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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서간 선지자 김상혁 9년 전, 한 아이돌 가수가 3중 추돌 사고를 냈다.사건 초기 음주사실을 부정하던 그 가수는 의혹이 확산되자 결국 음주사실을 시인했다.그렇다면 음주운전을 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 가수는 역사에 남을 명언을 한다.“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그 가수가 바로 클릭비의 김상혁인데,그저 노래만 잘 하는 줄 알았던 가수가 심오한 철학이 담긴 말을 했다는 것에 놀란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다.곧 ‘김상혁 교’가 생겼고,그 종교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면서 김상혁교를 널리 알렸다.“결혼은 했지만 유부남은 아니다” “불은 질렀지만 방화는 아니다” 등등은열성신도들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하지만 김상혁의 그 발언은 시대를 앞서가도 너무 앞서갔고,초창기의 선지자들이 다 그렇듯이 김상혁은 네.. 더보기
왔다 장보리; 대통령 디스 드라마 대통령을 까는 게 좌파들의 일상이 된 건 비교적 오래된 일이다. 그 경향은 갈수록 심해져, 현 정부 들어서는 어디를 가도 들리는 대통령 욕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다.더 경계해야 할 것은 문화예술을 빙자한 대통령 까기로,그걸 주도하는 게 바로 공중파 드라마다.예를 들어보자. 언니와 동생이 얼굴을 바꾼다는 설정의 는 사실은 대통령이 이중인격자라는 주장을 하고 싶었던 것 같고,애완견을 포함해 모두 열두명이 죽거나 하차한 는 현 정부의 인사참사를 비꼰 드라마다. 그래도 이들 드라마는 그 의도를 교묘하게 숨김으로써 웬만큼 예리한 사람이 아니면 알아채기 힘들었다.하지만 추석연휴 내내 인기드라마 를 보다보니이건 좀 심했다 싶어서 그 정체를 폭로해 본다. 대통령의 인사참사를 비웃은 오로라공주 는 원래 부잣집 딸인데 부.. 더보기
본격 3류소설: 세븐 아워즈 “한번 만나게만 해주십시오.”제임스가 K의 손목을 움켜쥐었다.“이스라엘에도 우수한 첩보원이 많은데, 왜 하필 한국에서...”“이미 가봤어요. 하지만 그 조건에 맞는 사람은 없었습니다.”K는 이마를 찡그렸다. Q의 존재를 웬만해선 드러내지 않으려 했지만,제임스가 이미 알고 찾아온 이상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좋습니다. Q를 만나러 갑시다.” “아니, 여자분이셨나요?”Q를 만난 제임스는 깜짝 놀랐다. “왜요? 여자라서 안된다면, 지금이라도 돌아가세요.”K의 말에 제임스가 황급히 두 손을 내저었다.“그런 게 아닙니다. 다만 좀 의외여서....”“제가 할 일이 뭔가요?”Q가 입을 열었다. 청동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고운 목소리였다. “이분은 제임스라고, 한국인 2세인데 미국 CIA에 근무하는...”거기까지 얘.. 더보기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이순신 장군을 보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지인 둘과 식사를 같이 했다.자연히 대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주된 주제는 박근혜 후보가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비교해서 어떨 것이냐는 것이었다.다른 이들은 “더할 것”이라고 했지만, 난 “그러기엔 이명박이 너무 엄청난 일을 많이 했다”며 쉴드를 쳤다.그러자 그들은 말했다. “네가 박근혜 후보를 잘 몰라서 그러는 거야.”대통령 임기가 1년 반이 지난 지금, 그때 흐지부지된 토론의 결말은 어느 정도 난 것 같다.지금은 대통령이 된 박근혜 후보는 “이런 대통령을 기다렸다!”고 외칠 정도로 대통령직에 적합한 분이셨다는 걸 지난 임기 동안 증명해 보였으니까. 첫째, 대통령은 연기자여선 안된다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현장에 갔을 때,사람들은 대통령이 유족들을 껴안고 같이 눈물을 흘려.. 더보기
