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1) 스포츠

천재 테니스 선수 나달은 클레이코트의 제왕이지만, 잔디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에서도 2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작년 우승자가 올해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에 이번 윔블던에서도 나달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나달은 세계랭킹 100위권의 듣도 보도 못한 선수(이하 듣보잡)에게 역전패하면서 일찌감치 보따리를 싼다. 아쉬운 대목은 있다. 초반에 그 듣보잡 선수에게 리드를 당했지만, 이내 전열을 정비해 4세트를 따내며 세트 스코어 2대 2를 만든 것. 이대로 간다면 나달의 승리가 유력했지만, 변수가 생겼다. 경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는 바람에 날이 저물어 할 수 없이 천장을 닫고 불을 켜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 경기가 재개되기까진 43분이 걸렸고, 나달의 상승세는 꺾였다. 나달은 마지막 세트를 6-3으로 지고 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여기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43분의 휴식이 패배의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보통 사람 같으면 그걸 핑계삼아 자신의 패배를 합리화할 만도 하지만, 나달은 달랐다.

“그게 나한테 도움이 안 된 건 맞다. 하지만 그게 바로 스포츠다.”

 

 

 

2) 프랑스

다른 강대국들이 그랬던 것처럼, 프랑스도 식민지 쟁탈전에 뛰어든 나라였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난 뒤 타국의 지배를 받던 약소국들이 속속 독립하자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에도 독립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식민지 정책이 프랑스 혁명 정신에 어긋난다며 비판해 온 지식인들은 알제리 독립을 지지했다.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노벨상을 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샤르트르는 단순히 독립을 지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알제리 독립단체의 기금 전달책으로 활동하기까지 했다. 우리보다 앞서 민간인을 불법사찰했던 프랑스 정보기관은 당시 대통령이던 드골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고, 즉시 그를 잡아들여 반역죄로 다스릴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드골은 이렇게 말했다.

“놔두게. 그도 프랑스야.”

 

 

 

3) 기생충

송어회를 먹고 기생충에 걸린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 약을 먹인 후 3미터가 넘는 기생충을 빼냈다. 당연히 그는 놀랐다. 그렇게 기다란 기생충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하지만 그에겐 더 신기한 게 있었다.

“이렇게 긴 기생충이 제 몸속에 있었는데, 어떻게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 있죠?”

그에게 말했다.

“사람들은 기생충이 숙주를 괴롭힌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릅니다. 기생충의 목적은 숙주 안에서 오래 살면서 자손을 많이 낳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선 자기 존재를 숙주에게 알려선 안되겠죠. 숙주 안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존재, 그게 바로 기생충입니다.”

 

 

 

4) 정치

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의혹의 핵심이자 대통령의 아들인 이시형 씨를 소환조차 못하는 걸로 미루어 크게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전원 무혐의 처분을 내린 건 좀 어이없었다. 검찰의 발표가 나오자 청와대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존중한다”는 성명을 냈는데, 그 검찰의 수사결과라는 게 다 청와대가 시킨 것과 진배없으니, 청와대는 ‘자기 지시를 존중한다’는 이상한 성명을 낸 셈이다. 검찰의 발표가 있고 난 뒤 대통령은 내.외신 기자들을 모아놓고 인터뷰를 했다. 한 기자가 말했다.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가 나왔는데, 정치권에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대통령은 말했다.

“그게 바로 정치다.”라고. 각하가 최고다.

 

1등의 포쓰

'전염병 권하는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보 언론의 박근혜 이지메  (27) 2012.07.17
교과부의 꿈  (46) 2012.07.13
그것  (22) 2012.07.09
외모로 놀리지 맙시다  (44) 2012.07.03
연아야, 미안해  (55) 2012.06.19
한국 현대사 충신 베스트3  (12) 2012.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