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염병 권하는 사회

변희재 팬클럽을 결성하라

 

 

“미디어와치 변희재 대푭니다.”

변희재의 말에 3분토론(아래 링크 참조)에 나온 낸시랭은 이렇게 묻는다.

“그러면은...연예인이세요?”

http://www.ilbe.com/1152661508

어이없어하는 변희재가 낸시랭에게 말한다.

변: 제 직업을 전혀 모르셨던 거 같아요?

낸시: 네 몰랐어요 처음에 피디님이랑 통화할 때 여쭤봤는데 피디님도 자세히 모르더라고요.

아, 낸시랭, 그대는 어째서 변희재에게 이렇게 대못을 박는단 말인가요?


 

심지어 낸시랭은 한 차례 더 못질을 한다.

변희재: 낸시랭씨한테 굉장히 비판적인 트윗을 날린 적이 있는데..

낸시랭: 못봤구요

이 대목에서 마음이 아팠다.

나뿐 아니라 변희재의 이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지금까지 변희재의 삶은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지난한 투쟁의 연속이었으니까.

 

 

변희재를 안 건 2002년 서프라이즈에서였다.

본인은 부인하고 싶겠지만 그 당시 변희재는 노무현 후보를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필진이었다.

그 시절 변희재가 쓴 글들을 보면, 보수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지금의 변희재는 혹시 동명이인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진다.

궁금하다. 변희재는 왜 저쪽으로 넘어갔을까?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일정 부분 공을 세웠는데 아무 관직도 받지 못해서?

보통 사람 같으면 “에이 설마~”라고 하겠지만,

변희재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어쩌면 서울대 미학과 선배인 진중권이 같은 포지션에 있었기에

진영을 바꾸지 않으면 뜰 수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엄밀히 따지면 그 둘의 포지션이 완전히 겹치진 않지만,

둘 다 지금의 변희재가 종북이라고 깔만한 그런 위치에 있었던 건 사실이다)


낸시 랭한테 한 변희재의 다음 말을 보자.

“김여진이라고 있죠? 그 사람이 4대강부터 제주 해군기지 반대까지....엄청나게 다양한 주제에 참여를 했습니다....우리 어머니가 4대강 반대를 하면 기사에 안나간단 말이죠. 그런데 김여진 씨가 반대를 하면 기사가 삼사십개가 쏟아지죠.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냐면 똑같은 수준일 거란 말이죠. 누가 발언하면 기사가 안나가고 누가 말하면 나가고, 이게 인지도에 의한 영향력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변희재는 자기 어머니를 빌어 인지도가 왜 삶의 목표가 됐는지를 말하고 있다.

 

 

그가 원하는 건 오직 관심, 하지만 사람들은 그에게 관심이 없다.

진영을 바꾸면 대개는 관심을 주기 마련이건만,

대통령이 된 이명박은 그에게 아무런 자리도 주지 않았고,

보수의 대부 격인 조선일보도 칼럼 몇 번을 부탁한 게 전부였으니,

변희재로서는 상처를 받을 만했다.


그 과정에서 듣보잡 논쟁도 있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변희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국민 세금 단 돈 1원도 들이지 말라”고 말했는데

여기에 대해 인터넷 언론 와이텐 앵커 전유경이

“말 그대로 웬 '듣보잡'이 관심 받고 싶어 이때다 하고 튀어나온 것일까”라는 발언을 한 것.

변희재는 이들을 고소했지만, 상당 기간 ‘듣보잡’을 치면 ‘변희재’가 연관검색어로 뜨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지금 그는 보수의 대변자 역할을 자처한다.

그가 낸시랭에게 한 말을 보자.

변: 나경원, 전여옥 의원을 두 번을 건드렸는데... 둘 다 제 친구들과 마찬가지입니다.

낸시랭: (놀라면서) 친구세요?... 자주 만나세요? 같이 술한잔 하면서 밥도 먹고 이런 거?

변희재: 그런 건 아니고....

낸시랭: 그래야 친구잖아요!


변희재가 계속 “너는 왜 내 친구들만 건드리냐”고 하자 낸시랭은 다시 묻는다.

“같이 술도 안마시고 밥도 안먹는데 어떻게 친구에요?”

전여옥과 나경원이 좀 너무했다.

이제 국회의원도 아닌데 변희재 한번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한잔 할 일이지,

자신들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사람에게 왜 관심이 없단 말인가?


그럼에도 변희재는 꿋꿋하게 말한다.

“낸시 씨가 나경원, 전여옥을 자꾸 건드려서 안티 변희재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밥 한 번 못먹은 사이지만, 헌신적인 그의 우정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2004년 반노무현으로 돌아섰으니, 보수로 전향한 지도 벌써 10년째,

정권이 바뀌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됐지만 변희재의 인지도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MBC사장에 욕심을 내봤지만, 안타깝게도 정권은 그를 후보에조차 올리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그는 자신이 이끄는 언론사를 계속 바꿨는데,

브레이크뉴스 소속인가 보면 어느 새 빅뉴스였고, 빅뉴스겠거니 하면 미디어워치던데,

이걸 보면 사업이 그렇게 잘 되는 건 아닌 모양이다.


어쩌면 그는 강용석이 부러울지 모르겠다.

최효종 등 몇 명을 고소한 것만으로 인지도가 올라 자신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강용석이.

하지만 강용석이 고소로 인지도를 올린 건 그가 국회의원이었기 때문이고,

작은 언론사를 가진 변희재의 무차별 고소는 별다른 관심을 불러모으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안영미와 SNL을 고소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그런 일이 있었나, 수준이다.


지금 변희재를 인정하는 곳은 일베 사이트가 고작인데,

이 정도 위치에 오르려고 변희재가 그토록 지난한 삶을 살지는 않았으리라.

그래서 보수 분들게 부탁드린다.

변희재에게 관심을 좀 주시라.

조금만 관심을 주면 정말 행복하게 잘 살 사람한테 왜 이리도 무관심하단 말인가?

보수는 아니지만, 당장 나부터 변희재 팬클럽에 가입하련다.


그, 그런데...아무리 찾아도 팬클럽 사이트가 없네.

보수 분들게 다시 부탁드린다.

일단 변희재 팬클럽부터 만들어 주시라.

아무리 인지도에 목을 맸다지만, 변희재 본인이 팬클럽까지 만들 수야 없지 않은가?

'전염병 권하는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학의 아버님이 나서 주십시오  (51) 2013.05.26
윤창중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144) 2013.05.11
이명박이 있다  (42) 2013.04.29
머리 하는 날  (40) 2013.04.24
윤진숙, 당신은 제 스승입니다  (45) 2013.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