지검장의 욕망 검사는 외로운 자리다.자기 관할에서 일어나는 모든 범죄는 검사만이 기소할 수 있는데,매년 일어나는 범죄의 수가 장난이 아닌지라 검사는 늘 바쁘다.워낙 시간이 없다보니 술도 폭탄주로 마시고 (빨리 취하려고)골프도 싱글을 친다 (빨리 경기를 끝내고 일하려고).기대수준에 비해 월급이 많지 않으니 일부긴 하지만 스폰서를 받는 검사도 있는데,3년 전 변호사한테 샤넬백을 사달라고 조르던 여검사의 이야기는 전국민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혹시라도 CCTV에 찍히면 자기가 아니라고 우겨야 하고 (김학의는 지금 2년째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있다),승진을 위해서는 정치적 사건마다 높은 분의 의중을 헤아려야 하는 게 또 검사,이러다보니 검사들은 그 스트레스를 지검장에게 푼다. 사전에 의하면 ‘지방 검찰청의 우두머리’로, 해.. 더보기
두 이씨 2014년 8월 12일, 미국 메이저리그 팀인 캔자스시티 로얄스 (이하 로얄스)의 홈구장에서 열린 경기는 이성우라는 한국인의 시구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렇지만 시구는 보통 유명한 사람이 하는 게 관례였기에 이성우라는 이름은 우리나라 야구팬들까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누구지? 내가 모르는 유명한 사람인가?” 그렇지 않다. 가수 ‘노브레인’의 멤버 중 한명의 이름이 이성우이긴 하지만, 시구를 한 이성우 씨는 이름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는 1995년, 위성 TV를 통해 로얄스의 경기를 처음으로 봤고, 그 이후부터 로얄스의 광팬이 됐다. 미국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내가 보스톤 레드삭스의 팬인 것처럼, 역시 미국 경험이 없는 이성우씨가 로얄스의 팬이 된 건 그다지 신.. 더보기
이제 유권자를 욕할 때다 7월 30일 있었던 재보선 결과 새누리당이 무려 11석을 석권했다.새정치민주연합-난 이 당명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명이 너무 길고, 약자도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은 4석에 그치는 참패를 했다.당사자는 몰랐을 수 있지만, 이런 결과가 나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한 사람은 별로 없었으리라.공천파동부터 시작해서 야당이 보여준 모습은 그야말로 지리멸렬했다.대부분의 언론들도 야당의 참패를 자업자득으로 본다.과연 그럴까?이번 선거가 야당이 그간 너무도 정치를 못했기 때문에,당연히 져야만 하는 선거였을까? ‘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나라 국민 수준과 일치한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정치라는 게 유권자의 정치참여를 통해 이루어지는 바, 국민 수준이 엄청나게 높은데 정치만 진흙탕에서 뒹구는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 더보기
돌연변이로부터 공격받는 박근혜 정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 시리즈는 나름의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들이 인간과 공존할까 엎어 버릴까를 고민한다. 돌연변이들로서는 공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인간들은 자신들과 다른 돌연변이들을 위험하게 바라본다. 이 영화를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실제로도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은 별장에서 건설업자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차관직을 그만둔다. 동영상을 보면 김학의와 외모는 물론이고 목소리도 95% 이상 흡사한 인물이 나오지만, 김학의는 자신은 그런 적이 없다고 한사코 부인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배다른 쌍둥이가 있다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다른 돌연변이가 김학의로 변장해 성접대를 받은 것일지도 모.. 더보기
