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에 해당되는 글 373건

  1. 한국 남성의 가슴 환타지 (20)
  2. 응답하라 피디는 좌파다 (48)
  3. 대통령 이용법 (22)
  4. 늙음, 병듦, 그리고 서러움 (22)
  5. 네 시대로 돌아가렴 (42)
  6. 십이지장충과 청와대 행정관 (34)
  7. [공지] 전과자 꽃미남과 저축왕 옥동자? 12월 10일 서민 교수님의 알파레이디 강연! (23)
  8. 초능력 내각 (25)
  9. 수도 이전만이 살길이다 (99)
  10. 외모에 대한 에피스도 (48)
  11. 박근혜 대통령님 전상서 (52)
  12. 새누리 레알사전 (41)
  13. 누리공화국이 기생충왕국이 된 까닭은 (98)
  14. 큰 불효를 저지르다 (44)
  15. 제 전공은 기생충입니다 (48)
  16. 과도한 대통령 비판을 경계한다 (91)
  17. 채동욱 총장보다 조선일보를 믿는 이유 (41)
  18. 네티즌 전상서 (21)
  19. 어떤 변호사 (22)
  20. 내가 여자였다면 (95)
  21. 기생충과 신종발견 (43)
  22. 대한민국의 수호자들 (40)
  23. 대통령과 고등어 (54)
  24. 납량특집 내각 (42)
  25. 새누리 국민 되기 (68)
  26. 사인 (Sign) (41)
  27. 국가기관과 기생충 (45)
  28. [전문] 서민 교수님과 경향신문 독자와의 SNS 채팅 (31)
  29. 올 여름 가장 기대되는 책 (58)
  30. 스마트폰을 사다 (44)

 

 

"지난해 10월 서울아산병원 소속 지도전문의 A교수는 직원회식 후 (건국대병원에서 파견을 나온) 전공의 B씨를 자신의 차에 탑승하도록 강요했다. 이 교수는 차 안에서 B씨의 신체 일부분을 만지고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기사를 읽고 궁금해졌다. A교수가 만졌다는 신체 일부분은 어디일까? 혹시 그곳?

지적 호기심이 발동해 다른 기사를 찾아봤다.

[그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10월 25일 밤 10시 30분 경 피해 여성 전공의, B교수 등 일행은 세 번째 회식 장소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이동 차량 뒷좌석 가운데에는 가해자인 B교수가 있었고, 우측에는 피해 전공의, 왼편으로 ...또 다른 여성 전공의가 탑승했다. 운전자 옆 좌석에는 A수련병원 남성 전공의가 앉아 있었다.

술에 취한 B교수는 양 쪽에 배석한 여성 전공의들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오른손을 이용해 피해 전공의의 가슴을 추행했다. 갑작스런 추행에 놀란 피해 전공의는 지속적인 추행을 저지하기 위해 B교수의 손을 강하게 잡았다고 전했다.

이어 B교수는 한 차례 더 강하게 힘을 주고 피해 전공의의 가슴을 향해 손을 뻗었으나 잡고 있던 손을 세게 밀어내자 더 이상 추행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피해 전공의의 설명이다 (2014년 1월 6일자, 청년의사).]

 

 

그랬다. 역시 가슴이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최연희는

술자리에서 동석한 여기자의 가슴을 만진 뒤 "음식점 주인인 줄 알았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1944년생으로 당시 63세였던 노년의 정치인이 여자 가슴이 그리워 기자와 술집 여자를 구분하지 못한 것처럼,

큰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도 옆에 앉은 여인이 자신이 지도해야 할 제자라는 사실을 잠시 망각했던 거였다.

존경받던 시인 서정윤은 여중생 가슴을 만지면서 "얼마나 컸는지 확인하려 했다"는 핑계를 댔는데,

패가망신을 각오하면서도 가슴에 집착하는 남자들이 많은 걸 보면

가슴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것 같다.

'가슴'과 '성추행'을 넣고 검색을 하면 무수히 많은 기사가 뜨는 것도 당연한 일,

귀가 길 여성의 가슴을 만진 고교생부터 크레용팝의 가슴을 만졌다는 남자까지

수많은 기사가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었다.

 

 

 

 

<욕망하는 여자>라는 책을 보면 남자들의 가슴 환타지가 엄마 젖을 먹을 때부터 무의식에 새겨졌다는데,

그것만으로는 가슴에 대한 남성들의 열망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어젯밤 집구석에 앉아 <가슴 배구단>이라는 영화를 시청했다 (쿡에서는 무료로 볼 수 있다).

 

 

첫 장면. 중3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손바닥을 쥐었다 폈다 한다.

잠시 뒤 자전거를 멈춘 아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시속 80킬로로 달리면 가슴을 만지는 것과 같은 감촉이라는데, 이걸로는 안되겠어."

결국 두 아이는 엄청난 경사의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절벽으로 떨어지는 참사를 겪긴 하지만 가슴을 만지는 감촉이 어떤지 체험한다.

그렇게 가슴에 집착하는 아이들이었으니,

배구부 지도교사로 임명된 미녀 교수가 "1승만 하면 뭐든지 해준다"고 했을 때

"가슴을 보여달라"고 요구한 것은 당연했고,

배구 연습이라고는 해본 적도 없는 아이들이 갑자기 눈을 빛내면서 배구연습을 하게 된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이들이 "가슴! 가슴!"을 구호로 외치며 운동장을 달리는 모습이라든지,

전에 헤어졌던 남친이 여선생에게 접근해 가슴을 풀어헤칠 때 그녀가 그 손을 뿌리치면서 "내 가슴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이건 모두의 꿈이야!"라고 소리치던 장면 등도 감동적이었다.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은 뜻하지 않게 1승을 거두는데, 상대방이 멤버가 둘밖에 안돼 기권승을 거둔 것.

1승을 했으니 가슴을 보여달라는 아이들에게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이런 식으로 가슴을 보면 개운하지 않을 거야."

한 학생의 반박, "가슴을 보면 개운해질 거에요."

하지만 이런 식은 곤란하다는 다른 이의 의견에 배구반은 진짜 1승을 하기로 하는데,

영화를 보던 내가 녀석들의 1승을 간절히 바라게 된 것도

"그 참에 나도 같이..."라는 어부지리를 노리기 위해서였다,고 전해진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1) 가슴을 보기 위해서 저렇게 노력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에 오른 중년 (혹은 노년) 남성들은 너무 쉽게 가슴을 만지려고 한다.

2) 그렇게까지 가슴이 만지고 싶다면 엄청난 경사의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타시라. 절벽에서 떨어져 다칠 수도 있지만, 직접 만지다 패가망신하는 것보다는 덜 아프다.

 

 

 

응답하라 1994의 시청률이 10%를 넘나드는 건 그게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이라는 점에서 충격 그 자체다.

