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경원
출근을 하려고 태조산 고개를 넘던 중
갑자기 주혈흡충과 나경원에 관한 글을 쓰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퇴근 후 컴퓨터에 앉아 글을 완성했고, 두어 번 읽어본 후 신문사에 보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3202110185&code=990000
글을 쓸 때 제일 신경쓰는 대목은 바로 고소를 안 당하는 것.
게다가 상대가 고소의 달인인 나경원이라면 충분히 몸을 사릴 만했고
글을 읽어본 아내 역시 “이러다 고소당하는 거 아니야?”라며 걱정을 한다.
하지만 난 믿는 게 있었다.
내 어머니가 나경원 어머니와 약간의 친분이 있다는 거.
어머니한테 전화를 해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엄니, 저 나경원을 기생충에 비유했어요.”
“....왜 그랬니. 안그래도 (나경원의 어머니가) 요즘 몸이 안좋은데.”
“죄송해요. 근데 저 고소당하면 저랑 같이 가서 빌어주실 거죠?”“그럼, 당연히 그래야지.”
글이 나가고 난 뒤 하루가 지나도록 고소고발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건 물론 내가 듣보잡인 덕분이지만,
난 그냥 어머니 덕분으로 생각하련다.
2. 강용석
엊그제 어머니 댁에 잠깐 들렀을 때,
쌍용자동차 건물에 현수막이 크게 드리워져 있는 걸 봤다.
강용석 무소속 출마 어쩌고 하는 내용으로,
그 현수막은 길가는 사람을 한 일분 가량 서 있게 만들었다.
(그렇다. 어머니는 불행히도 강용석의 지역구에 사신다.
아들은 작년 말까지 전여옥 지역구였으니 우리 모자의 운명은 가혹하기만 했다.)
임기도 얼마 안남은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해놓고선
그 다음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는 게 과연 정상적일까?
스파르가눔이란 기생충이 있다.
개나 고양이의 기생충이라 사람에서는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유충 상태로 여기저기를 다니며 각종 문제를 일으키는 그놈.
강용석을 볼 때마다 늘 스파르가눔 생각을 했다.
지역구민의 대표가 된다는 사람이 이사람 저사람에게 고소를 일삼으며
인지도를 쌓는 것만 좋아하고 앉았으니,
어른이 못된 채 사람 몸속에서 방황하는 스파르가눔과 어쩜 그리도 비슷할까?
사진: 눈으로 간 스파르가눔
하지만 난 강용석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는데,
이유인즉슨 내 어머니는 강용석의 어머니와 전혀 친분이 없어서였다.
어머니, 강용석 어머니와 좀 친해 놓으시면 안될까요?
글 쓰고 싶어 죽겠단 말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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