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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권하는 사회

이게 다 안철수 덕분이다



1. 투표날
투표하기 싫은 날이었다.
독감에 걸려 끙끙 앓는 와중에도 택시를 타고 투표장에 갔던 내가
아픈 곳 하나 없는데도 코앞에 있는 투표장에 가기 싫었던 건 처음이었다.
이번 총선에선 새누리가 시중의 여론인 180석을 넘어 200석을 넘길 거라고 생각했고,
그리 생각하니 내 한표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지 회의적이 됐다.
그래서 난 암 투병중인 어머니가 “나 투표 안해도 괜찮냐?”고 하셨을 때 흔쾌히
“그럼요! 쉬셔야지요.”라고 대답했다.



일전에 중화드라마 ‘량아방’을 본 적이 있다.
한 천재적인 책사가 제대로 된 왕을 만들기 위해
사리사욕을 탐하지 않는 왕자를 돕는 스토리인데,
중간쯤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가뭄과 메뚜기 떼로 인해 주민들이 굶어죽게 생긴 지역에 정부가 구호품을 보냈는데,
차기 왕권을 노리는 나쁜 왕자가 그 중 70%를 떼어먹고 30%만 주민들에게 전달한다.
터무니없는 구호품에 실망한 주민들이 반란을 일으키자
나쁜 왕자는 군사를 몰고 가서 그 주민들을 제압한다.
왕은 그 왕자에게 구호품 전달을 잘 한 공과 반란군을 제압한 공에 대해 금은보화를 주며 치하한다.
그 대목을 보면서 했던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저렇게 당하면 반란을 일으키는 건 지극히 당연한데, 왜 우리나라는 그러지 않는가?”


지금은 굳이 반란을 일으킬 필요도 없이 그냥 표로 성난 민심을 보여주면 되는 시대건만,
그 쉬운 일을 도대체 왜 하지 못하는지 나로선 이해할 수 없었다.
나라살림에 펑크가 나고, 300여명이 침몰하는 배 안에 갇혀 목숨을 잃어도,
청년들이 헬조선을 외쳐도,
희한하게도 선거만 했다하면 새누리당은 압승을 했다.
그 중심에 있는 대통령에겐 ‘선거의 여왕’이란 타이틀이 붙었고,
대통령 주변 인사들은 누가 더 대통령하고 친한가를 놓고 싸우기 바빴다.
바쁜 현안들을 제쳐놓고 죽은 아버지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만드는 걸 우선시하는 대통령의 오만은
아무리 삽질을 해도 지지율이 절반에 육박하고, 선거에서 매번 이기는 자가 가질 수 있는 전형적인 태도였다.
게다가 자신들을 견제할 야당도 지리멸렬한 탓에 오만은 점점 커져만 갔고,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여당의 공천파동은 그 하이라이트였다.



그런데 그 여당이 심판을 당하는, 믿기 어려운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다.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난 뒤에도 반신반의했는데,
개표가 진행됨에 따라 그게 실제로 벌어진 일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 국민들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걸 알려준 의미있는 결과이긴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닐 것 같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번 선거에서 심판이 가능했던 건 다 안철수 대표 (이하 존칭생략) 덕분이다, 였다.


2. 안철수는 왜 새 당을 만들었을까?
다들 알다시피 안철수는 민주당을 나와 국민의 당을 만들었다.
일반적인 시각은 안철수가 괜한 트집을 잡아 분당을 했고,
그로 인해 야권 전체가 공멸의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었다.
새누리가 개헌저지선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세간의 우려는 다 여기서 비롯됐다.

안철수가 이런 욕을 감수하고 분당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욱 교수가 쓴 명저 <아주 낯선 상식> (이하 상식)을 읽기 전까지,
나 역시 안철수의 분당이 대권욕에 사로잡힌 한 정치인의 과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위의 책, 그리고 그 이후에 읽은 강준만 교수의 <정치를 종교로 만든 사람들> (종교)을 읽고 난 뒤에야
그가 대권욕에 사로잡힌 건 맞지만, 그게 반드시 ‘과욕’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책에서 한결같이 말한 요지는 야당인 민주당이 친노패권주의에 빠진 나머지
호남의 민심을 오랫동안 외면해 왔다는 것이었다.
물론 여기에 동의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팟캐스트 파파이스를 진행하는 김어준도 소위 호남 홀대론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 자리에 나온 전남대 철학과 교수 박구용은 이렇게 말한다.
박구용: 호남은 문재인이 아쉬울 때만 와서 밥달라고 하는 자식이라고 생각해요.... 호남이 그렇게 지지해 줬는데 대선에서 졌다면 뭔가 책임을 지는 자세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거든요.
박구용은 호남홀대론이 김어준의 말처럼 호남 출신에게 요직을 주지 않았다는 차원이 아니라,
좋은 정치를 해서 차기 대권을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지 못한 것에 호남인들이 실망한 것이라고 얘기를 하며,
“문재인이 호남에 와서 좀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대 박구용 교수