이 드라마를 만든 신원호 피디는 2011년 말 KBS에서 tvN으로 건너왔다.

KBS에서 예능을 담당했던 신피디가 갑자기 드라마를 하겠다고 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신피디가 만든 응답하라 1997은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전례가 없는,

평균 4%의 시청률로 대박을 쳤다.

응답하라 1994’는 전편의 인기에 힘입은 속편이라는 점에서

신피디가 진짜 하고 싶었던 것은 1997년을 호출하는 것이었으리라.

 

                  외환위기를 앞두고 우리나라 1등신문은 "위기가 아니다"라고  예측,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왜 하필 1997년일까.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1997년은 그다지 좋은 뉴스가 없다.

새해 초부터 한보철강이 부도가 났고, 그 청문회로 인해 정국이 시끄러웠다.

7월에는 기아가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경제가 총체적 불황에 빠진다.

결국 우리나라는 그 해 11, 국제통화기금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함으로써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린다.

수많은 기업이 줄도산하고 거리에 노숙자가 넘쳐나게 된 것도 그 해,

신원호 피디는 1997년이 뭐가 좋다고 그 시절을 드라마로 만든 것일까?

그리고 그 드라마는 어떻게 히트할 수 있었을까?

 

1997년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1998년에 불길한 일이 벌어졌다는 뜻,

그렇다면 1998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게

신원호 피디의 의도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1998년 위키백과를 뒤지다보니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았다.

오랜 기간 정치와는 무관한 삶을 살던 한 분이 그 해 3월 한나라당에 입당한다.

그가 갑자기 정치판에 뛰어든 이유는 딱 하나,

문민정부를 자처한 김영삼 대통령이 나라를 부도나게 만들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난데없이 박정희 신드롬이 퍼졌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었던 그분이 어 그렇다면 아버지를 앞세워 뭔가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그 해 4월 대구 달성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그분이 내세운 구호는 다음과 같았다.

박정희가 세운 경제 박근혜가 지킨다

거기에 더해 연설 중간중간 아버지!”를 수도 없이 불렀다고 하는데,

그 전략이 먹혀들면서 그분은 생애 첫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고,

그로부터 15년 후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다.

그러니까 1998년은 그분의 신화가 시작된 해,

신원호 피디는 그래서 1997년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대통령을 반대하는 것은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그 반대자들은 무조건 좌파가 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아무리 사랑 얘기로 포장해도 그분의 데뷔 전을 그리워하는 응답하라 1997’

전형적인 종북.좌파 드라마이며, 그 드라마를 만든 신원호 피디는 종북.좌파다.

응답하라 1997에 열광했던 4%의 고정 시청자들 역시 종북. 좌파인 셈.

국정원은 댓글을 통한 심리전만 할 게 아니라

이렇게 교묘하게 현 정부를 반대하는 드라마를 적발해 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이딴 일을 이미 좌파로 분류된 기생충학자가 해야겠는가?

한 가지 더. 신원호 피디가 응답하라 1997 다음에 응답하라 1994를 만든 이유가 뭘까?

서태지 때문에? 절대 아니다.

그의 진짜 목적은 응답하라 1991을 만드는 것인데

갑자기 6년 전으로 가버리면 의도를 들킬까봐

중간 단계로 아무 의미없는 1994를 만든 후 그 다음에 1991을 만들려는 거다.

참고로 말하면 1992년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한 분이 현대건설 회장직을 박차고 나와 정치를 시작한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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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이용법

 

 

지난 정부 때 소위 좌파들은 5년 내내 탄식만 해댔다.

문제는 그 좌파 분들이 현 정부 들어서도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거다.

취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안한다면서

불통이니 뭐니 탄식만 해오지 않았던가.

이 추세로 보아 임기 내내 해도 너무했다” “대통령이 이럴 수가 있느냐같은 말만 하다 말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현 대통령 사이엔 결정적인 차이가 있고,

그 차이를 잘 파악해서 대처한다면 남은 4년을 탄식 대신 미소로 보낼 수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예측이 어려운 분이셨다.

돈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으니 돈의 관점에서 본다면 얼추 예측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거기에 더해 형님과 아들, 영부인 등 친인척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데다

측근들에 대한 의리 또한 대단해서

이 사안에서는 대체 어떤 걸 우선해서 행동할지 미리 아는 게 불가능했다.

공약은 거의 지키지도 않던 분이 갑자기 강바닥을 파겠다고 우기고,

세계 1위 공항인 인천공항을 선진경영을 배운다는 명분하에 민영화를 하려고 했으니,

그분의 행동을 예측하는 게 과연 가능하겠는가?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예측가능한 분이라는 점에서 이 전 대통령과 차이를 보인다.

이분은 국민들, 특히 좌파들이 반대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옳다고 믿는다.

주권국가로서는 당연히 가져야 하는 전시작전권을, 그것도 미국에서 가져가라고 하는데도

한사코 안받겠다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전작권을 갖는 것을 좌파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자신은 전혀 도움을 받지 않은국정원 댓글의 수사를 한사코 방해하는 것도

좌파들이 그걸 원하기 때문이다.

비서실장도 일부러 좌파들이 가장 싫어할, 유신시대의 인물을 뽑았지 않은가?

현 정부가 1년간 한 일이 종북.좌파 때려잡기가 전부였던 것도 그런 견지에서 보면 이해가 갈 거다.

 

이 점을 이용한다면 의외로 대통령을 좌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예를 들어 철도 민영화를 보자.

기차라곤 별로 타본 적도 없는 분이 갑자기 철도 민영화를 하는 이유도 좌파들이 민영화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좌파들이 갑자기 민영화를 찬성한다면?

김기춘: 대통령 각하, 큰일났습니다.

박근혜: 무슨 일이오?

김기춘: 전교조, 민주노총, 대한기생충학회 등등의 좌파집단들이 철도 민영화를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습니다.

박근혜: 무엇이? 그렇다면 민영화는 해서는 안되는 것이로군요! 당장 민영화를 절대 못하도록 법제화하시오.

 

이런 작전은 다른 일에도 얼마든지 써먹을 수 있다.

김기춘: 각하, 큰일났습니다.

박근혜: 각하라니, 그냥 공주님이라고 부르시오. 이번엔 또 무슨 일이오?

김기춘: 좌파괴뢰집단들이 국정원 댓글사건을 여기서 덮자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박근혜: 무엇이? 필시 무슨 곡절이 있을게요. 혹시 배후를 캐면 자기네들 치부가 드러날까봐 그러는 게 아니겠소?

김기춘: 제 생각도 그러합니다.

박근혜; 전에 찍어낸 채동욱을 당장 검찰총장으로 복귀시키고, 철저한 수사를 하라고 당부하시오.

 

이 전략을 잘 활용하면 인사 문제에도 관여할 수 있다.

김기춘: 각하, 아니 공주님. 좌파들이 해양수산부장관을 올해의 최우수장관으로 뽑았다고 합니다.

