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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공은 기생충

김영란법이 꿈꾸는 세상은?

 

중학교 2학년에 올라온 지 얼마 안된 어느날,
담임선생님은 우리에게 일장 연설을 했다.
"군것질은 나쁩니다. 몸에도 좋지 않고요.
우리 매점에서 파는 햄버거, 그거 200원에 팔죠?
집에서 만들면 훨씬 더 싸고 맛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충격적인 조치를 취한다.
"우리 반 학생들 중 군것질을 하다 걸리면 벌금 200원을 걷겠습니다.
그 벌금은 모아뒀다가 우리 학급을 위해 좋은 일에 쓸 테니,
군것질 하는 학생을 보면 저한테 신고해 주십시오."

 

매점에서 파는 햄버거는 우리 학교의 자랑거리였다.
돈이 없어서 못먹을지언정 먹는 이에게는 천상의 맛을 제공했는데,
그 뒤로 수십년을 더 살았지만, 그보다 더 맛있는 햄버거를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중2, 한창 식욕이 뻗칠 우리에게 그 햄버거는 그림의 떡이 됐다.
해당 조치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된 종례시간,
선생님은 학생 두명을 앞으로 나오게 한 뒤 군것질 한 것을 자백하라고 했다.
그들이 벌금을 내는 광경을 본 학생들은 군것질을 자제했고, 

쉬는 시간마다 다른 반 아이들이 햄버거를 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9월의 어느 날, 나랑 어울리던 친구가 나한테 이런 말을 했다.
"민아, 햄버거 먹고 싶지 않니?"
그의 작전은 단순했다.
1) 쉬는 시간에 가장 먼저 뛰어나가 햄버거를 산다.
2) 햄버거를 들고 뛴다.
3) 애들 눈이 미치지 않는 곳에 가서 햄버거를 먹는다.
용돈이 후했던 그 친구는 정말 잽싸게 햄버거를 샀고,
우리는 냅다 뛰기 시작했다.
뛰는 와중에 그는 햄버거의 반을 갈라서 나한테 줬고,
한적한 곳까지 갈 만큼 인내심이 없었던 우리는
뛰는 와중에 그 햄버거를 다 먹어치웠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맛은, 천상의 맛 그 자체였고,
난 그로부터 몇 시간 동안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종례시간에 그 친구와 난 앞으로 나가 우리의 죄를 자백했고,
벌금 200원씩을 납부했다.

나이가 든 지금은 그 선생이 왜 그런 조치를 내렸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지금 같았다면 그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을지도 모르겠다.
더 이해가 안되는 것은 선생이 그런다고 다른 친구를 밀고하는 우리 반 학생들이었다.
신고한다고 해서 뭐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그 조치 자체가 공익을 위한 것도 아닌데, 왜들 그렇게 신고하려고 혈안이 됐을까.
별다른 낙이 없던 중학교 시절 가운데 중2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느꼈던 건
부당한 체제에 부역한 동료들 때문이었으리라.

 

2016년 12월,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17명은
이듬해 2월에 퇴임하는 교수에게 골프채를 선물했다.
퇴임 교수에게 후배 교수들이 선물을 하는 건 학계의 관행이었고,
이를 위해 그들은 1인당 40만원을 각출한다.
그 정도면 내는 사람이 부담을 별로 느끼지 않을 액수였으리라.
하지만 이 사실을 안 병원 관계자는
이들이 청탁금지법 (소위 김영란법)을 위반했다고 국민권익위에 신고했다.
권익위는 이 신고가 사실임을 확인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
여기에 더해 권익위는 신고자가 김영란법 정착에 기여했고,
공직자에게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을 들어 1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김영란법의 취지는 공직자가 뇌물을 받고 편의를 봐주는 행위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로 김영란법 이후 뇌물에 대해 조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니,
이것만으로도 법이 만들어진 건 잘된 일이다.
하지만 권익위의 법 적용이 너무 기계적이라는 점은 아쉽다.
퇴임교수에게 선물을 한 것이 도대체 후배 교수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 줬을까?
권익위는, 해당 교수가 완전히 퇴임한 후 선물을 받으면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한두달 더 기다렸다 선물을 받으면 그게 수천만원, 수억원이라 해도 아무 상관이 없고,

그 전이면 안된다는 게 도대체 무슨 실효성이 있는지 난 알지 못한다.