관대한 채식 전성기 때 배가 나온 모습. 지금도 여기에 근접했다 월요일, 기생충학회 모임이 있었습니다.두시간 동안 중요한 안건을 결정하고 난 뒤여서 다들 배가 고팠습니다.삼겹살 집으로 갔습니다.연대 앞에 그렇게 맛있는 삼겹살집이 있는지 몰랐습니다.평소 ‘삼겹살이 나를 살게 해주는 이유’라고 말하던 전조조의 십만대군 앞에서 조자룡이 헌칼을 쓰듯이 젓가락을 휘둘렀습니다. 제 앞에 놓인 삼겹살을 다 해치우고 누룽지를 시키려는데옆 테이블, 그리고 그 옆옆 테이블에서 미처 굽지 못한 고기를 제 테이블로 건네 줍니다.전 다시금 조자룡이 됐지만,마지막 대여섯 점은 솔직히 힘이 들어군요. 수요일날, 간만의 사우나에서 체중을 달아보니제 체중은 생애 최고, 전문용어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었습니다.월요일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그렇다.. 더보기
기생충과 각하 “21세기는 기생충학의 시대다”학생 때, 기생충학교실에 들락거린 적이 있다.원하는 교수 밑에서 3주간 연구를 할 수 있는 ‘선택의학 수업’ 때 평소 친분이 있었던 기생충학 교수님을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그리 특출난 점은 없지만 본과 2학년 때 ‘킬리만자로의 회충’이라는 드라마를 쓴 적이 있어서 그런지교수님은 내가 기생충학에 남아서 후사를 잇기를 바라셨고,어느날 나랑 마주앉은 자리에서 기생충학을 하라고 권유하셨다.그때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바로 “21세기는 기생충학의 시대”였다. 막상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그리 큰 감흥이 없었다.그럼에도 내가 기생충학을 하게 된 건 “나중에 일자리 걱정은 없다”는 그 다음 말씀에 혹해서였는데,나는 물론이고 나와 같이 기생충학을 선택의학으로 택한 친구도 지금 ‘교수’ 소리를.. 더보기
한국 보수의 평화사랑 1945년 패망한 일본은 전범국이라는 이유로 헌법에 다음 내용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무력의 행사를 포기하며, 군대를 보유하지 않고,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게 바로 헌법 9조로, 일본 헌법이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이유다.1954년 자위대가 만들어졌지만, 선제공격을 허용하지 않고, 어떤 경우에도 해외파견은 안된다는 조건이 달려 있었다.하지만 일본 보수세력은 이 평화헌법을 없애려고 끈질기게 노력했고,얼마 전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일본이 공격당했을 때뿐만 아니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다른 나라가 무력 공격당했을 때”도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아사히신문같은 좌파언론은 "헌법 9조를 무너뜨리는 해석개헌"이라며 비판했고,일본 곳곳에서 좌파들로 이루어진 시위대가 규탄대회를 갖고 있지만,일본 보수는.. 더보기
월드컵 감독과 국무총리 1. 월드컵 대표팀 감독선수 시절 많은 업적을 쌓은 뒤 감독으로도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지만,홍명보는 드물게 올림픽 동메달의 금자탑을 쌓은, 성공한 선수이자 감독이었다. 그런 홍명보에게 이번 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그리 달갑지 않은 자리였으리라.우리나라의 전력으로 보건대 16강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닐 테지만,예선탈락을 할 경우 극성스러운데다 눈까지 높아진 축구팬들이그가 애써 만든 ‘공든탑’을 일거에 무너뜨릴 거였으니까 말이다.실제로 1년 전 이맘때 기사를 보면 홍명보가 대표팀 감독 자리를 고사했다고 하는데,그도 사람인지라 거듭된 협회의 청을 뿌리칠 수는 없었다. 벨기에전을 다섯시간 앞둔 현재,우리나라의 예선탈락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일본과 이란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예선통과는커녕 1승도 올리지 못.. 더보기