박근혜: 무엇이? 그럼 해수부 장관이 좌파들과 내통한단 말이오?

김기춘: 아마도 그런가봅니다.

박근혜: (책상을 쾅 치며) 안되겠소. 해수부 장관을 당장 해임하시오.

김기춘: 이 연말에 갑자기 그러려면 뭔가 사유가 있어야 하옵니다.

박근혜: 사유? 그딴 게 뭐 필요하오? 그래, 청문회 때 삽질했지 않소.

김기춘: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이후에 각하께서 임명을 강행하셨는데...

박근혜: 지금 따지는 거요? 당신 좌파야?

김기춘: (납짝 엎드리며) 각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매우 그럴듯하지 않은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고개만 저을 게 아니라, 한번 써먹어 보자.

이 작전이 잘 먹힌다면, 의외로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 수도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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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돌아가신 임신빈 선생님은 내게 아내를 소개시켜준, 그러니까 내 은인인데, 이분이 쓴 수필집 <나무처럼 서서 살아온 이야기>를 보면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얘기가 나온다.


“판단력이 없어지고 먹는 욕구만 강하게 남아 무엇이든지 모두 입으로 가져가는 상태가 된다. 아침에 일어나 시어머님 방문을 열면 … 배설물이 온 방 안에 가득 칠해져 있고, 당신 온몸에 칠해져 있다.”



그래서 임 선생님은 시어머님을 씻겨 드리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온 종일 몸에서 냄새가 났고 향수를 뿌려봐야 소용이 없었”을 정도인데, 파출부마다 다 도망치기 일쑤였고, 월급을 두 배로 준다고 해도 오는 사람이 없었단다. 임 선생님은 7년간 홀로 시어머니를 돌보다시피 하셨다니, 존경심이 절로 생긴다. 그 와중에 임 선생님은 이런 생각을 하셨다고 했다. 부모를 기도원에 보내는 자식은 이기적이고 못된 자식인 줄 알았는데, 그들이 그렇게 한 걸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고.


2008년 7월부터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국가가 돌봐주는 시스템이다. 몸이 안 좋거나 치매가 온 정도를 기준으로 국가에서 돌봄에 필요한 비용을 대부분 지급하며, 가족들은 15~20% 정도의 비용만 내면 된다. 치매 노인이 있을 경우 전적으로 가족이 책임을 졌던 과거에 비하면 실로 획기적인 대책이다. 나도 이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 지금 일산의 요양병원에 내년이면 아흔여덟이 되는 외할머니가 누워 계시기 때문이다. 장기요양제도가 없었다면 어머니가 돌봄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셨을 테고, 추가로 간병인을 쓰느라 비용도 많이 들었으리라. 그런데 국가에서 거의 대부분을 도맡아 준다니, 그동안 세금을 낸 보람이 있다.





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신 건 2006년 무렵이었다. 의심이 많아지고 고집도 날이 갈수록 세져서 어머니 혼자 힘으로는 감당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장기요양제도가 시행됐으니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어머니가 먼저 드러누울 뻔했다. 할머니가 요양병원에 가신 뒤 어머니의 삶은 훨씬 나아졌다. 매달 입원비와 약값을 보내면 거기서 알아서 다 해줬으니까. 실제로 할머니를 면회갈 때마다 친절한 간병인이 할머니와 비슷한, 치매 노인들을 돌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국가에서 이렇게 다 해주니 가족들이 발길을 끊는다는 것. 내 할머니는 다행히 외삼촌이 근처에 살아 자주 찾아뵙지만, 다른 노인들은 찾아오는 사람 한 명 없이 심심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심지어 명절 때도 찾아오는 가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만 해도 할머니한테 가는 건 일 년에 한두 번이 고작이다. 할머니가 치매라는 걸 빌미로 “가봤자 뭐하냐. 알아보지도 못하는데”라고 안 가는 걸 합리화했고, 집이 일산에서 아주 먼 천안이라는 것도 한 수단이었다. 그렇긴 해도 할머니를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늘 편치 않았다. 할머니가 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할지언정, 내가 삼십분쯤 앉아 있다가 집에 간다고, 다음에 또 오겠다고 하면 할머니 얼굴에는 서운한 표정이 역력했다. 어쩔 때는 가지 말라고 붙잡은 적도 있는데,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친할머니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으니, 외할머니는 내게 유일한 할머니였다. 할머니들이 다 그렇듯 내 할머니도 손자들을 끔찍이 사랑하셨고, 장남이라는 이유로 내게 더 큰 사랑을 쏟아주셨다. 할머니는 장점도 많은 분이었다. 학교 선생님 출신의 인텔리였던 할머니는 매사 판단이 뛰어났고, 정리정돈에도 능했다. 다른 할머니들과 달리 옷도 세련되게 입고 아는 것도 많았던 할머니를 난 참 자랑스러워했다. 중학교 때 할머니한테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할머니, 난 나중에 어른이 돼도 할머니랑 같이 살 거야.” 할머니는 웃으면서 대답하셨다. “네 각시가 행여나 좋아하겠다.” 하지만 나이듦과 치매는 그 할머니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평생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셨던 할머니가 우리 앞에서 말도 안되는 고집을 부렸을 때, 처음에는 짜증이 나다가 나중에는 슬픔이 몰려왔다. 어릴 적 내가 손을 입에 가져갈 때마다 야단을 치던 할머니는 지금 걸핏하면 입에다 손을 넣고 계시며, 내가 찾아가면 그 손으로 내 손을 움켜쥐신다. 고관절이 부러져 수술을 했지만 다시는 걷지 못하게 된 탓에 하루 종일 누운 채 시간을 보내는 할머니, 그렇게 예뻐했던 손자는 가뭄에 콩 나듯 할머니를 찾아온다. 젊은 시절의 그 총명하던 할머니도 이런 말년이 닥칠 것을 상상도 못했으리라.


7년간 벽에 똥칠 하는 시어머니를 간병한 임신빈 선생님은 국가가 노인의 돌봄을 책임져주는 장기요양제도를 그리워했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 제도가 없었다면 어머니를 비롯한 우리 가족들의 부담은 이루 말도 할 수 없었을 테고 말이다. 돌보는 사람 입장은 그렇지만, 돌봄을 당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장담할 수는 없지만 가족들을 괴롭히면서 그들과 함께 산 노인이 요양병원에 갇혀 하루하루를 보내는 내 할머니에 비해 훨씬 행복하지 않을까. 시설과 위생이야 병원 쪽이 더 좋겠지만, 얼굴이 친숙한 가족들을 보는 게 그분들로서는 더 즐거울 것 같아서다. 그렇다고 치매 노인을 가족이 부양해야 한다고 주장할 마음은 없다.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어렴풋이나마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 도움으로 요양병원에 있는 노인들을 가끔씩이나마 찾아뵙는 건 직접 돌보는 것과 차원이 다른, 용이한 일이다.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볼 때 그 정도라도 해야 인간의 도리를 한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건 천안 산다는 핑계로 할머니를 내팽개쳐온 나에 대한 질책이다.



