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권하는 사회'에 해당되는 글 250건

  1. 2016년의 친박, 2018년의 문빠 (204)
  2. 이재명이 문빠의 새 타깃이 된 이유는? (150)
  3. 나의 엠팍 유랑기 (겁나 깁니다) (50)
  4. 나도 정봉주가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믿는다 (221)
  5. 이런 대통령이라니 (67)
  6. 김어준의 미투발언이 아쉽다 (70)
  7. 우리나라는 사기공화국이다 (34)
  8. 우리나라가 갑질공화국인 이유 (61)
  9. 극성 문빠의 바쁜 하루 (167)
  10. 저수지 게임을 봅시다 (41)
  11. 문빠가 미쳤다 (1643)
  12. 낚시배 사고와 언론, 그리고 문빠 (68)
  13. 한남충박멸협회가 필요하다 (275)
  14. 슈퍼스타 이국종에 대한 아쉬움 (58)
  15. 손아람 살해특공대는 왜 조직되지 않는가? (95)
  16. 조기숙 교수님, 감사드립니다 (44)
  17. 경향신문을 공격하는 문빠들 (290)
  18. 난 합의가 싫어요 (7)
  19. 이명박을 재평가해야 한다 (11)
  20. 박근혜와 문재인의 눈물 (13)
  21. 아쉬운 영화, 택시운전사 (58)
  22. 서울로와 청계천 (7)
  23. 5대비리 배제공약 재고하자 (18)
  24. 자유한국당의 마지막 의인 (9)
  25. 대통령님, 70대의 투표를 재고해 주십시오 (86)
  26. 아내의 김치찌개 (37)
  27. 고마워요 박근혜 (12)
  28. 저질극화: 근혜의 여자 1편 (6)
  29. 박근혜는 새를 어떻게 울릴까? (10)
  30. 7시간의 비밀이 밝혀지다 (55)


2016년 총선은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으로선 지려고 해도 지기 어려운 선거였다.
당시 야당은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었고,
그나마도 대권에 욕심이 생긴 안철수가 당을 깨고 나가 여럿으로 분열된 상태였다.
위기감을 느껴 추진한 단일화 전략은 실패로 끝났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새누리당은 압도적으로 1당이 될 것으로 추측됐고,
과반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180석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새누리당은 과반수는커녕
겨우 122석으로 더불어민주당에게 1당을 내주는 신세가 됐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추종하던 친박들은 인지도나 능력을 따지는 대신
자기네 세력을 한 명이라도 더 공천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새누리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 유력한 TK 지역이 특히 그랬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현 바른미래당 유승민이다.
대구에서만 3선을 했던 유승민은 국회법 개정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맞서는 모습을 보여 친박의 미움을 샀고,
결국 공천에서 탈락하고 탈당하는 신세에 몰렸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는 유승민을 거론하며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는 이례적인 요구를 유권자들에게 했고,
조원진은 친박인사의 지원유세에 가서 자신이 진실한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며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이건 비단 TK에서만 일어난 일은 아니었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서울 송파을에선 박근혜의 변호사를 맡았던 유영하가 공천됐는데,
당시 지지율 여론조사를 보면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이 37.7%, 유영하 4.5%로 상대가 안 되는 수준이었다.1)
 

압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이런 만용을 부려도 될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이에 진절머리가 난 유권자들은 앞 다퉈 투표장에 가서 새누리당을 응징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부산의 지역구 18곳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후보 5명이 당선되는 등
새누리당의 텃밭이라 할 부산과 대구, 그리고 서울 강남에서 야당후보들이 약진한 것이다.
이 승리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가져오는데,
바로 그 해 터진,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바로 그것이었다.
국민들은 주말마다 광화문에 모여 ‘대통령 물러나라’를 외쳤다.
결국 야당의 주도하에 대통령 탄핵안이 상정됐고, 결국 국회를 통과한다.
생각해 보자.
2016년 총선에서 야당이 과반수를 얻지 못했다면, 그래도 탄핵안이 통과될 수 있었을까?
국민의 요구가 워낙 거셌으니 어렵사리 통과됐을 수도 있지만,
지금도 그게 정치보복이라 주장하는 자한당의 행태로 보아 부결될 가능성이 더 컸다고 본다.
만일 그랬다면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물론이고 4월 27일에 있는 남북정상회담도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2018년, 이제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바라보고 있다.
자한당은 더 이상 지리멸렬할 수가 없을 정도여서,
지방선거의 꽃인 서울시장에 공천할 후보를 찾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다 (오죽하면 김문수냐?)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2016년 친박이 총선을 망친 것처럼, 문빠들이 나서서 2018년 지방선거를 망치고 있어서다.2)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참모인 전해철이 경기도지사에 나선 게 그 신호탄,
문빠들은 그를 당선시키는 것에 이번 지방선거의 사활을 걸기로 했다.
지방선거는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치러지지만,
문빠들에게 지방선거는 오직 경기도지사 뿐이다.
민주당 내 적합도는 전 성남시장 이재명이 상대가 안될 정도로 높고,
자한당 후보인 남경필과의 가상대결에서도 이재명이 압승인 반면
전해철은 접전이다.
[경기도지사 가상대결 조사 결과, 이재명 전 시장은 62.9%, 남경필 도지사는 20.9%를 기록했다. 둘의 지지도 차이는 3배가량 된다. 전해철 의원은 남 지사와 37.8%대 30.5%로 7.3%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3)]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전해철이 국회의원 2선을 하는 동안 별로 보여준 것이 없는 반면
이재명은 성남시장을 하면서 행정능력을 인정받은 게 컸다.
물론 문빠들은 이재명의 인지도를 언론플레이의 결과로 폄하하며,
“홍보를 안해서 그렇지 전해철이 이재명 보다 우위 아니면 동급”이라고 우겨대지만,
그 말에 동조하는 이는 별로 없다.
언론플레이 역시 정치인의 능력에 포함되는 것이며,
깜도 안되는 것을 가지고 언론플레이를 해봤자 먹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지도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문빠들은 이재명을 타깃으로 삼아 ‘네거티브’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재명이 성남시장과 대선경선을 치르면서 어느 정도 검증이 된 터라,
문빠들의 네거티브에 공감하는 이들은 오직 문빠들 뿐이다.
그러다보니 엠팍이나 정치신세계 등 문빠 사이트에선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1) 문빠가 이재명을 욕하는 글을 쓴다.
2) 문빠들이 동조하는 댓글을 단다.
3) 지지율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다.
4) 문빠들은 의아해한다. “이렇게 이재명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은데 지지율은 왜이래? 이거 조작 아니야?”
뮨빠들이 최후의 보루로 매달리는 게 소위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인데,
아무리 봐도 거기서 문빠들이 원하는 뭔가가 나올 것 같진 않다.

                                                                                      문빠 팟캐스트인 정치신세계는 허구한 날 이재명을 욕하는 것에 열을 올린다.

 


신기한 것은 2018년의 문빠가 2016년의 친박과 놀랄만큼 흡사하다는 점이다.
친박이 총선승리보다 자기네 사람을 꽂는 데 열심이었던 것처럼,
문빠들 역시 지방선거 승리보다 친문인 전해철을 경기지사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심지어 그들은 이재명이 후보가 되면 남경필을 지지하겠다는 말까지 하는데,
이건 문빠들이 민주당의 이익보다 문빠의 당파적 이익을 더 챙긴다는 뜻이리라.
문제는 다음이다.
이번 지방선거야 어찌어찌 이긴다 해도,
제1당을 놓고 겨룰 재보궐선거, 그리고 2020년 총선에서 문빠들이 기승을 부리고,
그게 선거 패배로 이어지지나 않을지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문빠들의 행태에 진절머리가 난다는 고백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지만,
문빠들은 여전히 자기들이 절대 선이라며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있다.
문빠들에게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걱정하다보니,
약 하나로 퇴치되는 기생충이 훨씬 더 인간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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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시스, “나는 들러리였다"···박종희 전 의원, 새누리당 공천 비화 공개” 2018-3-6
2) 문빠 = 문대통령의 아몰랑 지지자. 정상적인 지지자와는 완전히 다름.
3) 오마이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여론조사 1위... 남경필과 격차는” 2018-4-9
 

 

 

“내 아내는 끌어들이지 말라”
이재명 전 성남시장 (이하 이재명)의 절규는 소위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아몰랑 지지자를 뜻함. 정상적 지지자와는 다른 존재-의 만행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재명은 경기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졌는데,
당내 경쟁자인 전해철 의원 (전해철)을 공격한 트위터 계정 @08_hkkim이
이재명의 부인인 김혜경 씨의 것이라는 게 문빠들의 주장이다.
이것 말고도 문빠들은 하루에도 수십개씩 이 전 시장에 대한 비난글을 올리며
그를 쓰레기로 만드는 데 여념이 없다.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가 이렇게 이슈가 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천만 인구의 장이니 어느 정도 관심거리가 되는 건 당연하지만,
상대 당 후보와의 경쟁이 아닌, 같은 민주당 후보에 대해 이렇게까지 과열된 모습을 보이는 건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다.
이유는 딱 한 가지, 전해철이 문대통령이 아끼는 3철 중의 하나인 골수 ‘친문’인 반면
이재명은 지난 대선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를 공격했던 골수 ‘반문’이어서다.

 

 


물론 이재명은 문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긴 뒤 대통령에게 적극 협조해
한 네티즌으로부터 ‘문빠로 전락해 실망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고,
문빠들이 혜경궁 김씨라고 부르며 조롱하는 이재명의 부인은
지난 대선 때 현 영부인과 함께 봉사를 다니며 당선에 일조한 바 있지만,
이런 팩트 따위는 문빠들에겐 전혀 중요하지 않다.

