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생님을 무지하게 존경하는 1인입니다.

안선생님의 지명도를 이용해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혹시 이게 그분에 대한 비판으로 비춰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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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살이 빠졌습니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신지요?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서민선생님의 이력을 조사하다보니 안철수 선생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같은 학교를 나왔고, 또 기초의학을 전공했습니다.

=네. 기초의학을 선택한 게 가장 두드러진 공통점이죠. 200명 넘게 졸업하는 와중에 기초로 가는 사람은 1-4명에 불과하거든요. 안선생님은 생리학, 저는 기생충학을 했죠.

-단국대와 관계가 있는 것도 공통점이시죠?

=안철수 선생님은 군의관으로 가기 전까지 단국대 생리학 주임교수였습니다. 저는 지금 기생충학 주임교수로 있고요.

-그런데 안선생님은 대선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박근혜와의 양자대결에서도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는 등 잘 나가고 있는데, 서민 씨는 아직 듣보잡이잖아요?

=(발끈하며) 네이버에 '서민'을 검색해 보세요. 수만 건이 나옵니다. '서민생활 안정 노력' '경제계 서민 끌어안기' 등등 장난이 아닙니다. 안철수 선생님보다 더 많이 검색될걸요?

-정말 그러네요. 그렇다면 이런 높은 검색순위를 발판으로 정치를 해볼 생각이 있는지요?

=정치하시는 분들이 맡은 바 소임을 잘한다면 굳이 저 같은 사람까지 그런(정치) 고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정치는 전혀 하실 생각이 없는 건가요? 천안으로 이사간 것도 서울에선 안될 것 같으니까 갔다는 설도 있던데요.

=사회의 발전적 변화에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치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지요.

-두 분의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분명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안철수 선생님은 재산이 3천억 가까이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서민 씨의 재산은 어느 정도인가요?

=안철수 선생님의 재산은 대부분 자신이 설립한 안철수 연구소의 주식입니다. 그나마도 다 기부한다고 했고요. 재산기부만 다 끝나고 나면 똑같아집니다.


-서민 씨도 기생충연구소 같은 걸 만드시지 그랬어요?

=안 그래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서민의 기생충백신 연구소’라는 걸 차려서 기생충에 대한 공포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연구소가 잘 되면 상장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네, 꼭 잘되시길 빌겠습니다. 그런데 기생충도 백신이 가능한가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당연히 안되죠. 대부분의 기생충은 백신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백신이라는 게 병균이 들어왔을 때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그걸 기억했다가 나중에 또 들어오면 공격을 하는 건데요, 면역세포라는 게 기껏해야 크기가 10 마이크로미터 남짓입니다. 반면 회충은 대략 30센티 정도의 크기거든요. 면역세포가 달려들어 공격을 해봤자 회충 입장에선 가소롭거든요. 걔네들이 아무리 막아봤자 회충이 재차 침입하는 걸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아무 일도 안할 수는 없으니, 회충에게 달려들어 귀찮게 하는 선에서 자기 임무를 다 합니다.


-더 작은 기생충도 백신이 불가능한가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병원체가 바로 말라리아입니다. 매년 이 질환으로 100-300만명이 죽습니다. 말라리아 백신이 안되는 이유가 적혈구 안에 숨어사는데다 기생충의 표피를 바꾼다는 겁니다. 내일이 시험날이라 면역세포가 국어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막상 시험지를 받아보면 그게 국사 과목인 거예요. 안되겠다 싶어 국사를 열심히 공부하면 다음날 시험지에 수학 문제가 잔뜩 있는 거죠. 뭐 어떻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래서 말라리아 백신을 개발하면 노벨상은 따 놓은 당상이란 말이 나오고 있죠.

-그렇다면 기생충백신이란 건 일종의 사기 아닙니까? 기생충백신 연구소는 왜 만드시는 거죠?

=이것 보세요. 사기라뇨. 4대강 사업도 사실은 홍수에 대한 백신 아닙니까? 청계재단도 전재산 헌납을 안하기 위한 일종의 백신이구요. 세상이 다 그런 겁니다. 게다가 기생충백신 연구소가 아무 일도 안하겠다는 건 아니어요. 이 나라에는 기생충에 대해 공포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너무도 많습니다. 매년 봄.가을마다 회충약을 먹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몇십만 명이어요. 사실 회충은 다 멸종했는데 순전히 공포심 때문에 먹는 거예요. 그런 분들에게 기생충 단백질을 조금씩 주사해 주는 거죠.

-들을수록 사기 같은데요? 백신이라고 해놓고선 기생충 단백질을 놔준다고요?

=괜히 그러는 게 아닙니다. 사실 우리 면역계는 기생충과 싸우도록 진화가 되어 있거든요. 인류가 탄생하는 순간부터 기생충이 있었으니, 벌써 10만년 가까이 몸속에 기생충을 키우고 있었던 거죠. 그랬던 기생충이 하루아침에 없어졌으니 우리 면역계가 얼마나 황당하겠어요? 귀찮게 굴 상대가 없어진 거죠. 그래서 안 좋은 질환들이 생겨납니다. 극도로 예민해져서 진드기나 꽃가루처럼 별 것도 아닌 것에 마구 반응을 하는 게 바로 알레르기 질환입니다. 천식이나 비염 같은 병, 요즘 무지 많죠? 이게 무지하게 늘어난 것도 사실은 기생충이 없어졌기 때문이거든요. 이건 제 말이 아니라 서구에서도 오래 전에 증명이 된 겁니다. 더 큰 문제는, 그 면역계가 예민해지다 못해 우리 몸을 그냥 공격해 대는 겁니다. 소위 자가면역 질환이죠. 창자를 공격해 장 전체에 염증을 일으키고 (크론씨 병), 췌장을 공격해 인슐린 분비를 못하게 하고 (당뇨병) 관절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고 (류마티스성 관절염) 심지어 뇌까지 공격합니다 (다발성 경화증). 이런 것들이 다 기생충이 없어져서 생기는 거니, 기생충 단백질을 주사해 주면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건 여러 연구에서 이미 증명이 되고 있습니다.

-네, 듣고보니 완전히 사기는 아닌 것 같군요. 기생충 백신이라는 게 기생충을 예방하는 백신이 아니라 기생충이 없어져서 생기는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이란 뜻도 되겠네요.

=바로 그렇습니다. 이제야 말이 통하네요.

-갑자기 연구소가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언제쯤 연구소가 만들어질까요?

=이번 대선은 글렀고, 2017년 대선을 노리려면 적어도 내년까진 만들어야겠죠? (윤계상 버전으로) 농담입니다.

-연구소가 상장이 되면 재산 면에서는 비슷해질 것 같은데, 본인이 생각하실 때 안철수 선생님과의 차이점은 또 뭐가 있습니까?

=안철수 선생님은 이효리를 모른다고 했습니다. 전 이효리를 아주 잘 압니다. 좋아하고요. 특히 이효리가 유기견을 돕는 일에 적극적인 걸 좋아합니다.


-정말 그게 이유입니까?

=물론 그 사실을 모를 때부터 좋아했습니다.

-본인이 생각할 때 강점은 뭔가요?

=외모가 동정심을 유발한다는 거죠. 어릴 적엔 이런 외모가 싫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큰 재산일 수 있겠더라고요. 눈이 작아서 겪어야 했던 설움을 얘기하면 다들 눈시울을 적시며 저한테 표를 던지더라고요.
 


-알겠습니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다음에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