서민|단국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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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대로 돌아가렴

 

 

베란다쇼에 유명 관상가가 나온 적이 있다.

출연자들의 관상을 하나씩 봐주던 관상가는 내 얼굴을 보더니 대뜸 이렇게 말한다.

이분은 현대인의 얼굴이 아니라 고대인의 얼굴입니다.”

얼굴이 너무 진지해서 농담하는 것같진 않았지만,

생전 처음 듣는 그 말에 난 그냥 자지러졌다.

다른 출연자들이 국사책에 나오는 보부상의 얼굴을 닮은 거 같아!” “네 시대로 돌아가라같은 말을 하는 차에

관상가는 다시 한 마디를 덧붙였다.

빨리 현대인의 얼굴을 찾는 게 급선무입니다.”

 

그 관상가가 바로 이분....

그 말을 들을 땐 웃느라 다른 생각을 못했지만,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같다.

눈이 좀 작다 뿐이지 내 모습은 정말 보부상과 닮지 않았는가?

 

 

그러니까 내가 어려서부터 느꼈던, 내 외모에 대한 이질감은

시대를 뒤쳐진, 수백년의 세월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갑자기 그 관상가의 예언이 새삼 떠올랐던 건,

<관상>에서 수양대군으로 나오는 이정재의 분장을 했을 때였다.

갑옷을 입고 머리띠를 동여매고 콧수염을 붙이자

처음에는 장난스럽게 지켜보던 분장사 분들의 얼굴에 감탄의 기색이 나타났다.

이러니까 정말 잘생겼어요!”

꼭 이정재 같아요!”

거울을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 그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내가 왕이 될 상이더냐? 말해 보거라. 내가 왕이 될 상이냔 말이다!”

 

그 관상가 덕분에, 그리고 난데없이 했던 분장 덕분에,

난 내가 원래 어느 시대 사람인지 알게 됐다.

시대적으로 뒤떨어진 외모를 갖고 있긴 해도,

내가 살아내야 하는 시대가 현대인만큼 거기 걸맞게 행동하는 게 당연하다.

중세에서 1992년으로 와버린 기사를 그린 장 마리 감독의 <비지터>를 보면

요즘 시대에 중세 기사처럼 행동하는 건 무지 우습기 짝이 없는데,

내가 남의 집 문에 서서 이리 오너라!”라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도 상상만으로 우습다.

 

     장 마리 감독의 비지터 중

아는 분 중 40년 전에 살다가 갑자기 요즘 시대로 시간여행을 해버린 분이 있다.

수백년까진 아닐지라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요즘 시대를 감안하면 40년의 세월은 결코 적지 않은데,

그분은 자기 행동을 요즘 시대에 맞추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비지터>의 기사가 주위 사람들에게만 민폐를 끼치는 데 비해

그분은 아주 높은 자리에 오른 탓에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중이다.

 

                              최민의 시사만평입니다

 

하필이면 그분 주위에는 그분과 같이 시간여행을 한 사람들만 포진돼 있어

그분 스스로 시대의 지체를 전혀 못느끼고 있다는 게 비극이라면 비극,

컬투가 베란다쇼에서 내게 했던 그 말을 그분께 돌려드리고 싶다.

당신 시대로 돌아가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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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충, 편충, 십이지장충...”

어릴 적 기생충 하면 떠오르는 3대 기생충 중 하나가 바로 십이지장충이었다.

사람의 소장을 세 부분으로 나눴을 때 위 바로 아래 부위가 십이지장충이고

그 다음에 소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장(jejunum)이 위치하며,

마지막에 있는 게 회장 (ileum)이다.

 

 

그러니까 십이지장충은 말 그래도 십이지장에 사는 벌레,

영어 학명도 Ancylostoma duodenale,

'duodenale'는 십이지장을 뜻하는 'duodenum'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렇다면 십이지장충은 정말 십이지장에 살까?

시험문제를 내면 가끔 틀리는 학생이 나오기도 하던데,

그건 아니다.

십이지장은 길이가 그리 길지도 않은데다 위에서는 위산이 내려오고

담도에서는 담즙이 분비되는 등 기생충이 살기에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다.

그 결과 우리 몸에 사는 기생충의 대부분이 공장에 사는데,

십이지장충의 서식처도 바로 공장이다.

그럼 왜 이 기생충에 십이지장충이란 이름이 붙은 걸까?

십이지장충은 1838년 이탈리아의 두비니 (Angelo Dubini)라는 의사에 의해 최초로 발견됐다.

두비니는 부검하던 여성의 십이지장에서 이 벌레를 발견했기에

십이지장에서 산다고 착각을 한 나머지 그런 이름을 붙인 거였다.

십이지장충이 십이지장과 전혀 무관하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벌써 20년이 다 된 얘기지만 한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루과이를 미워한 적이 있다.

GATT(관세무역에 관한 협정)를 대신하게 된 우루과이라운드로 인해 쌀을 외국에서 수입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안그래도 어려운 농민들의 삶이 더 피폐해졌기 때문.

당시 대통령이던 김영삼은 대통령직을 걸고라도 쌀 개방만은 막겠다고 했지만,

그게 대통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신기한 것은 이 협정이 우루과이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

우루과이가 원해서 이런 협상안이 만들어진 것도 아닌데다

우루과이도 우루과이라운드로 인해 피해를 봤으면 봤지 이득을 볼 게 없는 나라였으니,

갑자기 우루과이 욕을 해대는 사람들 때문에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그럼에도 여기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은 단지 우루과이라운드의 첫 회의를

우루과이의 푼타델에스테에서 열었기 때문이었다.

비슷한 예로 5천만이나 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도 스페인이 만들어 퍼뜨린 건 아니었고,

최초 발생지도 스페인이 아니었다.

일설에 의하면 유럽의 다른 나라들은 다들 1차 세계대전으로 정신이 없어 언론을 통제했지만,

스페인은 참전국이 아니라서 독감에 관한 보도통제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데,

이 독감으로 죽는 사람들이 스페인을 원망해서 스페인이 좀 억울했을 성 싶다.

 

청와대 행정관.

그 이름 때문에 사람들은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직위에 청와대가 붙었을 뿐

청와대 행정관이 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청와대와 무관한, 개인적인 것들이다.

 

 

 

 

 

예를 들어 용산에서 철거민들이 다수 숨진, 소위 용산 참사가 벌어졌을 때

청와대 행정관 이성호가 경찰청에 여론조작을 하라고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비슷한 시기 발생한 연쇄살인마 강호순 사건을 떠들어대서 용산 참사를 묻으라는 게

이메일의 요지였는데,

민주당 등 야권은 여기에 정권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면서 난리를 쳤지만,

청와대는 이게 청와대 행정관의 개인적 행동이었다며 구두경고만 줬다.

