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5분과 5년
“투표하는데는 5분도 안걸리지만 투표 안하면 5년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데 쓰이는 문구인데,
오늘 간만에 늦잠을 잔 여파로 10시가 넘어 투표장에 가보니
사람들이 구름같이 줄을 서 있더라.
결국 아내와 난, 투표하는 데 20분 이상을 썼다.
2. 투표율 70%
개그우먼 김지민은 투표율 70%가 넘으면 비키니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공약을 날렸고,
박성광은 70쌍에게 무료 축가를 불러주겠다고 했다.
이 멘트로 보아 그들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대충 감이 잡힌다.
어제 천안 터미널 앞에 나온 문재인 측 운동원들도 누구를 지지하라는 얘기 대신
투표를 꼭 하라는 얘기만 했고,
이와는 반대로 박근혜 측 핵심인사인 김무성은 부동층이 투표 안하게 하는 게 전략이란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는 투표율이 70%가 넘으면 문재인이 유리하다는 예상에 기반을 둔 것.
그런데 이건 정말 맞는 말일까?
오늘 아파트 앞 초등학교에 줄을 선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60세를 훨씬 넘긴 나이든 분들이었고,
한 할아버지는 휠체어를 타고 투표장에 나오시기도 했다.
투표 독려운동으로 안그래도 높았던 노년층 투표율이 더 높아지는 건 아닐까 싶었는데,
투표를 하고 나오면서 아내한테 말했다.
“내 나이가 xx이니, 앞으로 대통령 선거 딱 세 번만 더 하고 그만하련다.”
3. 투표는 시험
사실 난 무조건적인 투표 독려가 그다지 마땅치는 않다.
투표라는 게 그냥 아무 후보에게나 찍고 나와도 되는 건 아닐 테니까 말이다.
사람마다 정의가 다를 테지만, 난 투표를 일종의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시험을 보기 위해선 최소한 교과서를 한번쯤은 읽어보고 임해야 하듯,
투표를 할 때도 각 후보에 대해 좀 알아보고 해야지,
그냥 가서 투표만 한다고 민주주의가 저절로 발전하는 건 아닐 테니 말이다.
그래서 난, “찍을 사람이 없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투표하도록 하는 게 꼭 옳은 거라고 생각진 않는다.
공부를 하나도 안한 사람이 “이번 시험은 포기하고 다음 시험을 준비해야겠다”는 걸 비난할 수야 없지 않은가?
투표는 해야 한다.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자신이나 다른 이에게 근거를 밝힐 수 있는 경우에만.
4. 설득과 세뇌
“주위 사람들을 두명씩만 설득한다면 이길 수 있습니다.”
두 후보의 지지자가 각각 천만은 될테니 두명이 아니라 한명씩만 설득해도 충.분.히 이긴다.
문제는 그 설득이란 게 쉽지 않다는 것.
1번을 지지하는 사람에게 그 후보를 비난하면서 2번을 찍으라고 해봐라.
십중팔구 싸움이 일어나고, 오히려 역효과만 일어난다 (투표 안하려다 꼭 투표장에 가서 1번을 찍는 식의)
서너살도 아니고, 스무살 넘게 산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일은 지극히 어렵다.
그래서 난 당장의 설득보단 세뇌를 권한다.
내 아내를 예로 들어보자.
아내는 원래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고,
굳이 성향을 따지자면 나랑은 반대였다.
그런 아내가 이번엔 나랑 같은 쪽에 투표했다.
비결은 내가 쓰는 칼럼이었다.
난 경향에 보낼 글을 완성하고 나서 늘 아내에게 “읽고 고쳐달라”고 부탁했다.
2009년부터 무려 3년이나 그런 일을 했는데,
내가 쓰는 칼럼 대부분이 현 정부를 까는 내용이었으니,
자연스럽게 세뇌가 된 거다.
만일 내가 “너 이번엔 x번 찍어!”라고 했다면 오히려 반발하지 않았을까?
이번 선거결과가 어떻든간에
선거가 닥쳐서 설득하려 하지 말고, 평상시 꾸준한 세뇌작전을 펼치자.
이번 선거만 중요한 게 아니라 다음번, 다다음번 선거도 나름대로 중요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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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위 분들 중에 머릿 속에 들어 가서 특정 부분만 파 내고 싶은 분들이 몇 있습니다.
대화하다 보면 속이 터집니다 ^^*
며칠 전 고교 동창이랑 술 먹었는데 이 친구가 문빠더라구요. 민주당 선거관리본부에 다른 고교 동창 하나가 정세균 본부장 특보로 일하고 있다고 얘기했다가 영등포 시장에 있는 민주당사까지 다녀 왔습니다. 그 친구 얘기로는 희망이 보인다고 얘기하는데 모르지요~
삐뚫어 질테다.
TV고 신문이고 눈에 하나도 안 들어 옵니다. 어제 잠도 안 와서 새벽녁에야 잠 들었습니다.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의 앞을 가로 막네요.
