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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공은 기생충

대통령과 새


일본에는 존경받는 세 영웅이 있다.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쓰다.

오다는 일본 통일의 기반을 세운 사람이고,

임진왜란으로 잘 알려진 도요토미는 실제로 통일을 한 뒤 그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우리나라를 침략했다.

하지만 이 셋 중 진정한 승자는 도쿠가와로, 

오랜 세월의 인내 끝에 막부 자리를 차지하고 몇백년간 권력을 유지했다.

<대망>이란 소설은 바로 도쿠가와 이에야쓰의 이야기.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쓰




일본인들은 이 셋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비유한다.

새를 울리라는 미션을 줬을 때

오다 노부나가는 새를 협박한다. “너, 안울면 죽어!”

도요토미는 새를 구슬린다. “새야, 울면 내가 맛있는 거 줄게. 울어 주세요, 네?”

도쿠가와 이에야쓰는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에게 새를 울리라고 하면 어떨까?

노태우 전 대통령, 새 울리는 컨테스트에 참가할까 말까 아직도 고민 중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새의 목을 비틀어서 울린다.

김대중 전 대통령, <새를 울리는 999가지 방법>을 사서 열심히 읽고, 하나하나 해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새가 왜 울어야 하는지를 주제로 새랑 끝장토론을 제안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 새가 울지도 않았는데 울었다고 우긴다. 세계기록이라고 자화자찬도 한다. 



그분, 수첩을 뒤적인다. 새는 울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분이 앞에 나서서 말씀하신다. 

 “제가 언제 새를 울리겠다고 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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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애 2015.03.03 03:02

    어쩜 콕 집어내서 지적해 주셨네요.ㅎㅎㅎ
    역사나 압권은 이명박근혜이네요.

    • 서민 2015.03.03 11:22

      어머나 이현애님 안녕하세요 댓글 감사요 그분들은 정말 위대한 분들이어요. 수많은 칼럼니스트를 양산하신....^^

  • 세눈박이욘 2015.03.03 10:55

    동물 지칭의 쓰임새가

    오히려 동물들에게 미안한 요즘입니다.


    건강한 신학기 되시길...

    • 서민 2015.03.03 11:23

      저도 새한테 좀 미안하더라고요 ㅠㅠ 님도 건강한 2015 되시길

    • 이현애 2015.03.03 12:57

      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고사성어인지, 속담으로 내려오는 얘기인지 정확히 구분 못하는데
      '금수'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말이있잖아요?

  • 분노의 침묵 2015.03.03 12:31


    그러게요..언제 새를 울리겠다고 했나요?
    대신 국민을 울리면 되는데.. ㅎㅎㅎ

    그동안 교수님 글들을 읽으며 끄덕끄덕 침묵의 긍정만 보냈드랬었는데
    이젠 홧병이 중증으로 변해 키보드위에 손과 마음을 올려놓았네요.

    아, 새들과 끝장토론 할 날은 언제쯤이면 가능할까요?...

    • 서민 2015.03.04 00:22

      그죠. 국민만 신나게 울리고 있지요.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그 국민들이 바로 현 대통령을 선택했으니까요.

  • CJK 2015.03.03 12:33

    문 : 울대를 제거한 새를 어떻게 울릴 수가 있다는 거지요?
    답 : 그래서 제가 대통령되겠다는 것 아닙니까?

    나중에 그랬던가요?

    " 제가 언제 새를 울리겠다고 했나요? "

    이 말의 함의는?

    " 새가 울지않겠다고 저렇게 버티는데 난들 뾰족한 수가 있나요? "

    • 서민 2015.03.04 00:22

      호호, 님이 써주신 게 더 재미있네요^^ 울대를 제거한 새 얘기요

  • 현동 2015.03.03 13:31

    교수님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짤하고 글하고 정말 매치 잘 되네요^^

    참 제 어머니께서 갑자기 요새 서민교수님 티비 잘 안나오는데
    무슨 일 있으신거 아니냐고 물어보시네요^^
    칼럼 때문에 티비 안나오고 그러시는건 아니시죠???^^

    • 서민 2015.03.04 00:21

      아유, 전혀 그런 거 아닙니다. 칼럼 때문이 아니구요, 제가 방송보다는 글쓰기와 강연에 올인하기로 마음을 먹어서 그런 거예요. 방송은 제 적성에 안맞더라고요. 제가 아직 방송규제를 당할 만큼 큰 인물은 아니랍니다^^ 어머님께 잘 말씀드려 주세요

  • 히로냥 2015.03.04 02:28

    참 간경하먄서도 정확한 핵심을 이리 콕콕콕

  • sosul 2015.03.04 15:09

    "그분, 직접 운다."에 세월호 당시 눈물연출짤 추가가 정답인 줄로 아룁니다.

  • 나이스싱글맘 2015.03.04 16:27

    어쩜 이렇게도 적절한지...

  • 태화산 2015.03.04 18:56

    예전에는, '새 중에는 봉황새'라고 하더라만,
    요즘에는, 단연코 '치매새' '지랄새'가 최고랍디다...
    지금 멀리 날라 갔나본 데, 지랄새답게 지랄이나 떨다가
    방향을 잃고 그만 중동 사막에서 실종되었답디다!
    아마 아주 안 올겁니다!

  • 익명 2015.03.08 11:33

    비밀댓글입니다

  • 이준서 2015.03.08 18:40

    이 글은 뭐라고 말을 하기 뭐 하네요~ ^^
    티끌도 달기 어려울 정도로 빈틈 없는 글이네요 ㅎㅎㅎ

  • 치즈케잌 2015.03.10 19:03

    교수님 최고이십니다. ㅎㅎ

  • 눈사람과 휘파람 2015.03.13 17:07

    음성지원이 되는바람에 깜짝놀랐습니다.

  • asdf 2015.03.20 09:31

    이명박까지는 빵 터졌는데ㅋㅋㅋ공주님이 좀 약합니다. T.T
    공주님같으면 "지금 저와 싸우자는 거에욧?!!" 정도나 "어....그.....저......어...." 수준으로 말하지 않았을까요ㅋㅋㅋ

  • 볼떼기살 2015.04.02 15:30

    처음 글 읽고 놀라고

    두번째 댓글 보고 안심 하고

    세번째는 자주 방문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네요.

    유머와 위트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 익명 2015.04.03 01:46

    비밀댓글입니다

  • 한소리나라 2015.04.03 08:05

    정말..맘을 울리는 비유에 놀라며,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나고, 사진만 봐도 재수가 없는 아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ㅅㅓㅁ ㅣㄴ 2015.04.03 23:29

    여기도 미친넘이 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