? 청와대 행정관이 하는 일은 청와대와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까.

한때 사회적 이슈였던 민간인 불법사찰이 탄로났을 때

증거인멸을 지시한 사람은 바로 청와대 행정관 최종석이었다.

아랫사람보고 다 덮어쓰라고 지시한 그의 발언은 녹취록을 통해 세상에 공개됐는데,

사람들은 청와대 행정관이라는 그의 직위 때문에 청와대와 모종의 관계가 있을 것으로 봤지만,

청와대 측은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와 무관하다는 걸 몰라주는 여론이 야속했으리라.

 

채동욱 검찰총장 아들의 정보를 불법 유출한 조오영 청와대 행정관이 요즘 화제다.

청와대는 당연히 개인적인 일탈”, 즉 조 행정관이 채 총장 아들의 의혹이 너무나 궁금해

개인적으로 한 짓이라고 얘기했지만,

세상은 이번에도 청와대를 의심한다.

답답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답답하다고 혼자 가슴을 쳐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이런 문제는 교육으로 풀어야 하는 법,

..고 시험에 다음과 같은 문제를 의무적으로 내자.

 

다음 중 청와대와 관계가 없는 직급은?

 

1) 청와대 청소아줌마

2) 청와대 요리사

3) 청와대 이발사

4) 청와대 행정관

 

정답: 4) 청와대 행정관

 

교육이 바로 서야 국가가 바로 서는 법,

지금부터 시작한다면 십년 후에는 청와대 행정관이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청와대가 억울하게 의심받는 일은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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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잠깐 서민 교수님의 이름을 빌려 경향신문 SNS지기인 '향이'가 강연 안내 글을 올립니다~ 대신 올리는 점, 이해해 주세요^^;;

 

 

 

 


 
어느덧 2013년의 마지막 달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연중기획 '알파레이디 문화톡톡' 진행하면서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시고  이야기를 듣는 강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3년 마지막을 장식할 12월 강연의 주인공은 바로 경향신문 인기 필진이자 블로거인 ‘기생충 박사’ 서민 교수님(46)입니다. 

 서민 교수님은 기생충과 인간에 대한 해박한 지식 뿐 아니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촌철살인의 언어로 사회 문제를 꼭꼭 집어내 독자들에게 읽는 기쁨을 선사해주셨죠. 서민 교수님 블로그 방문자들이라면, 그 블랙홀같은 매력에 빠져드셨을 거에요~

 기생충학과 사회문제를 종횡무진하는 ‘크로스오버’를 선보여 온 서민 교수님이 이번에는 여성학과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합니다. 

 12월 알파레이디 문화톡톡 주제는 바로 ‘기생충학과 여성학의 만남’, 부제는 '전과자 꽃미남과 저축왕 옥동자'입니다. 어떤내용일지 너무 궁금하시죠?

 글로만 보던 서민 교수님의 입담을 직접 들어보세요. 많은 참여 바랍니다. (강연은 참가비 1만원이고요, 번거로우시겠지만 미리 신청해주셔야 한답니다.)

일시: 2013년 12월 10일(화) 오후 7시 30분 
장소: 서울 중구 정동길 3 경향신문사 5층 북카페

 

신청은 여기로 >> all.khan.co.kr

초능력 내각

 

 

어릴 적, 유리 겔라라는 초능력자가 우리나라에 왔다.

그는 눈에서 나오는 염력을 이용해서 숟가락을 구부리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는데,

당시 TV에서 그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은 자신에게도 그런 초능력이 있지 않을까 싶어

숟가락을 뚫어지게 바라보곤 했다.

 

 

요즘 우리나라에 그런 초능력자들이 대거 등장한 모양이다.

먼저 김무성 의원.

그는 대통령 선거일 닷새 전인 지난해 1214

부산 서면 거리 유세장에서 쪽지에 적힌 2007년 정상회담 대화록 내용을 읽었다.

당시만 해도 김무성 의원은 대화록을 본 적이 없었기에

사람들은 대화록의 요지를 다른 이에게서 전달받은 걸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대화록이 국민의 알 권리를 중시하는 국정원에 의해 공개되고 나자 사람들은 경악했다.

김 의원이 유세 때 읽은 내용이 대화록과 토씨 하나 안틀리고 똑같았다는 것.

보지도 않은 글을 토씨까지 알아내는 김무성 의원,

이는 일본에 갔을 때 병풍에 적힌 18천구의 글을 외워

일본인들을 놀라게 한 사명대사보다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인데,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싸움질만 하는 등 평범한 의원인 듯 행동했던 그의 인내심이 놀랍기만 하다.

망토와 쫄팬티를 숨기면서 기자인 척 일했던 클라크라면 김무성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더 감탄할 만한 건 이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렇게 대답했다는 것.

비슷할 수도 있지 뭐.”

어찌 우리가 김무성을 존경하지 않을 수 있을까?

 

 

 

두 번째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다들 알다시피 김씨는 말하기 민망스러운, 별장 성접대 파동으로 인해 차관직에서 물러났다.

건설업자의 별장에서 벌어진 파티를 누군가 촬영했는데

거기 김학의의 얼굴이 있었다는 것.

물론 김씨는 그 동영상의 인물이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나중에 원본 파일을 분석한 경찰은 그 인물이 김학의 전 차관이 확실하며,

너무 확실해서 굳이 국과수에 의뢰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조사한 검찰은 8개월의 긴 수사 끝에 김학의를 무혐의처리했는데,

공명정대하기로 이름난 검찰이 틀릴 리가 없으니 그 결론은 존중받아야 한다.

얼굴과 목소리가 똑같은데 무혐의가 나온 이유는 뭘까?

김학의는 분신술을 구사할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은 집에서 아내와 저녁을 먹고 있을 때

김학의의 머리털에서 나온 그의 분신은 별장에서 신나게 성접대를 하고 있었던 거였다.

자신의 그림자가 DMZ를 넘었다고 해서 월북한 것이 아닌 것처럼,

분신이 한 짓까지 본인이 책임질 이유는 없다.

분신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할 수도 있지 왜 하필 성접대냐고 따질 분도 계시겠지만,

머리카락은 원래 좀 야한 구석이 있다.

야한 생각을 많이 하면 머리가 빨리 자라는 것도 그 때문,

우리가 김학의에게 요구해야 할 것은 특검이 아니라

기인들을 모시는 쇼프로에 출연해 분신술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김기춘 비서실장.

1939년이니 우리 나이로 75세에 달했지만

그 어려운 비서실장 업무를 무난히 수행하고 있는 것도 놀라운 능력이지만,

더 대단한 건 사람을 보는 그의 능력이다.