문빠들의 목표는 오직 전해철의 당선,
이를 달성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가 전해철의 좋은 점을 찬양함으로써 지지율을 올리는 방법이다.
안타깝게도 전해철은 그 인품이나 능력이 훌륭함에도
경기도민들에게 어필할 만한 업적이나 명성이 없다.
반면 이재명은 인구 100만의 성남시를 복지천국으로 만들며 그 어렵다던 보수층의 지지까지 얻어낸 능력자다.
4월 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재명 50% >전해철 17%’로 나온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결국 문빠들의 선택은 ‘네거티브’였다.
이재명을 악마로 만듦으로써 유권자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하려는 전략 말이다.
“그런 공작에 속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하겠지만,
사람이란 의외로 불완전한 존재라 반복적인 선동에 흔들리기 마련이다.
박근혜. 이명박에게 각각 책 한권 분량의 까는 칼럼을 썼던 내가
문빠의 지나친 지지를 문제삼았다는 이유로 ‘박사모’ 취급을 받게 된 것도
반어법으로 쓴 내 칼럼의 일부를 가지고 인터넷을 도배했던 문빠들 덕분이 아니던가.

 

 

 

그래서 문빠들은 이재명을 악마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내가 즐겨가는 문빠 사이트 ‘엠팍 (MLB park)’에
이재명이 이명박이나 박근혜보다 더 나쁜 사람으로 묘사되는 글이 수십개씩 올라오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심지어 그들은 이런 말도 한다.
“이재명이 경기지사가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자한당의 남경필이 이기는 게 낫다.”

 

 

 

문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에도 지금의 성공을 이어가려면 지방선거 승리가 필요하며,
그 꽃이라 할 수도권의 결과는 승패를 따질 때 거의 절대적이다.
또한 문대통령이 천년 만년 대통령을 할 것도 아니고,
당장 4년 후엔 새로운 민주당 후보가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
자한당에게 정권을 빼앗겼다간 또 어떤 무서운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지라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기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
지명도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이재명은 차기를 기대할 수 있는 좋은 정치인이며,
경기지사 선거는 이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의 이익에 눈이 먼 문빠들에게 이런 논리 따윈 통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몰라몰라. 어찌됐건 이번 경선에선 전해철이 돼야 해.”

 

문대통령이 나라 다시세우기에 여념이 없었던 지난 1년,
우리 사회가 피곤했던 건 문빠들 때문이었다.
야당인 자한당은 그저 조소거리가 됐을 뿐 정국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조중동 등 보수언론들은 까일 만한 건덕지를 제공해 주지 않는 문대통령을
원망에 가득찬 눈초리로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문빠들은 문대통령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갈까 두려워
말도 안 되는 짓들을 해댔다.
정권교체의 공신인 JTBC 손석희를 적폐세력으로 만들었고,
스케줄 때문에 북한공연에 안갔다는 이유로 레드벨벳과 SM을 욕했으며,
심지어 제천에서 불이 나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을 땐 유가족들을 욕하기도 했다.
대통령에게 불리한 기사에 문빠들이 몰려가서 댓글 순위를 조작하는 소위 ‘양념’은
인터넷 백과사전의 한 종류인 ‘나무위키’에 등재되기도 했다.

취임 후 1년이 다 된 시점에도 80%에 가까운 지지율로 고공행진을 하는 문대통령이라면
믿고 지켜보는 것으로도 충분할 테지만,
문빠들은 한사코 문대통령을 지킨다고 난리가 아니다.

엠팍에 올라온 이재명 욕을 계속 읽다보면 섬뜩하기까지 한데,

문빠들의 광기에 비하면 공포영화인 <곤지암>은 무서운 축에도 못든다.

문제는 이런 행위가 문대통령에게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이지만,
이들의 존재가 민주주의에도 큰 위협이 된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그래서 외쳐본다. 
문빠들의 정치병을 고쳐줄 명의, 혹시 없나요?

 

 

난 메이저리그, 그 중에서도 보스턴 레드삭스 (이하 레삭) 빠다.
레삭이 이기면 하루가 즐겁고, 지는 날은 짜증이 나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
이런 광팬이기에 레삭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내 근무처에는 레삭 팬이 딱 한 명 있다.
보스턴에서 오래 살다 와 자연스레 레삭 팬이 된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레삭을 좋아하는 농도에서 나의 10분의 1도 못미치는 것 같다.
결혼 초엔 레삭에 대한 내 넋두리를 억지로라도 들어주던 아내는
어느 순간부터 레삭 얘기만 하면 멀미가 난단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찾아간 곳이 바로 엠팍이었다.
엠팍은 MLB park의 줄임말로, 박찬호 선수가 미국서 활약하면서 만들어진 사이트다.

글을 쓰진 않았지만 레삭관련 글들을 읽으면서 나름 즐거운 생활을 했는데
11월부터 3월까지, 야구가 없는 시즌 중에는 야구 이야기가 별로 올라오지 않아
엠팍 게시판 중 한 곳인 ‘불펜’에 들르게 된다.
그간 내가 살아온 인터넷 사이트와 달리 불펜은 정말 별천지였다.
1분마다 글이 몇 개씩 올라오고, 글마다 우수수 댓글이 달렸다.
500개, 심지어는 천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글이 하루에 한두개는 나왔다. 
이를 통해서 난 평소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젊은이들의 생각을 알게 됐는데,
(물론 나이든 분들도 많이 있었고, 그 중엔 정청래 의원같은 소위 네임드도 있었다)
이는 내게 신선한 자극제가 됐다.


그렇게 계속 눈팅을 하다보니 야구시즌이 돌아온 뒤에도 계속 불펜에 머무르게 됐다.

그 와중에 목격한 것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광적인 지지였다.
대통령에 대한 건전한 비판도 “일베는 꺼져라” 같은 공격적인 댓글공세에 시달려야 했지만,
내가 문제삼은 점은 언론에 대한 그들의 조롱 내지는 멸시였다.
우리 사회 각 기관에 다 나름의 문제점이 있기 마련이고, 언론사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문제점을 빌미로 언론사가 없어져야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언론은 의제설정 기능이 있어서 여러 언론이 다루지 않으면 어떤 의혹도 이슈가 되지 못하며,
언론이 기사로 써서 검증해 주지 않는 한 어떤 뉴스도 다 가짜뉴스일 뿐이다.
최순실 의혹만 해도 TV조선이 먼저 시작했고, 한겨레와 경향, 그리고 JTBC가 이어받았지 않는가?
그럼에도 엠팍에선 기자들을 ‘기레기’라는 비하적인 단어로 부르는데,
한국남자를 칭하는 ‘한남’이란 단어에도 부들대는 분들이
왜 기자들에게 그런 호칭을 쓰는 것일까?
아마도 그건, 그들이 대통령 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리라.
문재인 대통령을 신으로 모시는 그들인지라 사소한 비판도 견디기 힘들었던 것이
정권교체의 일등공신이라 할 손석희마저 적폐로 취급하는 이유였다.


급기야 그들은 중국 경호원들이 우리 기자들을 폭행했을 때조차
잘 맞았다는 글로 게시판을 도배했다.
기자가 맞은 것이 문대통령의 방중성과에 행여 누가 될지를 걱정한,
문빠 (문재인 지지자 중 일부 광적인 지지자를 칭함)들의 광기였다.
2017년 12월 21일에 쓴, ‘문빠가 미쳤다’는 내 글은 그래서 나왔다.
이 글로 인해 내가 잃은 게 한두개가 아니지만,
그 중 대표적인 일은 내가 졸지에 박사모가 된 것이었다.
지난 8년간 이명박과 박근혜를 까는 칼럼으로 먹고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들은 2006년 말, 내가 노무현 정부에 실망해서 쓴
‘차라리 박근혜가 어떨까?’는 칼럼을 여기저기 퍼나르며 날 박사모로 몰아갔다.
12년 전 쓴 칼럼을 찾아낼 검색능력이라면
최근 몇 년간 쓴 수많은 글들도 능히 검색했겠지만,
그들은 의도적으로 그 칼럼들을 외면했다.
아마도 나를 박사모로 몰아야만 그들의 정신세계가 유지될 수 있어서였으리라.
그 선동은 아주 잘 통해서, 많은 이들이 나를 박사모로 알고 있다.
심지어 출연이 예정됐던 모 방송사에선 날 불러다가 사상검증을 하기도 했는데,
그 자리에서 난 내가 박사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땐 잘 몰랐지만, 그날의 일은 두고두고 마음에 남아 날 슬프게 했다.
내가 가기로 했던 모 처에서는 예정됐던 강연을 취소한다고 전해왔다.
최종보고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으로 보아, 그곳의 長(장)이 민주당 소속이란 게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이런 일들이 내가 잃은 것이라면,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게 된 것은 그로 인한 즐거움에 해당된다.
특히 그간 소홀했던 개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하면서 아내에게 뺏겼던 인기를 차츰 회복하고 있다.


다시 엠팍 얘기로 돌아가자.
12월 말의 그 글 이후, 엠팍에선 나를 욕하는 글들이 꽤 많이 올라왔다.
그 글들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읽은 것들은 외모비하가 대부분이었고,
전공이 기생충이니 기생충이 됐다는 것, 여자한테 관심을 못받아서 저리 됐다 같은 내용이었다.
늘 대하는 글들이여서 새롭진 않았지만, 어느 분이 내게 꼭 답해 달라는 취지로
장문의 글을 썼다.
그의 글은 내 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고 있었기에, 그분에게 답을 하고 싶어졌다.
서둘러 엠팍에 가입을 했지만, 엠팍은 가입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야 글쓰기가 가능했다.
그래서 그에게 이메일로 답을 드렸고, 엠팍에 가입한 사실은 잊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정봉주 성추행 의혹이 터졌다.
엠팍은 남성들이 주를 이루는 곳이라 여혐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온다.
페미니즘에 대한 강연이 있을 때 엠팍 댓글을 가끔씩 보여주기도 할 정도인데,
당연히 이들은 정봉주를 편들고 고발자인 A양을 욕하는 글로 게시판을 도배했다.
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기에 이곳 블로그에 정봉주가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썼는데,
엠팍 분이 그 글을 가져다가 다시금 나를 욕했다.
뭔가 반론을 하고 싶었는데, 그때 마침 내가 엠팍에 글을 쓸 자격이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에는 ‘서민기생충’이란 닉네임을 쓰고 싶었지만,
나라는 것을 남들이 알면 그들이 불편할까 싶어서
물고기의 입에 기생하는 ‘시모토아’를 닉네임으로 정했다.
거기서 정봉주를 감싸는 이들의 논리를 공격하는 와중에,
어느 분이 내가 바로 서민임을 알아냈다.
내가 나라는 걸 남들이 안다고 해서 새삼 당황할 것은 없었지만,
그들은 그 사실을 알아낸 것에 천년 묵은 산삼을 발견한 것처럼 흥분했다.


