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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권하는 사회

겨울왕국 뒷이야기



만지는 것마다 얼음으로 변하게 만드는 엘사와 늘 덤벙대는 귀여운 공주인 안나,

거기에 눈사람 올라프와 아름다운 노래들까지,

이들의 조합은 겨울왕국을 한 편의 영화가 아닌, 제목 그대로 ‘왕국’으로 승화시켰다.

잘되든 못되든 모든 영화는 다 나름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기 마련인데,

잘되고 나면 그 스토리는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는 식의 신화로 거듭난다.

겨울왕국 제작스토리에 의하면 원래 엘사는 마녀였다.

디즈니가 가장 잘 만드는, 외모는 물론 마음까지 사악한 공주로,

사람들에 의해 성에서 쫓겨난 후 겨울왕국을 세우고

나중에는 성을 차지하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오기까지 한다는 게 원래 스토리.마녀와 공주, 그리고 그 공주 편에 서는 잘생긴 왕자야말로 디즈니가 가장 잘하는 일이 아닌가?

만일 그대로 됐다면 겨울왕국은 그냥 애들만 좋아하는 영화에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반기를 든 사람이 바로 존 라세터다.

픽사 신화를 만든 주역 중 한 사람인 라세터에게는 열 살 때부터 당뇨병으로 고생했던 아들이 있었다.

아시다시피 당뇨병은 계속 인슐린을 주사해야 하는 병인데,

라세터는 엘사의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단다.

“남과 좀 다른 면이 있다고 왜 꼭 악당이 돼야 할까?”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게 엘사를 위해 제작된 ‘렛잇고’라는 노래다.

겨울왕국의 노래 중 최고의 히트작인 'Let it go'를 듣는 순간 

디즈니 사람들은 이렇게 투덜거렸단다.

“젠장, 시나리오 다시 써야 하잖아!”

그도 그럴 것이 ‘렛잇고’는 엘사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혼자 꿋꿋이 살겠다는 내용이지,

자기를 내쫓은 세상에게 복수하겠다는 게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다. 

“네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너는 착한 소녀가 되어야 해”라는 구절을 보라.

이 소녀가 군대를 몰고 쳐들어오는 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지.결국 영화는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남과 다른 능력을 가졌던 한 소녀의 성장영화가 됐고,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감동시키는 멋진 영화로 재탄생했다. 

그리고 렛잇고는, 앞으로 겨울마다 전 지구촌에서 울려퍼질 ‘지구가요’가 됐다.

범작에서 명작으로 영화를 바꾸어 놓은 렛잇고를 음미해 보자.



The snow glows white on mountain tonight 

(오늘도 하는 일 없이 하루가 갔어) 

Not a footprint to be seen 

(지지율은 더 떨어졌겠지)

A kingdom of isolation and it looks like I'm the queen 

(고립된 곳에 살지만 이 나라의 대통령은 나라네)

The wind is howling like this swirling storm inside 

(내겐 뭔 짓을 해도 지지할 30%의 국민들이 있어)

Couldn't keep it in, heaven knows I've tried

(굳이 감출 필요가 없어, 내가 그들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온 걸)

Don't let them in, don't let them see

(국정원만 사고 안치고 국민들 눈에 안띄면 좋겠어)

Be the good girl you always have to be

(나는 지금까지도 그랬듯이 단 한번도 좋은 대통령인 적이 없어)

Conceal, dont feel, don't let them know

(그래도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만은 철저히 숨겨야 해)

Well now they know

(하지만 지금 그들은 알고 있겠지만)

Let it go, Let it go

(신경 쓰지 말자, 신경 끄자고)

Can't hold it back anymore

(안다고 지들이 뭘 어쩔 거야)

let it go, let it go

(신경 꺼, 신경 끄라고)

Turn away and slam the door

(어차피 야당도 지리멸렬한데)

I don't care what they're going to say

(국민들이 뭐라고 말하든 신경 쓰지 않아도 돼)

Let the storm rage on

(또 겨울이 오는 게 싫어)

The cold never bothered me anyway

(그럼 내 임기가 이제 2년밖에 안남잖아) 

It's funny how some distance makes everything seem small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면서 대통령 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르지?)

And the fears that once controlled me

(내가 한번 더 한다고 하면 다들 공포에 질리겠지)

Can't get to me at all

(자꾸 나 욕하기만 해봐)

It's time to see what I can do

(내가 무엇을 할수 있는지 보여줄 거야)

To test the limits and break through

(헌법 고쳐서 5년 더 할 수도 있다니까)

no right, no wrong, no rules for me

(법도 다 대통령을 위해 존재하는 거 아냐?)

I'm free

(다 내 마음먹기 달렸다고)

Let it go, Let it go

(많이 놀랐지? 농담이야)

I am one with the wind and sky

(퇴임하면 정수장학회로 돌아가야지)

let it go, let it go

(그건 원래 내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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