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의 새 멤버는?



1박2일은 내가 즐겨보는 프로의 하나였다. 나름의 개성을 가진 멤버들이 벌이는 일련의 소동이 보고만 있어도 즐거웠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난 남자의 자격이 끝나면 냉정하게 채널을 돌려 버린다. 요즘의 1박2일에서는 더 이상 예전만큼의 재미를 얻을 수 없어서다. 

어느 프로든 2-3년 지나면 식상하기 마련이지만, 1박2일에 대한 내 실망은 그런 차원만은 아니다. 원래 내가 좋아했던 장면은 6명의 멤버들이 팀을 나눠서 벌이는 복불복이었다. 그런데 까나리를 먹는 데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던 김C가 빠지고, 팔꿈치를 혀로 핥을 수 있는 등 나름의 재주가 많은 MC몽도 병역비리 의혹으로 하차해 버렸다. 
게다가 김종민의 영입은, 본인에게 미안하지만, 최악이었다. 군대라는 곳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가를 예능감각을 상실한 김종민을 보면서 새삼 느낀다. 남은 다섯명이 만드는 1박2일은 그저 안쓰러움만 줄 뿐 별반 재미가 없다. MC몽에 필적할 새 멤버가 영입되어 3대 3의 복불복 게임을 벌이는 게 부활의 길이 아닐까 싶은데, 다행히 제작진도 새 멤버를 저울질하는 모양이다.




내가 생각하는 새 멤버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머리가 나빠야 한다. 구구단을 틀리고, 이탈리아의 수도가 로마인 걸 모르는 출연자들을 보며 웃는 게 1박2일의 즐거움이니까. 일부로 틀리는 건 티가 나니, 정말로 머리가 나쁜 이가 필요하다.

갑자기 한 명이 생각난다. “좌파주지를 그냥 둬서 되겠느냐?”는 자신의 말을 한사코 부인하고,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자 “기억은 안나지만 유감을 표한다”며 사과를 한 사람. 이분이라면 상상을 초월한 웃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둘째, 봉창을 뚫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수근의 웃음 포인트는 바로 말도 안되는 말을 하는 데 있다. 박찬호가 1박2일에 나와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던졌을 때 그에게 다가가 “자네 야구해볼 생각 없나?”는 말을 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갑자기 아까 그분이 생각난다. 엽기적인 유아성폭행범 사건이 이슈가 됐을 때 그분은 “좌파교육으로 성폭행범죄가 증가했다”는 황당한 발언으로 웃음을 줬고, 삶이 무료해질 때마다 좌파 타령을 늘어놓아 날 계속 웃게 만들었다. 이 정도면 이수근과 쌍벽을 이룰 만하지 않은가?







셋째, 인내력이 좋아야 한다.

1박2일을 하다보면 까나리같은 음식을 먹을 줄 알아야 하고, 복불복 게임에서 지면 추운 겨울에도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해야 한다. 이런 걸 견딜 체력과 인내심이 없다면 하기가 어려운 프로라는 얘기.

갑자기 아까 그분이 생각난다. 10년 동안 징병검사를 기피하며 행방불명자로 살았던 그분. 이삼일만 집을 떠나도 피곤해 죽겠는 게 보통 사람이라면, 십년을 밖에서 떠돌았던 그분은 정말이지 타고난 노숙자다. 이분이라면 복불복에서 맨날 진다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






이런 적합한 분이 있는데도 1박2일에선 이분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듯하다. 박휘순, 김병만 등이 거론되고, 시아준수, 이정 등 내가 잘 모르는 사람도 후보에 올라 있단다.
다들 나름의 장점을 지닌 분들이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분을 능가할 자는 없는 것 같다. 김C의 인내력과 이수근의 봉창, 은지원의 무식함을 두루 갖춘 이분을 왜 아무도 거론하지 않는지 1박2일의 오랜 팬으로서 답답하기만 하다.

나이가 좀 많은 게 흠이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늘 좌파가 어쩌니 칭얼대기만 하는 이분을 보다보면 시청자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그를 좋아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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