잔대가리의 달인들 구강청정제는 냄새가 아주 찐해서 입냄새가 나는 사람들이 선호한다.그런데 그 진한 냄새가 음주운전에 걸리지 않으려는 수단으로 쓰일 수도 있다.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으니, 구강청정제 중에는 알코올이 함유된 게 있어서술을 안마시고 구강청정제만 써도 음주측정에 걸릴 수가 있다는 것. 그러니 술을 마시고 구강청정제까지 쓰면 알코올 농도가 더 높게 나올 수도 있다.세상을 살다보면 잔대가리를 굴려야 할 때가 있지만,잘못 굴린 잔대가리는 일을 더 그르치기 일쑤다. 최근에 겪은 잔대가리 3개를 적어본다. 1. 검찰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남북정상회의록이 유출돼 대선에서 주요 전략으로 쓰인 사건이 있었다.이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김무성 의원과 남재준 전 국정원장 등 유출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을 모두 무혐.. 더보기
일관성에 관하여 개 세 마리가 사는 우리 집에는 미니미라는 이름의 개가 있다.첫째 강아지가 다리가 부실해 잘 못움직이는 탓에,작년 5월에 입양한 둘째 강아지-팬더-가 심심할까봐 서둘러 미니미를 데려온 것.미니미는 ‘유모’라는 자기 신분에 걸맞게 팬더랑 아주 잘 놀아줘서 우리 부부를 흡족하게 해주고 있다.내가 퇴근을 하면 팬더는 그냥 달려나오는 반면 미니미는 늘 입에다 뭔가를 물고 나온다.그게 ‘공’일 때도 있고, 천으로 만든 뼈다귀일 때도 있지만,입에다 뭔가를 물고 나오는 건 언제나 똑같다.나름의 일관성이 있다는 얘긴데,어느 날이든 그런 행동을 안한다면 그건 미니미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뜻이니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 지난 대선 때,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재직하며 회의록을 열람했다... 더보기
증오감 투표를 끝내자 영화 의 네이버 평점은 8.96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라서 점수가 좀 더 나온 측면도 있지만, 영화가 나름대로 스토리도 있고 감동도 주는지라 박하게 평가해도 8점대는 충분하다고 봤다. 하지만 영화 개봉 초기, 이 영화의 평점은 5점대였다. 초창기에 별점을 매긴 이들이 최하점수인 별 반 개 (1점)를 선사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띄엄띄엄 봐도 6점대는 줄만한 이 영화에 그런 박한 점수를 준 이유는 노무현에 대한 증오심을 제외하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정 재미없게 봤다면 별 한 개나 한 개반 정도를 줘도 됐을 테지만, 이들의 목적은 오직 평점을 깎는 것인지라 예외없이 별 반 개를 준 것. 하지만 이들의 노력은 그보다 8.4배나 많은 사람들이 10점 만점을 주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갔고, 은 9점에 가까.. 더보기
식당의 말 그림 작년 언제쯤, 천안 백화점 식당가에서 보리밥을 먹는데식당 주인이 오더니 A4 용지를 내민다.“사인 하나만 해주세요.”인지도로 봐서 그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천안에는 유명 연예인이 살지 않는데다 스타들이 천안까지 오는 일도 드물기에나같은 사람한테도 이런 기회가 오는구나 싶었다.정성스럽게 말 그림을 그려 줬더니, 붙여 놓겠단다.솔직히 좀 뿌듯했다.몇주가 지난 뒤 아내를 데리고 그 식당에 가면서 그때 일을 자랑했다.“이 식당이 내 사인이 붙어 있는 유일한 곳이야!”하지만 막상 들어가보니 알 듯 모를듯한 연예인들의 사인은 잔뜩 붙어 있었지만,내 사인은 아무리 봐도 없었다.좀 무안했고, 밥을 먹다가 결국 이런 말을 했다.“앞으로 여기 오지 말자. 맛도 별로 없네.”사인을 받고서도 붙여놓지 않는 경.. 더보기
경제학과 기생충 경제학을 쉽게 풀어주는 조준현의 책 를 읽다가 감동했습니다. 저와 그리 친하지 않던 경제학이란 단어가 이젠 그리 멀리 있지 않게 느껴졌거든요. 좋은 책은 독자에게 작가가 되려는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가봅니다. 갑자기 경제학과 기생충을 연결시켜 글을 써볼 생각을 했으니 말입니다. 겁나 유치하다는 거 명심하시고 읽어 주시길. -- 플라톤, 이데아론 어떤 기생충이 몸안에 있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성충을 끄집어내서 보는 게 제일 정확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는 대신 대변검사를 통해 기생충의 알을 확인함으로써 어떤 기생충이 있는지 유추하려고 하는데, 여기서 ‘성충’을 이데아라고 한다면 기생충의 알은 ‘그림자’에 불과하다. 그림자는 참이 아니듯 알도 비슷한 게 워낙 많아 알만 가지고 성충을 짐작하려 하면 틀.. 더보기