하지만 김어준은 여기에 대해 시종일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갑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호남에서 수십 년간 살았던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정서를 내가 어떻게 이해하느냐”고 했재만,
난 박구용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건 내가 호남에서 수십년간 산 경험이 있어서가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상식>과 <종교>를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상식>을 읽는다고 해서 그 책을 다 이해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그 책에 달린 리뷰를 보면 “이런 건 호남이 스스로를 더 고립시키는 것”이라는 식의 비판이 많던데,
그건 책의 메시지를 오해한 게 아닌가 싶다.
그 책에 나온 호남의 정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호남은 그간 죽어라 민주당에게만 투표해 왔다.
2) 지금 호남이 바라는 건 정권교체인데, 민주당은 아무리 봐도 가망이 없다.
3) 호남은 민주당에게 경고를 보내고 싶다. 이정현 새누리 후보의 당선은 그 일환이다.
4) 하지만 그 후에도 민주당은 전혀 변하지 않았기에, 이번에는 좀 확실히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5) 그런데 호남은 80년 광주의 피해자인 탓에 죽어도 새누리당을 찍을 수는 없다.
6) 그때 마침 안철수가 새로운 당을 만들었다. 그래서 호남은 안철수 당에 몰표를 던짐으로써 민주당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걸 가지고 “어차피 국민의 당도 그놈이 그놈 아니냐”며 “호남은 여전히 지역주의에 갇혀 있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 호남의 민심으로는 국민의 당이 아니라 그 어떤 당이라도 호남에 나오기만 하면
호남 지역을 석권할 수 있었다.
“정의당이 있지 않느냐?”고 물을 수는 있겠지만,
정의당은 광주에서 8개 중 4곳, 전남에선 10명 중 3곳에만 후보를 내는 데 그쳤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분당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좋게 말하면 안철수는 호남의 민심을 읽고 그걸 행동으로 옮긴 현명한 정치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 당이 ‘호남 자민련’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민주당에 대한 반감으로 이루어진 이번 투표방식이 차후의 선거에서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다.




선거 전날 경향 기사. 난 왼쪽 위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3. 안철수로 인해 더민주가 이겼다
선거 직전까지 야권 지지자들은 단일화를 바랐다.
일부 지역에서 단일화가 성사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단일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새누리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노원병에 간 김무성 대표가 자당 이준석 후보 대신 “안철수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한 것은,
비록 그는 웃기려고 한 거였다고 했지만,
그들이 얼마나 자만에 빠져 있는지를 잘 보여준 광경이었다.



야당이 하나로 합쳐서 싸워도 질 게 뻔한데,
단일화마저 안 되자 야권 지지자들은 긴장했던 것 같다.
나처럼 자포자기한 유권자도 있었지만,
위기감을 느낀 일부 유권자가 투표장에 달려갔고,
그 작은 선택은 거대한 물줄기가 돼 새누리당과 청와대를 후려쳤다.
분당이 아니었다면 여소야대의 기적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테니,
이게 다 안철수 덕분이다, 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오해하지 말자. 난 안철수를 지지할 마음은 없다).

그럼 이런 심판이 앞으로도 또 일어날 수 있을까.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승리해버린 야당이 앞으로 개과천선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
박근혜 대통령 정도로 막가는 대통령이 여당에서 또 나올 가능성이 없다는 점 등이
이게 생애 마지막으로 목격하는 ‘심판’이 아닐까 싶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희망은 걸어보려고 한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 나온 다음 경구에 난 전적으로 동의하니까.
“미래는 언제나 예측불허...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아르미안의 네딸들은 정말 명작이다...



* 그래도 결국 투표는 했습니다. 정의당 후보가 저희 동네에 안나와서 2번을 찍었고, 정당투표는 4번...(원래 3번이라고 써놨는데 제 착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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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가 2016.04.16 17:57

    호남도 옛날의 호남이 아닌듯 싶네요...


    24시간 종편채널 틀어놓고 보시는 분들 많이 있는것 같더군요.
    종편을 보면서 흥분하고 야당을 욕하고......

    결국 명박이가 새누리를 위해서(?) 만들어 놓은 종편이 엉뚱하게
    안철수씨나 국민의 당을 위해 큰역할(?)을 한듯한 결과가 되었으니
    안철수씨는 종편에게 감사해야될것 같네요.

    어쨌든 전라도섬이 된것은 확실하네요...

    • 기생충서민 2016.04.17 00:58 신고

      전에도 호남은 고립된 곳이었습니다. 특히 3당 합당 이후 호남은 언제나 섬이었어요. 어떻게 투표해도 지역주의라고 욕먹었던 곳이 호남인걸요. 글구 야당이라고 해서 욕먹을 일이 왜 없겠어요. 근데 그걸 종편의 영향이라고 단정하시는 것도 무리가 있는 듯해요.

  • 여기는 광주 2016.04.16 19:31

    5.18 정신과 호남의 분화.

    이번 총선에서 여당 성향의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주위에 설득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새누리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야당 같지 않은, 여당 같지 않은 '국민의당'이란 선택지를 열렬히 주장한 결과이자,
    더민주의 지지자들이 '더민주 지도부'의 어리석은 선택에 실망하여 그저 소극적으로 자신의 투표권만
    행사한 결과입니다.

    호남도 그저 다른 지역처럼 극우, 보수, 중도, 진보의 혼합체입니다. 다만 그동안 대외적으로 규정되어
    온 이미지에 의해서 진보가 대부분인 것처럼 보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새누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제기할 수 없었던 공동체내의 분위기 때문에 그들이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설득할 기회조차 없었을 뿐입니다.

    최근 몇 번의 선거에서 새누리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설득 논리를 만들었습니다. 이정현이
    당선된 것을 지역주의 타파라고 포장하거나 더민주에 대한 실망을 표현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으로서
    국민의당을 지지해야 한다 등의 논리가 주장되었습니다.

    이러한 주장에 그동안 습관적으로 경험적으로 투표하던 많은 수의 유권자들이 동조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지금에는 복잡한 설득논리 들이 혼재되어 과거와 같은 단일, 무비판적인 투표 행위는 줄어들
    것입니다. 그리고 결과로서 나타나 정착된 이런 논리는 꾸준히 영역을 넓혀 갈 것입니다.

