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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권하는 사회

장하성의 추억 평소 자주 가는 극성 문빠 (이하 문빠) 사이트 ‘엠팍’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문대통령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 ‘빈 댓글’로 응수하기로 한 것이다. 빈 댓글이란 댓글을 달긴 달되, 내용을 하나도 쓰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런 댓글만 20-30개 달리면 글을 쓴 이는 허탈감을 느낀다. 글의 목적은 토론을 하기 위함인데, 빈 댓글은 그런 토론을 거부한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물론 그 이전에도 그곳에서 활발한 토론이 오갔던 것은 아니다. 글 내용에 대한 반박보다는,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글을 쓴 이에게 우르르 몰려가 집단린치를 가했던 게 그간의 풍경이었다. 그래도 그 때는 말꼬리를 잡을지언정 내용에 대해 반박해주는 이들도 있었지만, 작금의 빈 댓글 운동은 아예 일체의 대화조차 거부.. 더보기
경제는 결코 어렵지 않다 문빠 사이트를 몇 달간 다녔더니 경제는 어렵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좋은 지식을 나만 알고 있기 아까워서 여기다 공유한다. 1) 경제는 어렵지 않다. 문빠들 주위 자영업자들은 다 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되는 자영업자들이 있다면, 그들은 노오오력이 부족한 것이다. 2) 자영업자들이 안 되는 게 사실이라면 그건 최근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 때문이 아니라, 10년간 거의 오르지 않고 있는 임대료가 주범이다. 따라서 건물주를 욕하자. 3) 못사는 서민들 기준으로 경제가 좋으냐를 따져선 안 된다. 서민들은 언제나 어려우니까. 4) 서민들이 요즘 유난히 더 어렵다면, 그건 아플 때 주사를 맞으면 더 아픈 것과 같다. 병이 낫기 위해서는 기꺼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5) 그래도 경제가 어렵다고 느낀다면.. 더보기
문빠가 박사모와 다른 점 -문빠; 문대통령을 극성으로 지지하는 자들을 칭하며, 정상적 지지자와 구별된다. 존경하는 이동형 평론가는 이들을 극문똥파리라고 부르지만, 여기선 그냥 문빠라고 부른다. ---------------------- 지난 지방선거는 말만 지방선거일뿐, 사실은 경기도지사를 뽑는 선거였다. 다른 후보들은 다 제쳐두고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만 온갖 네거티브가 작열했기 때문이다. 결국 도지사로 당선된 이재명이 같은 지역 후보로 나온 남경필보다, 그리고 다른 지역 후보로 나온 수많은 후보자들보다 더 나쁜 삶을 살았는진 모르겠지만, 다들 거기에 매달리다보니 이재명 도지사가 경기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는 물론이고, 여타 후보자들에게 꼭 필요한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네거티브가 특별했던 건 이게 자유한국당이나 한국당.. 더보기
사랑하는 홍준표 대표님께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지방선거 출구조사가 끝나고 난 뒤 홍준표 대표님이 사퇴를 시사하며 하신 말씀입니다. 일이 터진 뒤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한국 정치판에서 지방선거 결과가 좋지 않다고 물러나겠다는 홍대표님의 말씀은 수많은 이들을 감동시켰습니다. 홍대표님의 숭고한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겠지만, 저는 홍대표님이 무조건 물러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자한당 패배는 홍대표님 탓이 아닙니다 출구조사 결과 광역단체장과 재보선 국회의원의 대부분을 민주당이 차지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게 과연 홍대표님이 못나서 그런 것일까요? 물론 홍대표님이 모자란 것도 사실입니다만, 자한당의 패배는 각 후보들에게 더 큰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선거유세가 한창이던 시기, 자한당 후보들은 홍준표 대표.. 더보기