그래서 난 시모토아가 내가 맞다고, 엠팍에서 놀면 안되느냐고 글을 썼는데
이 사건은 ‘서민이 익명으로 여론조작하다가 들통났다’는 사건으로 비화해 조롱을 당한다.
이해할 수 없었다.
모든 이가 익명으로 글을 쓰는 곳에서
내가 시모토아라는 닉네임을 쓴 것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엠팍 말고 다른 곳에서도 이런 반응이 나온 걸 보면,
이들이 생각이 참 신기하다.

                                                                          

                                                                    

 엠팍 말고 다른 사이트에서도 이 사건을 빌려 나를 조롱했다. 신기한 일이다.

                                                                     


 

3월 27일, 정봉주를 고소했던 A양이 셀카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의 의미를 모르는 분이 많던데,
이는 그간 성추행 시간을 특정하지 않았던 A양이 최.초.로. 발생 시간을 특정했다는 의미가 있었다.
결국 그 후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없었던 정봉주는
사건 당일 자신이 호텔에서 결제한 카드내역을 공개하며 사실상 패배를 선언한다.
정봉주가 성추행을 했다는 게 증명된 건 아니지만,
A양의 말이 더 사실에 가깝다는 뜻,
줄기차게 정봉주를 옹호한 엠팍은 패닉에 빠졌다.
인터넷의 쏠림현상을 얘기하기도 하고, ‘확증편향’이란 어려운 단어로
현 사태를 설명하는 분도 있었다.
그 중 몇 분은 나를 언급하기도 했다.
정봉주를 의심했던 내 글에 인신공격을 했는데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는 분도 있었고,
내가 그분들을 제발 좀 고소해달라고 부탁하는 분도 있었다.
글에 달린 욕설의 대부분이 외모에 대한 언급이었기에,
명예훼손에 매우 엄격한 우리나라의 법으로 보아 고소만 하면 이길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전혀 그러고 싶지 않았던 것이,
특별히 지켜야 할 명예랄 것도 없고, 모욕이라는 건 피해자가 느끼는 감정일진대
외모나 전공이나 그밖에 다른 욕설에 대해 난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이게 다 어려서부터 당한 외모 비하 덕분인데,
심지어 그 악플들에 공감한 적도 꽤 많았으니, 말 다했다.


이런 걸 승리라고 하긴 쑥스럽지만,
정봉주 성추행 사건에선 어찌됐건 내 예측이 맞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엠팍에서 내가 참여한 마지막 사건이 됐다.
누군가와 댓글로 말다툼을 하던 중 내가 한 말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한 탓이었다.
최대한 예의를 갖추며 글을 쓰지 못한 건 내 잘못이지만,
말이 통하지 않았던 상대의 무례함이 나로 하여금 과한 댓글을 쓰게 만든 측면도 있다.
아마도 그가 엠팍 집행부에 내 댓글을 신고한 것 같고,
그래서 며칠 전부터 엠팍에 글쓰는 게 금지돼 버렸다.
규정상 15일 정도만 있으면 그게 해제되겠지만,
엠팍이 겨우 그 정도 댓글 가지고-문제의 글이 삭제된 탓에 캡쳐가 안된다는 게 안타깝다-
글쓸 권리를 박탈하는 곳이라는 게 안타깝다.
내게 가해진 수많은 악플을 내가 견딘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내 댓글도 참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레기가 공식적인 명칭처럼 통용되고, 여성에게 온갖 모욕적 글이 달리는 것은 참아내는 분들이
정말 별 것도 아닌 내 댓글을 걸고넘어져 글을 못쓰게 하는 곳에
더 이상 회원으로 있고 싶은 마음은 없다
(사실 난 이런 일에 동조해주는 집행부가 더 원망스럽다. 그가 쓴 윗 댓글들을 봤다면 내 댓글도 양해가 됐을 것이다).


아쉬운 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직접 참여해보니 엠팍이 참 재미있다는 점이었다.
댓글 없는 곳에서 오래 살다보니 수많은 댓글이 우수수 달리는 게 정말 신기했다.
두 번째는, 엠팍에 제대로 된 사과를 못했다는 점이다.
그간 엠팍을 문빠의 온상처럼 여기며 모욕한 건,
지금 생각하니 내가 성급했던 것 같다.
회원수로 따졌을 때 국내 5대 사이트에 들만큼 사람 수가 많은 곳이 엠팍이고,
그들 중 정치성이 강한 일부가 포함돼 있다고 해서
엠팍 전체를 매도한 건 내 잘못이었다.
그렇게 하다가 갑자기 엠팍에 나타나 글을 썼으니, 누가 좋아하겠는가?
조만간 여기에 대해 사과하는 게 예의겠다 싶었지만,
이젠 이런 것도 다 부질없게 느껴진다.
앞으로도 쭉, 아내와 개들을 사랑하고, 또 기생충을 사랑하는 자연인으로 살아가야지.
마지막 문장을 다시 읽어보니, 정봉주의 말과 비슷해 보인다.

 

정봉주의 서울시장 출마선언 직전, 프레시안은 A양의 진술을 바탕으로
그가 2011년 12월 23일 렉싱턴호텔에서 A양에게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기사를 씁니다.
정봉주가 무고하다면 이런저런 변명을 할 것도 없이 A양을 고소하면 됩니다.
그 후의 일은 검찰에서 다 알아서 해줄 테니까요. 


문제는 정봉주가 실제 그런 일을 했을 경우입니다.
이때 정봉주가 할 수 있는 대응은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1) 그날 A양을 만난 적이 없다
2) A양을 만났지만 성추행한 사실은 없다
3) 성추행을 인정하고 A양에게 사과한다


여기서 가장 좋은 선택은 3)번입니다.
“미모의 여대생에 순간적으로 혹했다”라고 한다면
당장은 비난을 받을지라도 곧 용서받지 않겠습니까.
그 유혹을 견딜 사람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거니와,
김기덕이나 안희정에 비해 정봉주의 혐의는
대중들에게 매우 가벼운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니까요.
게다가 정봉주는 이명박을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나꼼수의 일원이잖습니까.

그 다음으로 좋은 선택은 2)번입니다.
A양이 수감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한번 보자고 했다면 자연스럽지 않습니까?
당시 CCTV가 있는 것도 아니니, 부인한다면 A양이 그걸 증명할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정봉주는 1)번을 선택하면서 진흙탕싸움을 시작합니다.
이게 진흙탕싸움인 이유는 23일 당일의 알리바이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범죄를 주장하는 쪽에서 증거를 제시하는 게 맞지 않느냐 하겠지만,
살인사건에서도 피의자에게 “너 그날 오후에 뭐했냐?”라고 알리바이를 묻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이 사건은 7년 전의 일이라 증명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기억이 안난다고 우길 수 있는데요,
정봉주는 최고 인기였던 나꼼수 멤버여서, 당시 증거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게 정봉주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범행이 일어났을 시간의 알리바이가 없다면 정봉주의 말이 거짓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거든요.
A양이 시간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민국파의 증언대로 1시반-2시반이 범행 추측시간이라고 본다면
정봉주는 그 시간의 알리바이를 제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봉주는 그렇게 하지 못한 채 여론전을 펴면서,
결국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합니다.

 

더 이해하기 힘든 건 정봉주 쉴더 분들의 반응입니다.
정봉주의 편을 들고 싶은 마음이 있더라도 상식에 준해서 주장을 해야 할 텐데,
쉴더 분들의 논리는 좀 어이없습니다.
네 가지 쟁점만 지적합니다 (제가 잘 가는 사이트인 엠팍의 글들을 주로 참조했습니다).

                                                                             엠팍의 쉴더들이 하는 주장. 두 글의 댓글을 합쳤다


 

-정봉주는 왜 A양을 고소 안하는가?
=조선일보 기사에도 나왔지만 프레시안에 대한 고소는 의미가 없습니다.
공익을 위한 일이고 또 증인이 믿을만 하다면
성추행이 없었다 해도 프레시안은 무혐의가 나올 수 있거든요.
따라서 확실한 진실을 가리려면 정봉주가 A양과 민국파를 고소하는 게 맞습니다.
근데 쉴더들은 여기에 대해 “정봉주가 미투를 지지하며, 고소는 A양에 대한 2차가해다”라는
정말 희한한 주장을 합니다.
자신들도 이해 못하는 걸 변명하려니 이런 희한한 논리를 펴게 되는 거죠.
A양은, 쉴더들의 정의에 따르면, 미투 운동의 훼방꾼입니다.
그러니 미투를 지지하려면 A양을 응징하는 게 맞습니다.
설마, 정봉주가 진짜 A양을 몰라서 고소 못한다고 생각진 않겠죠?
어느 분이 지적한대로 악플러를 고소할 때,
당사자는 그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하지만 고소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정봉주가 A양을 모른다 해도 고소만 하면 경찰이 다 찾아줍니다.
따라서 A양을 고소 안하는 건 정봉주가 뭔가 구린 게 있다는 뜻일 수 있어요.
확신하건대, 정봉주가 뒤늦게라도 A양을 고소한다면 쉴더들은 이럴 겁니다.
“가즈아!” “A양 인실 각!”

    

-증거사진은 왜 공개 안해요?
정봉주 측은 그날 찍힌 사진이 780장이 있답니다.
시간당 30장이 넘는, 엄청난 양입니다만, 다 필요없습니다.
진중권의 말대로 민국파가 얘기한 시간인 1시 반-2시반 사이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사진 한 장만 있으면 됩니다.
쉴더들은 말하죠. “그걸 왜 미리 까냐? 결정적인 패로 가지고 있어야지.”
전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대중에게 공개됐다고 해서 검찰 조사 때 증거가 안되는 것도 아닌데다,
그게 결정적 증거라면 굳이 검찰조사가 필요없습니다.
프레시안이 알아서 사과할 테니까요.
근데 왜 사진을 까지 않는 것일까요?
그래서 의심할 수밖에 없는 거죠. 해당 시간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사진은 없는 게 아니냐고요.
박훈 변호사도 이 점에 착안, 해당 사진이 나온다면 1억원을 정봉주에게 주겠다고 했네요.

