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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권하는 사회

대선후보에게 듣는다 (1): 서민 교수 편



2016년은 선거의 해입니다. 4월달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음, 그게 전부네요.

하지만 내년에 대선이 있는 만큼, 요즘 핫한 서민 씨를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요즘 좀 잠잠하신 거 같아요.

=“눈에 안띈다고 아무것도 안하는 건 아니다”라는 말이 있어요. 제가 한 말인데, 너무 멋져서 자꾸 인용하고 있어요. 제가 작년 연말에도 <비타민>이란 프로에 나갔었거든요. 근데 제가 한 말이 다 편집되는 바람에 남들이 나간 거 자체를 모르더라고요. 

-아니, 그 프로에 나갔나요? 몰랐습니다. 편집된 말은 어떤 말들인가요?

=예를 들어 오메가3을 먹으면 키가 큰다든지 하는 것들이지요. 제가 원래 그런 걸 안믿었는데, 저희 집 강아지가 자꾸 털이 빠지고 몸이 부실해서 오메가3을 먹여봤더니 세상에, 몇 달 후 털에 윤기가 좔좔 흐르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먹었고, 키가 1.3센티 컸습니다. 




실제로 키가 자란 증거. 1.3센티가 컸다


-편집될 만하군요. 그밖의 근황은요?

=제가 올해 연구년이거든요. 그래서 1년간 학교를 안나가도 됩니다. 

-오오, 연구년이라니 좋으시겠어요. 어디 외국으로 가십니까?

=원래는 제가 1년간 별장에 가 있으려고 했어요. 근데 문제는 별장을 못구했어요. 작년 6월에 제가 쓴 책이 하나 나왔거든요. 잘나가는 시리즈인데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 잘쓴 책이라 대박이 예상됐거든요. 그 책이 50만부쯤 팔리면 별장을 사자, 이런 깜찍한 생각을 했는데, 아쉽게도 그 책이 망했거든요. 그래서 일본에 갈까 했는데 제가 일본음식을 못먹어서...

-알겠습니다. 1년간 계획은요?

=제가 책을 좀 많이 계약을 했어요. 마감이 지나서 여기저기서 독촉하는데, 일단 그 책들을 쓰려고요. 한 대여섯권 정도는 써야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최근 안철수 대표가 신당을 만들었잖아요. 게다가 총선이 있단 말이죠.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오지 않나요?

=저도 그럴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연락온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어요. 

-정말 신기하네요. 서민씨 정도면 같이 하자는 곳이 많을 줄 알았는데.

=제 말이 그말입니다. 이번에 표창원 선생님이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새누리를 제외한 모든 정파에서 연락이 왔다.” 제가 그 말에 충격을 좀 받았어요. 전 표선생님과 제가 비슷한 지명도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아내한테 얘기를 했어요. 왜 저는 안부르냐고요. 그랬더니 아내가 이렇게 말했어요. ‘표창원은 유명하잖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걸.’

-서민 씨도 웬만하면 다 알지 않나요? 

=그럼요. 기생충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인터뷰를 제가 독점하는데요. 

-근데 왜 서민 씨한테는 연락을 안하죠?

=제가 보기엔 얼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선거가 사실 얼굴 선거예요. 선거포스터는 물론이고 홍보물에도 후보자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나옵니다. 제가 그 점에서 경쟁력이 없죠. 표창원 선생님도 눈만 제 눈이면 입당하지 못했을 겁니다. 



                                                         표창원 선생이 제 눈을 가졌다면....

  

-그런데 연락이 오면 응하실 의향이 있습니까?

=당연히 없지요. 제가 정치를 하면 기생충들은 누가 돌봅니까?

-근데 왜 자꾸 연락이 안오는지 집착을 하시는지요?

=그래야 제가 강의할 때 “내가 이러이러한 곳에서 모셔가려고 했는데 거절했다”라고 얘기할 수 있잖아요. 


-서민씨가 2017년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모 출판사랑 밥을 같이 먹는데, 거기서 P라는 후보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 P가 나와야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랬죠. “아니 너무하는 거 아니냐, 제가 앞에 있는데 형식적으로라도 저를 좀 밀겠다라는 말을 하는 게 도리 아니냐. 그랬더니 밀겠다고 하더라고요. 

-밀면 나오실 의향은 있는 겁니까?

=당연히 없지요. 기탁금이 5억인가 그런데, 집을 팔아도 안됩니다. 

-기탁금만 해결해 주면 나올 의향이 있나요?

=그 기탁금을 받아 그 돈으로 별장을 사야죠. 

-(........)

이상으로 대선후보 서민 씨와 인터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