참 머리나쁜 자한당 트럼프와 김정은의 싱가포르 회담이 취소된 날, 너무 충격을 받아 입맛이 다 떨어졌다 (다행히 저녁을 먹은 이후였다). 간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가 이렇게 날아가나 불안했던 난 이제는 문대통령이 뭔가 해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겠다 싶었다. 김정은 역시 같은 생각을 해서인지 문대통령에게 SOS를 쳤고, 그 결과 뜬금없다는 느낌까지 드는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졌다. 이 회담이 무산 위기에 놓인 북미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남북 정상이 원하기만 하면 둘이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긍정적 의미가 있다. 이는 문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전폭적인 신뢰감을 심어준 덕분으로, 박근혜나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있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들’이다. 정상회담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전쟁.. 더보기
홍준표. 나경원을 욕하지 말자 “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로 한민족 모두가 보다 풍요롭고 자유롭게 생활하며,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을 만들고자 합니다. 확실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남북 간에 신뢰를 쌓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습니다.” 2013년 3월, 대통령에 취임한 박근혜는 ‘통일시대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이명박 정권이 그랬던 것처럼, 박근혜 정권 역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한 일이 하나도 없다. 얼떨결에 내뱉은 ‘통일은 대박이다’가 그나마 유일하게 한, 통일 관련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보수세력은 남북화해를 전혀 바라지 않았다. 남북간의 적대를 발판으로 한 색깔론이야말로 지난 수십년간 보수세력에 승리를 가져다 준 전가의 보도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전략은 총 3가지로 이루어져 .. 더보기
2016년의 친박, 2018년의 문빠 2016년 총선은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으로선 지려고 해도 지기 어려운 선거였다. 당시 야당은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었고, 그나마도 대권에 욕심이 생긴 안철수가 당을 깨고 나가 여럿으로 분열된 상태였다. 위기감을 느껴 추진한 단일화 전략은 실패로 끝났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새누리당은 압도적으로 1당이 될 것으로 추측됐고, 과반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180석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새누리당은 과반수는커녕 겨우 122석으로 더불어민주당에게 1당을 내주는 신세가 됐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추종하던 친박들은 인지도나 능력을 따지는 대신 자기네 세력을 한 명이라도 더 공천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새누리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 유력.. 더보기
이재명이 문빠의 새 타깃이 된 이유는? “내 아내는 끌어들이지 말라” 이재명 전 성남시장 (이하 이재명)의 절규는 소위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아몰랑 지지자를 뜻함. 정상적 지지자와는 다른 존재-의 만행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재명은 경기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졌는데, 당내 경쟁자인 전해철 의원 (전해철)을 공격한 트위터 계정 @08_hkkim이 이재명의 부인인 김혜경 씨의 것이라는 게 문빠들의 주장이다. 이것 말고도 문빠들은 하루에도 수십개씩 이 전 시장에 대한 비난글을 올리며 그를 쓰레기로 만드는 데 여념이 없다.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가 이렇게 이슈가 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천만 인구의 장이니 어느 정도 관심거리가 되는 건 당연하지만, 상대 당 후보와의 경쟁이 아닌, 같은 민주당 후보에 대해 이렇게까지 과열된 모.. 더보기