현재 5시경인데 69.6% 투표율이군요.서울경기가 평균보다 낮고 경북 대구는 높네요.긴장되는 오후입니다.(방금 집사람이 투표하고 들어 오네요,여전히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학력고사 친 후 결과 기다렸던 심정이 떠 오르네요.주사위는 던져 졌으니 기다릴 밖에요.
교수님,앞으로 30번은 더 하셔야죠~~! 장수를 도와주는 기생충 발견하셔서 꼭 30번 대통령 선거 더 해 주십시요 !!! ^^^
요번 선거에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너무 대화를 많이해서 저는 정말 선거의 결과가 두렵고요... 박근혜지지율이 노인을 무시하는 사회의 복수라는 오마이 뉴스의 기사에 공감해요. 걱정많이 되요.
오늘처럼 긴장되는 저녁도 또 없는 것 같아요. 저희 부부는 젖먹이 아들 녀석 데리고 투표하고 왔답니다.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이 와야 할 텐데요. 참고로 방배동엔 노인분들도 많았지만 젊은 부부들도 꽤 많았답니다. 물론 젊다고...다 이쪽은 아닐테지만요. 내일 아침엔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되길 바라며...
비밀댓글입니다
현재 개표율 60퍼, 4%차이 그네 누나 당선 확실시..
왠지 기분이 많이 다운되네요..
누가 되든 내 인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꺼라 생각하면서도...
그냥 기분이 자꾸 가라앉네요...
힘빠지는 밤입니다. 쉽게 잠이 오질 않을것 같아요.ㅠㅠ
아직 새시대로 나아가기에는 힘이 모자란가 봅니다.
절망하고 좌절할때가 아니라 다시한번 불끈 주먹을 쥐고 일어서야 할테지요.
모두 힘을 냈으면 합니다.
유시노이데스는 아직도
유효한가봅니다 교수님
특효약을 개발해주세요!
유시노이데스는 아직도
유효한가봅니다 교수님
특효약을 개발해주세요!
참담합니다. 과반수의 국민들은 지난 5년간 잘 사셨나봐요. 언론개혁, 검찰개혁, 재벌개혁... 물 건너가는게 보이네요. 인천공항, 철도등은 민영화 될 것이고...십상시라 불리는 그들과 그녀가 만들어 갈 세상. 아~ 맥빠진다.
어제 밤,잠자리에 들면서 이게 꿈이길 했는데 깨어보니 현실이네요.
눈물이 납니다.
잠도 못 주무셨죠?
어제보다 오늘이 기분이 더 꿀꿀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온통 언론이 다 도배되어 있어....서 은둔형외톨이가 되고 싶어져요..
평소 꿈을 거의 안꾸는 편인대도 꿈속에서 문후보랑 껴안고 펑펑 울었습니다.촌철살인님께 맞댓글 다는 이 순간에 바보같이도 눈물이 흐르네요.왜 눈물이 날까요?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도 참았던 눈물인데.......아~~~~~가슴에 바위가 얹힌 듯 답답하고 막막합니다.
기운냅시다 서민샘 팬 여러분들아
(말은 이렇게하지만 일이 손에 안잡혀요 ㅜㅠ )
찌질한 민주당 원망스럽고, 저쪽같이 명민한 선거전략으로 승리를 쟁취하지 못한 문후보님 선대본부 한심하고, 퇴임후 안전빵되신 MB가 억세게 운좋은 싸나이라는 생각만;;
울적한 나머지 검정색 옷 입고 출근했고 어젯밤부터 마태수난곡, b단조미사 등등 CD 다꺼내놓고 한숨쉬고 있슴다.
어느분 말처럼 모두들 주먹 불끈. 끄응~
MB엉아가 안전빵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죠..
그네누나랑 사이가 안 좋았었고...예전에 태우형 임기 끝나고 태우형이랑
두환이형이랑 같이 조사 받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차피..이번에 못 하더라도 역사는 꼭 한번 더 검증하리라 믿습니다.
나 혼자 아프지는 않은가봐요..
1400만, 그 48%의 국민들..모두가 아프겠지요...
그 표와 함께 한 간절한 마음들이 아픈거겠지요...
교수님, 희망적인 글. 힘내라는 글 힘드시겠지만 부탁드려요...
어제 저녁 네식구(성인 4명)가 치킨 1마리를 다 못먹고 3조각이 남았네요. 오늘 아침도 입 맛이 없고,
TV 고 인터넷이고 보고 싶지 않아요. 언제나 정신이 들런지... 문 후보님,사모님 고생 많으셨어요.
사랑합니다.
제가 아시는 분이 정민이 어머니시고 4인 가족에 문후보 지지자이신데 동일인이신지도 모르겠네요^^^;
마음 추스리고 일상 생활 해야하는데 일이 손에 잡히질 않네요.
문후보님,지지자님들,서민교수님,교수님 팬 분들... 사랑합니다!
하하하 19일 지나고 보자고 했지... !!!!
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