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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 지방선거를 목표로 뛰고 있지 않습니다 (26)
  2. 윤진숙 장관의 빛과 그림자 (48)
  3. 제닥을 소개합니다 (36)
  4. 문재인은 왜 졌을까? (59)
  5. 벌써 각하가 그립습니다 (76)
  6. 대통령을 왜 욕하는가 (94)
  7. 한국 남성의 가슴 환타지 (20)
  8. 응답하라 피디는 좌파다 (48)
  9. 대통령 이용법 (22)
  10. 늙음, 병듦, 그리고 서러움 (22)
  11. 네 시대로 돌아가렴 (42)
  12. 십이지장충과 청와대 행정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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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초능력 내각 (25)
  15. 수도 이전만이 살길이다 (99)
  16. 외모에 대한 에피스도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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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새누리 레알사전 (41)
  19. 누리공화국이 기생충왕국이 된 까닭은 (98)
  20. 큰 불효를 저지르다 (44)
  21. 제 전공은 기생충입니다 (48)
  22. 과도한 대통령 비판을 경계한다 (91)
  23. 채동욱 총장보다 조선일보를 믿는 이유 (41)
  24. 네티즌 전상서 (21)
  25. 어떤 변호사 (22)
  26. 내가 여자였다면 (95)
  27. 기생충과 신종발견 (43)
  28. 대한민국의 수호자들 (40)
  29. 대통령과 고등어 (54)
  30. 납량특집 내각 (42)

 

 

인지도가 너무 오른 탓일까요?

저보고 이번 지방선거에 나가야지 않느냐는 덕담이 하루 두번씩 들리기에

네이버 검색을 해본 결과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정당에서 연락온 적이 없는데, 웬 검색어가 저리도 많이 뜰까요?

어제는 제가 충남 도의원에 나간다는 기사도 떴습니다.

 

 

 

 

 

 

제가 충남 도의원을 목표로 뛰고 있답니다.

저...뛰고 있지 않습니다.

오늘 제가 서울에 다녀온 건 주름을 없애려고 한 것이지, 선거와는 무관합니다.

제 스물아홉 때와 지금 현재를 비교하면, 분명 필요한 조치였습니다.

 

 

1995년, 스물아홉살 때 제 모습입니다.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후의 모습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서울에 간 것은, 과거의 저를 만나기 위함입니다.

믿어 주시면 감사하겠고요,

저와 지방선거를 키워드로 넣고 네이버에서 검색하지 말아 주세요.

전 기생충을 사랑하며, 앞으로도 쭉 기생충을 사랑하는 학자로 남겠습니다

 

 

* 추신: 모태범의 아쉬운 4위를 위로하려는 제 나름의 노력이었구요 네이버 검색과 기사는 모두 합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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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늘 웃는 얼굴이었다.

웃음은 전염성이 있어서 다른 사람도 따라서 웃게 되지만,

그녀의 웃음이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었던 건 전혀 웃을 시점이 아닌데 웃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인 청문회에서 아는 게 하나도 없어 계속 질타를 받는 상황이라면,

보통 사람들은 고개를 조아리며 "죄송합니다"를 연발했을 테지만

그녀는, 놀랍게도 실실 웃었다.

여수 앞바다에 기름이 유출돼 수많은 어민이 피해를 봤을 때,

그에 대한 대책을 묻는 의원들 앞에서 그녀는 웃었다.

지금이 웃을 때냐는 질책에도 굴하지 않고 말이다.

청문회 때 사람이 웃는 이유는 대략 두 가지가 있다.

매우 뛰어난 자신한테 너희들이 뭔데 대드느냐는 마음으로 웃는 냉소적인 웃음과

아는 게 없을 때 어색함을 풀어 보려는, 상황모면용 웃음.

그녀의 웃음은 그 뒤의 행적으로 보건대 후자로 드러났다.


비난의 화살은 대통령에게 돌아갔다.

청문회 때 자질논란이 일었을 때 대통령이 '모래밭 속 진주'라는 말까지 쓰면서 그녀를 두둔했으니까.

하지만 내가 보기엔 윤진숙을 장관으로 임명한 데는 실보다 득이 훨씬 더 많다.

 


첫째, 대통령이 처음으로 좋은 일을 했다

대통령은 취임 후 1년간 이렇다할 업적을 세우지 못했다.

좌파들이 유난히 준동한 탓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대통령이나 그 지지자들이나 굉장히 초조했을 것이다.

하지만 윤장관을 해임하자 국민들은 물론이고 여당. 야당이 모두 잘한 일이라고 찬사를 보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뭐든지 첫 단추가 중요한 법인데 1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이제야 제대로 된 일을 했으니,

대통령의 밝은 앞날이 기대된다.


둘째, 해양수산부의 능력에 대해 사람들이 신뢰하게 됐다.

보통 아는 게 없는 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게 되면 그 조직은 망한다,는 추측을 할 수 있었지만,

아는 게 별로 없는 분이 장관이 됐어도 해양수산부는 지난 일년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장관이 뭐라고 하든 한쪽 귀로 흘리는 시스템이 마련된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우리나라 부처의 시스템에 대해 국민들이 신뢰감을 가질 수 있지 않겠는가?

 


셋째, 다른 장관들이 일하기 아주 편해졌다

한번 바닥을 치면 올라가는 것만 남았듯이,

윤장관 덕분에 타 부처 장관들, 특히 후임 해양수산부 장관은

아무 일도 안해도 명장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다른 장관들에 대한 칭찬은 그들로 하여금

가진 능력을 다 발휘하게 만들 것이고, 그에 따라 우리나라도 더욱 발전할 수 있으리라.

 


네째, 대통령의 성향에 대해 국민들이 알 수 있게 됐다.

대통령의 인사 중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한 인사는 두 명인데,

한 명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윤창중 씨였고, 또 한명이 바로 윤진숙 씨니,

이쯤되면 대통령이 어떤 사람을 총애하는지 대충 파악했을 테고,

앞으로 어떤 놀라운 인물이 높은 자리에 올라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국민들이 대통령을 이해하고, 대통령은 다시 소신껏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등용하고,

그 사람이 또 사고를 치고, 그럼으로써 국민들이 대통령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싸이클이 반복된다면,

길게만 느껴졌던 남은 4년이 금방 지나가지 않겠는가?

 


이렇게 윤장관의 임명에는 긍정적인 면이 많은 데 반해

그림자라고 할 만한 점은 시중의 진주 가격이 폭락했다는 것 정도인데,

이건 물론 진주를 내다파는 상인들에게 안좋은 일이라는 것이지,

진주를 좋아하는 많은 국민들에게는 이것 역시 '빛'으로 여겨지지 않겠는가?