나의 엠팍 유랑기 (겁나 깁니다) 난 메이저리그, 그 중에서도 보스턴 레드삭스 (이하 레삭) 빠다. 레삭이 이기면 하루가 즐겁고, 지는 날은 짜증이 나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 이런 광팬이기에 레삭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내 근무처에는 레삭 팬이 딱 한 명 있다. 보스턴에서 오래 살다 와 자연스레 레삭 팬이 된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레삭을 좋아하는 농도에서 나의 10분의 1도 못미치는 것 같다. 결혼 초엔 레삭에 대한 내 넋두리를 억지로라도 들어주던 아내는 어느 순간부터 레삭 얘기만 하면 멀미가 난단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찾아간 곳이 바로 엠팍이었다. 엠팍은 MLB park의 줄임말로, 박찬호 선수가 미국서 활약하면서 만들어진 사이트다. 글을 쓰진 않았지만 레삭관련 글들을 읽으면서 나름 즐거운 생활을 했는데.. 더보기
나도 정봉주가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믿는다 정봉주의 서울시장 출마선언 직전, 프레시안은 A양의 진술을 바탕으로 그가 2011년 12월 23일 렉싱턴호텔에서 A양에게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기사를 씁니다. 정봉주가 무고하다면 이런저런 변명을 할 것도 없이 A양을 고소하면 됩니다. 그 후의 일은 검찰에서 다 알아서 해줄 테니까요. 문제는 정봉주가 실제 그런 일을 했을 경우입니다. 이때 정봉주가 할 수 있는 대응은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1) 그날 A양을 만난 적이 없다 2) A양을 만났지만 성추행한 사실은 없다 3) 성추행을 인정하고 A양에게 사과한다 여기서 가장 좋은 선택은 3)번입니다. “미모의 여대생에 순간적으로 혹했다”라고 한다면 당장은 비난을 받을지라도 곧 용서받지 않겠습니까. 그 유혹을 견딜 사람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거니와, 김기덕이나 안희정.. 더보기
이런 대통령이라니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문재인 당시 후보는 자신을 지지했던 국민들에게 사죄했다. ‘역부족’이란 그의 말에 난 전적으로 동의했다. 안철수 후보와 이정희 후보가 사퇴를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무능하기 짝이 없는 박근혜 후보에게 패했기 때문이었다. 정책에서 차별화하지 못한 거야 민주당의 역량 탓으로 돌릴 수 있지만, 토론회에서마저 그 말 못하는 박근혜를 압도하지 못했던 건 한스러웠다. ‘다까끼 마사오’를 부르짖은 이정희가 오히려 문재인보다 더 주목을 받았을 정도. 물론 국정원 댓글 등 선거과정에서의 부정이 있었긴 했지만, 그게 대선패배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 후 4년간, 정치인 문재인의 존재가 돋보였던 적은 내 기억에 없다. 박근혜의 한심한 정치가 국민.. 더보기
김어준의 미투발언이 아쉽다 “2백여 년 전 파블로 선생의 곤충기 이후 최고의 ‘엽기생물문학’이 되겠다.” 지금부터 14년 전, 이란 책을 낸 적 있다. 책에 관한 내 흑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한 이 책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부분은 위에 옮긴 저 추천사인데, 이 추천사를 쓴 분이 바로 김어준 당시 딴지일보 총수였다. 김총수와의 인연은 또 있다. 2004년, 난 김어준 총수가 진행하던 시사프로 CBS 에 게스트로 들어갔다. 물론 날 뽑은 분은 그 프로의 피디였지만, 방송 게스트로서 능력이 없다시피했던 날 리드해 주고, 재미도 없는 내용에 웃어주신 김총수 덕분에 난 잘리지 않고 몇 달이나마 방송을 접할 수 있었다. 그게 고마워 그 즈음 목동에서 회전초밥을 대접한 적이 있지만, 은혜의 총량으로 따진다면 초밥을 100번쯤 사도 모자랄 것이다... 더보기
우리나라는 사기공화국이다 내 이름으로 등록한 첫 번째 차는 중고 마티즈였다. 연식도 얼마 안돼고 주행거리도 짧아 이전비 포함 400만원 정도 들여 샀는데, 알고보니 큰 사고를 겪어서 한쪽 문짝이 열리지 않았다. 그것 이외에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 조금 타다가 처분해 버렸고, 지금은 어머니가 타던 EF소나타 (2000년식)를 50만원에 사서 잘 쓰고 있다. 어머니 차지만 나도 결혼 전에 제법 이용하던 거라 익숙한 것도 있지만, 사고나 고장 같은 것도 없었다는 걸 잘 안다는 게 차를 신뢰할 수 있는 이유다. 지난 주말, 인터넷에서 중고차 사기에 대한 글을 보고 호기심이 동해 관련 영상을 몇 개 봤다. 내가 모르는 복마전같은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허위매물을 이용한 중고차 사기는 대략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1) 중고차 사이트에 .. 더보기
