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최서원)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를 진료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 '김○○의원'(진료과목 성형외과)의 김모 원장(56)은 비전문의인데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성형외과 외래교수에 위촉됐고 대통령의 해외순방 기업에 포함됐습니다.”
여기에 대한 서울대 서창석 병원장의 해명은 다음과 같다.
“김원장의 부인이 ‘중국 VVIP 환자가 남편 김원장이 특허를 갖고 있는 금실 피부 리프팅 시술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시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강남센터에서 진료를 보려면 서울대병원 교수여야 하기 때문에 피부 리프팅 시술 전문가인 김 원장을 외래교수로 위촉했었다.”
그런데 그 VVIP 환자가 오지 않아 2주만에 외래교수에서 해촉했으니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요즘은 늘 이런 식이다.
의혹이 제기되고, 당사자는 부인하면서 자신도 안믿을 어설픈 말로 해명을 시도한다.
그리고 다음날 다른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날 뉴스는 관심에서 벗어나고
그 다음날이면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된다.
그만큼 최순실 씨의 손이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얘긴데,
다른 건 잘 모르지만 의료분야에 대해서는 그래도 좀 아는지라
서창석 병원장의 해명에 대한 견해를 적어본다.


1) 서울대병원 외래교수는 거저 얻을 수 있는 타이틀이 아니다.
서울대병원은 언제든 필요할 때 외래교수를 위촉할 수 있다.
교수가 모자라서 그런 건 아니다.
서울대병원에는 600명이 넘는 교수가 있다.
학년당 학생 수가 120명 정도니, 4학년을 환산하면 학생보다 교수 수가 더 많다.
그러다보니 임상교수들의 강의시간은 일년에 몇 시간에 불과하다.
게다가 병원실습을 도울 전공의가 수백명이라 최소한 가르칠 사람이 부족할 일은 없다.
그럼 외래교수는 뭘까?
다른 병원에 있는 교수 중 혁혁한 업적을 세운 사람을 초빙해 1년에 한번 정도 학생강의를 맡기자는 취지,
하지만 서울대병원 교수보다 더 대단한 업적을 쌓을 만한 교수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외래교수는 다른 목적으로 운영되곤 했다.
서울대병원 출신 의사가 개업을 했다고 치자.
그 사람은 병원 입구에다 별의별 경력을 다 써놓는다.
미국학회 회원, 도미니카 학회 정회원, 우루과이 학회 정회원 등등.
돈만 내면 가입이 되는 이런 학회 회원임을 강조하는 건
이런 경력이 환자에게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개업한 의사가 굳이 박사학위를 따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인데
하지만 그 중 최고는 서울대 외래교수라는 타이틀로,
이것만 있으면 다른 경력 따위는 다 필요없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대병원의 권위는 최고였고,
그 외래교수라면 환자들이 신뢰를 보내기 충분했다. 
그래서 외래교수는,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서울대병원의 필요가 아닌,
밖에 있는 동문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동문들은 자신이 몸담았던 과에 경제적 지원을 하고 외래교수 타이틀을 얻었다.
어느 분의 증언을 보자.
“내과 개업한 친구 있잖아. 그 친구가 내과 의국에 매년 **원을 내기로 하고 외래교수가 됐대.”
그렇다고 그 친구가 손해보는 건 아니다.
“외래교수 타이틀 덕분에 그 친구는 내기로 한 돈의 열배를 더 벌 수 있으니 손해는 아냐.
십일조 하는 거지 뭐.“
서창석 병원장은 2주만에 김모원장을 해촉했으니 특혜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 2주 덕분에 김모 원장은 ‘전 서울대병원 외래교수’라는 타이틀을 평생 쓸 수 있다.
지금이야 아산과 삼성병원 등이 잘나가니 과거와 같은 위력은 아니라해도
그건 개업을 한 의사들이 누구나 얻고 싶은 경력이다.
2주가 아니라 단 하루라고 해도.


2) 외래교수는 최소 전문의여야 한다
위에서 외래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과의 의국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그런데 김모 원장의 경우는 전공의 코스를 밟지 않은 그냥 일반의다.
일반의가 성형외과 기술을 배워 개업하는 경우는 꽤 흔한 일이지만,
4년간 제대로 배운 성형외과 전문의에 댈 것은 아니어서,
이런 분이 외래교수가 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불가다.
서울대병원도 나름 명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돈을 아무리 많이 내도 자격 없는 사람에게 외래교수를 주지 않는다.
환자가 잘못되면 “아니 서울대 외래교수라는데 왜 그래?”라고 항의할 수 있고
그 피해는 안그래도 예전만 못한 서울대병원의 위상추락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전문의도 아니고, 기껏해야 1-2년 가량 곁눈질로 성형외과 기술을 익힌 의사에게
외래교수를 준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 성형외과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항의가 빗발칠 뻔했다.


3) 중국 VVIP는 실제 인물일까?
병원장 해명은 중국 VVIP가 ‘김원장이 특허를 가진 시술을 강남센터에서 받고 싶다’라고 했다는 것,
이건 정말 괴이하기 짝이 없는 해명이다.
전문의가 없는 김원장라 해도 자신만의 비법이 있을 수는 있다.
그렇다면 그 시술은 김원장 병원에서 받는 게 옳다.
거기서 수많은 사람의 시술을 했을테니 거기서 하는 게 가장 안전하지 않겠는가?
낯선 곳에서 수술하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그건 혼자 하기 어려운 어려운 수술일 때 종종 벌어지는 일일 뿐,
김원장 혼자 잘 해온 시술을 굳이 강남센터에서 할 필요는 없다.
게다가 강남센터는 성형외과가 없어 도와줄 인력이 있는 것도 아니잖은가?
그럼에도 병원장은 여기에 놀아났고, 수술을 위해 외래교수를 줬다.
그 수술 한 건을 위해서 말이다.
내가 만약 “내 주치의한테 수술받을 건데 장소만 좀 빌려줘”라고 한다면
병원장은 그때도 내 주치의에게 외래교수를 줄까.
그 VVIP가 도대체 얼마를 내기에 그런 특혜를 주는 것일까.
결국 그 VVIP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니, 난 그가 실제 인물이 아니라는 데 지금 지갑에 있는 4만8천원을 건다.


4) 병원장은 의사 마누라가 부탁하면 다 들어주냐?
병원장의 해명 중 가장 이해가 안되는 대목은 김원장의 부인 말을 듣고 외래교수를 위촉했다는 점이었다.
당사자도 아니고 마누라의 부탁이었고, 결국 VVIP의 내방이 무산됐으니
“김원장 마누라에게 놀아난 서울대병원장”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위에서 본 것처럼 이건 하나부터 열까지 말이 안되는 일로 점철돼 있는데,
막강한 권력자, 예컨대 최순실 씨가 병원장에게 압력을 가했다면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병원장은 최순실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으니 이 가능성은 배제된다.
그럼 남은 건 딱 하나, 서창석 병원장은 김원장 부인에게 뭔가 약점을 잡혔다!
공개하면 좀 치명적인 그런 약점 말이다.
그래서 병원장에게 딱 2가지만 요구한다.
-서창석 병원장은 더 이상 김원장 부인에게 협박당하지 말고 그 약점이 뭔지 공개하라!
공개 안하면 평생 협박당할 수 있다.
-서창석 병원장은 ‘서씨’의 명예를 존중하라!
서창석 병원장은 서울대병원장 중 최초의 서씨인데,
이런 식으로 말도 안되는 짓을 해버리면 앞으로 서씨는 병원장에 오를 길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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