 

                                                       날짜는 모르지만 휴대폰 사진은 오전 11시 54분을 가리키고 있다.


 

-그날 정봉주는 나꼼수 녹음을 했는가?
=정봉주가 잠적하면서 한 일은 그날의 알리바이를 복기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이틀 뒤 그가 내놓은 알리바이에는 나꼼수 녹음이 없었습니다.
합정동서 민변과 점심--> 어머니 병원 (1시, 노원을지병원)---> 합정동 명진스님 (2시반), 이런 시나리오였는데
쉴더 분들은 줄기차게 정봉주가 그날 나꼼수 녹음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민국파가 특정한 시간과 무관한 11시 54분 나꼼수 녹음사진이 나오니까
“가즈아!” “프레시안 폐간 갑시다!” 이러면서 환호합니다.
그러면 정봉주는 어머니 병원에 안간 건가요?
누군가가 공개한 1시 49분 구글 캡쳐본은 나꼼수 녹음 장면을 담고 있던데,
구글 캡쳐가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은 논외로 한다해도,
언제는 정봉주가 병원에서 바로 홍대로 달려와 명진스님을 만났다면서요.
1시 병원(을지병원)---> 나꼼수 녹음 (1시49분)---> 명진스님 (2시반), 이게 말이 되나요?
다시 말하지만 정봉주는 해당 시간 나꼼수 녹음을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쉴더들만 나꼼수 사진을 가지고 난리를 치고 있으니 희한합니다.


-A양은 왜 시간을 자꾸 바꾸는가?
=이것 역시 정봉주 측의 왜곡입니다.
A양의 잘못은 6년 전 남친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날짜를 잘못 특정한 것일 뿐,
23일이라는 날짜는 여전히 고수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걸 ‘자꾸 시간을 바꾼다’라고 왜곡하는 건
A양의 진술 자체를 거짓으로 보이게 만들기 위한 전략에 불과합니다.
특이할 점은 A양이 성추행의 시간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도 왜 공개하지 않는지 궁금한데요,
이걸 알고 싶다면 위에 말한대로 A양을 고소하면 됩니다.
그럼 A양이 주장하는 시간대는 물론이고 그녀가 실존인물인지도 자연스럽게 파악되겠지요.
그럼에도 정봉주가 A양을 고소하지 않는 걸 보면
그는 A양이 누군지, 범행시간이 몇시인지 전혀 궁금하지 않은가 봅니다.


따라서 저 역시 진중권이 주장한 것처럼 정봉주가 그날 렉싱턴 호텔에 갔고,
거기서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렀다고 봅니다.

그게 아니라면 이 난리를 칠 이유가 없으니까요.

게다가 자기 잘못을 감추기 위해 진흙탕 싸움에 뛰어드는, 바보같은 전략을 쓰는 것만 봐도,
정봉주는 서울시장의 자격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미투의 소재가 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행위에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민병두가 훨씬 더 자격이 있네요.
그리고 정봉주의 모든 말에 장단을 치면서 환호하는 쉴더 분들,
제발 책 좀 읽고 논리력 좀 키웁시다.
정봉주가 점점 더 못믿을 사람이 되는 데는 쉴더들 탓이 크거든요.

 

 

이런 대통령이라니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문재인 당시 후보는 자신을 지지했던 국민들에게 사죄했다.
‘역부족’이란 그의 말에 난 전적으로 동의했다.
안철수 후보와 이정희 후보가 사퇴를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무능하기 짝이 없는 박근혜 후보에게 패했기 때문이었다.
정책에서 차별화하지 못한 거야 민주당의 역량 탓으로 돌릴 수 있지만,
토론회에서마저 그 말 못하는 박근혜를 압도하지 못했던 건 한스러웠다.
‘다까끼 마사오’를 부르짖은 이정희가 오히려 문재인보다 더 주목을 받았을 정도.
물론 국정원 댓글 등 선거과정에서의 부정이 있었긴 했지만,
그게 대선패배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 후 4년간, 정치인 문재인의 존재가 돋보였던 적은 내 기억에 없다.
박근혜의 한심한 정치가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했지만,
‘지리멸렬’로 대표되는 야당은 어떤 희망도 품지 못하게 했다.
정치인 문재인의 인기가 오르기 시작한 건 박근혜의 국정농단이 밝혀진 뒤부터였다.
탄핵과 대통령 하야를 외치다보니 그 후의 대안이 필요해진 국민들은
지난 대선 때 2위를 한 문재인을 차기 대통령으로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오르기 시작한 지지율은 대선 때까지 이어졌고,
덕분에 지난 대선은 생애 처음으로
“저쪽이 되면 어쩌지”라는 걱정 없이 투표를 한 대선이 됐다.
문재인 후보는 그렇게 문재인 대통령이 됐다.
자신의 능력에 의한 게 아닌, 때를 잘 잡아서 된 대통령이라는 뜻이다.
그가 잘 할 수 있을지 기대보다 걱정을 더 많이 한 것도 내겐 당연한 일이었다.
이명박이 탈탈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나왔다는 그의 청렴결백이야 익히 알았지만,
이번 대통령은 단지 자신만 깨끗하면 되는 게 아니었다.
그가 과연 단호함이 필요한 적폐청산을 할 수 있을까,
박근혜 때 고통받은 서민들을 위로해 줄 수 있을까,
여우가 돼야 하는 국제외교전에서 잘 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게 다 의문투성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난 한때나마 그를 의심했던 걸 부끄러워하고 있는 중이다.
이 정도만 해주면 만족한다, 라는 내 나름의 기준을
문대통령은 가뿐히 뛰어넘었다.
심지어 “아니 어떻게 저럴 수가?”라는 감탄이 나오는 수준이다.
적폐청산에는 추상같았고,
서민들을 위하는 정책은, 아직까진 호불호가 있긴 하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가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그 백미는 단연 외교였다.
사드 때문에 심기가 뒤틀린 중국의 홀대 속에서 실리를 챙기는 모습은 감동적이었고,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 트럼프마저 사로잡는 광경은 경이로웠다.
심지어 그렇게 북한을 욕하던 트럼프가 남북정상회담 직후 김정은을 만난단다!

지금까지 내가 가장 훌륭했다고 생각한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고,
그 상당부분은 남북관계의 개선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미국을 제쳐둔 남북관계의 진전은 정권이 바뀌면서 도루아미타불이 된 반면,
문대통령이 추진하는 그것은 향후 한반도에 완전한 평화가 정착되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를 품게 해준다.

이런 대통령이 나왔다는 게 신이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는 증거인 것만 같은데,
정치판에 뛰어든 게 10년밖에 안된 분이

도대체 언제 이렇게 준비를 완벽하게 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니면 원래 이런 분이었나?)


이제 유일한 걱정은 암흑의 세월 동안 날 버티게 해준 5년 단임제다.
“2년만 더 참자” “이제 1년 남았다”가 지난 9년간 내가 스스로를 위로하며 외웠던 주문이라면,
지금은 4년 후 다른 대통령이 온다는 게 두려워질 정도다.
이런 두려움을 준 건 원망스러운 일이지만,
그땐 또 그때 걱정하면 되는 일이고,
지금은 그냥 현재를 즐기련다.
고마워요, 문재인.

“2백여 년 전 파블로 선생의 곤충기 이후 최고의 엽기생물문학이 되겠다.”

지금부터 14년 전, <대통령과 기생충>이란 책을 낸 적 있다.

책에 관한 내 흑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한 이 책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부분은

위에 옮긴 저 추천사인데,

이 추천사를 쓴 분이 바로 김어준 당시 딴지일보 총수였다.

김총수와의 인연은 또 있다.

2004, 난 김어준 총수가 진행하던 시사프로 CBS <김어준의 저공비행>

게스트로 들어갔다.

물론 날 뽑은 분은 그 프로의 피디였지만,

방송 게스트로서 능력이 없다시피했던 날 리드해 주고,

재미도 없는 내용에 웃어주신 김총수 덕분에

난 잘리지 않고 몇 달이나마 방송을 접할 수 있었다.

그게 고마워 그 즈음 목동에서 회전초밥을 대접한 적이 있지만,

은혜의 총량으로 따진다면 초밥을 100번쯤 사도 모자랄 것이다.

 

 

 

 

진짜 큰 빚은 그 다음이었다.

전혀 자격이 없는 두 명이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

난 김총수가 만든 <나꼼수>를 들으며 우울함을 달랬다.

또한 이 프로는 정치에 무관심하던 수많은 이들을 각성시키기도 했는데,

그로 인해 김총수가 겪어야 할 고초는 나같은 범인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가 탄압받을 때 내가 김총수에게 도움을 준 바는 거의 없었지만,

지금 난 박근혜 탄핵과 정권교체의 과실을 열심히 따먹고 있는 중이다.

이거야말로 내가 평생 그에게 감사해야 할 이유다.

현재 김총수는 뉴스공장과 블랙하우스 등의 공중파와 팟캐스트 다스뵈이다 등

여러 프로를 진행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능력있는 방송인이었던만큼 그를 여러 프로에서 볼 수 있는 건 그 자체로 좋은 일이고,

그가 그간 겪어야 했던 고초를 조금이나마 보상받는 것 같아 더 좋다.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이걸 보면....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다. 이렇게 사고가 돌아가는 겁니다...올림픽 끝나면 틀림없이 그 방향으로 가는 사람, 혹은 기사들이 몰려나올 타이밍이다, 예언 한번 해드립니다.”

그가 <다스뵈이더> 도중 한 말이다.

누가봐도 미투운동에 대한 폄하로 보이는 이 발언에 대해 여론은 들끓었다.

김어준은 미투를 이용하려는 자들이 있다고 했지 미투가 공작이라 한 적 없다.”라고 했으며,

그의 지지자들은 그런 공작을 예방해야 한다는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며 반문한다.

하지만 그의 발언이 문제가 있는 이유는

그게 성범죄 피해자로 하여금 미투 발언을 하기 꺼려지게 만들어서다.

안그래도 미투운동은 적시하는 자로부터 명예훼손을 당할 위험을 안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자신의 발언이 공작으로 몰려 공격을 받을 수 있다면

누가 감히 입을 열겠는가?

게다가 미투를 공작에 이용당하지 않게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림픽은 물론 시원하게 부는 산들바람마저 정권 공격에 이용하는 저들을

어떻게 말리겠는가?