그는 인재를 영입할 때 다른 건 하나도 안보고 오직 능력과 됨됨이만 보는데,

희한하게 뽑는 족족 그의 고향후배거나 직장 후배다.

이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자 김 실장은 좋은 사람을 고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했고,

우리 역시 그의 말을 철썩같이 믿지만,

신기하긴 하다.

공직에 뽑힐만한 좋은 사람이 왜 하필 그의 주위에만 몰려 있는지.

그와 같이 복국을 먹다보면 없던 능력이 마구 생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혹자는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읽고 노무현의 NLL 포기발언이 입증됐다고 주장하는 새누리당도

초능력의 범주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난독증일 뿐, 초능력은 아니다.

 

숟가락을 휘는 묘기를 선보인 유리 겔라는 그의 능력을 의심한 검증단에 의해 그 모든 게 사기임이 드러났다.

검증단 앞에서는 어떠한 초능력도 보이지 못했던 것.

이에 대해 유리 겔라는 자신의 초능력은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데

청중들이 자신을 불신하니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는 구차한 변명을 내놓았다.

우리나라에 등장한 저 세명의 초능력자도 검증단으로부터 한번쯤 검증을 받으면 어떨까.

물론 저분들은 유리겔라와 급이 다르니만큼 검증 따위는 무난히 통과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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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미사 발언을 뉴스로 접하고 기절할 뻔했다.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내가 천안에 살아서 아는데, 그거 북한소행 맞다.

걱정이다.

불교. 개신교. 기독교까지 좌파에 점령당했다면

좌파가 없는 청정지대가 도대체 이 나라에 있기나 한 걸까?

전교조가 학교를 장악해 좌파 학생을 양성하고 있고,

불발되긴 했지만 이외수 선생은 진짜사나이 강연을 통해 시청자들을 세뇌시키려 했다.

심지어 눈이 작은 한 교수는 기생충을 이용해서 공산혁명을 완성시키려 발악을 하고 있다.

좌파의 효시인 마르크스가 태어난 나라는 이억만리 떨어진 독일인데,

웬 좌파가 이리 득실댄단 말인가?

더구나 6.25를 통해 좌파의 위험성을 몸소 체험한데다

그 이후 정권에서 틈날 때마다 좌파를 소탕해 왔는데,

이상하게 좌파의 숫자는 점점 불어나는 느낌이다.

 

예컨대 19년 전, 남다른  좌파 감식능력을 지닌 박홍 씨는 다음과 같이 개탄했다.

“87년 이후 사회로 배출된 주사파의 숫자는 15천명선이며, 이 중 750명 가량이 대학 졸업 후 정치 언론 교육계에 들어갔다.”

1994년만 해도 15천명에 불과했던 좌파는 2002년 대선을 맞아 총궐기를 했는데,

그 숫자가 무려 1200만명이었다.

손이 엇나가서 2번을 찍은 분, 문맹자, 근시.난시.백내장. 노안 등등 마음과 달리 2번을 찍은 분을 200만으로 잡는다 해도

좌파의 숫자는 무려 천만이 된 것이었다.

8년만에 70배가 늘어난 이 현상을 대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로부터 10년 뒤, 앞에서 보나 뒤에서 보나 전형적인 좌파인 문재인이 얻은 득표수는 1400만을 훌쩍 넘었다.

이명박 정부 동안 수많은 좌파를 소탕한 걸 생각하면 기가 막힌다.

국정원의 뛰어난 활약이 아니었던들 좌파의 손아귀로 정권이 넘어갈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문제는 이 추세대로라면 4년 후 좌파의 숫자가 1500만을 넘는다는 것인데,

이렇게 된다면 선거는 해보나마나로,

국정원이 대리투표를 하는 특단의 조치가 아니고서는 이길 방법이 없다.

 

                                                       사진설명: 천도복숭아

 

답답한 마음에 산에 올랐더니 좌파로 보이는 사람들만 득실댄다.

안되겠다 싶어 남들이 안다니는 길을 찾다가 오른쪽만 수염을 기르고 가르마도 오른쪽으로 탄 도인을 만났다.

혹시 하는 마음에 물었다.

우파신가요?”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반가운 나머지 이말 저말을 했더니, 그가 드디어 입을 연다.

요즘 우파라는 게 탄로가 나면 두들겨 맞을 수도 있다고 합디다. 해서 신분을 숨긴 채 이러고 있는 거지요.”

그의 말에 격하게 공감하면서, 무슨 대책이 없느냐고 물었다.

천도입니다.”

천도? 수도를 옮긴다고요? 어디로요?”

끈질기게 물었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고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천도? 그게 무슨 뜻이지?

내려오는 길에 깨달았다.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를.

 

지금 우리나라의 수도는 서울인데, 서울은 중앙선을 기준으로 많이 왼쪽에 있다.

그래서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좌파가 만들어진다.

우리가 숭배해 마지않는 미국을 보라.

워싱턴은 그 넓은 미국 땅에서 맨 오른쪽에 위치해 있지 않은가?

 

독일의 베를린도 동쪽이며, 영국 런던도 중앙선을 기준으로 오른쪽이다.

OECD 국가 중 우리처럼 수도가 왼쪽에 있는 나라는 없다.

좌파의 온상인 전라도가 왼쪽에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인천이 수도가 아닌 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래서는 나라 전체가 좌파의 말발굽에 짓밟힐 판이다.

과감히 수도 서울을 버리고, 강릉이나 동해시, 속초 등에 새로운 수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좌파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것은 물론, 미국과도 더 가까워지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게다가 새 수도를 건설하면 수많은 일자리도 창출되고 경제도 살릴 수 있다.

대선이 4년밖에 남지 않은 지금, 수도 이전의 첫 삽을 뜰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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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1학년 때 모습

 

내가 대학을 다닐 때는 학생시위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였기에

길을 걷다보면 늘 전경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위가 있을라치면 그들은 길을 막고 대학생처럼 보이는 젊은이들이

혹시 수배자가 아닌지 검문을 했는데,

그때만 해도 난 경이적으로 어려 보였기에,

전경들은 내가 아무리 왔다갔다 해도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게 못내 분했던 걸 보면 그 시절 난 빨리 어른으로 대접받고 싶었던 모양인데,

못생겼지만 어려보이는 외모 때문에 대학 4학년 나이인 본과 2학년 때까지도

술집에 가면 늘 학생증을 내보여야 했다.

 

 

 

서른두살 때

 

일정 나이를 지나고 난 뒤부터는 어려보이는 게 찬사로 느껴쪘다 (그게 아마 서른을 넘기면서였을 거다)

우리 학교에 교수임용 공채서류를 낼 때 난 우리 나이로 서른 둘이었는데,

그때 접수처에서 날더러 "대학입학 전형은 여기가 아니어요"라며 입학처를 가리켰던 일화는 그 후

5년 정도 우려먹었던 일화였고,

혼자서 전도연 주연의 <해피엔드>를 보러 갔을 땐-그땐 서른넷이었고, 영화는 야하다고 소문났었다-

"혹시 미성년자는 아니시죠?"라는 매표원의 말에 감격해 또 5년간 그 얘기를 술자리에서 떠들었었다.