게다가 제약회사의 손목을 비틀어 골프채를 마련했다면 모를까,
개인이 각출해서 주는 선물마저 법의 잣대로 단죄하려는 권익위의 태도는
김영란법의 취지가 무엇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이 사건을 기사로 접한 뒤 난 중2 때의 일을 떠올렸다.
매우 부당한 체제로 인해 구성원들이 피해를 보고,
또 그 체제에 적극적으로 복무하는 이가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그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때보다 더 나빠진 것도 있으니,
신고자가 몇 달치 월급에 해당되는, 1500만원의 포상금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크게 봐서 직장동료였던 그가
어떤 마음으로 신고를 했는지 난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퇴임하는 선배에게 후배들이 주는 순수한 선물을 신고하는 건
뇌물을 주는 행위보다 더 나빠 보인다.
이런 이에게 '경각심' 운운하면서 거액의 포상금을 주는 권익위는
어떤 세상을 원하는 걸까?
북한에서 존재한다던 5호담당제처럼,
좋은 마음으로 주는 카네이션이나 캔커피 한 병을 신고하기 위해 눈을 부라리는 세상이
김영란법이 꿈꾸는 세상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란법이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는
이 법의 적용대상이 공무원과 교수, 언론인 등
전체 인구의 10% 미만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김영란법은 퇴임하는 회사 상사를 위해 금송아지를 선물한다든지,
하청업체가 명절 때 원청 직원에게 백만원짜리 상품권을 선물한다든지 하는 식의
정말 원하지 않는 선물이 오가는 것은 수수방관한다.
퇴임하는 선배에게 주는 골프채보단 이런 것들이 훨씬 더 뇌물에 가까운데 말이다.
시행 3년째, 이젠 김영란법에서 불합리한 것들을 손질했으면 한다.
그래야 이 법이 더 사랑받을 수 있을 테니까.

 

* 후배교수 17명에 대해 검찰은 관행이라며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지만,

당사자들이 조사를 받고 이게 기사화되는 것은 처벌받은 것과 별 차이가 없지 않을까 싶다.

 

** 이런 글을 쓰면 "네가 혜택 못받으니까 그렇지!"라고 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래 난 법 이전에도 누구에게 얻어먹고 산 적이 없고,
퇴임 때 선물 같은 거 해줄 후배도 없다는 점 밝혀둔다. (우리과에 나 혼자!)

  • 기본소득으로 행진 2018.05.25 19:34

    안녕하세요, 교수님. 오랜만에 글보러 들어왔다가 재밌어서 중간에 그냥 하트 눌러버렸어요. 그런데 저는 처음에 저 성형외과 의사 17명에 대한 엄청난 반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좋아요 누른 걸 취소하려고 했었는데, 끝까지 읽고나서 그냥 하트 누른 거 내버려두기로 결정했어요 ^ ^;;; 왜냐면 저는 어떤 감정이입이 된 상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에게 40만원씩 내거나 골프채를 접할 경제적 계층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감정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이에 대해서 정말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이와 별개로, 저는 청탁금지법에서 농수산축산물 (임산물 포함)에 대해서 10만원까지는 되는 것으로 변경한 것이 좀 불만이었어요. 농업은 이 정도로 보호해서 되는 게 아니라 정말 큰 차원에서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농산물이 선거 때 주고받아도 되는 품목으로 일시적으로 쓰이는 것도 원치 않아요. 농민분들에게 사회적 명예심과 인간으로서의 최저수준을 초과하는 경제적 기반이 생기길 바랍니다. 왜 청탁금지법을 통해서 예외를 두었는지.... 이런 식이면 사실 우리나라에 예외를 둬야할 사업이 참 많거든요... 또 넋두리나 하고 갑니다.