그래서 난 윤장관을 왜 임명했느냐고 대통령을 욕하는 좌파들의 주장에 티끌만큼도 동의하지 않는다.

일년 남짓한 기간 동안 위에 열거한 긍정적인 일들을 해내고,

자신이 왜 구설수에 오르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인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는 예능감까지 갖춘 장관을

우리가 또 언제 만나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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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닥을 소개합니다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 때,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웬 미녀분이 나한테 인사를 한다.

내 다음 차례 강사였던 그 미녀가 건넨 명함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제너럴닥터 정혜진

제너럴닥터라니, 그게 뭐지?

과거 전문의를 안따고 개업한 의사를 ‘General physician'(일반의)라 불렀는데

그건가? (실제로 그녀는 비뇨기과 전공의 과정을 중도에 그만둬, 일반의이긴 하다)

강의가 끝나고 나서 검색을 해보니 정혜진은 아주 유명한 의사였다.

같은 뜻을 가진 김승범 원장과 공동으로 개원한 제너럴 닥터

하루에 최대 20명만 진료를 하고, 환자 한 명당 30분씩 진료를 하는 게 원칙이었다.

환자들이 하는 말을 자르지 않고 다 들어준다는데,

자기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병이 낫는 환자가 있다는 걸 감안하면

환자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병원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홍길동이 꿈꿨던 율도국이 한낱 이상으로 그쳤던 것처럼,

정혜진 원장의 꿈도 현실의 벽에 부딪치게 마련이다.

외국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가 때문에 최소한 70-80명은 봐야 정상적으로 병원이 운영되는 나라에서,

3분의 1도 안되는 20명을 보면서 병원이 유지될 수 있을까?

제너럴닥터(이하 제닥)는 그래서 그 모자라는 돈을 카페를 하면서 채워넣는다.

실제로 그 병원은 카페처럼 꾸며놓았고, 고양이들도 몇 마리 돌아다닌다.

그래서 그 병원에 간 사람들은 카페인 줄 알았다고 할 정도인데,

카페를 해서 버는 돈이 한계가 있는만큼

두 의사 모두 돈 버는 건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게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그럼에도 정혜진 선생이 제닥을 연 이유는 뭘까?

 

우리는 병원에 가서 빨리 의사를 만나고, 의사가 빨리 진단을 내려주고,

빨리 약을 타서 집에 오는 것을 하나의 패턴처럼 생각한다.

서로 시간이 절약되니 좋은 점도 있지만, 이런 방식은 상호간의 신뢰를 저하시키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중이염에 걸렸다고 해보자.

중이염은 합병증이 없다면 그냥 놔둬도 낫는데,

의사가 좀 기다려보고 안좋아지는 조짐이 있다면 다시 병원에 데리고 오세요라고 했을 때

그 말을 충실히 따를 보호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애가 아픈데 약을 안주니 보호자는 불안하고,

의사 입장에서도 내가 약을 안주면 저 보호자가 날 불신할 테고, 다른 병원에 가겠지라는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보호자에게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면 상황은 훨씬 나아지겠지만,

의사에게는 시간이 없고, 밖에는 다음 대기 환자들이 줄을 서 있다.

환자와 의사의 타협은 결국 안써도 될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항생제 내성이 강하기로 이름난, 나중에 쓸 만한 항생제가 없는 그런 나라가 됐다.

제닥의 30분 진료는 그러니까 이런 불필요한 항생제를 막아주고 지역사회에서 환자들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도전,

다행히 제닥은 올해로 6년째를 맞이함으로써 망하면 어쩌나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정혜진 선생은 의대에 다닐 때 수석을 도맡아 한 수재였고,

그래서 돈을 잘 버는 어떤 과도 갈 수 있었다.

게다가 집안 형편도 그리 좋지 않았으니, 돈에 대한 욕심을 가질 만도 했다.

그녀의 도전이 아름다운 것은 이런 환경을 뒤로 한 채 자신이 꿈꾸던 길을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 고무적인 것은 그녀가 단국대 의대 출신으로, 한 학기에 불과하지만 나한테서 기생충학을 배웠다는 점.

얼굴도 마음도 예쁜, 그리고 기생충학도 잘 배운 그녀의 도전이 앞으로도 쭉 이어지길 빈다.

 

문재인은 왜 졌을까?

 

 

명절 때만 되면 아내는 내게 물었다.

여보는 왜 선물을 하나도 못 받아?”

대학에서 조용히 강의만 하는 사람이 무슨 선물을 받겠느냐고 넘어갔는데,

인지도가 상승한 탓인지 올 설에는 선물을 무지하게 많이 받았다.

그런데 그 선물들을 보는 순간 내 주위에는 온통 좌파들 뿐이라는 걸 알게 됐다.

 

1) 홍삼

이번에 대학원에 들어온 K가 천안까지 찾아오겠다고 해서

서울 갈 일이 있을 때 서울역에서 보자고 했다.

저녁을 사주면서 대학원생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는데,

갑자기 그가 들고 있던 종이가방을 내게 주면서 설 선물이란다.

홍삼이었다.

내 나이로 보나 평소 근력으로 보나 홍삼이 필요하진 않을 것 같은데, 대체 왜?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K가 날 보면서 씩 웃었다.

그랬다.

K는 좌파였고, 좌파의 상징색인 홍삼을 선물하면서 서로간의 연대를 확인하고자 한 것이었다.

 

2) 강정

작년 10월부터 우리 과에 조교로 들어온 J,

성실한데다 일까지 잘해서 내 신뢰를 듬뿍 얻고 있는데,

설이라고 갑자기 선물을 내민다.

떡값도 많이 주지 못했는데 선물을 받자니 쑥스러워 뭘 이런 걸 다라는 상투적인 멘트를 날렸다.

J가 말한다.

뜯어보세요. 마음에 드실 거에요.”

도대체 뭔가 싶어서 상자를 뜯었더니, 그건 바로 강정이었다.

강정, 강정이라.

강정은 이가 약해진 노인들이 먹는 음식, 얼음도 곧잘 씹어먹는 내게 왜 강정을?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J가 날 보면서 씩 웃었다.

그랬다.

그 강정은 그냥 강정이 아니라, 해군기지 반대운동이 한창인 제주도의 강정마을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J는 좌파였고, 좌파 운동의 핵심인 강정을 주고받으며 좌파끼리의 연대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3) 와인

내가 글을 써서 보내는 M이란 곳에서 내게 선물을 보냈다는 문자가 왔다.

허 참, 원고료도 다 받고 쓴 거니, 내가 선물을 줘야 예의인데라면서 선물을 기다렸다.

막상 도착한 선물은 와인이었다.

와인, 그것도 레드와인이라.