미투운동이 계속돼야 한다고 믿는지라, 그의 이번 발언이 아쉽다.

 

유쾌함의 관점에서 볼 때, 지난 20년간 김총수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가 창간한 딴지일보는 물론이고 그가 진행하는 모든 프로는 죄다

유쾌함을 전면에 내걸고 있는데,

뉴스공장이 청취율뿐 아니라 수천개의 프로가 난립하는 팟캐스트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것도

딱딱한 정치시사 얘기를 유쾌하게 풀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와 비교해서 그가 변한 부분도 있다.

바로 그가 차지하는 위상의 차이로,

20년 전의 김총수는 마이너의 왕정도였다면

지금의 그는 손석희도 능가할 수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다.

그가 하는 발언이 사회에 미치는 여파도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난 김어준이 미투에 대해 반대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는 페미니즘이 지금처럼 대두되기 전에도 여성의 평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던 사람이니까.

이번 발언이 아쉬운 이유는 그래서다.

우리 사회의 소중한 보배인 그가 이 발언으로 인해 여러 곳에서 공격받는 것도 안타깝다.

약자에 대해 목소리를 낼 때만큼은 그가 자신의 위상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주길 빈다.

 

내 이름으로 등록한 첫 번째 차는 중고 마티즈였다.
연식도 얼마 안돼고 주행거리도 짧아 이전비 포함 400만원 정도 들여 샀는데,
알고보니 큰 사고를 겪어서 한쪽 문짝이 열리지 않았다.
그것 이외에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 조금 타다가 처분해 버렸고,
지금은 어머니가 타던 EF소나타 (2000년식)를 50만원에 사서 잘 쓰고 있다.

어머니 차지만 나도 결혼 전에 제법 이용하던 거라 익숙한 것도 있지만,
사고나 고장 같은 것도 없었다는 걸 잘 안다는 게 차를 신뢰할 수 있는 이유다.

 

지난 주말, 인터넷에서 중고차 사기에 대한 글을 보고 호기심이 동해
관련 영상을 몇 개 봤다.
내가 모르는 복마전같은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허위매물을 이용한 중고차 사기는 대략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1) 중고차 사이트에 좋은 차가 말도 안되는 가격에 올라온다.
예를 들어 2014년식, 2만km밖에 안뛴 레이 차가 420만원에 올라와 있다.
이 정도면 700만원 정도가 적정 가격이니 웬떡이냐 싶다.
구매희망자는 차 밑에 나온 전화번호로 딜러에게 전화를 건다.
구매자: 정말 420만원이면 차 살 수 있어요?
딜러: 그럼요. 그 돈이 이전비 조금만 보태면 차 가져갈 수 있어요.
구매자: 왜 이렇게 싸요? 사고난 건가요?
딜러: 아, 사고는 없고요, 저희가 경매로 차를 왕창 가져오거든요. 그래서 싸요.
구매자: 그럼 당장 갈테니, 차 다른 사람에게 팔지 말아주세요.

 

 

2) 차를 보러 간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면 그 차가 아니다.
레이는 레이인데, 번호판은 물론이고 색깔, km 수가 다르다!
딜러는 이렇게 변명한다.
“우리가 인수해서 차 도장을 다시했고요, 번호판도 다시 받은 거예요. 인터넷에서 보신 그 차 맞아요.”
2만킬로가 아니라 10만킬로인 건 어떻게 된 거냐 물어보면,
원래 킬로수도 좀 다를 수 있다고, 테스트 하고 그러다보면 늘어나기 마련이란다.

 

3) 그래도 그 차를 사겠다고 한다
10만킬로라고 해도 420만원은 매력적인 가격이니, 그 차를 사겠다고 한다.
하지만 딜러는 그 차가 하자가 있는 차라고 한다.
“이게 지난 여름 침수된 차예요.”

“급발진 사고난 거예요.” “도로에서 몇 번이나 섰어요.”
“ECU 아시죠? 그게 사람으로 따지면 뇌 같은 건데, 그게 완전히 망가졌어요.”
딜러는 왜 그 차를 못사게 할까.
사실 그 차는 구매자를 꼬이기 위한 미끼 매물일뿐,

자기 차가 아닌 경우가 많다. 
딜러의 말에 구매자가 알았다고, 안사겠다고 하면
딜러는 그제야 자신이 팔고 싶은 차를 권해준다.
10년도 더 된, 사고도 있고 시중가격이 200만원도 안될 차를 말이다.
이런 차를 팔아서 딜러는 200만원 정도의 차액을 남긴다.

 

4) 그래도 차를 사겠다고 하면?
침수됐다고 우기는데도 불구하고 구매자가 계속 원래 본 레이를 사겠다고 하면?
그때부터 딜러는 화를 낸다.
이 차 사고났는데 왜 타려고 하느냐, 자기는 책임지지 못한다며 눈을 부라리는 딜러.
그래도 사겠다고 우기면 최후의 카드를 꺼낸다.
“이 차가 사실 할부가 남아 있어요.”
할부라는 말에 구매자는 놀라자빠진다.
420만원에 가져갈 수 있다더니 웬 할부?
하지만 “할부가 600만원 정도 남았어요.”라며 태연히 말하는 딜러,
700만원 정도가 적정선인 레이는 졸지에 1천만원짜리 차가 돼버리고,
할 수 없이 구매자는 차 사는 걸 포기하든지, 아니면 딜러가 권하는 후진 차를 사야 한다.

이상이 김슬기 팀장의 허위매물 탐방기에 나와있는 내용인데,
https://www.youtube.com/watch?v=ZwW_hSMLduE

 

이것 말고도 사기의 유형은 다양하다.
정직한 딜러들로서는 이런 사기범들로 인해 자신들까지 사기딜러로 오인받는 게 싫고,
그래서 허위매물 탐방기를 찍어서 인터넷에 올린다.
자신도 사실은 딜러라는 사실을 밝히면 허위매물 딜러들은 오히려 화를 낸다.
“상도덕을 지켜야지 지금 뭐하는 겁니까?”라고 화를 내는 딜러들을 보면서
적반하장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싶었다.

 

 

 

내가 본 동영상의 하이라이트는 이태호 팀장의 탐방기인데,
여기선 아예 이태호 팀장이 타고 다니는 차가 매물로 인터넷에 올라와 있다.
자신의 차가 사기딜러의 허위매물로 올라온 걸 보면 얼마나 어이없을까.
원래 가격은 4천만원이지만, 올라온 가격은 1700만원,
그래서 이팀장은 그 딜러에게 인터넷에 올라온 차를 사겠다고 한다.
이팀장: 지금 가면 차 볼 수 있나요?

딜러: 그럼요, 볼 수 있습니다.

허위매물로 나온 그 차를 몰고 딜러에게 간 이팀장,
차를 구석에 세운 뒤 이팀장은 딜러에게 차를 보여달라고 한다.
딜러는 지금 그 차가 없다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척을 하는데, 중간에 이런 말을 한다.
“아, 광택 내러 광택집 갔다고요.”
그러면서 딜러는 자기가 팔려던 차를 권하는데,
해당 영상을 보면 정말 웃지못할 장면들이 속출한다.

장담컨대 무한도전보다 더 재미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joYd3RMYEE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장면.
이팀장은자신이 인터넷에서 봤던 차가 주차장 한쪽에 있더라는 이팀장의 말에
딜러는 그럴 리가 없다고 우기는데,
그 차가 정말로 있는 걸 확인하곤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 직원이 광택집서 빼왔구나!”

인천과 부평을 중심으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는데,
수많은 피해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위매물 사기가 성행하는 이유는 다음에서 알 수 있다.
정직한 딜러의 도움으로 사기딜러를 검거한 경찰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잡아넣어 봤자 벌금 10-20만원 정도 내면 다시 풀려나요.”
그렇다. 문제는 지나치게 낮은 형량이다.
한번 사기를 쳐서 얻는 이익은 100만원 이상인데
걸려봤자 벌금 10만원이 고작이라면, 사기를 칠 이유가 충분하다.


김웅이라는 검사가 쓴 <검사내전>을 보면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사기공화국이다...사기는 남는 장사다. 밑천 없이 시작할 수 있고
세금도 안낸다. 사기를 쳐도 잘 잡히지 않고, 설사 잡혀도 대부분 쉽게 풀려난다.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긴다.

그러다보니 한해에 24만건의 사기 사건이 발생한다.

2분마다 1건씩 사기가 벌어지는 셈이다. 사기로 인한 피해액도 매년 3조원이 넘는다.(18쪽)]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피해자를 탓하는 건 아니지만, 사기를 당하는 데는
피해자의 내면에 잠재된 욕심이 큰 역할을 하니까 말이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정보가 왜 하필 자신에게 제공되겠는가?
중고차 사기도 마찬가지다.
값싸고 좋은 차는 없다는 사실만 안다면
허위매물에 속아 후진 차를 사지 않을 수 있지 않겠는가?

좀 더 나가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사기꾼에게 속아 1번을 찍지 않았다면

지금 다스가 누구 거냐고 묻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돈이 오갈 땐 꼭 한번 더 생각하자.

사기로부터 자유로운 2018년이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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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한 농구장에서 디트로이트와 인디애나의 NBA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디트로이트의 홈경기였지만 경기는 인디애나가 15점 차이로 이기고 있었고, 남은 시간은 불과 45초였다. 이론적으로 경기를 뒤집기 어려운 상황, 이럴 때는 대부분 경기를 대충 하면서 부상을 방지하려 한다. 그런데 사건이 터진다. 디트로이트 선수가 슛을 하는데 인디애나의 론 아티스트란 선수가 거친 파울을 범한 것이다. 경기도 져서 화가 나던 차에 이런 비매너 플레이라니, 게다가 아티스트는 평소 거친 플레이로 유명한 선수였으니 그냥 넘길 수 없었다. 해당 선수는 론 아티스트를 거칠게 밀었고, 이를 계기로 양팀 선수끼리 엉켜 실랑이가 벌어진다. 드물지만 이런 일은 곧잘 벌어지며, 그 대부분은 그렇게 싸우는 척만 하다 마는 게 이 바닥 룰이다. 여기서 존 그린이란 관중이 사고를 친다. 그가 음료수가 든 컵을 아티스트에게 던진 것이다. 안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던 차, 아티스트는 관중석으로 달려들었다. 그 바람에 범인이 아닌, 다른 남자가 아티스트 밑에 깔리는 봉변을 당한다. 이때 또 다른 관객이 그에게 음료수를 쏟는다. 그러자 인디애나 팀의 다른 선수가 그에게 달려들어 얼굴을 주먹으로 강타했다. 선수간의 다툼은 어느새 선수와 관중간의 싸움으로 바뀌었다. 흥분한 관중 두 명은 코트에 난입해 선수에게 달려들다가 주먹을 맞고 쓰러지기도 했다. 경기는 더 속개되지 못한 채 끝나고 만다.