    • 서민 2018.05.25 22:51

      안녕하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님 댓글 보고 하트가 있다는 거 첨 알았어요 좋아요만 봤거든요.... 취소도 되는군요. 뭐, 저 교수들에게 반감 가져도 괜찮습니다. 다만 김영란법의 취지와 관계없는 조항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전 퇴임선물 같은 건 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고요, 이 법이 전국민에게 적용되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진정한 뇌물을 막지 못하고 있거든요.

  • 로베리만 2018.05.25 20:58

    중학교 선생입니다. 평소 촌철살인의 비유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소신을 말씀하시는 교수님의 글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에 대하여는 반대의견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얼마전 스승의 날에 학생들이 백원씩 걷어서 카네이션을 사주는 관행도 불법이니까 받으면 안된다는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저는 바람직한 지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잘못된 관행이라면 작은 것이라도 분명히 고쳐야만, 큰 잘못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퇴임하기 전의 선배교수에게 수백만원의 선물을 드린 것이 사소한 관행인 데 지나치게 엄격하게 법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말씀은 교수님 답지 않은 논리의 비약인 듯 합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라고 하여, 잘못된 관행으로 예외를 인정하면 민주사회의 가장 중요한 원칙인 법 앞의 평등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지요.
    자꾸만 교수님께서 인간적으로 친한 분들(모교 동문& 동업자)의 문제라서 약간 '굽어진 팔'의 견해를 가지신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드는군요.

    • 로베리만님 2018.05.25 22:55

      저와 의견이 다르시군요. 김영란 대법관이 이 법을 만들 때 카네이션도 받지 못하는 사회를 바랐을까요. 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관행이라고 정당화되는 게 아니라, 퇴임선물이 부정한 청탁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냐는 게 제 주장입니다. 다 같은 교수들끼리 퇴임선물을 하는 것도 법의 단속대상이 되는 사회가 과연 정상적인 사회일까요? 그 선물이 '잘못된 관행'이라는 선생님의 의견에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참고로 지금 전 단국대에 근무하고 있고, 서울대 성형외과 교수 중에 아는 사람은 없고요, 이 글을 친분 때문에 썼다고 의심하시는 건 좀 서운하네요.

  • 로베리만 2018.05.26 00:22

    인연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는 전관예우라는 악습이 있습니다. 퇴임하시는 교수님의 영향력이 과연 퇴임했다고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까요? 학교에서 퇴임하셨다고 학계에서 퇴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교수님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무엇보다 선물과 청탁의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것은 주고 받는 사람의 주장일 뿐, 실제에 있어서 암묵적인 보험의 성격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 오히려 우리 사회의 슬픈 상식이 아닐까요?
    김영란법의 본래 취지는 이제까지의 뇌물은 댓가성을 입증해야만 죄가 되는 것이었는 데, 그러다보니 부정이 너무 만연하게 되어 그것을 방지하고자 댓가성이 없어도 금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참고로 저는 교수님과 같은 천안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 서민 2018.05.26 07:25

      대학의 교수는 더 이상의 승진이 불가능한 곳입니다 전관예우는 법조계에서나 적용되는 것이지 의료계에서는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게다가 퇴임후에도 영향력을 계속 미칠 수 있다면 퇴임후에도 선물을 금지 하는게 맞지 지금처럼 퇴임후에는 줘도 괜찮다고 하는 건 더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한가지 더 말씀드리면 성형외과 교수 전원이 선물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불이익이 있습니까 천안에 사신다니 반갑습니다

  • 엠제이 2018.05.26 07:02

    금융업계에 종사하면서 김영란 법의 옹졸한 부분을 충분히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작용에 비해 우리 사회의 순작용 역할이 훨씬 더 큰 것이 사실이라, 다소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김영란 법을 찬성합니다. 지금 겪으신 사건의 경우에는 법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런걸 포상한 권익위의 골빈 행태가 문제 아닐까요?