평소 소주만 마시고, 얼굴도 판에 박은 한국남자인 내게 왜 와인을?

와인을 들고 잠시 생각을 해봤더니 답이 나왔다.

그랬다.

와인의 의미는 좌파가 정권을 잡다시피하는 프랑스처럼 우리도 하루빨리 좌파가 집권해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M은 좌파였고, 좌파들의 전유물인 붉은 와인을 주고받으며 좌파끼리의 연대를 확인하고자 함이었다.

 

이상으로 보아 내 조교를 비롯해서 새로 들어올 대학원생, 내가 글을 써서 주는 M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다 좌파였고,

그들이 보기엔 나 역시 좌파로, 포섭대상인 셈이었다.

생각해 본다.

이 땅에 좌파들은 도대체 몇 명이나 되는 것일까?

물론 근묵자흑(近墨者黑)’이란 고사성어처럼 내 주변에 좌파가 몰릴 수밖에 없을 테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좌파의 세력이 저렇게까지 퍼져 있을 줄은 몰랐다.

한 고깃집 사장도 애국보수 변희재에게 고기값을 안깎아 줌으로써 좌파라는 커밍아웃을 한 걸 보면

그 실체는 실로 어마어마할 것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한가지.

근데...문재인은 왜 진거야?”

 

* 너무 오랜 공백기에 면목이 없습니다

공백기를 깨는 글도 너무 유치해서 더더욱 면목이 없습니다.

죄송하고요, 앞으로는 열심히, , 최선을 다해서,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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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개봉했던 영화 <편지>의 내용은 이렇다.

박신양은 아내 최진실을 남겨둔 채 뇌종양으로 죽는다.

실의에 빠진 최진실에게 편지 한 통이 도착하는데, 놀랍게도 그건 박신양이 보낸 편지였다.

자신이 죽으면 아내가 너무 슬퍼할까 걱정한 박신양이

자신의 죽음 이후를 가정하고 미리 편지를 써놓은 거였다.

그 후로도 계속 도착한 편지 덕분에 결국 최진실은 실의에서 벗어나 살고자 하는 의지를 다진다.

 

이 영화를 감명깊게 본 사람은 나뿐만은 아니었나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퇴임 이후 국민들이 자신을 너무 그리워할까봐

자신을 환기시킬만한 장치를 곳곳에 설치해 뒀다.

대표적인 게 4대강 사업.

강이 녹색으로 변하거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거나,

공사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등등의 뉴스가 나올 때마다 우리는

, 맞다. 각하가 있었지!”라며 그를 머리에 떠오른다.

참고로 그분은 내가 각하라고 부르고 싶은 유일한 대통령인데,

그분께서 워낙 소재를 많이 제공해 준 덕분에 내가 칼럼니스트로 뜰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인기가 급상승 중인 팟캐스트 <밥 한번 먹자>를 듣다가도 각하가 떠올랐다.

첫 번째 편은 한식 세계화를 집중 조명했는데,

2억원을 들여 블루베리전을 개발했다던지,

십억원으로 허접하기 짝이 없는 한식세계화 홈페이지를 만든 것,

파프리카가 우리나라 대표음식인 것처럼 해놓은 동영상을 몇십억을 들여 만든 일 등은

과연 각하다!”라는 감탄이 나오게 만드는데,

각하는 한식세계화에 아낌없이 돈을 씀으로써

자신이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랐던 것 같다.

죄송하지만 이렇게 좀 말해야겠다.

이런 순정남 같으니라고.

 

얼마 전에는 돈세탁 기사가 다시금 각하를 추억하는 계기가 됐다.

각하가 2011년 아랍에미레이트 정부로부터 환경상을 받았는데,

그 상금이 50만달러나 됐다.

정부는 이 상금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이 환경 분야 등에 기부하거나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알고 보니 이 돈은 전액 이 전 대통령 개인 통장으로 입금됐단다.

, 자신이 만든 4대강 주변을 자전거를 타고 도는 것도 환경 분야에 포함되겠지만,

이 과정에서 농협을 동원해 돈세탁을 한 정황이 포착된 게 문제였다.

한 네티즌의 설명이다.

농협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해외에서 수상한 상금의 수표가 채 입금되기 전에 이를 매입해 이명박 전 대통령 계좌로 송금했는데요.

이는 공직자법(해외에서 받은 금품신고)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네요

주간한국에 실렸다가 급하게 삭제된 이 기사를 보면서 사람들은

아 그래, 각하는 정말 돈을 사랑하는 분이셨어라고 한 마디씩 했으리라.

 

박신양이 보낸 편지는 감동적인 비디오를 포함해도 열 통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각하가 자신을 잊지 말아달라며 곳곳에 심어놓은 장치들은

최소한 백 개는 더 될 것으로 보이니,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다음 세대, 어쩌면 그 다음 세대까지도 각하를 두고두고 추억할 것 같다.

이렇게 말이다.

아들: 저곳은 라떼 공장인가 봐!

아빠: 얘야, 저기는 강이란다. 이명박이라는 분이 라떼공장으로 바꿔놨지.

아들: 정말 대단한 분이지.

 

각하, 당신이 그만둔지 1년밖에 안됐는데 벌써부터 당신이 그립습니다.

회고록 열심히 쓰고 계시다니, 그거라도 읽으면서 당신을 추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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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늦으면 차가 막혀서 늦었다고 둘러대지만,

다른 사람이 그런 핑계를 대면 그게 말이 되느냐?”고 타박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특히 좌파들이 그런데, 그들이 모여앉아 대통령 욕을 하고 있는 걸 보면 그저 답답해진다.

왜 그들은 대통령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무조건 욕을 할까?

몸을 사려야 할 연초에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우리가 이해해 줘야지 않느냐,는 취지다.

 

1) 이해의 첫걸음; 증세

지난 8, 정부는 ‘2013년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봉급생활자의 세금감면 혜택을 줄인 것이 핵심 내용으로,

그대로라면 연봉 4-7천만원인 사람들은 그로 인해 연간 16만원을 더 내야 한다.

사람들이 반발하자 놀란 청와대는 원점 재검토로 물러났는데,

희한한 것은 이 개편안에 대해 청와대는 한결같이 증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세금감면 혜택을 줄이든 뭐든 결과적으로 세금을 더 걷는 건 증세라고 할 수 있지만

청와대는 왜 한결같이 증세가 아니라고 했을까?

여기에 대해 좌파들은 대통령의 꼼수라고 공격했지만,

그분을 이해하는 내가 보기엔 청와대의 말은 진심인 것 같았다.

다만 그분께서 증세의 뜻이 뭔지 모를 뿐.

 

예를 들어 이런 거다.

대통령: 나라에 돈이 없어.