    안철수씨가 새누리의 대선 후보로 나선다면, 아마 호남에서 20-30%는 득표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수치가 그동안 숨어있던 호남의 새누리 지지자들이겠지요.

    이제 진보 진영에서도 호남을 단일한 투표 성향으로 정의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지역 인물론이
    주류가 되었듯이, 김부겸이 대구에서 3락4당 하듯이 그만큼의 노력을 보여야 표를 얻을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더이상 호남은 5.18 정신, 민주화정신 만으로 통일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 기생충서민 2016.04.17 01:01 신고

      댓글 감사드립니다. 518이 벌써 36년 전의 일이라, 그때 일을 잘 모르는 호남 유권자도 꽤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호남도 무조건 진보적이지 않다는 님의 말씀에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호남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이번 선거는 그 환상을 버리는 데 큰 도움을 준 듯 싶어요. 그래도 새누리 패배로 끝났으니 다행이지, 안그랬다면 이번에 호남이 욕 많이 먹었을 것 같습니다.

  • 고니 2016.04.17 09:06

    직전 대선에서 48프로 득표한 더민당에게 정권교체 가망이 없다는 것은 이해가 안되네

    • 서민 2016.04.18 21:56

      그런가요. 전 더민주 나오면 대선서 또 질 것 같은데요. 이거야 뭐 정답이 없으니 넘어가주세요. 제가 좀 비관론자라서요

  • AAAA 2016.04.17 20:34

    이게 다 안철수 덕분이라고요?

    웃기는 게 먼지아세요? 더민주는 호남 없이 승리했어요.
    안철수 덕분에 승리한게 아니고.

    실제로 호남사람들이 많이사는 지역은 전부 3번 밀어줬어요.
    대표적인게 도봉을 오기형이죠. 그외 호남사람들 사는 지역 전부
    새누리가 됐고 더민주가 떨어졌어요. 국민의당 3번으로 호남이 밀어서.

    안철수가 분열하지 않았다면 새누리당 80석 밖에 못했을 겁니다.

    즉 안철수 덕본건 새누리지 더민주가 아니란말입니다.

    • 서민 2016.04.18 21:59

      음 저는 안철수가 잘했다고 한 건 아닙니다. 대권욕심에 당을 쪼개서 나갔고, 야권분열 이딴 건 모르는 체 했는데, 거기에 위기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결집해서 총선결과가 이렇게 나왔다는 것이 제 주장이어요. 안철수가 분당 안했다면 새누리가 80석이라고 하시는데, 글쎄요 정말 그럴까요? 이것도 뭐 시뮬레이션이 불가능하니 더 이상의 논쟁은 무의미한 것 같습니다 너그러이 넘어가주시길 바랍니다

  • 뷰티인사이드 2016.04.18 15:37

    안철수가 모호하다는 표현은 조중동과 종편들이 만들어낸 허상이 아닐까요?
    모호하다는 증거는 뭘까요?

    • 서민 2016.04.18 22:00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사실 전 국민의 당의 지향점이 뭔지 모르겠어요.

  • 암굿 2016.04.18 18:31

    가끔씩 교수님의 재치넘치는 글을 잼나게 보고 있는 부산사는 55세 독자 1인입니다.
    아래는 몇가지 제 의견입니다.

    1. “저희동네에 정의당 후보가 안나와서 지역구는 2번찍고 정당투표는 3번을 찍었다”
    --> 젤 마지막 덧붙임 글의 수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정의당에게 표를 주고 싶었다면 당연히 정당투표를 4번을 찍는 것이 곧 비례대표위원 당선으로 이어지기에 3번을 찍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게 느껴질 것 같아요. 물론, 아래에 이어지는 댓글에서 잘못 적었다고 해명해 놓으셨지만, 앞으로 새로 이 글을 보게 될 다른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괜한 오해를 갖게 할 필요는 없을 듯 해요.

    2. “분당이 아니었다면 여소야대의 기적은 이루어지지 않았을테니”
    --> 총선이 끝난뒤 암철수는 뻔뻔스럽게도 “1:1구도에서는 100% 야당이 이기지 못했을거다”라고 하더군요. 과연 분당이 되지 않았다면 여소야대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요? 제가 볼땐 오히려 바뀐애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뜻이 극에 달했기에.. 국민의 당이 표를 가르지만 않았다면 새누리가 전국에서 70석정도도 못 얻지 않았을까 싶어요. 교수님께서 이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으신다면.. TK PK외의 지역에서 새누리가 당선된 곳의 투표결과를 자세히 살펴보세요. 단일화를 하지 않음으로 얼마나 많은 곳을 새누리에게 어부지리로 가져다 바쳤는지?

    3. “이게 다 안철수 덕분이다.”
    --> 끝까지 야권단일화를 외면한 안철수의 몽니 때문에 시민들이 될 만한 곳에 표를 몰아준 영향도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과연 이게 여소야대를 만든 가장 큰 요인이었을까요? 8년간 자신들의 실질적인 삶이 피폐해지고 테러빙자법, 노동개악법 등으로 앞으로도 전혀 달라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어떤 방법으로든 야권에 표를 몰아줘야겠다는 진정한 동력이었지 않았을까요?

