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이제 2주 남짓 남았다.

강행군을 해야 하는 후보들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더 힘든 건 후보를 보좌하는 참모진들이다.

후보야 짜여진 일정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되겠지만,

참모들은 그 일정을 짜는 것은 물론이고 시시각각 변하는 여론의 추이에도 신경을 쓰면서 대응책을 내놓아야 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돈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고,

당선이 됐다고 해서 한 자리를 보장받는 것도 없으니

대선후보 참모야말로 3D 업종일 거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엾은 참모는 누구의 참모일까?

얼핏 생각하기엔 후보가 사퇴해서 헛심만 쓴 안철수 후보의 참모라든지

사퇴했다는 사실 자체를 남들이 잘 모르는 심상정 후보의 참모,

될 듯 될 듯 안되는 문재인 후보의 참모가 안돼 보이긴 하고,

지지율이 낮아 아무도 관심을 안갖고 있는 이정희 후보의 참모가 제일 불쌍해 보이기도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불쌍한 참모는 역시 박근혜 후보의 참모다.

“당선이 유력한 후보의 참모가 뭐가 힘들다는 건지?”라며 의문을 제기하겠지만,

그게 꼭 그런 건 아니다.

이유는 박근혜가 움직이는 화약고라서,다.

걸핏하면 헛소리를 해대는데, 그걸 수습하는 게 다 참모들 몫이다.

예를 들어 박후보가 기자에게 ‘병 걸리셨어요?’란 말을 했다고 치면,

참모는 그걸 “기자의 건강을 걱정한 것”이라고 해명해야 하는 것이다.

어느 후보나 다 그런 일이 있지만 빈도 면에서 박근혜를 따라갈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정수장학회를 빼앗을 때 강압이 없었다는 건 법원 판결에도 나와있다”라는 말을 했을 때나,

“저는 오늘부로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같은 말을 할 때마다

참모들의 얼굴은 하얗게 변한다.

그들은 박근혜가 마이크 앞에 설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설이 맞다면, 그들은 박후보 캠프를 택함으로써 수명을 까먹고 있는 거다.

 

 

TV 토론 해프닝도 마찬가지다.

박근혜는 그동안 TV 토론을 거부해왔는데, 이유인즉슨

“상대 후보가 누구인지 모르는데 토론을 왜 하냐?”는 거였다.

그런데 안후보의 사퇴로 박근혜가 토론을 얼마든지 할 수 있게 된 지금도 토론은 잘 성사되지 않고 있다.

어제 기사를 보자.

“SBS는 28일 양자토론을 열 것을 제안했고, 문후보 측은 참석의사를 밝혔지만 박후보 측의 답이 없어 유보됐다. KBS도 29-30일 이틀에 걸쳐 양자토론을 계획했지만 이 또한 박후보 측에서 확답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경향신문 11월 29일자)

왜 이러는 걸까?

우리는 안다. 무식한 후보를 토론으로부터 보호하는 게 바로 참모들의 임무니까.

모르긴 해도 이런 대화가 오가지 않았을까?

박: TV 토론 제의가 왔다는데....?

참모: 거부해야 합니다.

박: 그럼 내가 아는 게 없어서 그런다고 오해하지 않을까?

참모: 실제로 아는 게 없지 않습니까? ‘무식할 거야’라는 의혹을 받는 게 무식함이 탄로나는 것보다 낫습니다.

 

 

토론거부의 뒷수습은 당연히 참모들 몫이다.

박후보 측 이정현 공보단장의 말이다.

“우리는 검토한다고 했지 거부한다고 하지 않았다. 4일 토론 이후 추가로 TV 토론을 할 필요성이 있다면 얼마든지 검토할 수 있다.”

물론 이게 말이 안된다는 건 이정현도 잘 알고 있다.

아들한테 숙제를 하라고 했는데 아들이 “안하겠다는 게 아니라 지금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한다면

이씨는 화가 나서 아들을 한 대 쥐어박았을 거다.

“검토한다는 건 안한다는 거잖아?”라면서.

 

 

박선규 대변인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인 듯하다.

“선거 전날인 18일까지 모든 유세일정이 빡빡하게 들어차 있어 이들을 조정하는 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물론 이게 말이 안된다는 건 본인도 잘 알고 있다.

일례로 문재인과 안철수 두 후보끼리 TV 토론을 하니까

박근혜 측에서 “우리도 TV에 나가겠다”고 우겨서 박근혜 띄우기용 1인 TV 토론을 한 적이 있지 않은가?

만일 박선규 씨의 아들이 “이번 주까지 모든 일정이 빡빡하게 들어차 있어 숙제를 하는 게 쉽지 않다”라고 했다면

선규씨는 열이 받아 아들의 엉덩이를 두들겼을 것이다.

자기도 미안했는지 “상대 후보가 너무 늦게 결정되면서 시간이 촉박해셨다”는 변명을 늘어놓지만,

우리는 안다.

이 시점에서 문재인만 나오는, 혹은 이정희와 같이 나오는 토론회를 연다면

박후보 측에서 그 빡빡하다는 유세일정을 뒤로 미룬 채 “그 시간만큼 우리도 TV에 나갈 시간을 달라”고 우겼을 테니까.

이렇게 한다에 천안서 제일 맛있는 한근두근 소고기 네 근을 건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anbii1004&logNo=50102833403&viewDate=&currentPage=1&listtype=0&from=postList 에서 인용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참모진 중 제일 불쌍한 이는 박근혜의 참모다.

폭탄이 언제 터질지 노심초사해야 되고,

자기가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말로 해명을 늘어놓아야 하니까.

박근혜 씨, 불쌍한 참모들 월급 좀 넉넉히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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