각료: 세금을 더 걷어야 하는 줄로 아뢰오.

대통령: 그렇게 하라고. , 증세는 안돼!

그렇기에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증세없는 복지라는,

네모난 동그라미를 찜쪄먹을 공약을 내걸 수 있었던 거다.

그 비슷한 말로는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엉덩이를 grab했지만 성추행은 아니다등이 있겠다.

 

2) 이해의 두 번째 걸음: 기초연금

후보자 시절 대통령은 모든 노인에게 매달 20만원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 공약을 보고 나같은 사람은 “20년만 더 늙었다면!” 하고 탄식하기도 했는데,

이럴 수가.

기초연금을 하위 70%의 노인에게만 준다는 게 아닌가!

국가재정을 생각해서 나온 고뇌의 결단이라는 점은 십분 이해하지만,

어찌됐건 공약을 안지킨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한사코 공약파기가 아니다라며 우겼다.

좌파들은 그게 무슨 궤변이냐며 벌떼같이 들고 일어났지만,

그건 그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소치였다.

대통령께서 파기라는 단어의 뜻을 잘 모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왜 생각하지 않는 걸까?

추측컨대 이런 대화가 오갔을 것이다.

 

대통령: 노인들한테 20만원씩 준다고 큰소리 쳐놨는데, 나라에 돈이 없소. 어쩌면 좋겠소?

각료: 소득으로 따져서 하위 70%만 줍시다. 상위 30% 노인들까지 줄 필요가 있겠어요?

대통령: 그렇게 되면 내가 공약을 안지킨 게 되는 건가?

각료: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대통령: 괜찮아요. 공약파기만 안하면 돼.

모르는 건 죄가 아니며, 그걸 가지고 궤변이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죄다.

진짜 궤변은 밥값에는 서비스가 포함돼 있는데 서비스가 마음에 안들면 밥값을 안내도 된다같은 것이니,

이 정도 말이 아니면 궤변 소리는 하지 말자.

 

3) 철도 민영화가 민영화가 아닌 이유

지난 연말은 철도 민영화가 이슈였다.

코레일 측은 정부가 민영화를 한다고 파업을 벌였고,

정부는 민영화 안한다는데 왜 난리냐며 철도 노동자들을 탄압했다.

오지랖 넓은 좌파들은 여기에도 끼어들어서 정부는 민영화를 획책하고 있다!”며 거품을 물면서

민영화를 안한다는 청와대의 말을 거짓으로 몰았다.

하지만 상황이 다음과 같다면, 그래도 청와대를 거짓말쟁이로 몰 수 있을까?

 

대통령: 코레일에 적자가 너무 많다며? 그게 다 경영을 방만하게 해서 그런 거 아니요.

각료: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대통령: 재벌이나 외국기업에 코레일을 넘겨주고 지네들보고 경영하게 하면 되잖소. 코레일 팔면 돈도 들어올 테고.

각료: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대통령: 당장 시행해. , 민영화는 안돼!

파업이 장기화됐을 때는 물론이고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그분께서 민영화를 안한다는데 왜 믿지를 않느냐?”고 답답해한 것은

쇼가 아니라 진심이었던 거다.

좀 철지난 얘기긴 하지만 길떠나는 홍길동이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홍판서: 왜 집을 떠나려고 하느냐?"

홍길동: 서출이라는 이유로 호부호형(呼父呼兄)을 하지 못하거늘, 어찌 더 머무르고 싶겠습니까.

홍판서: 그래? 그럼 이제부터 호부호형을 허락하니 머물도록 하라."

홍길동: 그럴 수는 없사옵니다. 호부호형을 하면 뭐 합니까?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데.

홍판서: 알았다니까. 나를 아버지라 부르고 네 형을 형이라 부르도록 하라.

홍길동: 그럴 수는 없사옵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형을 형이라 부르면 뭐 합니까? 호부호형을 못 하는데흑흑흑

 

4) 소통; 정의의 차이

좌파들이 대통령에 대해서 끈질기게 주장하는 것은 소통을 안한다는 것.

실제로 대통령은 기자들과 잘 만나려 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전할 때도 다른 사람, 예를 들어 이정현 홍보수석이나 총리를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

원래 국민들은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기 마련인데,

말하는 걸 보기가 어려우니 불통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이에 대해 홍준표 지사는 대통령이 달변가가 못돼서그렇다면서 불통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한 가지 핵심적인 얘기를 덧붙였다.

소통은 국민과 하는 것이지 불법과 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도 아마 같은 생각이실 텐데,

대통령과 좌파의 차이는 이 국민의 정의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좌파가 생각하는 국민은 우리나라 5천만 인구를 모두 포함하지만,

대통령의 의중에는 민주노총, 전교조, 국정원이 댓글을 달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좌파들,

지난 1년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불순분자 등등의 종북세력이 국민의 개념에서 제외되어 있다.

그 종북세력을 제외한다면 대통령은 국민과 아주 성공적으로 소통하는 중이다.

좌파와 대통령 중 누구 주장이 국민의 개념에 더 잘 맞을까?

사전적 정의는 우리나라 국적을 가진 모든 이가 국민일 수 있지만,

우리의 적인 북한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종북세력을 국민에 포함시키는 건 상식적으로 문제가 있다.

주변을 둘러보시라.

싸운 뒤 관계가 악화된 사람들과 화기애애하게 지내는 사람이 대체 어디 있는가?

그러니 좌파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국민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나 어버이연합, 미디어와치 같은 중립적 기관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후

소통부재에 대해 따지시라.

 

이렇듯 이해하려고 들면 한없이 좋기만 한 우리 대통령을 좌파들은 욕한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우리가 사랑해야지,

과테말라 국민들이 사랑하겠는가?

반성하라, 좌파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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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서울아산병원 소속 지도전문의 A교수는 직원회식 후 (건국대병원에서 파견을 나온) 전공의 B씨를 자신의 차에 탑승하도록 강요했다. 이 교수는 차 안에서 B씨의 신체 일부분을 만지고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기사를 읽고 궁금해졌다. A교수가 만졌다는 신체 일부분은 어디일까? 혹시 그곳?

지적 호기심이 발동해 다른 기사를 찾아봤다.

[그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10월 25일 밤 10시 30분 경 피해 여성 전공의, B교수 등 일행은 세 번째 회식 장소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이동 차량 뒷좌석 가운데에는 가해자인 B교수가 있었고, 우측에는 피해 전공의, 왼편으로 ...또 다른 여성 전공의가 탑승했다. 운전자 옆 좌석에는 A수련병원 남성 전공의가 앉아 있었다.