    4.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승리해버린 야당이 앞으로 개과천선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
    --> 교수님께선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당이 정말로 별로 한 것이 없으며, 앞으로도 변화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만약, 그렇게 생각지는 않는데 그냥 이야기 진행상 깊은 생각없이 그렇게 썼다면... 이는 독자들.. 그것도 진정어린 시각을 갖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큰 정치혐오를 갖게 하는 또하나의 패악질이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순전히 제 생각이지만, 이번 선거결과가 이렇게 반전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컷오프 대상자들이 대를 위해 이를 스스로 받아들였고 정청래를 비롯한 공천탁락 인사들은 자신들의 섭섭함을 접어두고 다른 후보들의 유세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대한민국 역사상 보기 드물었던 하나됨의 아름다움이 시민들을 감동시킨 부분도 상당하리라 생각고 있으며, 또, 더민주의 전신인 새정치연합에서 정말 해악질말고는 별로 한 것 없던 구태정치인들이 빠져나감과 동시에 새로 영입된 참신한 인사들 덕분에 앞으로의 더민주는 과거와는 그래도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 역시 대중을 움직인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되는데... 교수님은 그런 느낌이 아예 안 드시는지요?


    5. 박구용과 김욱의 <상식>에 대한 부분을 저렇게 자세하게 옮긴 의도가 있으신지요? 교수님께서도 그들의 주장에 동의하신다는 말씀인가요?
    -->안 읽어본 김욱의 책은 교수님께서 요약해 놓으셨고. 박구용이 파파이스에서 한 발언은 본적이 있기에.. 김욱의 주장과 박구용의 주장이 거의 다를 바 없이 느껴지는군요. 외국에서 철학을 공부했다하여 뭔가 거창한 답이 나올까 기대했었는데.. 박구용의 “무조건 문재인이 종아리를 걷고 호남민에게 맞아줘야한다”는 다짜꼬짜식의 해결방법에 저역시 김어준처럼 한참이나 어이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호남민들이 감투질하는 상관이나 투정부리는 어린애들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문재인을 대선주자로 밀어줬는데 성공하지 못한 것이 문재인에게 호남이 매를 때릴 이유가 되며, 또, 자신들의 직접적인 김대중정권도 전라도에 대해 크게 특별한 혜택을 주지도 못했는데.. 역대 그 어느 정권보다도 호남출신에게 권력을 배려했던 노무현정권이 왜 오히려 호남으로부터 매를 맞아야 하나요?
    (좀 더 들어가... 대선실패에 문재인의 잘못이 어디에 있나요? 실상은 끝까지 단일화를 미루고 진심으로 단일화하지 않은 안철수에게 패배의 원인이 더 크다고 생각되며, 혹은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있는 부정선거 때문에 당선되지 못한 것은 아닐까요? 또, 호남이 홀대되고 발전되지 못했다는 불만에 대해 잘못을 따지자면 자신들이 뽑아 놓았던 지원,동영,청배 등등의 숱한 호남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재임기간중에 어떻게든 노력하여 지역의 변화발전을 위해 애썼어야 하는 것이 일차적인 책임이 아닌가요? 그래서 자신들의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자들에게 호남민들이 매를 들어야 상식적이지 않나요? )

    6. “새누리가 180석을 넘어 200석을 넘길 거라고 생각했고..”
    --> 투표일쯤에 교수님께서도 이야깃속의 화자처럼 실제 그렇게 예상하셨나요?
    혹시, 그러셨다면... 여길 한번 보셔요. --> https://youtu.be/Dlml4RKbf0o 최상천교수님께서 투표일 3일전쯤에 [더민주, 무조건 150석 넘는다] 라는 강의를 하셨답니다. 강의 내용중에서 양향자가 천정배를 꺽는다느니, 황창화가 안철수벽을 넘는다는 부분들은 잘못 짚으셨지만, 57%가 되면 새누리와 더민주가 비슷한 의석을 얻게되고, 61-62%가 되면 더민주가 150석을 갖게 될거라며... 몇일 전에 있었던 예상 투표율 약 61%이상으로 고려한 의석수 였으니... 최교수님의 예상이 딱 맞아 들어 갔다고 생각합니다.

    7. 혹시.. <최상천의 사람나라>라는 강의 중, 30강-34강 안철수탐구라는 강의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혹시, 보지 못하셨다면.. 꼭 한번 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역사학자인 최상천교수님의 이 강의는 안철수를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강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 ^*


    • 기생충서민 2016.04.18 22:12 신고

      안녕하세요 제 미천한 글에 장문의 댓글로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번. “저희동네에 정의당 후보가 안나와서 지역구는 2번찍고 정당투표는 3번을 찍었다” <---선생님 말씀대로 고쳤습니다.

      2 3. 국민의 당이 표를 가르지만 않았다면 새누리가 전국에서 70석정도도 못 얻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 대목에 여전히 저는 공감하지 못합니다. 역대 총선에서 보수세력이 진 건 정말 극히 드물게 있었고요, 이명박 정부가 겁나 말아먹었던 2012년 선거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8년간 자신들의 실질적인 삶이 피폐해지고 테러빙자법, 노동개악법 등으로 앞으로도 전혀 달라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어떤 방법으로든 야권에 표를 몰아줘야겠다는 진정한 동력이었지 않았을까요?”<---전 우리 국민들을 이렇게 높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명박 다음에 박근혜를 찍은 분들이잖아요? 당장 다음 대선 때 이분들이 새누리 후보에 투표하는 걸 그만둘까요?

      4.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승리해버린 야당이 앞으로 개과천선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
      --> 교수님께선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당이 정말로 별로 한 것이 없으며, 앞으로도 변화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만약, 그렇게 생각지는 않는데 그냥 이야기 진행상 깊은 생각없이 그렇게 썼다면... 이는 독자들.. 그것도 진정어린 시각을 갖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큰 정치혐오를 갖게 하는 또하나의 패악질이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전 더민주당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총선에서 보여준 모습에도 별다른 희망을 느끼지 못했고, 그 이전 야당으로서 잘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나름의 한계는 있었겠고, 시대가 과거와 달라진 것도 있지만,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고 있어요.