대통령님, 변희재 형님을 중용하십시오 대통령님, 그간 안녕하셨습니까?어려운 부탁을 하나 드리고자 펜을 들었습니다.국난이라 할 만한 일들을 겪느라 안그래도 힘드실텐데,개인적인 부탁을 드려서 죄송합니다만,워낙 화급한 일이라 대통령님께 염치불구하고 편지를 씁니다. 나관중이 쓴 삼국지를 보면 방통이라는 참모의 얘기가 나옵니다.그 당시 유비의 은사인 사마휘는 ‘와룡과 봉추 중 하나를 잡으면 천하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유비에게 하는데,와룡은 그 유명한 제갈공명이고, ‘봉추’는 바로 방통입니다.문제는 봉추라는 자가 그 재주에 걸맞지 않게 못생겼다는 데 있습니다. 외모지상주의에 물든 유비는 봉추의 추한 외모를 보더니 시골의 현감 자리에 앉혀 버립니다. 자기 능력에 한참 못미치는 자리를 받은 봉추는 술만 먹고 놀기만 하죠.그 얘기를 들은 유비가 장비를 .. 더보기
국어교육이 문제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식 여부를 청와대가 불법으로 조사했다는 의혹에 대해검찰이 내린 결론은 ‘혐의 없음’이었다. 엘리트 집단인 검찰이 냉철하게 판단한 결과이니 존중해야 마땅하지만,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민정수석실, 교육문화수석실, 고용복지수석실 등 청와대의 각 기관이 동원돼 그 아이가 채 총장의 아이가 맞는지 조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이분들이 처음에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우겼던 것으로 보아자신이 하는 일이 떳떳한 게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그러다 나중에 걸리니까 “정상적인 특별감찰이었다”라고 발뺌했는데,검찰은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단 한번도 소환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채청와대의 해명을 그대로 옮겨 적은 수사결과를 발표했단다. 경향신문 등 좌파언론들은 이때다 싶.. 더보기
<공부논쟁>을 읽고 김두식 교수를 배신하려 한다 김두식 교수는 꽤 오랫동안 ‘내가 죽기전에 존경한다고 꼭 말씀드리고픈 10명’에 포함돼 있었다. 그런 분이 작년에 그 명단에서 빠진 건 창비에서 팟캐스트를 같이 하느라 이미 말씀을 드렸기 때문이다 (강준만 교수께는 강교수님 모친상 때 말씀을 드렸으니, 이제 8명 남았다). 첫 저서인 이 나왔을 때만 해도 그분이 그렇게 훌륭한 분인 줄 몰랐다. 그리 잘생기지 않은 얼굴을 책 표지에 싣기에 “책 팔 마음이 없는 걸까”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그 책이 꽤 팔렸음에도 불구하고 안사고 버텼는데, 한 지인이 정말 좋은 책이라며 주는 바람에 결국 읽어 버렸다. 책을 덮자마자 김두식 교수의 팬클럽에 합류했고, 그분이 내는 책은 모조리 사면서 내 존경심을 보여드리고자 노력 중이다. 김두식 선생의 형님이 서울대 물리학과.. 더보기
세월호와 매뉴얼 지난 수요일 아침 9시 20분, 잠깐 출연해야 할 라디오 방송 때문에 KBS에 있었다.휴대폰을 보니 진도에서 배가 침몰했다는 소식이 들렸다.순간적으로 ‘오늘 방송 어렵겠구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사상자가 나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 후 들려오는 뉴스들은 재앙 그 자체였다. 학생들을 비롯한 승객들 대부분은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친절한 안내방송을 믿고 있다가배 안에 갇혔다.영화가 언제나 진실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영화에서 본 게 도움이 될 수 있다.영화 을 보면서 내가 결심했던 것은 배가 침몰할 때는 나무조각처럼 물에 뜨는 물건을 집어들고 바다로 뛰어들라는 것이었다.구명조끼만 믿고 바다에 들어가면 저체온증 때문에 오래 버티지 못하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승객들로 하여금 .. 더보기
