을 18년 보좌한 이재만 전 비서관
2015년 1월 9일, 당시 민주당 서영교 의원과의 대화
서영교: 최순실씨를 만난적있습니까 ?    
이재만: 정윤회씨가 비서실장할때 인사를 나눈 적 있습니다.
서영교  :  그 후에도 최순실씨를 만난 적이 있습니까 ?
이재만  :  만난 기억이 없습니다
서영교  :  만난사실이 없는게 아니고 기억이 없는거죠 ?
이재만  :  그런 기억이 없습니다
* 박대통령과 최순실이 죽고 못사는 사이인데, 최측근인 이재만이 본 적이 없다면 이재만은 박대통령도 본 적이 없다고 할 사람인 듯



5. 김종 전 차관
과거: 최순실 씨는 물론 조카 장시호도 모른다.
장 씨 법인에서 일했던 관계자, “나 “논현동 한 카페에서 김종 문체부 전 2차관과 최순실이 만났다. 김종 차관이 최순실 씨와 안에서 면담을 했고, 장시호 씨는 밖에서 기다렸다.” “장씨에 의하면 이모인 최순실 씨와 김종 차관은 말이 잘 통하는 사이라고 했다”
* 박대통령 밑에서 차관 하려면 모르는 사람과도 말이 잘 통해야 하는가보다



6. 이대 총장 & 청담고 교장
과거: 정유라에게 특혜를 준 적이 없다.
현재: 학사관리를 잘 못한 건 맞지만 특혜는 아니다.
* 출석 안해도 학점 주고 진급시켜 준 게 특혜가 아니면, 도대체 뭐가 특혜?


7. 안종범 전 비서관
과거: 최순실 씨를 모른다.
검찰 출석 당시
기자: 기금 모금 관련해서는 본인의 판단입니까?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대행한 것입니까?
안종범: 검찰에서 모두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자: 재단 출원금 모금은 강제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안종범: 검찰에서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자: 지금도 최순실 씨 모르십니까?
안종범; 검찰에서 모두 다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이분을 보면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는 옛말이 떠오른다. 최순실. 박근혜 주범, 안종범은 종범이라잖은가.


8. 청와대경호팀 & 다시 이원종
10월 21일 이훈의원: 최순실 씨 청와대 왔다간 적 있습니까 없습니까?
이원종: 제가 알기엔 없습니다. 본 일도 없고 들은 일도 없습니다.
이훈: 경호처장에게 여쭤볼게요. 누가 들어오면 기록이 다 남습니까?
경호처장: 모두 기록이 남습니다.
이훈: 청와대 근무자가 뒷좌석에 다른 사람 태우면 청와대 들어갈 수 있습니까?
경호처장: 들어갈 수는 있는데 기록은 남습니다.
* 그런데 현실은 이영선 행정관이 운전하고 최순실은 뒷좌석에! 이원종 씨, 당신 청와대에서 근무 안했지!




9. 구라의 몸통은 역시 박대통령.
-과거: 최순실 관련 의혹제기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언급할 만한 일고의 가치가 없다.’
-jtbc가 태블릿PC에 실린 증거를 보도한 뒤; “최순실로부터 연설문 도움 받았다. 하지만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성된 뒤에는 그만뒀다.” “저로서는 좀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
-하지만 그 이후에도 최순실이 대통령과 합작해 수많은 비리를 저질렀다는 게 드러나자;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이런 자괴감이 들 정도”
* 모든 게 다 최순실 탓? 이건 엄연히 박근혜 게이트라고요.