                                    동그라미 속의 남자가 원인 제공자인 존 그린이다. 그런데 아티스트는 엉뚱한 사람에게 달려간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선수의 관중폭행은 다음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된다. 첫째, 2미터가 넘는 선수가 관중에게 달려드는 건 관중들에게는 공포 그 자체다. 실제로 디트로이트 홈구장에서 선수들이 추태를 보였을 때, 관중석에 있던 한 아이가 무서워서 울음을 터뜨리는 광경이  TV로 비춰지기도 했다. 둘째, 아무리 연봉을 많이 받을지라도 선수는 팬과의 관계에서 '을'에 불과하다. 팬이 없는 스포츠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들의 연봉도 비싼 티켓값을 지불하며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과 그 경기를 TV로 지켜봐주는 시청자들, 관련 기사를 열심히 읽어주는 독자들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감히 을인 선수가 갑인 관중을 때려? 우리나라라면 론 아티스트와 같은 팀 선수들은 농구계에서 영구히 퇴출됐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결정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론 아티스트: 해당 시즌 잔여경기 출장정지 & 해당 기간 연봉지급 중단

-관객을 때린 또 다른 선수: 15경기 출장정지

-론 아티스트를 민 선수: 6경기 출장정지


농구계 영구퇴출이 아니라니, 놀랍지 않은가? 실제로 론 아티스트는 이 사건 이후 이름을 '월드 메타 피스'로 바꾸고 몇 년을 더 뛰었고, 다른 선수들도 징계를 수행한 뒤 다시 코트로 복귀했다. 최초로 음료수를 던진 존 그린에게 내려진 징계를 보면 놀라움은 더 커진다.

1) 30일간 구치소행. 2) 2년간 보호관찰 3) 디트로이트 홈경기와 기타 관련행사에 영구적으로 참가자격 박탈

우리나라 야구판에서 음료수병을 던지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며, 그들 중 실제 처벌을 받는 이가 하나도 없다는 걸 감안하면, 자기 팀 농구장에 영원히 오지 말라는 NBA 의 조치는 파격적이다. 이건 팬과 선수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사태를 보는 대신 농구사상 가장 끔찍한 폭력사태를 누가 일으켰는지, 그 원인을 꼼꼼하게 따진 결과였다. 선수도 한 인간이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폭발할 수 있다는 점을 헤아렸던 것은 물론이다.


다른 얘기를 좀 해보자. 2015년 10월, 한 손님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 있는 스와로브스키 매장을 찾아가 자신이 7년 전에 산 목걸이와 팔찌의 무상수리를 요구했다. 매장 직원은 무상수리 기간이 지났으니 수리비의 80%를 손님이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원칙에 따른 당연한 응대였지만, 해당 손님은 10분이 넘게 항의를 하다 돌아간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 손님은 스와로브스키 본사와 연락해 생떼를 쓴 끝에 결국 무상수리 약속을 받아낸다. 원칙에 어긋난 일을 생떼를 써서라도 되게 했다면 그걸로 만족해야 하지만,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 딸과 함께 신세계의 해당 매장에 찾아간 그 손님은 "왜 그때는 안된다고 했느냐?"며 분풀이를 했다. 심지어 이들은 직원들을 바닥에 무릎 꿇게 한 뒤 일장 훈계를 하기까지 했는데, 다음은 인터넷에 올라온, 그 손님의 딸과 직원의 대화란다.

딸: 야, 고개 들고 나 쳐다봐. 지나가다 마주치면 그때도 죄송하다고 하게 내 얼굴 똑바로 외워.

직원: 그게 아니고요 고객님. 본사 방침이.

딸: 알았다고. 본사에 얘기했다고. 니들 서비스에 대해 해결하라고.


NBA농구에서 벌어진 폭력사태에 빗댄다면, 이런 말도 안되는 갑질을 한  그 모녀는 향후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 출입을 금지시키는 게 맞다. 이번 사태는 어디까지나 원칙을 무시한, 손님들의 막무가내 생떼에서 비롯됐으니 말이다. 손님이 백화점 매출을 올려주는 존재인 건 맞지만, 직원들 또한 그 매출을 올리기 위해 애쓰는 존재다. 당연히 백화점 측은 그 직원들이 부당하게 모욕받지 않도록 보호해줘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백화점은 그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들이 한 거라곤 해당 직원들에게 휴가를 준 게 고작이었고, 갑질을 한 손님이 백화점 직원에게 사과를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손님은 해당 장면이 영상으로 올라가 자신들이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백화점 측에 항의하기까지 했다. 자기 직원들의 자존심보다 그 손님들이 지불할 몇 푼의 돈을 택하는 백화점을 보면서 다른 손님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 저것들한테 얼마든지 갑질을 해도 되는구나,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나라 매장에선 직원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무릎을 꿇고, 경기장에선 팬들이 마음놓고 선수에게 욕을 하거나 음료수를 던진다. 대한민국이 갑질 공화국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1)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1021000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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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에서 소방관들이 대처를 잘못해 희생자가 많았다는 기사가 나온다.
유족이 건물 안에 갇힌 생존자와 한시간 넘게 통화를 하기도 했다니,
이런 주장이 나오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여기에 대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렇게 생각한다.
“소방관들이 대처를 잘못하다니, 우리나라 재난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구나.
이참에 진상을 제대로 규명해 더 이상 이런 재난이 없어야겠다.“
하지만 극성 문빠, 그러니까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문빠라면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소방관 욕을 하면 안되는데. 그럼 그 소방관들의 총 책임자인 문대통령에게 누가 되는데.”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사고를 지닌, 할 일없는 문빠들에게 동원령을 내린다.

 

 


이들은 이런 전략을 짠다.
1) 건물주에게 책임을 돌리자.
건물주가 건물을 인수한 지 두달밖에 안됐고,
불이 났을 때 건물을 돌며 대피를 하라고 외쳤다는 얘기는 잊자.
지금 구속중이라는 사실도 머릿속에서 지우자.
그 대신 아몰랑 무조건 건물주 책임이야, 라고 외치자.
건물주가 마침 자한당 인사의 친척이니 그림도 좋다.

 

2) 불법주차한 차량에게 책임을 묻자.
소방차가 진입할 때 방해를 좀 받은 건 맞지만,
소방관들이 건물에 도착했을 땐 대부분 살아있었다는 점에서 이건 좀 무리가 있지만,
아몰랑 우리 소방관을 지키는 게 우리 문대통령 지키는 거야.

 

3) 인력부족이었다고 우기자.
이건 문빠들의 주장 중 그래도 설득력이 있는 얘기다.
제천 소방서에서 출동한 사람들 중 불을 끌 수 있는 분은 넷밖에 안됐다나.
그렇다 하더라도 아쉬움은 남는다.
인력이 적다면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데,
2층에 생존자가 많다는 제보를 무시한 채 지하 1층을 먼저 수색한 것,
그리고 2층 유리를 깨지 않은 점은 두고두고 아쉽다.
일부 문빠님들은 이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은 주장도 한다.

우리나라 소방관들의 처우가 열악한 건 맞지만,
문빠들 덕분에 요즘엔 일하는 보람은 있을 것 같다. 

 

4) 불낸 놈이 잘못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위의 세 가지 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기겠지만,
극렬 문빠들은 달라도 뭐가 달라서, 불낸 놈이 잘못이라고 한다.
이런 식이면 아무도 욕할 수 없다.
배 뒤집혀서 사람이 죽어도 못 구한 해경탓이 아니라 배 뒤집은 놈 탓이고,
교통사고 때 구조가 늦어서 많은 인명이 희생된다 해도 구조대원 잘못이 아닌 게 되니까.
하지만 뭐 어떠랴.
그게 바로 문대통령을 지키는 일이고,
그 일을 위해서라면 우리 문빠들이 전력을 다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문빠들은 불리한 기사마다 이런 주장들을 댓글로 쓴 뒤
여기에 무차별적으로 공감을 찍음으로써
자신들의 댓글이 공감 수가 가장 많은, 소위 베스트댓글이 되게 만든다.
소방관을 욕하러 들어온 사람들은 건물주, 불낸놈 등등만 욕을 먹고 있는 걸 보면서
“내 생각이 짧았구나”라고 반성하게 된다.
일을 마친 그들은 자신들의 전과를 자랑하며 서로를 격려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여유는 없다.
일은 도처에서 터지니까 말이다.
“큰일났어요. 임종석 UAE 간 것에 대해 자한당이 의혹을 제기해요.”
“연합뉴스에서 청와대 외신기사 해석을 잘못했다고 욕해요. 빨리 와주세요.”
인터넷 시대다보니 요즘엔 기사가 새벽에도 올라오는지라
문빠들은 잠을 잘 여유도 없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대통령을 지키는 일은 정말 힘들구나.

 

 

* 베스트댓글이 여론이 아닌, 문빠들의 공작이라는 증거는
거기에 대한 댓글, 즉 대댓글을 보면 된다.
문빠들은 거기에까진 공감조작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빠님들, 이왕 할 거면 대댓글도 신경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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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의 이 아수라장에 끼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일명 ‘Deep throat’는 소송을 하도록 도와달라는 주진우의 말에 이렇게 답했다.
그가 말한 소송이란 농협이 센트러스트 대표인 이요섭에게 빌려줬다 날린
210억원에 관한 것이다.
농협쯤 되는 은행이 설립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실적도 없는 회사에 거액을 빌려준 것도 황당하지만,
더 이상한 것은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이로 인해 징계받은 사람도 없고,
농협 측에서 이요섭에 대해 돈을 내놓으라고 소송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주진우의 원맨쇼로 만들어진 <저수지 게임>은
너무도 당연한 의문에서 시작된다.