술에 취한 B교수는 양 쪽에 배석한 여성 전공의들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오른손을 이용해 피해 전공의의 가슴을 추행했다. 갑작스런 추행에 놀란 피해 전공의는 지속적인 추행을 저지하기 위해 B교수의 손을 강하게 잡았다고 전했다.

이어 B교수는 한 차례 더 강하게 힘을 주고 피해 전공의의 가슴을 향해 손을 뻗었으나 잡고 있던 손을 세게 밀어내자 더 이상 추행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피해 전공의의 설명이다 (2014년 1월 6일자, 청년의사).]

 

 

그랬다. 역시 가슴이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최연희는

술자리에서 동석한 여기자의 가슴을 만진 뒤 "음식점 주인인 줄 알았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1944년생으로 당시 63세였던 노년의 정치인이 여자 가슴이 그리워 기자와 술집 여자를 구분하지 못한 것처럼,

큰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도 옆에 앉은 여인이 자신이 지도해야 할 제자라는 사실을 잠시 망각했던 거였다.

존경받던 시인 서정윤은 여중생 가슴을 만지면서 "얼마나 컸는지 확인하려 했다"는 핑계를 댔는데,

패가망신을 각오하면서도 가슴에 집착하는 남자들이 많은 걸 보면

가슴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것 같다.

'가슴'과 '성추행'을 넣고 검색을 하면 무수히 많은 기사가 뜨는 것도 당연한 일,

귀가 길 여성의 가슴을 만진 고교생부터 크레용팝의 가슴을 만졌다는 남자까지

수많은 기사가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었다.

 

 

 

 

<욕망하는 여자>라는 책을 보면 남자들의 가슴 환타지가 엄마 젖을 먹을 때부터 무의식에 새겨졌다는데,

그것만으로는 가슴에 대한 남성들의 열망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어젯밤 집구석에 앉아 <가슴 배구단>이라는 영화를 시청했다 (쿡에서는 무료로 볼 수 있다).

 

 

첫 장면. 중3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손바닥을 쥐었다 폈다 한다.

잠시 뒤 자전거를 멈춘 아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시속 80킬로로 달리면 가슴을 만지는 것과 같은 감촉이라는데, 이걸로는 안되겠어."

결국 두 아이는 엄청난 경사의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절벽으로 떨어지는 참사를 겪긴 하지만 가슴을 만지는 감촉이 어떤지 체험한다.

그렇게 가슴에 집착하는 아이들이었으니,

배구부 지도교사로 임명된 미녀 교수가 "1승만 하면 뭐든지 해준다"고 했을 때

"가슴을 보여달라"고 요구한 것은 당연했고,

배구 연습이라고는 해본 적도 없는 아이들이 갑자기 눈을 빛내면서 배구연습을 하게 된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이들이 "가슴! 가슴!"을 구호로 외치며 운동장을 달리는 모습이라든지,

전에 헤어졌던 남친이 여선생에게 접근해 가슴을 풀어헤칠 때 그녀가 그 손을 뿌리치면서 "내 가슴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이건 모두의 꿈이야!"라고 소리치던 장면 등도 감동적이었다.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은 뜻하지 않게 1승을 거두는데, 상대방이 멤버가 둘밖에 안돼 기권승을 거둔 것.

1승을 했으니 가슴을 보여달라는 아이들에게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이런 식으로 가슴을 보면 개운하지 않을 거야."

한 학생의 반박, "가슴을 보면 개운해질 거에요."

하지만 이런 식은 곤란하다는 다른 이의 의견에 배구반은 진짜 1승을 하기로 하는데,

영화를 보던 내가 녀석들의 1승을 간절히 바라게 된 것도

"그 참에 나도 같이..."라는 어부지리를 노리기 위해서였다,고 전해진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1) 가슴을 보기 위해서 저렇게 노력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에 오른 중년 (혹은 노년) 남성들은 너무 쉽게 가슴을 만지려고 한다.

2) 그렇게까지 가슴이 만지고 싶다면 엄청난 경사의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타시라. 절벽에서 떨어져 다칠 수도 있지만, 직접 만지다 패가망신하는 것보다는 덜 아프다.

 

 

 

응답하라 1994의 시청률이 10%를 넘나드는 건 그게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이라는 점에서 충격 그 자체다.

이 드라마를 만든 신원호 피디는 2011년 말 KBS에서 tvN으로 건너왔다.

KBS에서 예능을 담당했던 신피디가 갑자기 드라마를 하겠다고 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신피디가 만든 응답하라 1997은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전례가 없는,

평균 4%의 시청률로 대박을 쳤다.

응답하라 1994’는 전편의 인기에 힘입은 속편이라는 점에서

신피디가 진짜 하고 싶었던 것은 1997년을 호출하는 것이었으리라.

 

                  외환위기를 앞두고 우리나라 1등신문은 "위기가 아니다"라고  예측,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왜 하필 1997년일까.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1997년은 그다지 좋은 뉴스가 없다.

새해 초부터 한보철강이 부도가 났고, 그 청문회로 인해 정국이 시끄러웠다.

7월에는 기아가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경제가 총체적 불황에 빠진다.

결국 우리나라는 그 해 11, 국제통화기금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함으로써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린다.

수많은 기업이 줄도산하고 거리에 노숙자가 넘쳐나게 된 것도 그 해,

신원호 피디는 1997년이 뭐가 좋다고 그 시절을 드라마로 만든 것일까?

그리고 그 드라마는 어떻게 히트할 수 있었을까?

 

1997년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1998년에 불길한 일이 벌어졌다는 뜻,

그렇다면 1998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게

신원호 피디의 의도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1998년 위키백과를 뒤지다보니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았다.

오랜 기간 정치와는 무관한 삶을 살던 한 분이 그 해 3월 한나라당에 입당한다.

그가 갑자기 정치판에 뛰어든 이유는 딱 하나,

문민정부를 자처한 김영삼 대통령이 나라를 부도나게 만들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난데없이 박정희 신드롬이 퍼졌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었던 그분이 어 그렇다면 아버지를 앞세워 뭔가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그 해 4월 대구 달성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그분이 내세운 구호는 다음과 같았다.

박정희가 세운 경제 박근혜가 지킨다

거기에 더해 연설 중간중간 아버지!”를 수도 없이 불렀다고 하는데,

그 전략이 먹혀들면서 그분은 생애 첫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고,

그로부터 15년 후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다.

그러니까 1998년은 그분의 신화가 시작된 해,

신원호 피디는 그래서 1997년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대통령을 반대하는 것은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그 반대자들은 무조건 좌파가 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아무리 사랑 얘기로 포장해도 그분의 데뷔 전을 그리워하는 응답하라 1997’

전형적인 종북.좌파 드라마이며, 그 드라마를 만든 신원호 피디는 종북.좌파다.