    • 서민 2018.05.26 07:31

      네 그래서 저도 본문에 순기능이 많다고 썼구요퇴임선물이나 캔커피 카네이션 같은 거를 잡는게 아니라 진짜 저질러지는 뇌물을 잡아야 된다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법이 전국민에게 적용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불건전한 접대 같은 것도 다 없어지겠지요

  • 로베리만 2018.05.26 09:39

    틈림없이 교수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친절한 교수님 중의 한분이십니다. 정말 신속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같은 지역사회 주민인 것이 영광입니다.
    하지만, 아직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에서는 상조회 등에서 기준에 따라 제공하는 선물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교수님들이 모두 참여하는 관행이라면 상조회 등을 조직하여 일정한 기준으로 선물하셨으면 별 문제 없었을 텐데(우리 같은 작은 시골학교 교사들도 퇴임하시는 분에게 상조회를 통하여 선물을 드립니다.) 왜 그렇게 법을 어기는 방법으로 선물을 하셨는 지 이해가 어렵구요.
    성형외과 교수님들 모두가 승진(그 밖의 보이지 않는 영향)이 불가능한 분들은 아닐 것이구요. 또한 퇴임하시는 분을 향한 존경의 마음이 모든 교수님들의 일치된 마음인 지도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구요.
    김영란법의 취지가 일단 공적인 성격이 강한 분야부터 청렴하게 하고, 점진적으로 그 효과가 사회 전분야로 퍼져 나가도록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공적인 성격이 강한 분야의 업무에 종사하는 10%의 사람부터 강제하는 것은 실효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1500만원의 포상금을 받은 사람은 사회의 공익에 기여한 댓가이므로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야 김영란법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봅니다. - 중학교 때의 트라우마로 인하여 부당한 고발정신이 못마땅할 수도 있겠지만, 고발정신은 민주사회를 지키는 기둥과 같은 순기능이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김영란법이 미비한 점도 물론 있겠지만, 교수님 같은 분(오피이언 리더)들이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말씀하시면 일반 사람들은 자칫 문제점이 더욱 많은 법으로 오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 서민 2018.05.26 15:36

      선생님, 퇴임하는 교수에게 뭔가 근사한 선물을 해주고픈 사람이 있을 수가 있지요. 오랜 기간 같이 근무했고, 거의 매일 본, 가족과도 같은 사이니까요. 상조회는 상조회고, 자신들이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저도 그랬고요. 여기서 '난 싫어'라고 생각하면 안하면 됩니다. 그런다고 해서 불이익이 있을까요? 주임교수도 아닌, 퇴임교수인데 말입니다. 게다가 승진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논문점수로 하는 것이고, 거기에 다른 교수가 끼어들 여지는 거의 없습니다. 드라마에서 과장을 놓고 암투를 벌이는 장면이 많이 나오다보니 경쟁과 갈등이 있나 싶을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과장은 돌아가면서 하는, 귀찮은 보직일 뿐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교수는 다 독립된 개체로 활동합니다. 저희 학장이라 해도 저한테 뭔가를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설마 정말로 저 교수들이 강압에 못이겨 40만원을 냈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죠?

      지금 김영란법은 모든 이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반대하는 이들이 욕을 먹는 게 현실인데, 저까지 찬사를 보낼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제가 느낀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는 게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소방관 식사 사건 아시나요? 결혼식 때 와줘서 고맙다고 저녁식사를 같이 한 모임에서 1인당 식사비가 5만원쯤 나왔습니다. 김영란법 걸렸죠. 어떻게 걸렸을까요. 누구 한명이 밀고를 한 겁니다. 그 누군가가 과연 공익에 기여했을까요? 그리고 이번 골프채 사건에서는 기소유예가 나와 벌금을 낸 이는 없지만, 국가에서 세금으로 1500만원을 지급했지요. 뇌물이 오가는 걸 고발했다면 모를까, 저녁식사, 퇴임선물 등을 고발하는 이가 국가적으로 도움되는 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이 얘기는 아무리 해봤자 선생님과 의견이 좁혀지지 않을 것 같군요. 암튼 건승하십시오.

