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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권하는 사회

반어법 전문가가 본 안희정의 선의



경향신문에 칼럼을 시작할 때, 혹시 잘못돼서 잡혀갈까 두려웠던 난
글 전체를 반어법으로 쓰기 시작한다.
예컨대 윤창중이 성추행을 했을 때는 “윤창중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썼고
박대통령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위대한 지도자’라는 식으로 썼다.
내가 아직 잡혀가지 않은 건 내 반어법을 그대로 믿은 박대통령 덕분인데,
오랜 기간 반어법을 쓴 결과 이 방면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유력 대선후보 안희정 지사는 엊그제 부산대 강연에서 이명박과 박근혜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우리 없는 사람들과 국민들에게 좋은 정치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뜻대로 안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K재단, 미르재단도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사실 대기업들에게서 많은 좋은 후원금을 받아서
동계 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어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박근혜가 재단을 만든 게 선의라고?
문제가 되자 안희정은 반어법이라고 둘러댄다.


과연 그럴까.
반어법 전문가인 내가 보기에 그 말은 반어법이 아니다.
일부에선 그 말을 할 때 청중들이 웃었다며 반어법이 맞다고 우기지만,
청중의 웃음이 반어법의 근거는 될 수 없다 (그들은 박근혜란 단어에 이미 웃기 시작했다).

그게 반어법이 되려면 다음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선한 의지 뒤에 그게 반어법임을 뚜렷이 알 수 있게 만드는 문구가 뒤따라야 한다.
이렇게 말이다.
[박근혜도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어요.
동계올림픽을 빌미로 대기업들에게 돈을 뜯어내
최순실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좋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희정은 ‘선의로 시작했는데 법과 제도를 지키지 않아서 그랬다’라고 결론짓는다.
앞부분이 반어법이라면 이것 역시 그 반어법을 뒷받침해줘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냥 안희정은 박근혜의 선의를 인정한 것이다.
그 뒤에 한 말을 보라.
21세기 지성 운운하면서 선의를 그대로 인정하는 게 새로운 트렌드인 양 말했고,
누구의 주장도 선의로 받아들이는 게 자신의 소신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이런 결론이 나오려면 박근혜의 재단설립도 선의라고 본 게 맞다.


둘째, 평상시 언행이 반어법을 뒷받침해야 한다.
전문가를 참칭하지만, 내가 쓰는 글이 다 반어법이 완벽하게 구사되는 건 아니다.
반어법이 잘 구사되지 않으면 대체로 글이 한심해진다.
내 글에 대해 경향신문에 항의전화를 하는 독자들이 있는 건 그런 이유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내 의도대로 그 글을 이해해 주는데,
그건 내가 평상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주기 때문이다.
안희정의 대선출마 후 언행을 보면, 그가 박근혜를 비꼰 게 맞는지 의심이 든다.
-박근혜 청산에 대해 “해체 수준에 이른 정부를 무슨 청산을 하느냐? 버티는 박 대통령이 신기할 뿐, 박근혜 정부는 이미 끝난 정부다.” <---그럼 박근혜 용서한다고? 무슨 자격으로?
-새누리당도 연정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연정’을 언급하며 “누구든 개혁 과제에 합의한다면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 <---그럴 거면 정권교체는 뭐하러 하는지? 노무현 대통령을 계승한다는 건 국민들 편에 선다는 의미여야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처럼 노무현 대통령이 잘못한 것까지 따라하는 건 계승이 아니다.
-안희정이 아닌 그 대변인의 말이긴 하지만, 이것도 안희정의 뜻으로 봐야지 않을까? “진정 촛불과 태극기로 상징되는 극단의 분열 시기를 치유하고 통합의 대한민국으로 나가길 원한다.” <--- 촛불과 태극기가 과연 동등하게 비교될 만한 것이며, 통합되야 할 것인가?