응답하라 1997에 열광했던 4%의 고정 시청자들 역시 종북. 좌파인 셈.

국정원은 댓글을 통한 심리전만 할 게 아니라

이렇게 교묘하게 현 정부를 반대하는 드라마를 적발해 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이딴 일을 이미 좌파로 분류된 기생충학자가 해야겠는가?

한 가지 더. 신원호 피디가 응답하라 1997 다음에 응답하라 1994를 만든 이유가 뭘까?

서태지 때문에? 절대 아니다.

그의 진짜 목적은 응답하라 1991을 만드는 것인데

갑자기 6년 전으로 가버리면 의도를 들킬까봐

중간 단계로 아무 의미없는 1994를 만든 후 그 다음에 1991을 만들려는 거다.

참고로 말하면 1992년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한 분이 현대건설 회장직을 박차고 나와 정치를 시작한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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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이용법

 

 

지난 정부 때 소위 좌파들은 5년 내내 탄식만 해댔다.

문제는 그 좌파 분들이 현 정부 들어서도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거다.

취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안한다면서

불통이니 뭐니 탄식만 해오지 않았던가.

이 추세로 보아 임기 내내 해도 너무했다” “대통령이 이럴 수가 있느냐같은 말만 하다 말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현 대통령 사이엔 결정적인 차이가 있고,

그 차이를 잘 파악해서 대처한다면 남은 4년을 탄식 대신 미소로 보낼 수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예측이 어려운 분이셨다.

돈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으니 돈의 관점에서 본다면 얼추 예측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거기에 더해 형님과 아들, 영부인 등 친인척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데다

측근들에 대한 의리 또한 대단해서

이 사안에서는 대체 어떤 걸 우선해서 행동할지 미리 아는 게 불가능했다.

공약은 거의 지키지도 않던 분이 갑자기 강바닥을 파겠다고 우기고,

세계 1위 공항인 인천공항을 선진경영을 배운다는 명분하에 민영화를 하려고 했으니,

그분의 행동을 예측하는 게 과연 가능하겠는가?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예측가능한 분이라는 점에서 이 전 대통령과 차이를 보인다.

이분은 국민들, 특히 좌파들이 반대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옳다고 믿는다.

주권국가로서는 당연히 가져야 하는 전시작전권을, 그것도 미국에서 가져가라고 하는데도

한사코 안받겠다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전작권을 갖는 것을 좌파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자신은 전혀 도움을 받지 않은국정원 댓글의 수사를 한사코 방해하는 것도

좌파들이 그걸 원하기 때문이다.

비서실장도 일부러 좌파들이 가장 싫어할, 유신시대의 인물을 뽑았지 않은가?

현 정부가 1년간 한 일이 종북.좌파 때려잡기가 전부였던 것도 그런 견지에서 보면 이해가 갈 거다.

 

이 점을 이용한다면 의외로 대통령을 좌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예를 들어 철도 민영화를 보자.

기차라곤 별로 타본 적도 없는 분이 갑자기 철도 민영화를 하는 이유도 좌파들이 민영화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좌파들이 갑자기 민영화를 찬성한다면?

김기춘: 대통령 각하, 큰일났습니다.

박근혜: 무슨 일이오?

김기춘: 전교조, 민주노총, 대한기생충학회 등등의 좌파집단들이 철도 민영화를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습니다.

박근혜: 무엇이? 그렇다면 민영화는 해서는 안되는 것이로군요! 당장 민영화를 절대 못하도록 법제화하시오.

 

이런 작전은 다른 일에도 얼마든지 써먹을 수 있다.

김기춘: 각하, 큰일났습니다.

박근혜: 각하라니, 그냥 공주님이라고 부르시오. 이번엔 또 무슨 일이오?

김기춘: 좌파괴뢰집단들이 국정원 댓글사건을 여기서 덮자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박근혜: 무엇이? 필시 무슨 곡절이 있을게요. 혹시 배후를 캐면 자기네들 치부가 드러날까봐 그러는 게 아니겠소?

김기춘: 제 생각도 그러합니다.

박근혜; 전에 찍어낸 채동욱을 당장 검찰총장으로 복귀시키고, 철저한 수사를 하라고 당부하시오.

 

이 전략을 잘 활용하면 인사 문제에도 관여할 수 있다.

김기춘: 각하, 아니 공주님. 좌파들이 해양수산부장관을 올해의 최우수장관으로 뽑았다고 합니다.

박근혜: 무엇이? 그럼 해수부 장관이 좌파들과 내통한단 말이오?

김기춘: 아마도 그런가봅니다.

박근혜: (책상을 쾅 치며) 안되겠소. 해수부 장관을 당장 해임하시오.

김기춘: 이 연말에 갑자기 그러려면 뭔가 사유가 있어야 하옵니다.

박근혜: 사유? 그딴 게 뭐 필요하오? 그래, 청문회 때 삽질했지 않소.

김기춘: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이후에 각하께서 임명을 강행하셨는데...

박근혜: 지금 따지는 거요? 당신 좌파야?

김기춘: (납짝 엎드리며) 각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매우 그럴듯하지 않은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고개만 저을 게 아니라, 한번 써먹어 보자.

이 작전이 잘 먹힌다면, 의외로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 수도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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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돌아가신 임신빈 선생님은 내게 아내를 소개시켜준, 그러니까 내 은인인데, 이분이 쓴 수필집 <나무처럼 서서 살아온 이야기>를 보면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얘기가 나온다.


“판단력이 없어지고 먹는 욕구만 강하게 남아 무엇이든지 모두 입으로 가져가는 상태가 된다. 아침에 일어나 시어머님 방문을 열면 … 배설물이 온 방 안에 가득 칠해져 있고, 당신 온몸에 칠해져 있다.”



그래서 임 선생님은 시어머님을 씻겨 드리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온 종일 몸에서 냄새가 났고 향수를 뿌려봐야 소용이 없었”을 정도인데, 파출부마다 다 도망치기 일쑤였고, 월급을 두 배로 준다고 해도 오는 사람이 없었단다. 임 선생님은 7년간 홀로 시어머니를 돌보다시피 하셨다니, 존경심이 절로 생긴다. 그 와중에 임 선생님은 이런 생각을 하셨다고 했다. 부모를 기도원에 보내는 자식은 이기적이고 못된 자식인 줄 알았는데, 그들이 그렇게 한 걸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고.