“도대체 왜 농협은 그 돈을 찾으려 하지 않을까?”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주진우는 그 해답을 찾지 못한다.
이유인즉슨 거기와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입을 다물었기 때문이었다.
대출 직전 농협에 이명박의 측근인 H가 와서 많은 이가 보러갔다는 증언이 나왔지만,
실제로 H를 봤다고 확인해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Deep throat' (DP)만 해도 그렇다.
그는 ‘전 세계에서 그 돈을 회수 못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한탄한다.
그러면서 그는 “당신도 공범이다”라는 주진우의 말에 화를 낸다.
“내가 왜 공범이에요?”
주진우는 묻는다. 그럼 돈을 왜 찾으려고 안하느냐고.
DP: 그걸 어떻게 찾아?
주: 왜 못찾아요?
DP: 소송을 걸어야 한다고 했잖아.
주: 제거 걸 테니까 저를 이용하시라고요.
그러자 DP가 한 말이 대한민국의 아수라장에 끼고 싶은 생각이 없다, 였다.

 

슬픈 사실은 DP 정도면 고마운 수준이고,
DP보다 더 많이 아는, 그 일에 더 깊이 가담한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닫아버렸다는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어쩌면 이렇게 침묵할 수 있는지 신기한 노릇이지만,
이거야말로 이명박이 온갖 비리에도 불구하고 당당할 수 있는 이유다.
“지나간 6개월 적폐 청산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개혁이냐, 감정풀이냐,
정치 보복이냐 이런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이명박,
제대로 된 나라라면 이런 희대의 사기꾼을 법정에 세워야 마땅하건만,
이 중대한 일을 오직 주진우 기자 한명에게 맡겨도 되는 것일까?

영화 <저수지 게임>은 주진우가 국민들에게 보내는 SOS 신호다.
영화 <자백>이나 <공범자들>을 비롯한 이런 유의 고발영화가 갖는 단점은
스토리의 흐름이 일관되지 않고 산만해서 집중이 안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저수지 게임>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의문점에서 시작해
그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전개돼
관객 입장에서도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관객수는 12만명에 그쳤는데,
이는 나이든 소를 소재로 한 <워낭소리>의 293만에 비하면 한심한 수준이다.
나이든 소보다 이명박이 더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면
다운로드를 받아 영화를 봐주시길 권한다.
구글에 가면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그 경우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광고로 인해 흐름이 끊긴다.
그리고 다운로드를 통해 지불하는 4천원은 이명박을 잡는 데 큰힘이 된다.
영화 <도가니>를 보라.
500만명 가까운 관객이 영화를 보자 같은 사안에 대해 재판이 다시 열렸고,
지난 재판 때는 무혐의 처리됐던 관계자들이 처벌되지 않았는가?
천만 다운로드로 국민들이 힘을 실어준다면,
이명박이 구치소에서 설을 쇠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2018년, 굿 다운로드로 좋은 영화도 보고 MB도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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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빠가 미쳤다

 

 

 

“기자 폭행은 정당방위다.”
이화여대 조기숙 교수의 이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난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삼국지에서 한시대를 풍미한 인물이 조조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조씨 중엔 중국의 후손들이 꽤 있다.
그러다보니 조교수가 중국 경호팀의 한국기자 폭행사건을 중립적으로 보긴 어려웠을 것이다.
내가 놀란 것은 조교수 말에 동조하는 문빠들이 무지하게 많았다는 점이었다.
“가이드라인은 왜 넘었대요?”
“기자가 어떤 행동을 했기에 뚜까 맞았을까?” 같은 댓글처럼,
문빠들은 오히려 폭행을 당한 기자가 맞아도 싼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드문 예외를 제외하면 폭행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다.
게다가 중국 측으로부터 두들겨 맞은 기자단은 문대통령과 함께 중국에 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절이라 할 수 있다.
미운 내 새끼라 해도 남에게 맞으면 화가 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문빠들은 도대체 왜 우리나라 기자의 폭행에 즐거워하는 것일까?
문빠들의 정신에 병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대통령 초기만 해도 증상이 심하지 않아 남들이 잘 알아채지 못했지만,
이번 사건은 문빠들의 병이 깊어져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말해 준다.
DNA 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세포 하나로부터 암이 생기는 것처럼,
문빠들의 정신병도 사소한 오해로 인해 시작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를 잘 못하고, 결국 이명박으로부터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기자들 탓이라는 게 문빠들의 진단이었다.
조중동 기자들의 지나친 물어뜯기가 있었다는 데는 100% 동의하지만,
정권 실패의 책임을 기자들에게 돌리는 일은 좀 어이없다.
그럼에도 문빠들은 그런 생각에 단체로 중독됐고,
급기야 “문대통령은 우리가 지킨다”라는 괴이한 망상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그 지키려는 대상의 상대편이 기자들이다 보니
문빠들은 대통령에게 불리하다 싶은 기사만 있으면 우르르 달려가 욕을 해댔다.
문빠들의 무기는 쉽게 동원 가능한 쪽수,
오래 전 중국의 홍위병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인터넷 패권을 장악한 채 눈을 부라리고 있다.
걸핏하면 “너희 신문 절독해 버릴 거야!”라고 하는 통에
가난한 언론들은 제대로 된 항변조차 할 수 없다.
그들은 모든 언론, 특히 자기들 편에 서야 할 한경오가
문대통령에게 용비어천가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빠들이 교주로 모시는 김어준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질문: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는 일에 대해서도 이전 정부들에 가했던 수준의 비판적 잣대를 그대로 적용할 건가.
김어준: 질문의 의도는 무릇 언론이라면 정부에 냉정한 비판적 견제가 마땅하지 않은가, 일텐데 개인적으로 촌스러운 언론관이라고 간주한다.....진보매체가 진보정권을 상대하는 태도와 방식은 보수정권을 대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달라야 마땅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빨아주라는 게 아니다. 애정을 가지라는 거다.


빨아주는 것과 애정을 갖는 게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지만,
궤변에 가까운 이 말에 문빠들은 열광했고,
소위 빨아주지 않는 언론들을 손봐주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그들은 정권교체의 1등공신이라 할 손석희마저도 ‘안철수 빠’로 간주하고 비판한다.


노무현의 계승자라는 정치인 안희정은 강연 후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문제를 제기할 권리를 적극 보장해야 한다.”라는, 지극히 당연한 말을 했다가
적폐로 몰려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 후 안희정은 “앞으로는 문 닫고 말하겠다”고 하기도 했는데,
언론은 물론이고 정치인들마저 문빠가 무서워 눈치를 보는 판국이니,
문빠야말로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자회견장에서 CNN 기자를 대놓고 욕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판받은 것은
건강한 언론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었지만,
문빠들에게 언론은 그저 성가신 존재일 뿐이다.

 


문대통령에게 언론들이 연일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TV 뉴스가 땡문뉴스로 바뀌면 정말 좋은 세상이 올까?
안타깝게도 문빠들은 그렇게 믿는 모양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문빠들을 병원에 데리고 가 집중치료를 해야 맞지만,
문빠 스스로 자신이 아프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 없다보니
병원에 가게 하는 것도 어렵지만, 데려간다 해도 나을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문빠들의 생각과 달리 문빠의 존재가
문대통령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깊은 병에 빠진 문빠들은 오늘도 대통령에게 불리한 기사가 있는지
눈을 부라리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그들에게 이야기해줄 때다.
문빠, 너희들은 환자야. 치료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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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낚시배가 침몰하는 사고가 났다.
대부분의 언론이 문재인 정부의 빠른 대응을 칭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발생 후 49분 만에 첫 보고를 받았다. 이어 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서면보고까지 포함해 4차례 보고를 받고 현장을 중심으로 한 구조 작전 지시를 내렸다.”


박근혜 정부의 7시간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49분이라는 숫자가 초음속처럼 느껴질 수 있다.
‘공정’과 ‘객관’이란 점에서 내가 가장 높은 평가를 내리는 미디어오늘도 이 점을 칭찬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신고 접수 시간부터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했던 걸 감안하면 문재인 정부는 시간대별 사고 내용과 지시 및 조치 내용까지 상세히 밝히면서 사고 대응에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흐뭇한 마음으로 미디어오늘 기사를 읽어내려 가던 이라면
맨 마지막 두 줄에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번 사고로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7명이 생존했다. 선장 등 2명은 실종된 상태다.”
잉? 이렇게나 희생자가 많았어? 다 구한 게 아니고?
기사의 전반적인 분위기로 봐선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은데,
22명 중 구조자는 3분의 1에 해당되는 7명에 불과했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들의 문대통령 칭찬이 낯 뜨거운 이유는
원래 칭찬이란 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낚시배가 뒤집어졌는데 전원이 구조됐다.

-새벽이고 안개도 껴서 구조가 어려웠는데 전원구조라니, 이거 대단한데?

-알고 보니 현장에서 신속하게 대처했고, 또 대통령한테 보고도 즉각 이루어졌다네?
-오오, 역시 대통령이 바뀌니까 나라다운 나라가 되는구나!

그런데 지금 상황은 이렇다.
-낚시배가 뒤집어졌다.
-신고접수가 된 시각은 6시 9분이고, 구조보트를 보내라고 한 시각은 13분인데
막상 보트가 출발한 시각은 26분이다. 무려 19분의 차이가 난다.

-차가운 물속에서 견딜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걸 감안하면 19분은 아쉽다.

-결국 승객의 3분의 2가 희생됐다.
-오오, 역시 대통령 바뀌니까 나라다운 나라가 되는구나!

 

이렇게 정리해 보니 마지막의 칭찬이 뜬금없지 않은가?
신속한 보고와 지시는 어디까지나 인명을 더 구하기 위함이고,
그게 실패한 시점에서 대응이 좋았다는 건 용비어천가에 다름없다.
세월호와 달리 이번 사고는 구조가 더 어려웠던 것 같고,
해양경찰 역시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13명의 죽음 앞에서 우리들끼리 잘했다고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볼썽사납다.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난데없는 날벼락에 슬퍼하고 있는데,
언론들은 “아유, 정말 문대통령은 대단해!”라고 칭찬하고,
문빠들은 ‘이게 나라다’라고 외친다.
아무래도 그들이 생각하는 ‘나라’는 내가 생각하는 ‘나라’와 다른 모양이다.