-담화 도중에는 “저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듭니다”
-그런데 종교계 인사를 만난 자리에선 “잠이 보약”
* 잠 잘주무셔서 좋으시겠어요


-담화 도중엔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선임한 변호사에 따르면; “사건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조사 시기를 연기해 달라” “박 대통령을 조사한다면 되도록 서면조사를 하고 부득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면 받아들이겠다” “대통령이 임기 중 수사를 받으면 국정이 마비되고 국론이 분열될 수 있어 조사가 부적절하다”
-하지만 역시 하이라이트는 다음 대목, “박 대통령이 대통령이기 앞서 한 사람의 여성이라는 점 또한 양해해주시기 부탁드린다”
* 여성이기 앞서 대통령이라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10. 박근혜 스무고개
사람들의 의혹: 박근혜는 세월호 7시간 동안 뭐했을까? 7시간만에 나타나서 한 말을 보면 전혀 보고받은 것 같지도 않은데.
김기춘 비서실장; 어디 있었는지 나도 모른다.
산케이신문; 혹시 정윤회랑 있었니?
청와대; 틀렸어!
사람들; 그러면 굿 했지? 그날이 최태민 기일을 앞둔 때였잖아.
청와대: 굿은 절대 아니지롱.
사람들; 그렇다면.... 피부 댕기느라 프로포폴 맞았구나?
청와대; 그것도 아니지롱. 약오르지? 맞춰봐.
사람들: .....
* 뭘 했는지 속시원하게 밝히면 될 텐데, 그걸 밝히느니 욕먹는 게 낫다고 하니 그냥 욕이나 해줍시다.


아래는 보너스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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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는 대통령 권한을 날로 먹으려는 것.”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박사모)이 입을 열었다.
모두가 박대통령을 욕할 때 그의 편이 돼주는 게 박빠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이제라도 박사모가 입을 연 건 박빠스러운 행동이다.
게다가 박사모는 100만까지 추정되는 촛불집회의 인원에 대해서
‘언론이 뻥을 친 것일 뿐 실제는 10만명밖에 오지 않았다’며 말하기도 했는데
이는 사이비종교를 믿으면 세상 전반에 대한 판단력이 흐트러진다는 증거다.


하지만 아무리 박사모라고 해도 모든 말을 다 헛소리만 할 수는 없는지라,
야당에 대한 그들의 지적은 가슴에 와닿는다.
“탄핵할 자신도 없으면서, 탄핵 역풍은 두려워하면서, 위헌과 공갈과 협박만으로 정권을 강탈하려는 것에 진저리가 난다.”
이 말에 십분 공감하는 것이, 나조차도 야당이 지금 뭘 하려는지 모르겠어서다.
촛불집회 때 김제동이 제대로 지적한 것처럼
박대통령은 국민에게서 빌린 권력을 최순실에게 갖다바침으로써
헌법 1조를 비롯해 수많은 헌법조항을 유린했다.
이에 분노한 국민들은 거리로 나섰고,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야당,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대통령의 2선후퇴, 책임총리 등등 같은 편이 보기에도 뭘 요구하는지 모를만큼 모호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바보같은 행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에게 반격할 시간을 벌어줄 뿐이다.


박대통령은 절대 스스로 하야하지 않는다.
최순실과 차은택이 서둘러 귀국해 검찰조사를 받는 것은
그래도 박대통령 임기 동안 수사를 받는 게 훨씬 더 유리하리라는 계산 때문이다.
그걸 알면서도 국민들이 하야를 외치는 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어서다.
국민의 뜻이 이렇다면 야당은 2선후퇴처럼 가능성 없는 얘기는 그만하고
당장 탄핵소추 발의를 하는 게 맞다.
탄핵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까, 탄핵을 하면 지난번처럼 역풍을 맞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제발 좀 접어두시라.
새누리당의 비협조로 탄핵안이 가결되지 않는다면 그때 다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며,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대통령의 생명줄을 연장한다면,
그때도 국민들이 나설 것이다.
제1 야당이 촛불민심에 편승해 눈치나 보는 모습은 정말이지 진저리가 난다.


지난 촛불집회 때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여자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한 게 자괴감이 들고 괴로우면 그만 두세요.”
국민의 뜻을 받아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게 공당의 역할이라면,
더불어민주당은 제발 이 아이의 소원을 이루어 달라.
어영부영하다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심지어 사이비광신도집단인 박사모에게까지 비아냥을 받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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