2008년 7월부터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국가가 돌봐주는 시스템이다. 몸이 안 좋거나 치매가 온 정도를 기준으로 국가에서 돌봄에 필요한 비용을 대부분 지급하며, 가족들은 15~20% 정도의 비용만 내면 된다. 치매 노인이 있을 경우 전적으로 가족이 책임을 졌던 과거에 비하면 실로 획기적인 대책이다. 나도 이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 지금 일산의 요양병원에 내년이면 아흔여덟이 되는 외할머니가 누워 계시기 때문이다. 장기요양제도가 없었다면 어머니가 돌봄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셨을 테고, 추가로 간병인을 쓰느라 비용도 많이 들었으리라. 그런데 국가에서 거의 대부분을 도맡아 준다니, 그동안 세금을 낸 보람이 있다.





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신 건 2006년 무렵이었다. 의심이 많아지고 고집도 날이 갈수록 세져서 어머니 혼자 힘으로는 감당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장기요양제도가 시행됐으니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어머니가 먼저 드러누울 뻔했다. 할머니가 요양병원에 가신 뒤 어머니의 삶은 훨씬 나아졌다. 매달 입원비와 약값을 보내면 거기서 알아서 다 해줬으니까. 실제로 할머니를 면회갈 때마다 친절한 간병인이 할머니와 비슷한, 치매 노인들을 돌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국가에서 이렇게 다 해주니 가족들이 발길을 끊는다는 것. 내 할머니는 다행히 외삼촌이 근처에 살아 자주 찾아뵙지만, 다른 노인들은 찾아오는 사람 한 명 없이 심심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심지어 명절 때도 찾아오는 가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만 해도 할머니한테 가는 건 일 년에 한두 번이 고작이다. 할머니가 치매라는 걸 빌미로 “가봤자 뭐하냐. 알아보지도 못하는데”라고 안 가는 걸 합리화했고, 집이 일산에서 아주 먼 천안이라는 것도 한 수단이었다. 그렇긴 해도 할머니를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늘 편치 않았다. 할머니가 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할지언정, 내가 삼십분쯤 앉아 있다가 집에 간다고, 다음에 또 오겠다고 하면 할머니 얼굴에는 서운한 표정이 역력했다. 어쩔 때는 가지 말라고 붙잡은 적도 있는데,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친할머니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으니, 외할머니는 내게 유일한 할머니였다. 할머니들이 다 그렇듯 내 할머니도 손자들을 끔찍이 사랑하셨고, 장남이라는 이유로 내게 더 큰 사랑을 쏟아주셨다. 할머니는 장점도 많은 분이었다. 학교 선생님 출신의 인텔리였던 할머니는 매사 판단이 뛰어났고, 정리정돈에도 능했다. 다른 할머니들과 달리 옷도 세련되게 입고 아는 것도 많았던 할머니를 난 참 자랑스러워했다. 중학교 때 할머니한테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할머니, 난 나중에 어른이 돼도 할머니랑 같이 살 거야.” 할머니는 웃으면서 대답하셨다. “네 각시가 행여나 좋아하겠다.” 하지만 나이듦과 치매는 그 할머니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평생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셨던 할머니가 우리 앞에서 말도 안되는 고집을 부렸을 때, 처음에는 짜증이 나다가 나중에는 슬픔이 몰려왔다. 어릴 적 내가 손을 입에 가져갈 때마다 야단을 치던 할머니는 지금 걸핏하면 입에다 손을 넣고 계시며, 내가 찾아가면 그 손으로 내 손을 움켜쥐신다. 고관절이 부러져 수술을 했지만 다시는 걷지 못하게 된 탓에 하루 종일 누운 채 시간을 보내는 할머니, 그렇게 예뻐했던 손자는 가뭄에 콩 나듯 할머니를 찾아온다. 젊은 시절의 그 총명하던 할머니도 이런 말년이 닥칠 것을 상상도 못했으리라.


7년간 벽에 똥칠 하는 시어머니를 간병한 임신빈 선생님은 국가가 노인의 돌봄을 책임져주는 장기요양제도를 그리워했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 제도가 없었다면 어머니를 비롯한 우리 가족들의 부담은 이루 말도 할 수 없었을 테고 말이다. 돌보는 사람 입장은 그렇지만, 돌봄을 당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장담할 수는 없지만 가족들을 괴롭히면서 그들과 함께 산 노인이 요양병원에 갇혀 하루하루를 보내는 내 할머니에 비해 훨씬 행복하지 않을까. 시설과 위생이야 병원 쪽이 더 좋겠지만, 얼굴이 친숙한 가족들을 보는 게 그분들로서는 더 즐거울 것 같아서다. 그렇다고 치매 노인을 가족이 부양해야 한다고 주장할 마음은 없다.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어렴풋이나마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 도움으로 요양병원에 있는 노인들을 가끔씩이나마 찾아뵙는 건 직접 돌보는 것과 차원이 다른, 용이한 일이다.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볼 때 그 정도라도 해야 인간의 도리를 한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건 천안 산다는 핑계로 할머니를 내팽개쳐온 나에 대한 질책이다.



서민|단국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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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대로 돌아가렴

 

 

베란다쇼에 유명 관상가가 나온 적이 있다.

출연자들의 관상을 하나씩 봐주던 관상가는 내 얼굴을 보더니 대뜸 이렇게 말한다.

이분은 현대인의 얼굴이 아니라 고대인의 얼굴입니다.”

얼굴이 너무 진지해서 농담하는 것같진 않았지만,

생전 처음 듣는 그 말에 난 그냥 자지러졌다.

다른 출연자들이 국사책에 나오는 보부상의 얼굴을 닮은 거 같아!” “네 시대로 돌아가라같은 말을 하는 차에

관상가는 다시 한 마디를 덧붙였다.

빨리 현대인의 얼굴을 찾는 게 급선무입니다.”

 

그 관상가가 바로 이분....

그 말을 들을 땐 웃느라 다른 생각을 못했지만,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같다.

눈이 좀 작다 뿐이지 내 모습은 정말 보부상과 닮지 않았는가?

 

 

그러니까 내가 어려서부터 느꼈던, 내 외모에 대한 이질감은

시대를 뒤쳐진, 수백년의 세월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갑자기 그 관상가의 예언이 새삼 떠올랐던 건,

<관상>에서 수양대군으로 나오는 이정재의 분장을 했을 때였다.

갑옷을 입고 머리띠를 동여매고 콧수염을 붙이자

처음에는 장난스럽게 지켜보던 분장사 분들의 얼굴에 감탄의 기색이 나타났다.

이러니까 정말 잘생겼어요!”

꼭 이정재 같아요!”

거울을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 그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내가 왕이 될 상이더냐? 말해 보거라. 내가 왕이 될 상이냔 말이다!”

 

그 관상가 덕분에, 그리고 난데없이 했던 분장 덕분에,

난 내가 원래 어느 시대 사람인지 알게 됐다.