 

 

 

 

 

한 한남충이 있다.
여기서 한남충은 모든 한국남성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생각이 매우 단순한 일부 한국남성을 지칭한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린다.
그는 한 여성을 납치해 자신이 준비한 기생충, 좀 더 정확하게는 회충을 먹였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회충을 먹이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그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한 장의 사진을 첨부하는데,
그건 기생충학자인 모씨가 “기생충은 몸에 해롭지 않으며, 먹으면 영양분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을 캡쳐한 것이었다.

이 경우 일어날 일에 대해 추측해보자.
1) 기생충학자 모씨가 그 범죄를 사주한 것이므로, 그 모씨에게 비난이 쏟아진다.
2) 그 한남충만 욕한다.
3) 둘 다 욕한다.

상식적으로 답은 2번이어야 한다.
무언가가 몸에 좋다는 것이 납치해서 강제로 먹여도 된다는 뜻은 아니니 말이다.
게다가 그 모씨가 기생충을 먹어도 된다고 한 것은
기생충을 먹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기생충에 대해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굴 필요가 없다는 의미였으니,

모씨의 행동은 어느 모로 보나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 나라의 한남충들은 희한하게도 1번을 택한다.

괜한 얘기가 아니다.
9월 25일 방영된 EBS <까칠남녀>의 주제는 ‘예쁜 소녀 찾습니다’였는데,
그날 이현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런 말을 한다.
“예쁜 남자 아이돌에 대한 이모들의 선호는 문화적으로 다르게 해석될 부분이 있죠. 여태까지 저런(어리고 예쁜) 남성은 여성들에게 선호받지 못했지만 하나의 취향으로 다시 존재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로리타 '컨셉'과 쇼타 '컨셉'이 똑같은 선상에서 이야기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현재 교수에 따르면 나이든 남성이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롤리타 콤플렉스’이나
나이든 여성이 어린 남자를 좋아하는 것을 ‘쇼타로 콤플렉스’는
소아성애로 연결되는 범죄인 반면
어린 여자가 섹시함을 강조하는 롤리타 콘셉트나
어린 남자가 귀여움을 강조하는 쇼타로 콘셉트는 하나의 취향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전자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반면 후자는 최근 들어와서 생긴 취향으로
남녀 권력관계의 전복을 내포한 새로운 경향이니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게
이교수의 얘기였다.
같이 출연하는 황현희가 이의를 제기한다.
황현희: 아동성범죄자의 경우 남성과 여성이 똑같이 처벌받아야 합니다.
이현재: 미성년자 의제 강간은 당연히 처벌받아야 합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은 처벌 받아야죠. (2번 강조) 아까 이야기 한 건 '컨셉'을 이야기한 거예요.
황현희: '컨셉' 자체도 같은 선상이지 다르게 생각하시면 안되죠.
손아람: 처벌이 달라야 한다는 게 아니라, 똑같은 사건이라도 얼마나 사회 구조와 맥락을 담고 있는지는 다르다는 거죠.


뭐 그렇게 어려운 얘기도 아니고, 문제될 만한 부분도 없다.
그런데 한 워마드 여성회원이 남아를 성추행했다는 글을 쓴 뒤
이현재 서울시립대 교수가 EBS <까칠남녀>에서 했던 말을 캡쳐해 같이 올리자
이교수의 말은 갑자기 ‘미성년자 강간사주’가 돼버렸다.
한남충들의 이해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다.
설령 이교수가 “남자아이 성추행은 좀 관대하게 봐야한다”고 했다해도
그가 무슨 법무부장관도 아닌 바, 누군가가 그걸 빌미로 남아 성추행을 저지른다면
그건 그 사람이 또라이인 것이지 이 교수에게 화살을 돌리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럼에도 한남충들은 까칠남녀 게시판에 몰려가 이교수를 욕하고,
까칠남녀를 폐지하자고 거품을 문다.
이교수가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자신이 한 발언의 의미를 친절하게 설명해 줬건만,
한남충들은 막무가내다.
그들이 그러는 이유는 딱 한가지, 여성의 목소리를 좀 더 대변하는 공중파 프로가 있다는 게 싫은 것이다.
그동안 뭐 하나 걸리기만 해봐라며 벼르고 있다가 이거다 싶어 우르르 달려드는 그들은 모습은
자기 생각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좀비들 같다.


사실 강간을 사주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성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가해자에게 빙의해서 피해자인 여성을 꽃뱀으로 모는 한남충들,
“죄질이 불량하지만 피해자와 합의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을 들어서”라는 말과 함께
성범죄 가해자에게 벌금5만원 같은 가벼운 형량을 선고하는 이 나라 판사님들이야말로
우리나라를 성범죄 천국으로 만드는 주범들이다.
그러니 애먼 이교수를 성범죄 사주범으로 모는 대신
자신이 쓴 댓글모음을 보며 스스로 반성하는 게 맞지만,
어쩌겠는가. 한남충 사전에 반성이란 건 없으니 말이다.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기생충이 득실댔다.
기생충박멸협회의 노력 덕분에 기생충은 거의 다 박멸됐고,
몇몇 기생충들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기생충의 몰락과 때를 같이해 한남충들이 득실대고 있는데,
해악 면에서는 기생충과 비교도 안될만큼 무시무시하다.
정부가 하루속히 한남충박멸협회를 세우고,
대학마다 한남충학과가 만들어져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가 이루져야 될 이유다.

 

 

 

헌신적인 의사의 희생은 포장되어 의료계를 망친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소말리아 해적에게 죽을 뻔한 석선장을 수술해 살리고,

북한군 장교를 수술해서 살린(더 정확히는 살릴)

국민영웅 이국종 교수가 의료계를 망치고 있다?

1년에 4번 집에 가고, 한쪽 눈이 실명위기일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분,

그러면서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해 빚만 쌓인 분,

이쯤되면 의료계의 테레사수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다면 저 도발적인 말은 어떤 의미일까?

저 글을 쓴 분이 의사였으니, 이국종 교수에 대한 질투의 차원인 것일까?

그분의 마음속에 들어가본 적이 없으니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질투는 절대 아니라는 데 5만원 정도는 걸 수 있다.

질투는 내가 저렇게 살고 싶은데 살지 못해. 배아파!”일텐데

의사들 중 이국종 교수처럼 살고픈 이가 과연 있을까 싶어서다.

그렇다면 왜 저런 말을 했을까?

의사들이라면 알고 있다.

저 말이 어느 정도의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던 이국종 교수

 

만일 이국종 교수가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자.

석해균 선장이 총을 맞았을 때, 우리 정부는 매우 곤혹스러웠을 것 같다.

수송팀: 그런데 환자를 어디로 모셔가죠?

정부: 큰병원, 무조건 큰병원 가야지. 내가 한번 연락해볼게.

큰병원1: 그게요, 저희는 총상 전문가가 없습니다. 수술을 하려면 할 수는 있을텐데

처음 해보는 수술이라 위험하기도 하고, 또 수술을 뒷받침할 장비도 부족합니다.

큰병원2: 저희는 그런 총상을 한번도....어쩌고..

실제로 일년에 몇 번 오지도 않을 총상환자를 위해

전문적인 의사를 채용하고, 또 해당 장비를 유지할 병원은 그리 많지 않으니,

대화가 순전히 가상의 일만은 아니다.

 

, 이 경우 정부가 선택할 일은 어떤 게 있을까?

정부관계자; 총상처럼 심각한 외상을 입었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없구나.

이참에 외상전문 병원을 만들어야겠다.

그래서 정부는 각 도마다 하나씩 초 응급환자를 위한 병원을 짓고, 관련의사를 스카웃한다.

힘든 일을 하니 당연히 월급은 기존 의사보다 2배쯤 주고,

충분한 휴식을 제공해야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으니,

의사도 적정수보다 더 많이 뽑는다.

정부가 이걸 유지하는 데 돈이 좀 들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적절한 치료만 받는다면 죽지 않아도 될 외상환자가 1년에 1만명,

하루 27명씩 나오는 걸 감안하면 이 돈이 그리 헛된 것은 아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는 외상환자가 잘 죽지 않는, 외상환자 강국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국종교수라는 슈퍼스타가 존재한다.

정부는 자기들이 욕을 먹을만한, 이슈가 될 환자가 생기면 1초도 안걸려 결정을 내린다.

아몰랑 이국종에게 데려가!”

석선장이 총을 맞아도 이국종, 북한에서 넘어온 장교도 이국종에게 보내면 된다.

아무리 어려운 환자도 그가 헌신적으로 돌보면 살아날 수 있으니까.

물론 모든 환자가 다 이국종 교수의 은총을 입을 수는 없는지라

1년에 1만명의 죽지 않아도 될 환자가 죽어나가지만,

이걸 가지고 정부를 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저 자신이 운이 없어서, 지방에 살아서, 헬기가 제때 없어서 그리 됐다고 여길 뿐,

응급의료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정부는 각성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그러니 정부는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외상환자를 위한 의료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없다.

물론 석선장 사고 이후 정부가 아무것도 안한 건 아니다.

소위 이국종법이라는 걸 통과시켜 전국에 16개의 중증외상센터를 만들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그 재원은 과속차량의 과태료 중 20%로 충당하기로 했는데,

그게 무려 1600억원이다 (여기서 무려는 반어법이다).

한 개도 제대로 못 세울 그 돈으로, 정부는 16개의 중증외상센터를 만든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 외상환자들이 목숨을 건지고 있을까?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전과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참고로 석선장의 치료비는 2억원이었는데,

석선장의 전 직장인 삼호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치료비를 내지 못했다.

아주대 측은 정부에 그 돈을 내달라고 했지만,

알뜰하기 짝이 없는 우리 정부는 그 돈 지급을 거절한다.

결국 그 돈은 아주대의 손실로 처리되는데,

안그래도 매년 수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아주대병원에게

국민적 영웅인 이국종 교수는 어떤 존재일지 궁금하다.

이제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보자.

이국종 교수는 현재 49세고, 건강도 그다지 좋지 않다.

과연 그가 언제까지 현재와 같은 초인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