박근혜 대통령과 아침 먹고 왔어요 오늘 아침 박근혜 대통령과 조찬모임을 가졌습니다. 바로 옆이 접니다. 신문기사도 났네요 * 뭔가 하나 해야겠다 싶어 급히 만들었는데 역시 유치하군요 흑흑흑. 오늘 뉴스는 반이정 선생님의 뉴스가 지존입니다. http://blog.naver.com/dogstylist?Redirect=Log&logNo=40209482273 ** 제가 오마이뉴스에서 강의를 하게 됐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부탁을 하셔서, 링크를 올립니다. http://hrights.or.kr/technote7/board.php?board=freeboard&command=body&no=7135 더보기
오세훈의 십년 꿈, 어벤져스2 조스 웨던, 어벤져스 감독 (이하 감독)= 이번 영화는 어벤져스가 악당로봇을 물리치는 내용이야. 악당들이 IT가 발달한 나라의 연구소를 공격해 그 기술로 울트론이라는 악당로봇을 만드는 거지. 제작진=오, 정말 참신한 내용이야. 근데 연구소로 쓸 장소는 어딜 생각하고 있어? 감독 =그게 문제야. 도심에 있으면서 경관이 좋은 그런 곳을 찾기가 어렵단 말야. 연구소로 만들기 좋게 비어 있으면 금상첨화고. 제작진= 그건 걱정 마.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같은 데서 찾으면 돼. 감독 = 그럼 안 돼. 내가 말했잖아. IT가 발달해야 한다고. 제작진 = 오, 웨던! 그건 불가능해. 경관이 좋은 곳에 첨단스러운 느낌을 주는 빈 건물이 서 있다고? 그것도 IT 강국에? 그때 맨 뒤에 있던 사내가 입을 열었다. 사내 =.. 더보기
국정원과 당뇨병 당뇨병이라는 병이 있다.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해 에너지원으로 쓰려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있어야 하는데, 인슐린이 부족하다보니 포도당이 세포에서 이용되는 대신 혈액 속에 머물러 있고, 혈당이 높아지니 소변으로 포도당이 나가고, 그러다보니 신장도 망가지는 등 여러 합병증이 당뇨병으로 인해 초래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인슐린을 분비해야 할 췌장 세포가 파괴되는 게 1형 당뇨병이고 살이 쪄서 인슐린에 대해 저항성이 생겨버리는 2형 당뇨병이다. 당뇨병이 왜 생기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유전성도 어느 정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아버지가 당뇨병 (1형) 합병증으로 돌아가신 탓에 나 역시 혹시 당뇨병에 걸리지 않을까 무지 걱정하기도 했는데, 진화를 생존에 필요한 것은 선택이 되고 해로운 것은 배제하는 과.. 더보기
조선족 바로알기 서울시 공무원이 간첩임을 입증하는 서류가 위조된 게 확실한 모양이다. 검찰조사 결과 서류 위조를 담당한 자가 누구인지도 드러났으니까. 바로 조선족 김씨가 그 주인공. 하지만 국정원은 김씨가 건네 준 서류가 위조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국정원의 말이다. “김씨가 중국 측으로부터 발급받았다며 서류를 건네줘 이를 진본이라고 믿고 검찰에 전달했다.” 국정원은 최고의 정보전문가들이 모인 곳, 그런데 조선족이 건네준 자료를 확인도 안하고 검찰에 전달했다는 게 말이 될까? 사람들은 국정원이 이 위조사건의 책임을 조선족에게 모조리 전가하려고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이 상황에서 국정원이 할 수 있는 변명은 1) 국정원이 김씨에게 시켜서 서류를 위조했다,와 2) 김씨가 서류를 위조한 사실을 전혀 .. 더보기
국정원, 당신의 능력을 보여 주세요 지난 대선은 범야권이 최선을 다한 선거였다. 나름의 지지를 얻던 안철수가 사퇴했고, 진보정당의 이정희도 막판에 사퇴함으로써 야권 후보는 문재인으로 단일화됐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는 정말 이럴 수가 있을까 탄식이 나올 정도로 삽질에 삽질을 거듭했으니 (진짜 삽질도 하긴 했지만) 다른 나라 같으면 당연히 정권이 교체됐을 터였다. 여권으로서는 무척 어려웠던 이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한 비결은 침묵을 금으로 여기는 현 대통령의 훌륭한 인품과 노령연금으로 대표되는 탁월한 공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국정원 직원들이 열심히 댓글을 단 것도 한 이유였을 것이다. 겸손한 대통령께서는 “난 도움 받은 적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인터넷 기사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수만개의 댓글이 선사했던 잔잔한 감동을 어찌 잊을 .. 더보기