시대적으로 뒤떨어진 외모를 갖고 있긴 해도,

내가 살아내야 하는 시대가 현대인만큼 거기 걸맞게 행동하는 게 당연하다.

중세에서 1992년으로 와버린 기사를 그린 장 마리 감독의 <비지터>를 보면

요즘 시대에 중세 기사처럼 행동하는 건 무지 우습기 짝이 없는데,

내가 남의 집 문에 서서 이리 오너라!”라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도 상상만으로 우습다.

 

     장 마리 감독의 비지터 중

아는 분 중 40년 전에 살다가 갑자기 요즘 시대로 시간여행을 해버린 분이 있다.

수백년까진 아닐지라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요즘 시대를 감안하면 40년의 세월은 결코 적지 않은데,

그분은 자기 행동을 요즘 시대에 맞추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비지터>의 기사가 주위 사람들에게만 민폐를 끼치는 데 비해

그분은 아주 높은 자리에 오른 탓에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중이다.

 

                              최민의 시사만평입니다

 

하필이면 그분 주위에는 그분과 같이 시간여행을 한 사람들만 포진돼 있어

그분 스스로 시대의 지체를 전혀 못느끼고 있다는 게 비극이라면 비극,

컬투가 베란다쇼에서 내게 했던 그 말을 그분께 돌려드리고 싶다.

당신 시대로 돌아가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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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충, 편충, 십이지장충...”

어릴 적 기생충 하면 떠오르는 3대 기생충 중 하나가 바로 십이지장충이었다.

사람의 소장을 세 부분으로 나눴을 때 위 바로 아래 부위가 십이지장충이고

그 다음에 소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장(jejunum)이 위치하며,

마지막에 있는 게 회장 (ileum)이다.

 

 

그러니까 십이지장충은 말 그래도 십이지장에 사는 벌레,

영어 학명도 Ancylostoma duodenale,

'duodenale'는 십이지장을 뜻하는 'duodenum'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렇다면 십이지장충은 정말 십이지장에 살까?

시험문제를 내면 가끔 틀리는 학생이 나오기도 하던데,

그건 아니다.

십이지장은 길이가 그리 길지도 않은데다 위에서는 위산이 내려오고

담도에서는 담즙이 분비되는 등 기생충이 살기에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다.

그 결과 우리 몸에 사는 기생충의 대부분이 공장에 사는데,

십이지장충의 서식처도 바로 공장이다.

그럼 왜 이 기생충에 십이지장충이란 이름이 붙은 걸까?

십이지장충은 1838년 이탈리아의 두비니 (Angelo Dubini)라는 의사에 의해 최초로 발견됐다.

두비니는 부검하던 여성의 십이지장에서 이 벌레를 발견했기에

십이지장에서 산다고 착각을 한 나머지 그런 이름을 붙인 거였다.

십이지장충이 십이지장과 전혀 무관하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벌써 20년이 다 된 얘기지만 한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루과이를 미워한 적이 있다.

GATT(관세무역에 관한 협정)를 대신하게 된 우루과이라운드로 인해 쌀을 외국에서 수입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안그래도 어려운 농민들의 삶이 더 피폐해졌기 때문.

당시 대통령이던 김영삼은 대통령직을 걸고라도 쌀 개방만은 막겠다고 했지만,

그게 대통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신기한 것은 이 협정이 우루과이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

우루과이가 원해서 이런 협상안이 만들어진 것도 아닌데다

우루과이도 우루과이라운드로 인해 피해를 봤으면 봤지 이득을 볼 게 없는 나라였으니,

갑자기 우루과이 욕을 해대는 사람들 때문에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그럼에도 여기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은 단지 우루과이라운드의 첫 회의를

우루과이의 푼타델에스테에서 열었기 때문이었다.

비슷한 예로 5천만이나 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도 스페인이 만들어 퍼뜨린 건 아니었고,

최초 발생지도 스페인이 아니었다.

일설에 의하면 유럽의 다른 나라들은 다들 1차 세계대전으로 정신이 없어 언론을 통제했지만,

스페인은 참전국이 아니라서 독감에 관한 보도통제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데,

이 독감으로 죽는 사람들이 스페인을 원망해서 스페인이 좀 억울했을 성 싶다.

 

청와대 행정관.

그 이름 때문에 사람들은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직위에 청와대가 붙었을 뿐

청와대 행정관이 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청와대와 무관한, 개인적인 것들이다.

 

 

 

 

 

예를 들어 용산에서 철거민들이 다수 숨진, 소위 용산 참사가 벌어졌을 때

청와대 행정관 이성호가 경찰청에 여론조작을 하라고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비슷한 시기 발생한 연쇄살인마 강호순 사건을 떠들어대서 용산 참사를 묻으라는 게

이메일의 요지였는데,

민주당 등 야권은 여기에 정권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면서 난리를 쳤지만,

청와대는 이게 청와대 행정관의 개인적 행동이었다며 구두경고만 줬다.

? 청와대 행정관이 하는 일은 청와대와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까.

한때 사회적 이슈였던 민간인 불법사찰이 탄로났을 때

증거인멸을 지시한 사람은 바로 청와대 행정관 최종석이었다.

아랫사람보고 다 덮어쓰라고 지시한 그의 발언은 녹취록을 통해 세상에 공개됐는데,

사람들은 청와대 행정관이라는 그의 직위 때문에 청와대와 모종의 관계가 있을 것으로 봤지만,

청와대 측은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와 무관하다는 걸 몰라주는 여론이 야속했으리라.

 

채동욱 검찰총장 아들의 정보를 불법 유출한 조오영 청와대 행정관이 요즘 화제다.

청와대는 당연히 개인적인 일탈”, 즉 조 행정관이 채 총장 아들의 의혹이 너무나 궁금해

개인적으로 한 짓이라고 얘기했지만,

세상은 이번에도 청와대를 의심한다.

답답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답답하다고 혼자 가슴을 쳐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이런 문제는 교육으로 풀어야 하는 법,

..고 시험에 다음과 같은 문제를 의무적으로 내자.

 

다음 중 청와대와 관계가 없는 직급은?

 

1) 청와대 청소아줌마

2) 청와대 요리사

3) 청와대 이발사

4) 청와대 행정관

 

정답: 4) 청와대 행정관

 

교육이 바로 서야 국가가 바로 서는 법,

지금부터 시작한다면 십년 후에는 청와대 행정관이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청와대가 억울하게 의심받는 일은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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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잠깐 서민 교수님의 이름을 빌려 경향신문 SNS지기인 '향이'가 강연 안내 글을 올립니다~ 대신 올리는 점, 이해해 주세요^^;;

 

 

 

 


 
어느덧 2013년의 마지막 달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연중기획 '알파레이디 문화톡톡' 진행하면서 각 분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