우리나라가 갑질공화국인 이유 2004년 11월, 한 농구장에서 디트로이트와 인디애나의 NBA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디트로이트의 홈경기였지만 경기는 인디애나가 15점 차이로 이기고 있었고, 남은 시간은 불과 45초였다. 이론적으로 경기를 뒤집기 어려운 상황, 이럴 때는 대부분 경기를 대충 하면서 부상을 방지하려 한다. 그런데 사건이 터진다. 디트로이트 선수가 슛을 하는데 인디애나의 론 아티스트란 선수가 거친 파울을 범한 것이다. 경기도 져서 화가 나던 차에 이런 비매너 플레이라니, 게다가 아티스트는 평소 거친 플레이로 유명한 선수였으니 그냥 넘길 수 없었다. 해당 선수는 론 아티스트를 거칠게 밀었고, 이를 계기로 양팀 선수끼리 엉켜 실랑이가 벌어진다. 드물지만 이런 일은 곧잘 벌어지며, 그 대부분은 그렇게 싸우는 척만 하다 마는 게.. 더보기
극성 문빠의 바쁜 하루 제천 화재에서 소방관들이 대처를 잘못해 희생자가 많았다는 기사가 나온다. 유족이 건물 안에 갇힌 생존자와 한시간 넘게 통화를 하기도 했다니, 이런 주장이 나오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여기에 대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렇게 생각한다. “소방관들이 대처를 잘못하다니, 우리나라 재난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구나. 이참에 진상을 제대로 규명해 더 이상 이런 재난이 없어야겠다.“ 하지만 극성 문빠, 그러니까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문빠라면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소방관 욕을 하면 안되는데. 그럼 그 소방관들의 총 책임자인 문대통령에게 누가 되는데.”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사고를 지닌, 할 일없는 문빠들에게 동원령을 내린다. 이들은 이런 전략을 짠다. 1) 건물주에게 책임을 돌리자. 건물주가 건물을 .. 더보기
저수지 게임을 봅시다 “나는 대한민국의 이 아수라장에 끼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일명 ‘Deep throat’는 소송을 하도록 도와달라는 주진우의 말에 이렇게 답했다. 그가 말한 소송이란 농협이 센트러스트 대표인 이요섭에게 빌려줬다 날린 210억원에 관한 것이다. 농협쯤 되는 은행이 설립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실적도 없는 회사에 거액을 빌려준 것도 황당하지만, 더 이상한 것은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이로 인해 징계받은 사람도 없고, 농협 측에서 이요섭에 대해 돈을 내놓으라고 소송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주진우의 원맨쇼로 만들어진 은 너무도 당연한 의문에서 시작된다. “도대체 왜 농협은 그 돈을 찾으려 하지 않을까?”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주진우는 그 해답을 찾지 못한다. 이유인즉슨 거기와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더보기
문빠가 미쳤다 “기자 폭행은 정당방위다.” 이화여대 조기숙 교수의 이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난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삼국지에서 한시대를 풍미한 인물이 조조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조씨 중엔 중국의 후손들이 꽤 있다. 그러다보니 조교수가 중국 경호팀의 한국기자 폭행사건을 중립적으로 보긴 어려웠을 것이다. 내가 놀란 것은 조교수 말에 동조하는 문빠들이 무지하게 많았다는 점이었다. “가이드라인은 왜 넘었대요?” “기자가 어떤 행동을 했기에 뚜까 맞았을까?” 같은 댓글처럼, 문빠들은 오히려 폭행을 당한 기자가 맞아도 싼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드문 예외를 제외하면 폭행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다. 게다가 중국 측으로부터 두들겨 맞은 기자단은 문대통령과 함께 중국에 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절이라 할 수 있다. 미운 내 .. 더보기