      5. 박구용과 김욱의 <상식>에 대한 부분을 저렇게 자세하게 옮긴 의도가 있으신지요? 교수님께서도 그들의 주장에 동의하신다는 말씀인가요?
      --> 동의와 이해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전 그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라고 이해한 것이지, 그들이 옳아, 라고 생각한 건 아닙니다. 박구용과 김욱의 주장을 자세히 옮긴 이유가 바로 저것이야말로 이 글을 쓴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6. “새누리가 180석을 넘어 200석을 넘길 거라고 생각했고..”
      --> 투표일쯤에 교수님께서도 이야깃속의 화자처럼 실제 그렇게 예상하셨나요? <----네 그렇습니다. 전 새누리 주도로 개헌이 이루어지는 상상을 했습니다.

      7. 혹시.. <최상천의 사람나라>라는 강의 중, 30강-34강 안철수탐구라는 강의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혹시, 보지 못하셨다면.. 꼭 한번 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역사학자인 최상천교수님의 이 강의는 안철수를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강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보겠습니다.

  • 궁금 2016.04.19 16:15

    안철수는 모호하다 그리고 국민의 당의 지향점이 뭔지 모르겠다고 본문이나 댓글을 통해 말씀해 주셨는데 국민의당이 확실한 진보노선 혹은 보수노선을 탔더라도 모호하다라는 평가를 내렸을지 의문입니다. 제 생각엔 중도를 지향하기에 모호하다라고 생각하는게 아닌가 추측되네요.

    전원책 변호사의 경우 썰전에서 새누리와 더민주 모두 정확한 정당 색깔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반면 교수님은 아마 국민의당만 정확한 정당 색깔이 없다고 느끼신 것 같고 그래서 모호하다라고 생각하신게 아닌지 궁금하네요.

    • 기생충서민 2016.04.23 06:56 신고

      궁금님 답이 좀 늦었네요. 질문이 잘 이해가 안갑니다. 확실한 진보노선을 탔더라면 모호하다고 했을까, 라고 물으셨는데 그러면 당연히 아니죠. 울나라에서 새누리는 상위 10%를 챙깁니다. 더민주는 50백분위 정도에 해당되는 사람들을 챙깁니다. 이걸 가지고 진보라고 하긴 좀 부끄럽긴 하네요. 근데 국민의 당은 누굴 챙기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모호하다고 한 거예요. 만약 호남을 챙기겠다, 그러면 덜 모호할텐데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단 말이죠. 호남을 이용한 거 같아서요.

  • 홍진 2016.04.23 10:50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서평집을 즐겁게 읽은 독자입니다. ^^

    저도 선생님처럼 새누리가 200석 이상 획득해서 일본 자민당처럼 장기집권 하는

    체제로 갈까봐 마음이 무거웠는데 제 걱정이 기우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네요. ㅎㅎ

    저야 배움도 짧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몰라서 그렇다고 해도 선생님은 저보다
    훨씬 식견도 있는 분인데 저랑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데 묘하게 기분이 좋네요 ㅋ

    저는 선생님의 글을 읽는게 무척 즐겁습니다. 반어법 으로 구사하는 대목에서 혼자 키득키득 웃을때가 많아요.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길 응원하겠습니다. 얍

  • 제이슨 2016.04.23 10:51

    이제 그만해라 철수야~국회의원으로만 만족해라 철수야~그래야 민생이 산다.

  • 일랄랑 2016.04.23 19:52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인용하시다니.. 감개무량합니다
    깜놀했어요~^* 교수님이 이걸 읽으셨다니..

    서민은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 고슴도치 2016.04.25 16:37

    안철수가 아니었으면 국민들 특히 보수쪽
    콘크리트 지지율이 와해됐을까?
    박근혜가 넣은 魂을 안철수가 날려보내고
    국민 의식마저 개조 시켰기에 야권이 승리했다고
    생각한다.

  • 강파고 2016.04.26 11:20

    더불어와 그 지지자들이 가장 착각하는 것 중의 한 가지.
    이번 선거가 정말 승리한 것이라고 보는 것.
    더불어 혼자의 힘으로 1당이 된 것 같은가?
    안철수의 힘으로 보수표를 끌어오지 않았으면 어림반푼어치도 없었음.
    야권연대하지 않으면 필패라고 그렇게 부르짓다가 이기고 나니 떨떠름?
    앞으로 쭉 지켜봐라.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떠들기 좋아하는 당신들 같은 평론가들보다 한 수 위가 국민들이다.

  • 2016.04.27 02:40

    선거전 빗나간 예측한 사람들이 결과가 나오니 다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네요.(더민주 지지하는 사람들 말예요.) 정청래 국민의당 선거참패후 흐지부지 사라질거라고 했고, 김어준은 안철수 부정적으로 말하다, 이젠 대놓고 안티하죠. 쫌생이 같음. 그리고 보면 자기가 젤 잘났어요. 사람 깔보는 느낌 팍팍와요. (세월호나 국정원 이슈, 선거 투표함 조사같은거 참 잘한다고 봤는데, 파파이스가 보기싫어지게 만드네요.)

    분당이 안됐으면 더민주가 석권(? 새누리 80밑?)했을거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나요?

    다 자기들만 잘났고 능력있고 올바르다고 생각하죠. 강준만 교수님의 싸가지 없는 진보가 생각나네요. 정치인들이 잘하는 말중에 "국민이 현명하다"라고 하는데, 이거 새빨간 거짓말이죠. 입에 침이나 바르고나 말들 하시지. 기본적으로 국민은 멍청하다고 생각하는게 정치인이죠. 우둔한 국민을 어떻게 요리해볼까 궁리만 하다가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입에 발린 멘트들. 현대통령은 그래도 그 속내를 감추지 않고 보여주며 실천하고 계시죠.