  • 세눈박이욘 2018.05.26 10:57

    구성원들의 자정능력으로 해결 되지 않을 때

    사회상규에 법적 규제가 가해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김영란법이 완벽하진 않겠지만

    이런 법이 필요할 만큼 우리사회의 선물 문화에

    많은 문제가 켜켜히 쌓여 왔고

    규제를 해서라도 해결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다수의 구성원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 서민 2018.05.26 15:37

      맞습니다. 완벽한 법이 아니죠. 그래서 불합리한 부분을 고쳐나가고, 그 대상을 전국민으로 확대하자는 게 제 의견입니다.

  • 코난 2018.05.26 21:44

    1인당 40만원 각출이 부담스럽지 않고
    40*17도 부담스럽지 않은 선물이라니....
    제가 속한 세계에서는 선후배 간의 선물로 보이지 않네요

    • 서민 2018.05.27 03:21

      월급 많이받는 서울대병원 임상교수에게 부담스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다른 직장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교수세계에서 정년퇴임은 매우 소중한 행사입니다.

    • 서민 2018.05.27 12:51

      컹님 저는 님이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 법이 불합리하다고 해서 다른 법의 불합리함은 눈 감자는 얘기인가요

    • 기생충서민 2018.05.27 15:10 신고

      컹님, 그 퇴임교수가 골프채를 못받는 게 큰 핸디캡도 아닙니다. 골프야 다른 걸로 치면 그만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도대체 이게 김영란법의 목표인 뇌물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겁니다. 1인당 100원씩 모아서 카네이션 사는 것도 금지하는 사회가 정상적이냐는 질문이 제 글입니다. 여기서 해고는 죽음이다, 이런 말이 왜 나오는지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그분들이 있으니까 우리는 어떠한 소비도 하지 말아야 합니까? 그분들이 있으니까 레스토랑 가서 스테이크 썰면 안되겠네요?

    • 서민 2018.05.27 20:46

      컹님, 앞으로 퇴임식은 퇴임이후에 선물이 배달되는 식으로 바뀌겠지요. 눈가리고아웅하는 것 같지만, 굳이 법을 바꾸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이번 골프채 사건으로 국민의 세금 1500만원이 제 기준으로 천하의 나쁜놈인 그 내부고발자에게 지급됐습니다. 소방관 식사에서도 역시 천하의 나쁜놈에게 300만원이 지급됐어요. 전 이런사회가 과연 좋은 사회인지 묻는 겁니다.

      1인당 3만원의 식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보통 사람은 5천원짜리 밥먹는다"며 화를 냅니다. 제가 먹는 학교식당의 식사값은 3천원이어요. 하지만 가끔은 고기에 소주를 먹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1인당 3만원이 넘을 수도 있어요. 근데 제가 돈을 안내면, 그리고 누가 신고하면, 걸립니다. 김영란법이 이런 걸 잡으려고 만든 걸까요. 경찰에게 주는 캔커피를 잡기 위해서일까요. 제가 해당자라서 이러는 거겠지만, 적발사례들을 보면, 그리고 걸리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모습들을 보면, 좀 어이없더군요. 전국민에게 적용시키자고 제가 주장하는 것은 직장 내에서 오가는 뇌물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래야 이 법이 어디가 나쁜지를 국민들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한 글자도못고친다고, 이렇게 좋은 법이 없다고 다들 입을 모으고 있지요? 그 법에 관해 읽다보면 좀 어이가 없는 대목이 많습니다.

      뭐, 저야 있으나없느나 신경 안쓰고 살아도 되는데 왜 이런 글을 써가지고, 후회되네요.

  • 김재무 2018.05.27 12:38

    이외로 진지한 답글들이 많이 달렸네요. 만약에 문재인이 김영란법 좀 손질해야 한다고 했다면 어떤 답글이 달렸을까요? 거기에 맞는 논리로 같은 사람들이 지금과 다른
    답들을 달았을겁니다.