낚시배 사고와 언론, 그리고 문빠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낚시배가 침몰하는 사고가 났다. 대부분의 언론이 문재인 정부의 빠른 대응을 칭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발생 후 49분 만에 첫 보고를 받았다. 이어 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서면보고까지 포함해 4차례 보고를 받고 현장을 중심으로 한 구조 작전 지시를 내렸다.” 박근혜 정부의 7시간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49분이라는 숫자가 초음속처럼 느껴질 수 있다. ‘공정’과 ‘객관’이란 점에서 내가 가장 높은 평가를 내리는 미디어오늘도 이 점을 칭찬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신고 접수 시간부터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했던 걸 감안하면 문재인 정부는 시간대별 사고 내용과 지시 및 조치 내용까지 상세히 밝히면서 사고 대응에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흐뭇한 마음으로 미디어오.. 더보기
한남충박멸협회가 필요하다 한 한남충이 있다. 여기서 한남충은 모든 한국남성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생각이 매우 단순한 일부 한국남성을 지칭한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린다. 그는 한 여성을 납치해 자신이 준비한 기생충, 좀 더 정확하게는 회충을 먹였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회충을 먹이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그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한 장의 사진을 첨부하는데, 그건 기생충학자인 모씨가 “기생충은 몸에 해롭지 않으며, 먹으면 영양분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을 캡쳐한 것이었다. 이 경우 일어날 일에 대해 추측해보자. 1) 기생충학자 모씨가 그 범죄를 사주한 것이므로, 그 모씨에게 비난이 쏟아진다. 2) 그 한남충만 욕한다. 3) 둘 다 욕한다. 상식적으로 답은 2번이어야 한다. 무언가가 몸에 좋다는 것.. 더보기
슈퍼스타 이국종에 대한 아쉬움 “헌신적인 의사의 희생은 포장되어 의료계를 망친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소말리아 해적에게 죽을 뻔한 석선장을 수술해 살리고, 북한군 장교를 수술해서 살린(더 정확히는 살릴) 국민영웅 이국종 교수가 의료계를 망치고 있다? 1년에 4번 집에 가고, 한쪽 눈이 실명위기일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분, 그러면서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해 빚만 쌓인 분, 이쯤되면 의료계의 테레사수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다면 저 도발적인 말은 어떤 의미일까? 저 글을 쓴 분이 의사였으니, 이국종 교수에 대한 질투의 차원인 것일까? 그분의 마음속에 들어가본 적이 없으니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질투는 절대 아니라는 데 5만원 정도는 걸 수 있다. 질투는 “내가 저렇게 살고 싶은데 살.. 더보기
손아람 살해특공대는 왜 조직되지 않는가? “키 작은 남자는 죽어야 돼.” 젠더 이슈를 다루는 까칠남녀에서 패널로 나온 손아람은 위와 같은 발언을 했다. 갑자기 이런 말을 한 게 손아람의 키가 180센티를 훨씬 넘는 장신이기 때문은 아니다. 몇 달 전, 갓건배라는 게임 유저를 죽이자는 살인특공대가 조직된 바 있다. 아프리카에서 개인방송을 하던 김윤태는 갓건배가 게임 중 남성을 비하한다는 이유로 그를 살해할 것이며, 그 과정을 실황중계하겠다고 했다. 찾아낸 주소가 갓건배의 것이 아니라도 아무 여자나 죽이겠다고 하기도 했다. 이 병적인 퍼포먼스에 남성들은 친절하게도 후원금을 보내줬는데, 방송을 보던 이의 신고로 ‘아무 여자’가 죽는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김윤태는 벌금 5만원을 선고받지만, 그 후 후원금이 폭주해 여혐은 돈이 된다는 사실.. 더보기