진실의 입 그런데 어느 날부터 진실의 입이 이상해졌습니다 급기야 1년 가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버렸습니다. 뜬금없는 일에는 갑자기 입을 열었습니다 검찰과 국정원이 증거를 조작해 멀쩡한 사람을 간첩으로 몬, 서울시 공무원 간첩단 사건이 일어났지만 진실의 입은 다시 침묵합니다. 사람들은 점점 진실의 입을 외면하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진실의 입은 즐겁습니다. 조사 결과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자신을 믿는다고 했으니까요. 더보기
무말랭이 아내와 장을 보러 갔다. 아내는 경주빵을 사려는데, 결제가 잘 안된다고 시간이 지체되는 사이 난 마트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무말랭이를 파는 가게가 있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난 무말랭이를 좋아하며, 무말랭이를 마지막으로 먹은 게 최소한 6개월은 더 지나 있었기에 갑자기 무말랭이가 확 당겼다. 가격은 6천원이니 수중에 있던 돈으로도 살 수 있겠다 싶었다. “무말랭이 주세요.” 그러자 뒤쪽에서 스님(여자스님) 한분이 나오면서 합장을 한다. 잉? 웬 스님? 스님이 마트에서 알바를 하시나? 다시 반찬가게 앞을 봤더니, 이렇게 쓰여 있다. ‘사찰음식 판매’ 무교지만 종교인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갖고 있던 나는 공손히 답례를 한 뒤 무말랭이를 달라고 다시 말했다. 무말랭이를 포장하던 스님이 이러신다. “TV 잘.. 더보기
검찰, 국정원, 그리고 남동생 어릴 적 얘기입니다. 제 동생은 당시 유행하던 로봇 장난감이 갖고 싶었습니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자 아버지는 “네가 다음 시험에서 평균 90점 이상을 기록하면 사주겠다”고 하셨습니다. 평균 80점 정도는 받아오던 동생이었으니, 조금만 노력하면 가능할 것도 같았습니다. 성적표를 나눠주는 날, 동생은 들어오면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형아! 나 90점 넘었다!” 그렇게 갖고 싶어하더니, 결국 해냈구나 싶었습니다. 성적표에는 94라는 숫자가 쓰여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당시에도 예리했던 제 눈에 ‘9’ 란 숫자가 조금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의혹을 가진 전 각 과목별 성적을 확인했습니다. 90점을 넘은 과목은 딱 하나였고, 대부분이 70점대였습니다. “너, 이거 고쳤지?” 동생은 잡아뗐습니다. “아니야. 나.. 더보기
금요일엔 애국합시다 내가 아는 분 중 최고의 애국자는 그분이다 (그렇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분 맞다). 그분은 대학에 갈 때 서강대 공대를 선택했는데, 그 이유가 우리나라의 공업입국을 위해서였단다. 내가 대학에 갈 때만 해도 공대 전체에서 여자는 천명에 하나 있을까 말까였는데, 그보다 십년도 더 전인 70년대에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아마 그분은 대학생활의 낭만은 다 뒤로 한 채 오직 과학기술에만 전념하셨을 거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뒤, 그분은 외환위기로 만신창이가 된 우리나라를 구한다며 정치판에 뛰어드셨는데, 일신의 편안함을 뒤로 한 채 좌파들이 득실거리는 세상으로 몸을 던진 그 애국심은 정말 우리가 본받아야 한다. 물론 그분이 국가를 위해서 도대체 뭘 했느냐 물으면 딱히 생각나는 건 없지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