    김영란법은 고쳐야 합니다. 너무나 위선적인 법. 지키기 힘든거 몰래 하면서 입으로 맨날 지켜야 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법인지 궁금.

    김경수 의원께서 저렇게 도지사 선거에 나와서 선전 한다는게 참 기괴한 일. 내가 어린시절로 다시 돌아간 느낌. 박정희가 고무신 나줘주며 막걸리 먹던 시절로 돌아간 느낌.





  • 김재무 2018.05.27 12:42

    김영란법을 흔들지 말아 달라고 하잖아요. 정의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요. 오죽하면 민주정의당이라는 당이 있었을까요? 아주 순수하게 정의당이라는 당도 있잖아요. 훌륭한 분. 뜨거운 정의감으로 드루킹사건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 김재무 2018.05.27 12:53

    고소득 대학교수가 저소득 근로자 수준의 퇴임식을 억지로 해야 하나요? 너무 많이 벌어서 미안하니까 죄지은 것처럼 살아야 하나요? 정말 역거운 것은 위선. 문제는 고상한 우리 문대통령께서 그 법에 대해서 아무 말씀 안하셔서 그 법이 좋은 법. 앞으로 남북문제 해결되고 좀 한가해 지시면 맘이 변하셔서 그 법에 대해서 한마디 하시면 근사한 논리가 또 나옴. 시간과 그 분의 마음이 해결해 줌


  • 김재무 2018.05.27 13:00

    신문기자의 도덕성

    허문도. 조선일보 전두환을 칭송하다가 벼슬을 한 . 사람. 김의겸.문재을 찬양하다가 청와대 대변인이 된 의지의 언론인이자 한겨레신문 기자. 그래 다르죠. 조선일보는 나쁜신문이고 한겨레는 민족신문이니까.

    나는 머가 다른지 잘모르겠는데 정의로운 사람들은 많이 다르다고 좋은 하네요.

  • 김재무 2018.05.27 13:19

    문빠가 쓴 글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법.

    유달리 정의를 강조하고 자기희생도.감수할 수 있다고 함. 실제로 그렇게 하는 줄은 모름.

  • itd 2018.05.27 16:13

    교수님 답글 감사합니다. 다만 제가 적은 댓글에서 일반기업의 경우는 '직원들이 각자 수십만원씩 걷어서 퇴직 임원에게 수백만원짜리 선물을 주는 사례는 없다'였습니다. '있다'가 아니구요. 유독 학계만 그런가보네요.

    학계에 진짜 그런 관행이 있다면 아마도 좁고 폐쇄적인 사회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일반 기업에는 임직원들끼리 수백만원짜리 선물을 교환하는 경우 없습니다. 퇴직하면 남남이거든요. 또 일반적으로 직원들이 직장상사에 인간적으로 좋은 감정을 갖거나 퇴직 후에 따로 만나고 싶어하는 경우도 드물구요.

    결론적으로, 다른 분들도 쓰셨듯이, 그것이 학계의 관행이라면 학계도 좀 바깥세상을 보고 바깥세상의 기준을 참고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합니다. 외국의 의대에서도 그러진 않지 않나요?

    • 서민 2018.05.27 21:01

      직장과 학계는 좀 다릅니다. 학계는 님말씀대로 폐쇄된 곳이고, 하루 중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냅니다. 그것도 20년 이상을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퇴임 때 뭐라도 해주고픈 마음이 생깁니다. 예컨대 2020년 제 은사 한분이 퇴임하시는데, 제게 기생충학을 하게 해주신 분이라 제가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당연히 저는 큰 선물을 드릴 겁니다. 이걸 법으로 처벌하는 게 옳은가, 그리고 바깥세상의 기준을 따라야하는가, 여기에 대해선 의견이 다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사태 덕분에 앞으로 선물을 드릴 때는 퇴직후에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던지 하는 방식을 선택하겠지요. 법이그러면 다 어떻게든 살아가게 돼있잖습니까.

    • itd 2018.05.29 01:15

      그것도 그렇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교수님. 좋은 하루 되세요.