    호남홀대론, 이거 호남 사람들이 만들어낸거 아니라고 봐요. 호남출신 정치인이 처음으로 언급했는지 자세히는 몰라도 이건 정치권에서 악용해먹기 위해 만들어낸 프레임이죠.
    호남이 더민주가 호남사람을 안돌봐주고 혜택안주고 안뽑아줘서 안달난거처럼 호남홀대론을 오히려 부정적으로 써먹어 가는데, 정작 호남사람들의 생각은 호남홀대론이 아니라, 안될 사람을 안 밀겠다는거고, 대선에서 될 사람을 찾아 밀어주겠다 이거 아닌가요? 그 의미를 왜그리들 자기들 입맛에 맞춰서 왜곡하는지. 문재인이 호남을 찾아오고 사죄를 해야 호남 민심이 돌아오는건가요? 오히려 호남을 외면하고 영남지역을 돌며 표다지기를 해서 영남에서 엄청난 지지를 얻게된다면, 대선에서 거대한 돌풍을 일으키게 된다면 호남의 지지는 저절로 붙는것인데 그 단순함을 모를까요? 예를 들어 제가 호남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지금 호남출신 정치인들중에 대선에서 경쟁력있을만한 인물들이 없기도 없지만 호남정치인이 대선에 출마해도 (영남에서 표를 받지 못할거 같기에, 즉 경쟁력이 없기에) 호남사람들은 절대로 표를 안줄거라고 봐요. 반면 영남에서 인기있는 영남출신 야당정치인중에 (물론 문재인 포함) 대선에서 이길 경쟁력을 갖춘 인물이라면 호남에서는 그쪽으로 몰표 갑니다. 두고 보세요. 한마디로 그 무엇보다도 대선 경쟁력을 보겠다는 거죠. 저는 이재명 시장님 같은 분도 좋은 후보라고는 생각하는데, 적들(특히 국정원)을 너무 많이 둬서 헤쳐나올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렇게 호남 정서를 모르는 상태로는 저도 서민 교수님처럼 더민주가 문재인을 내세운다면 대선에서 또 떨어진다고 봐요. 야당에서 호남 없인 대선에 승리를 못하니까요.

    교수님 공감가는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서민 교수님과 생각이 비슷해요. 꾸벅

    ps. 위에서 어떤분에 호남에서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같은 사람을 뽑냐고 했는데, 피차 일반이에요. 부산에서 김무성, 인천에서 윤상현같은 사람 뽑는거 보면 토나오거든요. 근데 사람이 없어요. 인물이 없어요. 그렇기에 그런 곳은 유명세, 이름값이 그 자리를 휘어잡고 뒤흔듭니다. 그 친숙함인지 뭔지가 나이드신분들을 자극하죠. 구관이 명관이여 하면서요. 물론 지역정서라는것도 한몫하구요. 하지만 그런 분들 조차도 차기대선에서는 정권교체를 희망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 조차도 님께서 희망하시는 정권교체에 밀알이 되어드릴겁니다. (물론 이길수 있는 경쟁력있는 후보를 내세워야하는게 우선이겠죠. 이걸 생각하면 선거 막판 김종인 말을 듣고 문재인이 호남이 가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전히 마음 약한 문재인이라는 꼬리표가... 대선후보는 강하고, 강심장이어야만 하는데...) 이 점을 깊이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 나그네 2016.04.27 18:26

    서 교수님의 말씀 가운데 제목을 뒷받침하는 부분이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위기감을 느낀 일부 유권자가 투표장에 달려갔고
    그 작은 선택은 거대한 물줄기가 돼 새누리당과 청와대를 후려쳤다
    분당이 아니었다면 여소야대의 기적은 이루어지지 않았을테니
    이게 다 안철수 덕분이다, 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분명 그런 현상은 있었고 그때문에 야당 지지자들이 나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더 많은 경우에서 "야당의 분열로 인한 위기감"보다는 "대통령의 독선과 여당의 무능"에 대한 환멸이 더 큰 동인이 아닐까요? 원래 야당 지지표나 여당 지지표는 거의 변하지 않고 부동층의 표심이 어디로 가느냐가 선거결과, 특히 수도권의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게 지난 여러 차례의 선거로 확인됩니다. 분열의 위기감을 느껴 뭉쳤다고 할 수 있는 야당표만으로는 더민주가 승리할 수 없었을 겁니다. 훨씬 많은 부동층이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쪽으로 쏠렸기 때문이지요.

    그런 면에서는 전라도 이외의 지역구에서는 국민의 당은 정권의 교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표를 분산시켜 새누리당의 당선을 도운 경우가 더 많았지요.

    그리고 민주당이 대안세력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은데, 그건 사실일 수는 있지만 공정한 비판은 아닙니다. 정권교체는 어느 한쪽이 매우 합당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게 아니고 오히려 교체를 거듭하면서 양쪽 다 실력이 늘어나는 거라고 보아야 합니다. 민주당 쪽은 겨우 한번, 10년 밖에 정권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인재 풀도 적고 국정 운영 경험도 적지요. 그러니 정권을 내려놓은 다음에 자세를 잡지 못하고 대책없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새누리당 쪽도 10년 정권 기간을 지나면서 무능과 부패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교체를 해 주어야 하고 아마도 교체가 될 것입니다. 정권교체가 여러 차례 거듭되어야 양쪽 모두 비슷한 실력이 될 거고 부패도 줄어들어 보다 신뢰감을 주는 사회가 될 겁니다. 그러려면 당분간은 약한 쪽에 힘을 모아 주어야지 마음에 안 든다고 뛰어 나가서 당을 만들고, 또 그런 당에 한 지역이 몰표를 주는 현상은 별로 성숙하지 못한 현상입니다.