조기숙 교수님, 감사드립니다 이화여대에 조기숙 교수님이란 분이 계시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홍보수석을 하시기도 했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분의 장점은 글을 참 잘 쓰신다는 점이다. 과거 그분의 글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필명을 드날릴 날이 올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 아쉽게도 내 글은 다음과 같은 비판만 듣고 있다. ‘지식쓰레기’ ‘철이 덜 든 사람’ ‘회충 알 까는 소리’ 등등 (마지막 표현은 정말 멋지다). 그래도 기뻤던 건 조교수님이 내 이름을 알아주셨다는 점이다. 뭐랄까, 스타가 이름을 불러주니 팬이 꽃이 된 그런 기분? 게다가 조교수님의 글은 내 글의 어느 부분이 모자란 지를 깨닫게 해주셨다. 원래 내 생각: 언론의 존재는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문빠들이 그 언론을 적폐세력으로 몰며 없어져야 한다는 건 옳.. 더보기
경향신문을 공격하는 문빠들 인터넷사이트 엠팍의 주류는 소위 문빠들이다. 문재인 대통령 (이하 문통)을 지키겠다는 이념으로 뭉친 엠팍 유저들은 자신들의 주군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우르르 몰려가 파상공세를 편다. 자신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달라고 국민들이 권력을 위임해준 이가 바로 대통령인데, 엄연히 ‘국민’인 이들이 왜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사이트는 엠팍만이 아니어서, 인터넷을 보다보면 세상이 죄다 문빠들로 가득찬 것처럼 느껴진다. 전혀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다. 지난 9년여 동안 시정잡배면 족할 이들이 대통령이라고 나댔으니, 간만에 나온 훌륭한 대통령에 열광하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이들이 경향과 한겨레, 오마이뉴스 등 ‘한경오’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위 댓글들을 보면 한경오가 무슨 적폐세력인 것처럼 .. 더보기
난 합의가 싫어요 문제. 다음에 알맞은 형량을 보기에서 고르시오. ‘피고인은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데다 지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등 죄질이 나쁘므로 ( )를 선고한다.’ 1) 무죄 2) 집행유예 3) 징역형, 실형 4) 무기징역 5) 사형 상습적? 죄질이 나빠? 이런 수식어를 본 이라면 4번, 혹은 3번을 고르겠지만, 법은 그리 만만한 분야가 아니다. 누구나 답을 맞출 수 있다면 아무나 판사를 시키지, 뭐하러 어려운 시험을 보게 하겠는가? 놀랍게도 답은 ‘2번 집행유예’다. 자, 이쯤해서 그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보자. MBN 기사다. [경기 수원의 한 병원에서 수술실 실장으로 근무한 45살 임 모 씨.지난 2015년부터 20대 동료 여직원들을 성추행하기 시작했습니다.수술 준비실 탁자에 앉아 있던 실습생 2.. 더보기
이명박을 재평가해야 한다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헌법재판소 권한대행 이정미의 이 말은 이명박과 박근혜라는, 라이벌전의 승리자가 이명박임을 말해주는 선언이기도 했다. 어찌됐건 임기를 마친 대통령이 파면당한 대통령보다는 나은 존재일 테니까. 최소한 이명박 임기 때는 “이게 나라냐?”는 자괴감을 갖진 않았고, 출근도 안하고 관저에만 머무른 박근혜와 달리 이명박은 매일아침 일찍 집무실에 출근했단다. 하지만 최승호 전 피디의 을 보다가 과연 이명박이 이긴 게 맞는지 회의가 들었다. 예컨대 다음 장면. 최승호: 대통령께서 언론을 망친 파괴자라는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명박: 그게 무슨 말인지, 난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겠는데. 최승호: 네, 저 MBC 출신입니다. 김재철 사장이 와서 MBC를 많이 망가뜨렸거든요. 그러자.. 더보기
박근혜와 문재인의 눈물 네 살 때,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무릎이 까진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었는데, 지금도 그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으로 보아 많이 아팠나보다. 내 몸이 아파서 우는 것, 이건 아이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육체적 고통 이외에도 아이들은 자주 운다. 과자를 땅에 떨어뜨린 게 아까워서 울고, 잘못해서 혼났다고 울고, 무서워서 운다. 간혹 억울해서 울기도 하며, 부모에게 내 요구를 관철시키는 수단으로 우는 애도 있다. 어른이 되면 우는 이유가 좀 더 다양해지는데, 아이와 다른 점은 타인의 고통 때문에 운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잃는 것에 슬픔을 느끼는 건 아이들에서도 나타나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친구 배우자의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건 주로 어른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이건 그 친구에게 감정.. 더보기