  • 김재무 2018.05.28 09:06

    문빠라고 비판해서 시비거는 것임. 줄거리로 읽지 않고 특정 부분을 찍어서 비판함. 문빠들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고 있음. 일일이 다 답변할 필요 없습니다. 다행한 것은 욕지거리나 비아냥을 이번에 안하네요. 양념질로 봉변 안당하신것만도 다행입니다. 여차하면 무차별적으로 욕하는 문빠녀석들.

  • 김재무 2018.05.28 09:12

    골프채 값이 너무 커서 문빠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간다는 겁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말인지? 문빠 짓 할 시간에 나가서 돈을 벌면 더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좋은 선물을 할 수 있습니다.

  • 김재무 2018.05.28 09:22

    김영란 법의 취지는 드루킹같은 사람들에게 돈 받는거 예방하고 처벌할려고 만든거 아닐까요?

  • 김재무 2018.05.28 09:27

    노문빠들의 의리가 부러울때가 있습니다. 듣보잡 정치인이 선거때 도와줬다고 북유럽 대사자리를 줌. 그런데 춥다고 안감. ㅎㅎㅎ

  • 책책 2018.06.10 23:00

    서민 교수님, 올려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위에서 댓글 논란으로 피곤해 보이셔서 마음이 안 좋았지만, 김영란 법을 바라보는 시각을 환기시켜 주셔서 저는 감사하게 읽었습니다.

    김영란 법은 순기능 만큼이나 제도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형식이 본질을 갉아먹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법률을 한 글자도 고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심정도 이해 갑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의 악습을 끊는 시도가 지속성 있게 시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교수님 말씀처럼 맹목적인 지지보다는, 객관적으로 개선점을 찾아가려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고 봅니다.

    교수님께서 지금의 김영란 법으로는 진정한 뇌물 비리는 막지 못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고 저 또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영란님의 인터뷰를 찾아보았는데, 제게는 조금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 분께서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예로 드시며, 만약 청탁금지법이 제도적으로 또 국민 개개인에게 잘 정착된 사회였다면 비리에 연루된 많은 공직자들의 행동 강령으로써 기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영란 법은 아래로 부터의 개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수님 말씀대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김형한 2018.06.21 17:56

    법이란 것이 그런 겁니다.

    이렇게 사소한 일상에 대해 법이라는 것을 만든다는 점에서 저 역시 김영란법에 반대했어요.

    그래봤자 나같은 인간의 목소리가 들릴 리 없었고 아무도 반대하지 않은 채 법이 통과되었죠.

    그랬다면 지켜야 하는 것이고, 법을 지킨다는 건 예외가 없다는 겁니다.

    그 때 그 때 따져가며 법을 적용하지 않았으니 잘못이다.. 서민 교수님의 그런 태도가 바로 잘못된 태도입니다. 어렵고 힘없는 사람에게 가장 유리한 것이 예외없고 융통성 '없는' 법적용입니다.

    물론 애초에 이런 것까지 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폭압이죠. 왜 한국인들이 이다지도 폭압에 저항않는지 그걸 따져볼 일입니다.

  • 좋은세상으로 2018.11.05 12:41

    안녕하세요.저는 지금 죽고싶은 심정입니다.
    전임자 인 저(정직원)는 후임자가(계약직)입사 5개월만에 퇴직한다고(2018.1.31부)해서 일마무리와 그간의 노고에 감사와 격려뜻으로 신세계상품권 십만원2매랑 손편지를 전달(2018.1.15)했습니다.후임자는 감사와 죄송한 마음을 담아 응원하겠다고 문자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선물을 회사내 임직원행동강령관에게 신고했고, 저는 내부징계에 지금 회부된 상태이며, 회사대표는 법원에 과태료 통보를 한다고 합니다(저에대한)

    어찌 그럴수 있는지 지금은 상상조차 할수 없습니다.
    청와대 민원이나 탄원이라도 하고 싶은심정입니다.
    이쪽 계통은 시행초기라 전문적인 법조인도 없는듯 해서요.혹 조언 바랄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