이랬던 사람이니만큼 재단을 만든 게 선의라는 말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만일 안희정이 노무현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예컨대 이재명이었다면,
저 발언 중 어느 하나만으로도 대선후보에서 탈락했으리라.
안희정은 말한다.
"선의 발언이 논란이 되는 건 선한 의지에 대한 제 이야기를 왜곡했기 때문이다.“라고.
그를 믿고 지지했던 사람에게 논란의 책임을 돌리는 걸 보면
그도 어느새 정치인이 다 된 모양이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이 말을 왜곡해서 듣는다면 그건 말한 사람의 책임이다.
그게 정말 반어법이었고, 선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에게 이렇게 갑질을 하련다.
안지사님, 반어법 함부로 쓰지 마세요. 아무나 쉽게 쓸 수 있는 초식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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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찌라시 2017.02.23 01:39

    무장강도도 처음엔 다 그랬답니다...처자식 먹여살리려고 시작한 도둑질이 점점 간이 배밖에 나오다보니...은행까지 털 생각을 하게된거죠...나중에는 같은 일당이었던 5촌이 폭로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입막음하려고 죽일 수 밖에 없었어요...죄는 크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감형해주어야지...처음엔 선의였으니까요...대통령되면 통크게 사면도 해줄 생각이 있답니다. ^^ 그러면 보수세력까지 지지세력으로 흡수할 수 있어 좋고 국민 화합차원에서 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거 아닌가요? 큰 목적을 위해 약간의 자기 모순쯤이야 문제될게 있겠어요?^^

    • 기생충서민 2017.03.05 01:11 신고

      그렇죠 선의란 건 그런 거죠. 자식들을 잘 먹이겠단 것도 선의지만, 그를 위해서 나쁜 짓을 할 수 있잖습니까. 추후 발언으로 안희정은 저게 반어법이 아닌, 진심임이 드러났네요.

  • 익명 2017.02.23 01:47

    비밀댓글입니다

  • 화만내지말고 2017.02.23 21:01

    안희정이 생뚱맞게 부적절한 예를 드는 바람에 정말 강조되어야 할 중요한 본질이 날아가 버려 안타깝다. 그가 언급하려 한 '선의'로 보아야 하는 상대는 반대자이지만 소통하여 설득하고 협조를 얻어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 나는 안희정에는 관심이 없지만, 그가 지적한 소통 상대의 '선의' 에 대한 인정은 그가 도정에서 반대자들을 설득하면서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얻은 지혜일 것이며, 내 경험 상 어느 칭찬보다도 굉장한 힘을 발휘한다. 부언하자면, 아무리 악의에 찬 상대라도 소통을 해서 동의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면 상대의 의도를 선의로 인정하며 대화를 시작하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처음부터 자기의 의도를 악의로 보는 상대와 누가 대화하고 소통하려 하겠는가? 이 건은 안희정만 비판하고 넘어갈 일이 절대 아니다. 진리는 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 기생충서민 2017.03.05 01:13 신고

      때에 따라서는 그런 것도 필요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지금이 그런 시기인지 의문입니다. 박근혜 추종세력들의 행동도 다 나름대로 대통령을 지키려는 선의에서 비롯됐으니, 그들과도 손을 잡아야 하는지요. 종교인의 말과 정치인의 말이 같아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 시민 2017.02.26 21:34

    서민씨... 전체적인 맥락으로 볼때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만... 서민씨가 이런 글을 쓰실줄은 몰랐습니다.

  • 동남아 2017.02.27 13:16

    안희정은 음흉하다. 리틀 반기문같다. 차차기도 절대 안된다.

  • 나그네 2017.02.27 15:01

    한겨레는 이런 쓰레기글 이만 내리지??