아쉬운 영화, 택시운전사 꼭 봐야 할 것 같아서 어젯밤 혼자 나가서 보고 온 영화. 송강호가 나오고 또 광주 이야기니 엄청난 대작이 탄생할 것 같았지만 보고 난 느낌은 '기대이하'였다. 송강호가 독일에서 온 기자를 택시에 태워 광주까지 태워다 주고, 다시 김포공항까지 태워다 준다는 게 스토리의 전부다. 물론 그 중간에 광주민주화운동 (이하 광주) 현장이 나오긴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2시간이 넘는 영화를 만든다는 건 무리였다. 영화는 이게 실화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화'가 의미를 갖는 건 실화가 영화보다 더 훨씬 영화같을 때에 국한된다. 감독도 스토리의 빈약함을 만회하기 위해 여러 픽션을 배치하는데, 그 픽션들이 스토리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줄 정도는 아니다. 특히 뜬금없이 등장한, 택시들을 이용한 카체이싱은 스토리에 녹아들어.. 더보기
서울로와 청계천 서울로7017에 관한 기사가 뜰 때마다 네티즌들은 입을 모아 박원순을 욕한다. "매연 가득한 그곳에 왜 가느냐", "땡볕 피할 곳도 없어 사람들 걷다 쓰러진다"는 댓글을 보고 있노라면, 서울로가 세금낭비고, 엄청난 흉물이 하나 탄생한 것 같다. 하지만 다녀온 분들이 블로그에 남긴 후기를 보면 정반대의 얘기가 펼쳐진다. 가볼만한 곳이고 또 와야겠다, 밤에 오자, 이런 글들이 대부분이다. 그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개통 한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단다. 서울로가 정말 흉물이라면 지금쯤은 소문이 나서 아무도 걷지 않아야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런 의심을 할만하다. 서울로를 욕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실제 가본 적이 없는 분들이 아니냐는 것이다. 즉 서울로를 만든 이가 박원순이니, 서울로의 실체에.. 더보기
5대비리 배제공약 재고하자 초반 순항하던 문재인 정부가 흔들리고 있다. 이유는 다 알다시피 ‘인사’다. 완전히 깨끗한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도 힘든 탓이다. 제1 야당이 일말의 양심도 없는 자유한국당이라는 것도 슬픈 일이고, 정부를 인수인계할 기간이 없다는 것도 제대로 된 인사를 못하는 이유일 수 있지만, 이 사태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때 스스로 자초한 면도 있다. 그는 5대 비리에 연루된 사람은 고위공직자 인선 때 배제하자고 했다. 다들 알다시피 그 5대 비리는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이다. 새누리당 치하에서 임명되는 공직자 중 5대비리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었기에, 문재인의 ‘5대비리 배제 공약’은 그 당시로서는 대중에게 어필할 멋진 공약이었다. 하지만 내가 만약 문재인 캠프에서 발언할 수 있는 위.. 더보기
자유한국당의 마지막 의인 “소신있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많은 고민 가운데 던진 소신있는 한 표 기억하겠습니다.” “이런 분이 정말 보수중의 보수다. 당신을 응원합니다.” -5월 31일 연합뉴스 기사에 달린 댓글들- 어줍잖은 책을 한 권 썼다. 그게 정치에 관한 책이다보니 국회방송에서 운영하는 에 나가게 됐다. 여느 책프로처럼 MC와 둘이서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줄 알았는데 패널이 두명 더 있었다. 한분은 경남대 김근식 교수님이고 또 한분은, 무려 자유한국당 의원이었다. 책 자체가 아무래도 진보를 지향하다보니, 왜 이런 책을 썼냐고 나를 마구 몰아붙일까봐 걱정이 됐다. 하지만 막상 만난 그 의원은 내가 가진 선입견을 모조리 깨줬다. 건설분야의 전문가인 그분은 2016년 총선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는데 말씀도 잘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