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보수 지지층은 먹고 사는 게 좀 여유가 있고, 진보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먹고 살만한 사람이 보수 대신 진보를 지지하면 ‘강남좌파’라고 부르며 칭송하는 건 

“보수를 지지해야 자신이 더 이익을 볼 텐데 그걸 희생하면서 진보를 지지하다니!”라는 놀라움 때문이다.

난 이게 불만이다.

좀 사는 사람이 진보를 지지하면 칭찬을 하면서

못사는 사람이 자신의 이익에 반대되는 걸 무릅쓰고 보수를 지지하면 왜 칭찬하지 않는가? 




좀 사는 사람만 보수를 지지한다면 보수의 집권은 불가능할 텐데,

우리나라 보수세력은 8년째 집권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선거 때마다 압승을 거두는 게 바로 이 시골보수 덕분이다. 

그런 분들을 찬양하기 위해 난 ‘시골보수’라는 말을 만들었다.

내가 만들었지만 참 잘 만든 말 같다.

강북보수라고 하면 그다지 존경스럽지 않은 것 같지만

‘시골보수’라는 말에는 어떤 아우라까지 느껴지지 않는가?

이 시골보수는 아주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나이든 시골보수는 가스통을 들고 거리로 나가 좌파를 소탕하고,

젊은 시골보수는 인터넷에서 댓글을 달면서 보수의 가치를 역설하는 중이다. 

 



국정화 찬반논쟁에서도 시골보수의 활약은 돋보인다.

교육부에서는 국정화를 행정예고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모았는데,

시골보수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찬성의견을 낸 것. 

교육부 역시 시골보수를 배려해 이메일 같은 편리한 수단을 배제하고 

사실상 우편으로만 의견을 취합했는데,

그 찬성의견서를 보면 이들의 현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첫 번째, 필체가 모두 같다.

찬성의견서란 게 각자 자기 이름과 주소를 쓰고 찬성한다고 표시하는 걸텐데,

이 사진을 보면 필적감정 경험이 없더라도 한 사람이 쓴 거라는 걸 알 수 있다.

이유가 뭘까?

간단하다. 이들은 문맹, 즉 글자를 모른다.

자신은 배우지 못했지만 후손들을 위해 보수의 가치가 빛나는 대한민국을 만들려는 시골보수의 충정에 절로 고개가 수그러진다.



모 좌파언론에선 서명을 컴퓨터로 입력한 것까지 비판하는데,

문맹인 이들을 위해 손자가 컴퓨터로 정리해 준 건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아름다운 장면이다. 



두 번째, 주소가 같다. 

이 사진의 주소란을 보면 모두 동일한 주소라는 표시가 있다.

이 사진에 의하면 서울 서초구의 동일한 주소에 12명이, 마포구에 8명이 산다.

좌파 언론에선 이걸 ‘조작’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내가 보기엔 그건 아니다.

이들은 소위 시골보수로, 돈이 없어서 월세를 아끼려다보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집에 바글거리며 살게 된 것이다. 

물론 같이 살면 이런저런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보수의 가치를 지키자는 데 의기투합한 이들이기에

갈등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도 보수를 지지하는 시골보수들,

감동적이지 않은가?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교육부 행정예고 의견취합 결과는 반대측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는 대신

찬성 15만2805명, 반대 32만1075명이라는 박빙의 접전으로 마무리됐다.

이게 다 시골보수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