  • 이은형 2017.02.28 02:40

    안희정 나부랭이 칠푼이가 하는 말을 분석까지 할 필요도 없다. 무슨 대단한 철학을 논한 것도 아니고 정말로 부족한 칠푼이가 떠들어댄 말을 무슨 분석을 하나?
    말투도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모든 사람이 다 느낄 것이다.
    그래서 칠푼이인 것이다.
    저런 칠푼이가 도지사가 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저런 칠푼이가 한 말을 분석하는 병신같은 전문가들도 참 많다.

  • 파랑새 2017.02.28 16:24

    안희정은 반어법을 구사할 줄 모른다
    그저 좋은 뜻으로 이해해 주려다가 된통당한 것이다
    국민들이 반어법이 아니라면 아닌 것이다
    그런데 반어법도 아닌 반어법을 사용하고서 왜 구질구질하게 구냐?
    난 남자가 제일 싫어질 때가 구질구질할 때이다

  • ㄱㄴㄷ 2017.03.01 15:45

    이제 반어법 가지고 물고 늘어지네 안지사가 말한 본 뜻도 모르고 ..이렇게 물고 늘어지고 싶은 이유가이재명이 그말을 했더라면 이재명은 영구히 제명되었을 거라는 이유 때문인가?솔까말 나도 세월호 사태며 박근혜 탄핵 찬성이지만 케이재단에 박근혜 선의는 있었을지 모르나 법을 어겼으니 법대로 처벌 받아야 한다라는 안지사의 말을 선의로 못 받아들이는 그대들이 참 딱하다

    • 기생충서민 2017.03.05 01:18 신고

      네 저는 안지사 발언이 마음에 안든다는 거구요, ㄱㄴㄷ님은 계속 지지하시면 되는 거겠지요. 저한테 실망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글구 안희정은 JTBC에서 그 발언이 반어법이 아니라고 실토했어요. 정치인이라면 소신발언에 대해 거짓말하면 안되겠죠. 글구 저 반어법 전문가 맞는데요...?

  • ㄱㄴㄷ 2017.03.01 16:13

    말과 글은 엄연히 다르다네 청중의 반응을 무시하며 반어법을 따지다니 실망이오

  • ㄱㄷㅅㅈ 2017.03.02 18:31

    반어법 전문가? ㅋㅋㅋㅋ 시발
    솔직히 안희정도 조심했어야 하고 반어법이였다면 잘 전달해야된건 맞는 데 반어법 전문가는 또 뭐냐 장난하냐 수준 ㅅㅂ

  • 익명 2017.03.05 05:05

    비밀댓글입니다

  • 노지 2017.03.05 16:49 신고

    안녕하세요. 노지 입니다.
    우연히 제 블로그 유입경로의 '안희정'을 따라갔다가 서민 교수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짧으면서도 임팩트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ㅎ

  • 설계팀 2017.03.07 13:32

    온 김에 역주행중입니다...
    야당 대선 주자들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안희정 지사 선의에 대한 가치관은 높게 평가합니다...
    대화를 위한 열린 자세는 칭찬해 마지 않습니다만...
    이번에 선의의 대상에 대한 섣부른 표현에 대해서는 실망을 금치 어렵습니다...
    표를 위한 줄타기로 보여 더욱 안타깝습니다...
    상당한 기간 동안 눈여겨 보고 있고, 앞으로도 눈여겨 볼테지만...
    정치꾼이 되거나 하진 않았으면 합니다...

  • ㄱㄴㄷ 2017.03.12 14:48

    말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말을 잘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지 여기 참 단순한 사람들이 글 많이 썼군 안지사가 직접 강연할 당시의 발언과 제티비씨에서의 해명을 종합해 보면 안지사의 선의에 대한 소신과 강연에서의 즉흥적 반어법적 구술이 혼합된 상황이라는 것 쯤 이해할 수 있는데 그걸 단어 하나 가지고 따지나? 제티비씨에 나와서는 평소 가지고 있던 선의에 대한 소신을 강조한 거지 자신이 했던 말의 반어적 구사를 부정하지는 않았지. 사람이 강연을 하다 보면 애드립이라는 것도 있고 그말의 진의를 잘 파악하려면 전체적 맥락에서 짚어야 할 때가 있는 거 아닌가?그리고 본글쓴이 난 그대에게 안지사 지지 안한다고 따지는 게 아니라네 겨우 나한테 안지사 계속 지지하란 소리밖에 못하나? 그대는 반어법보다 독해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 !