    결국 민주당은 김대중의 후계자들과 노무현의 후계자들이 동거하여 새로운 힘을 만들어 내는 데 실패해 분당으로 간 것이고 이번 선거에서는 호남은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데 보다는 김대중의 후계자들 쪽에 서서 노무현의 후계자들을 심판하는 데 치중한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안철수는 호남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이지만 김대중의 후계자들과 연합하여 어부지리를 얻은 모습이 되고,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는 오히려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데 안철수 때문에 방해가 된 모습이 된 것입니다.

    만약 안철수가 호남의 다수가 생각하듯 대안이었다면 왜 다른 곳에서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그건 이번 선거의 분위기가 대안을 찾는 분위기라기 보다는 실정을 심판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더민주가 훌륭한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어디에도 훌륭한 대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훌륭함이란 김연아처럼 돌연변이로 나오기도 하지만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건 꾸준하게 옳음을 실천하는 가운데 나오기 마련이지요. 한국의 현실에서는 "좋아 보이는 사람"을 뽑는 것이 옳은 것이라기보다는 "좀 모자라 보이더라도 바꿀 때가 되면 바꾸어 주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 그렇게 해서 수십년이 지나고 여러차례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면 좀더 살기좋은 나라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ㅇㅇ 2016.04.30 23:25

    민주당을 죽어라 찍어줬는데 변하는게 없으니까요 지역 발전이 있었나요? 전체적으로 보면 새누리도 싫고 민주도 싫은 사람이 대안으로 선택한게 국민의당. 지금까지 봐온 민주당은 지들은 깨끗한 척 다른 척 하고 있으니 국민의당이 새누리표 야금야금 빼먹고 있죠. 출마자들 급하게 나왔는데도 지지율 상당이 높아요. 선거보전비 받은 후보 많음

    • 나그네 2016.05.05 21:45

      "싫어해서" 안 찍고, "좋아 보이는"사람을 찍는 것을 감성적 선거라고 합니다. 요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요. 이런 감성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기득권 세력입니다. 그들은 언론을 장악하고 계속적으로 사람들을 세뇌시키려고 하지요. "대안 세력은 없다", "지역에 해 준 게 없다", "인물이 없다", "능력이 없다"... 하면서 주로 없는 쪽으로만 몰아갑니다. 그 결과는 자신들의 권력 보존이 되는 것이구요. 이번에 민주당이 호남을 제외하고 새누리를 근소하게나마 이겼다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그런 편향된 언론의 영향을 이겨낼 만큼 새누리와 박근혜가 삽질을 심하게 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선거의 초점은 새누리 심판이었다고 봐야 하는 것이지요. 호남이 경기장 바깥에 나가서 혼자 다른 경기를 하고 있는 동안에 나머지 지역은 기득권 심판이 열심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국민의 당이 방해만 하지 않았다면 좀더 강한 심판이 되었겠지요.

  • ㅇㅇ 2016.05.01 00:23

    유권자를 무시하는 답없는 출마자 나오고 재보궐 때 왜 이정현이 뽑혔는지 올라온 글이 있던데. 여론조사가 조작아닐까 싶을정로도 차이가 많고 새누리는 역대급으로 졌죠. 출구 조사 최소 최대 했을 떄 거의 최대로 먹었는데 최소가 되고 었는데 최소로 먹고지역구도도 깨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정현은 지역구 관리도 잘해오고 엄청나게 고생했더라고요. 예산도 끌어와서 고향 떨어져나갔는데도 이긴거죠. 무소속 받는데도 딱 묘하게 반. 많은 교훈을 주는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계속 도전하면 누구라도 당선될 수 있겠구나 싶어요. 그리고 대권욕이 아니라고 봅니다. 정말 기득권. 거의 정치생명을 걸었는데 정치지형을을 깨고싶어하는 거 같습니다. 지금 전략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활용할텐데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 백관기 2016.05.04 16:13

    서민 교수님. 호남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셨군요...^^ 정의당이 이번에 생각보다 적게 되서 속상하기 합니다.

  • 으음.. 2016.05.08 16:16

    저어언혀 공감안갑니다
    호남홀대론 호남인들 딱히 그런거신경안써요
    문재인씨 좋아합니다 호남인들 문재인씨 참좋아해요 근데문제가뭔지아세요?
    문재인 더민주의무능함입니다 이거에 사람들이 굉장히 민감하게받아들이고있어요
    선거만하면 참패 참패 참패 패배패배패배 그럼에도불구하고 바뀔려고하지않는것 그게패권주의거든요 호남사람들 이렇게생각한겁니다 문재인씨 참좋다 사람좋고 멋지고 근데 무능하다..

  • 나그네 2016.05.09 17:17

    더민주의 무능함이란 무슨 뜻인가요? "더민주"는 이번 선거에서 호남을 뺀 나머지에서 승리하지 않았던가요? "무능함"이란 게 지난 몇 차례의 선거에서 지금 안철수에게 간 호남의 의원들과 합쳐 있을 때 이기지 못했던 것을 말하는 것이라면 공정한 표현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 "무능함"이 문재인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 언론의 프레임이라는 걸 보지 못하시면 답이 없습니다. 이명박 이래로 언론은 제 구실을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단히 편향된 보도와 해설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이번 선거를 새누리당의 대승으로 예측했을 정도일까요.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실정이 오죽 심했으면 그런 편향 언론 속에서도 더민주가 승리했을까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선거를 하면 그 선거를 공정하게 운영해야 할 주체 - 선관위, 검찰, 언론 등 - 들이 공정하지 못하리라는 건 아예 가정을 하시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선관위와 검찰은 현 정부가 임명하는 사람들이고 언론은 아시다시피 KBS/MBC의 사장이 바뀐 후 크게 변했습니다. 이런 걸 보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하는 겁니다. 거기다가 호남까지 돌아선 상황에서 선거를 이긴 정당을 보고 무능하다고 하시면 곤란하지요. 이전에 선거를 이기지 못했던 것은 공정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 하하 2016.05.10 02:34

      더민주가 잘해서 선거에 이긴거같이 말씀하시네요. 이번선거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 대한 통렬한 심판이지 더민주가 잘한거 하나도 없어요. 죄송하지만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셨어요. 왜 무능하다고 하는지 내년 대선을 보면 답이 나옵니다.