하지만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그런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고,

가끔 시력이 안좋은 할머니들이 날 "학생"으로 부르며 길을 묻는 게 고작이었다.

 

40대 중반이 되자 그 할머니들마저 그리워지게 됐는데,

외부 강의를 나갈 때마다 학생들이 "팬이어요"라고 하는 대신 "저희 어머니가 팬이어요!"라고 하는 게

지금은 익숙해졌다.

이 와중에 믿지 못할 얘기를 들었다.

엊그제 대출을 받으러 학교 도서관에 갔더니 거기 있던 직원이 내게 이렇게 말하는 거다.

"학생증 주세요!"

순간 녹음을 할 걸 그랬다는 생각을 했고,

그 뒤 십여명에게 이 얘기를 자랑했을 때 "설마"라며 의심의 눈을 치켜뜨는 걸 보면서

녹음을 안한 걸 거듭 후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그래도 우리 학교인데, 그 직원들 중 한명도 날 몰라봤다는 게 신기하고,

내게 학생증 얘기를 꺼내는 것도 정말 경이롭지 않은가.

실수였겠지, 이러면서도 이틀간 마음이 들떴고,

책을 반납하러 갈 때는 꼭 녹음기를 켜면서 '학생증'이란 단어를 유도해야겠다고 생각 중이다.

 

 47세의 모습....여기서 학생을 느끼다니 ㅋㅋ

 

 

 

 

 

대통령님, 이번 서유럽 순방을 성공적으로 마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특히 런던에서는 꿈에도 그리던 마차를 타고 버킹검궁으로 가셨다지요?

원래 마차는 공주님이 타야 제격인데, 한때 유신공주란 별명을 가졌던 대통령님이 타니 어찌나 마음이 흐뭇하던지요.

국내에서도 검은 차 대신 마차를 계속 이용하시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저뿐은 아닐 겁니다.

 

 

그나저나 걱정입니다.

성공적 순방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댓글 사건의 여파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 사건을 빌미로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이지요.

시험볼 때 커닝을 해서 다섯문제를 더 맞았다고 해도,

2등과의 차이가 일곱문제쯤 났다면, 즉 커닝으로 인한 상승분을 빼도 1등을 하는 거라면,

그건 정당한 1등인 거지, 부정으로 1등한 건 아니잖아요?

대통령님이 걸핏하면 나는 도움받은 게 없다라고 말씀하시는 그 속내를,

학창 시절 1등을 몇 번 해봤던 저는 헤아릴 수 있습니다.

 

 

 

정치권과 사회단체의 거듭된 사과 요구에 몇 달을 침묵으로 버티다,

총리를 시켜서 믿고 기다려 달라는 형식적인 담화를 발표하게 한 것도 잘하신 겁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예의상으로라도 미안하다고 했을 일을 모른 체하며 버티는 것이야말로

대통령님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자

보수세력으로 하여금 대통령님을 미치도록 추종하게 만드는 매력이 아니겠습니까?

 

 

 

댓글 사건을 일으킨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개혁의 칼날을 들이미는 대신,

셀프개혁을 주문하는 선에서 끝낸 것도 아주 잘하셨습니다.

지금까지도 국정원은 맡은 바 임무를 잘 해왔지만

앞으로 중요한 일이 더 많이 남았습니다.

대통령님 재임 기간만 해도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고, 2016년에는 중요한 총선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는 대통령님이 편히 쉴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대선이 있지요.

이 선거들에서 국정원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대통령님, 파리에서 유학생들이 내건 플래카드 때문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습니까?

제가 보기에 그 유학생들의 배후에는 북한이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대통령님과 그 수행원들이 보라고 쓴 거라면 한글로만 써도 충분할 텐데,

 

굳이 유학생 티를 내가면서 프랑스어도 써서 현지 사람들도 다 보게 한 것은

대통령님이 기껏 높여 놓은 국격을 떨어뜨리려고 몸부림치는 북한의 행동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다행히 대통령님의 측근인 김진태 의원님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다짐했으니,

조속한 시일 내에 그들을 붙잡아 배후를 밝혀 주십시오.

 

 

 

 

대통령님에 대해 가장 감탄하는 것은 권력이 있는 자라 해도 비리에 대해서는 추상같다는 점입니다.

검찰, 듣기만 해도 얼마나 무서운 단어입니까?

하지만 현 정부는 혼외자식 의혹이 있는 채동욱 검찰총장을 날려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더니만,

항명이란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윤석열 검사에게 중징계를 내린 데 이어

재산을 지나치게 많게 신고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징계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이 있는데,

현 정부 들어서야 이 나라가 비로소 바로 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혹자는 이런 일련의 행위를 찍어내기라고 비난하지만,

그건 단어의 뜻을 잘 몰라서 빚어진 해프닝으로 보입니다.

진정한 찍어내기는 다음 사례들에서 써야 마땅합니다.

 

 

 

대통령님이 취임하신 지 벌써 9달째입니다.

아직 임기의 5분의 1도 채우지 않았지만,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 남은 기간도 내내 잘 해나가실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대통령님, 이정희의 발언으로 심기가 불편하시겠지만 그래도 오늘밤은 푹 주무시기 바랍니다.

내일부터 다시 좌파들과의 전쟁을 벌여야 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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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레알사전

 

 

사전에 나와있는 단어의 의미,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느낄까요?

여러분의 입장에 맞게 바꿔드립니다.“

개그맨 박영진과 이희경이 진행했던 현대레알사전은 같은 단어라도 사람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느끼는지 속시원하게 짚어주는 인기코너였다.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를 보자.

사전적 의미는 예수그리스도 탄생을 기념하는 축일이지만 입장에 따라 여러 버전이 생긴다.

-애인 있는 남자친구: 예수님 생일 선물을 여자 친구에게 주는 날

-남자 친구가 있는 여자: 예수님이 만들어주신 또 다른 내 생일

-솔로남자에게 크리스마스는: 여자 꼬시러 술집에 가서 남자친구 없는 애들은 이유가 있구나라며 지들끼리 밤새 술마시는 날

-군인들에게; 초코파이 두 개먹는 날

-개그맨 오나미에게 크리스마스란: 그냥 화요일

 

갑자기 이 얘기를 하는 건 요즘 우리 사회의 상황이 떠올라서다.

같은 단어라도 어쩌면 저렇게 해석이 다를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

현대레알사전식으로 한번 써본다.

 

-새누리당에게 정치검사?

=외압에 굴하지 않고 권력형 비리를 소신껏 수사하는 검사.