  • ㄱㄴㄷ 2017.03.12 15:13

    안지사가 말한 상대방의 선의를 받아들이자라고 한 것은 논쟁의 출발이라고 하지 않았나? 위에 본글쓴이의 다른 글을 읽어 보니 글쓴이는 선의는 무조건 모든 죄를 덮자라고 이해해서 안지사의 본 뜻을 이해 못하고 반어법이다 소신이다며 스스로 헷갈려 하는 것 같은데 선의란 말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시비 걸길 부탁하네 박근혜가 대국민담화 때 선의로 케이재단 만들었다고 하니 그말을 예로 들어(물론 나중에 그예를 든 것은 잘못됐다 했지)그것을 선의로 받아들인 것도 평소의 소신 플러스 반어적 구사법이 혼용된 건데 거기서 진짜 박근혜가 선의가 있었냐 정색을 하며 따지는게 우습지 않은가! 검찰도 아닌데? 강연 분위기로 봐선 청중과 친해지기 위한 애드립 정도로 봐줄만 하더만... 다시 말하지만 말하고 글쓰는 힘도 중요하지만 듣는 능력도 무지 중요하단 걸 알기를 바라네

  • 박근혜 이명박.....하고한참 숨을 들이켰습니다 2017.03.14 08:55

    직접현장에서 들었음 아셨을텐데

  • ㅇㅇ 2017.03.16 10:54

    도둑놈도 국민이라는데 선의드립이 반어법이겠나요. 안희정 갈수록 실망. 정신차리고 말하는 사람은 이재명밖에 없네

  • 글쓴이 2017.03.17 00:17

    서민님, 저와 견해는 다르지만 갖고 계신 생각을 존중합니다.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안지사가 통합적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헌법적 질서에 기반을 둔 것입니다. 법을 어긴 사람을 봐주자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 박근혜 탄핵 전이라 전체적인 상황 상 그런 비유가 좀 위험했을 수 있었겠습니다. 하지만 '선의'의 개념을 들어가면서 상대를 니편 내편 가르지 않고 존중하는 자세로 대화하자는 '민주주의 소통방식'에 대한 제안했던 본 의미가 퇴색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아가, 저는 이번 촛불집회에 대한 정치인의 반응을 보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그 사람의 자질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였다고 생각합니다. 촛불집회는 박근혜 , 최순실게이트로 그 의미가 가려져선 안될 직접민주주의의 발로로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닌 퍼포먼스이자 의미 그 자체였기 때문이죠. 적어도 안지사는 촛불집회의 증오와 분노로 들끓는 국민감정을 자기소유화하지 않았고, 민주당의 높아진 지지율이 자신의 리더십의 결과라고 주장하며 촛불집회의 의미를 축소 해석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치인으로서 이 같은 사단이 날 때까지 막지 못한 부분에 있어 한없는 죄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하며 일선에 나서길 주저했었습니다. 올바른 지도자는 촛불집회의 들끓는 '국민 감정'과 이 땅에 발붙이고 살아갈 '국민'을 이성의 눈으로 분리해서 볼 줄 알고, 국민이 '함께' 하기 위해 앞 길을 모색해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후보에게 관심가져주신 점 감사드리고 지금처럼 쓴소리해주셔도 됩니다. 다만,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아오 2017.12.20 17:30

    참 적절한 짤방입니다.
    어디서 저런걸 구하시는지 ㅋㅋ
    근데 요즘 양념발리는 안희정을 보면 측은해보이기도 그러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