    • 나그네 2016.05.10 17:44

      더민주가 잘했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그 정도로 선전한 정당에 대해서 "무능하다"고 평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하하님 말씀이 맞습니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통렬한 심판입니다. 그 견해에 100% 동의합니다. 다만 호남만 그 심판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지요. 호남만 딴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정말로 통렬한" 심판이 되었겠지요.

      생각해 보면, 역대 선거에서 어느 정당이 매우 "유능해서" 선거를 이긴 적이 있었던가요? 자칭타칭 "선거의 여왕'이었던 박근혜가 선거를 여러 차례 뒤집을 때 그 당, 즉 한나라당이 매우 유능했던가요? 그때 기억을 되살려 보시면 차떼기, 성희롱, 뇌물, 선거부정, 부정입학, 위장전입, 등등 이런것들로 얼룩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는 반대로 흘러갔습니다. 왜 그런지 곰곰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당시 민주당이나 열린 우리당이 무능했다기 보다도 온 언론이 나서서 몰매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 유능하게 보이기란 어렵지 않았을까요?

      또 김대중이나 노무현이 당선되었을 때에, 탄핵 정국에서 열린우리당이 총선을 휩쓸었을 때, 과연 민주당이나 열린 우리당이 "유능"해서 표를 몰아 주었을까요? 더민주에 붙은 "무능"이라는 딱지는 언론이 붙인 프레임입니다. 그 프레임의 저자를 알지 못하면 그걸 진실이라고 믿게 되어 있구요. 집권하지 않은 정당의 유능/무능을 무엇으로 판단하시겠습니까? 정당의 유능/무능은 집권시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민주당 정권 10년 동안 우리나라가 퇴보했었나요? 인터넷을 뒤져서 각종 경제지표를 찾아보면 그때에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경제지표를 갖고 있었음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이전에는 사회의 하부 계층을 위한 정책은 거의 없었습니다. 진보정부 10년 동안 사회안전망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게 된 것이지요. 이런 일을 한 정당이 정권을 내주고 내분에 시달린다고 해서 "무능"이라고 하시면, 새누리당은 무능 곱하기 10배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보이는 것은 다 언론이 씌워주는 색안경의 색을 보시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 예를 들어보십시다. 노무현이 어떤 이유로 탄핵을 받았는지를 기억하십니까? 그런데 그보다 더한 일을 태연하게 벌이고 있는 박근혜에 대해서 언론이 탄핵의 "ㅌ"자도 꺼내지 않는 것은 왜일까요? 이런 상황을 보는 편향된 시각을 보정하지도 않고 나타나는 현상만으로 "무능"을 말한다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더민주는 잘 할 수 있는 여건이 훨씬 부족합니다. 집권한 지도 8년이 지났고, 언론도 다 등을 돌리고 있고, 호남도 이상한 이유로 떨어져 나갔습니다. 이런 상황을 모든 걸 다 갖고 있는 새누리와 비교한다는 것은 공정한 판단이 아닙니다.

      그리고 공정하게 판단하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만으로 선거를 하게 되고, 그러면 계속 기득권이 장악하고 있는 언론에 의해 경도되는 여론 속에서 기득권이 원하는 사람만 뽑게 됩니다. 저는 더민주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새누리와 기득권이 점령하고 있는 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무능 유능을 논하려면 게임의 판이 공정해야 하는데, 공정하지 못한 게임의 판에서 지는 쪽을 무능하다고 하는 것은 별로 공평해 보이지 않습니다. "더민주가 잘한 거 하나도 없다"라는 말 속에는 기회는 균등했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기회는 균등하지 않았습니다. 영향력이 큰 미디어는 모두 더민주를 노골적으로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선거는 그렇게 논리적인 게임이 아닙니다. 다분히 감성적인 게임이지요. 특히 한국과 같이 감정에 의한 기복이 심한 나라에서는 말이지요. 그래서 언론에 의한 선동이 심해지면 운동장이 기울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족이지만, 내년 대선을 미리 예측해서 무능하다고 하는 것은 죄송하지만 그다지 설득력있는 논리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 정말 재밌네요 2016.05.24 22:26

    저도 동의 합니다.
    안철수는 특정 당이라는 것에는 별로 미련이 없는 것 같더군요.
    행동도 재빠르고 그렇게 생각하니 생각을 좀 알 것 같더라고요.

    반면에 어떻게든 해보려는 의욕이 없었던 더민주나 정의당은 좀 서글프더군요.

    그건 그렇다 치고 호남분들 정말 똑똑한 투표를 하셨다는
    투표 자체도 귀찮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변화를 바로 이루는게 대단해요.
    더민주든 국민의당이든 긴장하게 만들 일이지요.
    새누리당은 애초에 견제해 오셨고.

    근데 호남욕하시는 분들 서울 분들의 당 투표를 다들 외면하시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