[새누리당은 21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 실무팀장을 맡았다가 최근 직무에서 배제된 윤석열 여주지청장을 겨냥, “소영웅주의에 사로잡힌 정치검사"라고 비난했다]

 

-그럼 새누리당에게 훌륭한 검사?

=후배가 제대로 수사하려고 할 때마다 사사건건 가로막고, “야당 도와줄 일 있냐라고 호통을 치는 검사. 그러다 궁지에 몰리면 보고를 못받았다는 둥 억지를 부리면 금상첨화.

 

-새누리당에게 대선불복이란?

=대선과정에서 자행된 국가기관의 조직적 범죄를 규탄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제대로 수사하자고 말하는 일체의 행위.

 

-그럼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에게 대선승복은?

=국민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예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상시적으로 무시하는 일.

 

-국정원에게 정상회담 대화록은?

=위기에 몰릴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전가의 보도. 아무리 꺼내도 그 위력이 줄지 않는다.

 

-국정원에게 정상회담 대화록의 다른 뜻은요?

=언제든지 볼 수 있고 실제로 봤지만, 분실했다고 우겨대는 것.

 

-박근혜에게 자주국방은?

=미군이 전시작전권을 제발 좀 가져가라고 해도 별의별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면서 안갖겠다고 떼쓰는 것.

 

-박근혜에게 원칙과 소신이란?

=선거 때 노인들을 달콤한 공약으로 꼬드겼다가 당선된 후엔 없던 일로 하면서 공약을 안지키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박 대통령은 26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그동안 저를 믿고 신뢰해주신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가 생겨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하지만 이것이 결국 공약의 포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근혜에게 경로우대란?

=80 가까운 노인네들을 비서를 비롯한 각종 요직에 등용한 뒤 부려먹는 것.

 

-우리 국민에게 지지도 조사란?

=대통령이 일을 못해도 무조건 잘한다고 말해주는 빠돌이 빠순이들을 만나는 것.

[ '복지공약 후퇴' 논란이 이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는 다시 상승세를 기록해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호응은 없었지만 스스로 생각할 때 최고의 글이었던 <좌변기의 꿈>은 이렇게 시작된다.

“저 멀리 아프리카엔 가상의 나라 ‘누리공화국’이 있다. 인구 450만명의 조그만 나라인데...”

그 누리공화국 주민들은 기생충감염률이 심각해, 전국민 감염률이 거의 90%에 달했다.

다음 광경은 누리공화국에서는 흔히 보는 풍경이다.

장면 1; 누리공화국 학교 선생님,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니까 댓글을 다는 것도 중요한 선거전략이거든.... 어, 이게 뭐지? 회충이 입까지 기어올라왔네. 잠깐만요, 입에 회충 있는 것 좀 빼고 수업할게요.”

장면2: 대변을 보던 아이, 놀라서 엄마를 부른다.

아이: 엄마, 60센티짜리 기생충 조각이 나왔어요.

엄마: 아이 깜짝이야. 뭐 그런 거 가지고 놀라? 지금 엄마는 2미터짜리 기생충 빼내고 있는 중이거든.

 

 

집권하는 대통령마다 후진국의 상징인 기생충을 어떻게 박멸할지 고민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시중에 구충제가 있기는 있지만 워낙 비싼데다 구하기도 힘들었던 것.

그래서 사람들은 석유를 먹는다든지 독초를 먹는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기생충을 없애려 했지만,

그건 기생충보다 오히려 자기 자신의 몸을 더 상하게 하는 길이었다.

 

그러던 중 희소식이 들려왔다.

차기 대통령 후보 G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전 국민에게 구충제를 무상으로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것.

국정운영을 할 만한 경륜이 부족해 보여 그리 미덥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은 그의 구충제 발언에 열광했고,

그 덕에 G는 대통령이 됐다.

사람들은 이제나 저제나 구충제가 지급될 날을 기다렸다.

 

 

하지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나라에 돈이 없어서 구충제를 줄 수 없다는 것.

“에... 올해 아프리카 날씨가 너무 덥습니다. 그 바람에 사람들이 일을 안하고,

그러니까 세금을 안냅니다. 그러니 모두에게 약을 주는 건 어렵습니다.

이건 제가 공약을 안지키는 게 아니라, 일을 안하고 농땡이를 친 좌파들이 문제인 것입니다.“

사람들은 ‘아프리카가 더운 게 어디 한두해냐’고 따졌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대신 G는 새로운 방식의 구충제 지급방식을 발표했다.

“에...그러니까... 돈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 돈으로 구충제를 사먹을 수가 있지 않습니까?

그들에게까지 구충제를 줄 필요는 없으니, 월수입 하위 70%만 구충제를 주겠습니다.“

 

 

 

 

서민 씨를 비롯한 기생충학자들은 격렬히 반발했다.

“구충제를 스스로 사먹으라고 하면 잘 안사먹습니다. 그들이 변을 보면 기생충알이 밖으로 나가고, 애써 치료한 사람들이 그 알을 먹고 다시 감염이 됩니다. 그럼 구충제 준 게 무효가 됩니다“

 

더 큰 문제는 회충약-디스토마약 연계였다.

회충약은 알벤다졸이라는 건데, 이 약은 회충과 편충 등 배추를 통해 전파되는 기생충에 효과가 있고,

디스토마약은 간디스토마와 촌충 등에 효과가 있어서 두 약을 모두 투여해야 몸안의 기생충이 박멸되는 거였지만,

G는 이렇게 말했다.

“에...최근 3년간 회충약인 알벤다졸을 먹은 사람에게는 회충약을 지급하지 않고 디스토시드만 주겠습니다. 회충약을 먹은 사람에게 또 회충약을 주는 것은 명백한 낭비입니다. 마찬가지로 디스토시드를 한 번이라도 먹은 사람에게는 회충약만 주겠습니다.”

기생충학자들은 더 크게 반발했다.

-회충약과 디스토마약은 전혀 다른 약으로, 연계해서는 안된다.

-그 두 약은 지속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 한번 먹었다고 해서 다시 기생충에 걸리는 걸 막아주지 못한다.

-누리공화국 국민들의 회충 감염률은 80%, 디스토마 감염률도 70%에 달하는만큼 어렵더라도 두 약을 한꺼번에 먹이는 게 훨씬 더 경제적이다.

 

 

하지만 G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거듭 말하지만 이건 다 이전의 좌파정권들 탓입니다. 좌파정권이 기생충을 잔뜩 키워놓은 게 오늘날 기생충왕국의 이유입니다...”

신기한 것은 사람들이었다.

구충제 전원지급의 약속을 깼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G를 지지했다.

“몸에 기생충 좀 있으면 어때? 죽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내 말이 그말이야. 괜히 좌파들이 기생충 가지고 트집잡아 대통령의 인기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거 같아.”

이런 충성스러운 국민들 덕분에 G의 지지율은 지금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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