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나 선풍기, 이열치열, 보양식 등 여름을 이기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지만
짜릿한 공포를 느끼는 것도 그 중 하나다.
헐리우드에서 여름만 되면 공포영화를 선보이는 것도 그 때문,
본 블로그에서도 방문객들에게 짜릿한 공포를 선보임으로써 더위를 이기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새 내각을 발표하는 게 바로 납량특집의 설정.
1) 통일부장관: 조갑제
조갑제는 “주석궁에 국군 탱크가 진주하는 것이 진정한 통일의 완성”이라는 유명한 어록을 남긴 바 있다.
개성공단 회담의 결렬에서 보듯 남북관계는 점점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데,
이 와중에 조갑제가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화룡점정이 될 것 같다.
생각만 해도 무섭다.
2) 외교부장관: 변희재
두려움은 상대의 전력을 전혀 알 수 없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변희재는 그 출중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듣보잡’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분이 외교부장관을 맡는다면 다른 나라들이 “저 사람은 누굴까? 어떻게 장관이 된 걸까?”를 궁금해 하게 되고,
그 궁금증은 두려움으로 연결돼 이전 정권 때처럼 우리나라를 우습게 여기지 못할 것 같다.
그러니 이건 우리의 납량특집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납량특집이다.
3) 기획재정부장관: 이상득
이전 정권 사람이라 해도 능력이 있으면 데려다 쓰는 게 훌륭한 인사다.
기획재정부는 그 특성상 돈 관리를 잘해야 하는데,
이상득 전 의원은 집안 행사 때 들어온 축의금 7억원을 한푼도 쓰지 않고 장롱속에 넣어둠으로써
돈관리의 귀재임을 입증한 바 있다.
때마침 항소심에서 감형이 됨으로써 9월에 출소하니, 차기 장관으로 딱이다.
별로 안무서운가? 그렇다면 한 줄 더 보탠다.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상득 전 의원이 장롱을 더 큰 것으로 바꿨습니다.”
4) 교육부장관: 전여옥 전 의원
2012년 5월 18일, 대법원은 “전 의원이 지인인 유씨가 르포작가로 활동하면서
일본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책을 출간할 것을 알면서도
유씨로부터 전해들은 취재내용과 소재, 아이디어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인용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쉽게 말해 전여옥 전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밑거름이 된 <일본은 없다>를 쓰면서
지인의 원고를 표절했다는 얘긴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 우리의 교육현장에는
전여옥 전 의원이 딱 맞는다.
전씨가 최소한 1년만 교육부장관을 할 경우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되는지를 상상하면.... 어떤가? 무섭지 않은가?
5) 미래창조과학부: 국정원댓글녀
목소리 크면 선거에서 이기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인터넷 댓글을 이용한 심리전이 선거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한마디로 말해 정치는 더 이상 진흙탕싸움이 아닌, 과학인 셈인데
그렇게 본다면 자신의 IT 기술을 총동원해 대선을 승리로 이끈 국정원 댓글녀는
좀 젊긴 하지만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의 자격이 있다.
그녀가 장관이 된다면 정치사회경제 모든 분야에서 IT 혁명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6) 여성부: 윤창중 전 대변인
아쉽게 낙마하긴 했지만 윤 전 대변인의 능력을 그냥 썩히는 게 아까운 대통령은
그를 여성부장관으로 임명한다.
그리고 윤씨가 장관이 된 뒤, 여성부에는 인턴사원이 급증한다.
위에 적은 것들보다 더 무서운 일은 다음이 아닐까.
대통령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한다. “앞으로는 내가 국정을 직접 챙기겠다.”
적어놓고 보니까 문제가 있다.
공포영화는 어디까지나 스크린 안에서의 얘기일 뿐, 현실과는 거리가 멀지만
여기다 적은 얘기들은 현실에서도 일어날 개연성이 있는 얘기들이니까.
우리나라에서 공포물이 히트를 치기 어려운 이유도 현실이 주는 공포가 워낙 크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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